Machine God with EX-rank Talent (Deus ex Machina) RAW novel - Chapter (18)
EX급 재능으로 기계신(Deus ex machina)-18화(18/150)
18화 외우주의 침략자 (2)
호위하라던 제인 라이너가 설마 군인일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그것도 특수 부대 출신.
경계하는 눈빛으로 계속 쳐다보자, 무슨 말이라도 해야 했다.
현수호는 어깨를 으쓱하며 답했다.
“제인 라이너라면 이 바닥에서 꽤 유명하잖아.”
그 말이 정답이 아니었을까?
그들의 눈빛은 점점 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봤다.
제인은 당장이라도 화염 방사기를 발포할 것처럼 으름장을 냈다.
“넌 누구냐? 소속이 어디지? 저 기묘한 드론은 뭐고? 바른대로 말하라.”
이 세계인인 현수호가 이곳에서 소속이 있을 리가 없다.
난감하여 마른침만 삼키는데, 노바가 말했다.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을 그대로 따라 해 주십시오, 마스터.]현수호는 노바가 말해 주는 대로, 똑같이 따라 했다.
“나는 다국적 용병 길드 SA를 이끌고 있는 팬텀이라 한다.”
국가적인 재난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용병이 웬 말일까?
노바가 불러 주는 말이니 따라 하면서도 반신반의했는데…… 의외의 반응이 돌아왔다.
“팬텀? 당신이 정말 팬텀이라고?”
“말도 안 돼. 팬텀은 유령이야. 지금까지 누구도 그의 실체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손가락만 사진을 찍어도 어마어마한 현상금을 준다고 알고 있는데…….”
어찌 된 게 괴물을 봤을 때보다 더 놀란 모습이다.
팬텀이 누군지는 몰라도, 가짜 신분으로 노바가 잘 고른 셈.
현수호는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명함도 있어. 원한다면 하나씩 주지.”
설마 진짜 명함을 달라는 이는 없겠지?
떨떠름한 표정으로 서로만 보는 군인들.
그 말이 진짜인지 거짓인지 아직 분간이 안 가기 때문이었다.
팬텀이라는 사람이 그렇게나 무서운 이인가?
그때 갑자기 삐뽀가 앞으로 나갔다.
삐리릿! 뽀!
마치 강아지처럼 달려가 그들에게 환히 웃는 삐뽀.
⸜(♡’ᗜ’♡)⸝
당연히 그들은 기겁하며 뒤로 물러섰다.
“우왓!”
“왓 더 뻐…….”
뭔가 번역이 안 된 말도 들린 거 같았는데, 착각이겠지?
다행히 제인은 그런 삐뽀를 요리조리 살피다가 크게 심호흡하며 말했다.
“세계 제일 초능력자, 팬텀……. 듣던 대로 특이한 이능을 사용하는군.”
그녀의 말에 이번엔 현수호가 놀라 노바에게 물었다.
‘이능? 초능력이라고?’
[그렇습니다. 팬텀이라는 자는 초능력자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하지만 여긴 마나가 없는 세상이라며? 그런데 어떻게?’
[염동력 등의 초능력은 마나 없이 인간의 정신력으로 사용하는 기술입니다.]‘그런 게 가능하다고? 마나 없이도?’
[선천적으로 발달된 뇌파를 마치 마나처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오스인 중에서도 사이킥 능력을 사용하는 특이체는 간혹 나왔습니다.]하긴 생각해 보면 자신의 세상은 마법을 사용해서 운석도 떨어트리지 않나?
저들 입장에서 보면 초능력보다 마나가 훨씬 신기해 보일 수도 있다.
어쨌든 노바가 왜 가짜 신분으로 팬텀이라는 신분을 내세웠는지는 알 수 있었다.
(๑ᵔᗜᵔ๑)
삐비빗! 뽀!
삐뽀의 저런 행동이나, 나중에 내가 나노입자 기술을 활용해도 초능력이라고 유야무야 넘어갈 수 있겠지.
팬텀이라는 신분증은 없지만, 괴물을 단칼에 양도한 것만으로도 저들은 현수호를 팬텀이라고 믿는 듯했다.
이 세상엔 단순히 육체 힘만으로 괴물을 압도할 인간은 없을 테니.
제인은 조금 누그러진 눈빛으로 말했다.
“팬텀이 왜 여기에 있는 거지? 혹시…… 이 사태에 관여하고 있나?”
이곳에 온 지 아직 10분도 채 지나지 않았다. 당연히 이 사태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아까의 대화와 노바가 알려 주는 정보를 토대로 대충 그럴싸하게 말했다.
“최근 재단의 움직임이 수상하다는 기류를 포착했지. 워낙 의뭉스러운 놈들이니 평소엔 그러려니 했겠는데…… 어쩐지 감이 좋지 않더군.”
“조사 차원에서 왔다는 소린가?”
“겸사겸사 관광도 할 생각이었지. 그런데 갑작스럽게 이런 사태가 일어날 줄은 몰랐지.”
“…….”
당연히 이 말을 전부 믿을 순 없을 거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증명할 수단도 없지 않은가?
“그렇게 날 경계할 필요가 있나? 지금 이곳엔 인간 아니면 괴물밖에 없다고. 괴물이 아닌 걸 확인했잖아.”
그 말에 잠시 고민하던 제인이 손짓했고, 뒤에 있던 군인들도 무기를 내렸다.
현수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은 선택이야. 지금 어디로 가는 거지? 나도 같이 가지.”
차원 퀘스트 목표는 제인을 목적지까지 호위하는 것. 그걸 위해선 그녀의 허락이 필요했다.
하지만 제인은 군인.
민간인의 제안을 그리 쉽게 수락할 리가 없었다.
“지금 우리는 특급기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아무리 팬텀이라고 해도 민간인에 불과한 그대와 같이 임무를 수행할 순 없다.”
단호하게 말하며 돌아서는 그녀에게 현수호가 넌지시 말했다.
“미안하지만 이미 공동 작전은 시작되었어.”
의미심장한 내 말에 제인은 날카롭게 되물었다.
“그게 무슨 의미지?”
“이미 포위되었거든.”
그 말에 깜짝 놀란 제인과 군인들이 그제야 주변을 둘러보며 사주 경계했다.
점점 짙어지며 시야를 방해하는 안개.
그 너머로 기이한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드르륵! 드르륵!
스르륵! 스르륵!
[케에에에에!]냄새를 맡은 건지, 아니면 떠든 소리를 듣고 몰린 것일까?
이미 괴물 수백 마리가 이곳을 포위하고 있었다.
찰흙을 제멋대로 주무르고 짓밟은 것처럼, 모두 몸이 비틀어지고 뭉개진 모습.
숯덩어리가 된 아까 그 노인과 같이 몸은 크게 부풀었고 피부는 게딱지처럼 단단하게 경화되어 있었다.
“하나님! 맙소사!”
“이렇게 많은 괴물이!”
사실 지구에선 이 정도 괴물을 출몰하는 건 예삿일인데, 여긴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특수 훈련을 받은 군인들조차 안쓰러울 정도로 다리를 덜덜 떨었다.
다행히 리더인 제인은 떨지 않고 상황을 제대로 파악했다.
“칫! 안개가 짙어지면서 햇빛을 가렸어. 그래서 괴물들이 밖에 나올 수 있었던 거야!”
아무래도 괴물들은 햇빛을 피해 다녔던 모양이다.
그래서 아까 그 노인을 제외하면 사람은커녕 괴물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점점 짙어진 안개가 햇빛을 가리자, 괴물도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모양.
“소령님! 어서 후퇴를……!”
몰려오는 숫자가 너무 많자, 군인들은 일단 안전한 곳으로 도망칠 생각부터 했다.
하지만, 이미 촘촘하게 포위된 마당에 어딜 도망치겠는가?
현수호가 제인에게 말했다.
“이미 전부 포위되었다. 한곳을 돌파해야 해. 어디로 가지? 방향을 알려 주면 내가 길을 뚫겠다.”
“당신이?”
“설마 지금 상황에서도 민간인 어쩌구 할 생각인가? 다 같이 살아남으려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그 말에 제인은 잠시 갈등하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 말이 맞다.”
좋아!
모든 건 계획대로였다.
실은 괴물들이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는 건, 이미 노바를 통해서 전해 듣고 있었다.
그걸 알면서도 일부러 이들과 대화를 하면서 시간을 질질 끌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어쩔 수 없이 협력해야 할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다.
물론 돌아가는 상황을 보아하니, 꼭 지금이 아니더라도 힘을 합쳐야만 하겠지만.
“이걸 빌리지.”
현수호는 병사 한 명에게 다가가서 들고 있던 화염 방사기를 빼앗았다.
“어엇!”
얼떨결에 무기를 빼앗긴 병사는 허둥지둥거렸지만, 이미 화염 방사기를 삐뽀에게 던진 후였다.
“받아!”
삐리릿!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화염 방사기는 그대로 삐뽀의 몸에 흡수되었다.
삐뽀는 먹이를 삼킨 슬라임처럼 한참이나 출렁거리더니, 화염 방사기를 완전히 녹여 흡수해 버렸다.
꿀꺽!
이 효과음은 대체 왜 나는 거냐?
화염 방사기를 던진 건, 당연히 삐뽀의 배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이내 둥그런 외형이 변형하더니, 삐뽀에게…… 팔이 생겼다.
아니, 팔처럼 생긴 화염 노즐이 돋아났다.
화르르르!
시험 삼아 사용했는지, 허공에 긴 불줄기가 뿜어졌다.
아까 병사들이 사용한 화염 방사기보다 훨씬 강력한 화염 줄기.
삐뽀의 난데없는 불쇼에 병사들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서 있었다.
제인 역시 얼떨떨하다는 표정으로 현수호를 보며 물었다.
“저것도…… 당신의 초능력인가?”
“뭐, 비슷해. 이제 시작하지.”
삐뽀에게 손짓하자, 하늘을 날아다니며 빠르게 불을 뿜기 시작했다.
화르르르!!
마을을 습격하는 드래곤의 모습이 이러할까?
빠르게 날아다니며 브래스 오브 파이어, 아니 화염을 쏟아내는 삐뽀의 공격에 괴물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케에에에엑!]놈들의 약점이 불이라면, 삐뽀의 활약만으로도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 터.
하지만 역시나 상황은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멀쩡한 놈들도 있네.”
화염을 두르고도 멀쩡히 움직이는 놈들도 있었고, 심지어 불이 아예 안 붙는 놈들도 있었다.
모습이 다른 것처럼, 놈들도 여러 특성이 있는 모양.
“4성 난이도가 그렇게 쉬울 리가 없지.”
“뭐라고?”
“아니야! 모두 날 따라와!”
현수호는 제노사이드와 체인 소드를 들고 아까 제인이 가리킨 방향으로 뛰기 시작했다.
이미 주변은 삐뽀가 뿜어내는 화염으로 불바다가 되어 있었다.
활활 타올라 상승하는 기류에도, 기묘한 안개는 흩어지기는커녕 점점 더 짙어지고 있었다.
기이할 정도로 끈적끈적하고 무거운 안개다.
수증기가 아닌, 수은으로 안개를 만들면 이런 느낌일까?
[케에에엑!]용케 삐뽀의 불을 피한 놈들과, 화염이 통하지 않는 놈들이 빠르게 다가왔다.
다행히 실제 상황이 닥치자, 제인의 부대원들은 떨지 않고 적들과 용감히 맞서 싸웠다.
“3시 방향 적 출현! 발포하라!”
화르르르!!
특수 부대라더니 역시나 훈련이 잘된 모습이다.
마나만 사용할 수 있다면, 웬만한 헌터들은 압도할 수도 있겠지.
‘이젠 난 어떻게 하면 좋을까? 플라즈마를 사용해?’
고온의 플라즈마를 활용하면, 저런 놈들 정도야 쉽게 쓰러트릴 수 있을 거다.
문제는 역시나 마나량.
퀘스트는 이제 시작인데 저런 놈들에게 아까운 마나를 모두 소비할 수는 없었다.
그러자 노바가 말했다.
[제노사이드와 체인 소드를 합체하길 추천합니다.]‘그런 것도 가능해?’
[훗! 제 능력이라면 못할 것도 없죠.]오랜만에 나온 노바의 잘난 척 모드다.
상황이 그만큼 위급하지 않다는 뜻이겠지.
노바의 말대로 제노사이드와 체인 소드를 합체해 보았다.
방법은 간단했다. 제노사이드을 체인 소드에 밀어 넣기만 하면 된다.
단단하던 제노사이드의 외형이 순식간에 수은처럼 녹아내리면서 체인 소드에 흡수되었다.
그러고 이내…….
화르르르!!
체인 소드의 톱니를 따라, 푸른색의 화염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와우!”
[일명 플레임 소드 모드입니다. 화려한 겉모습에 비해 위력은 떨어지나, 지금 상황엔 딱이겠죠.]적들의 속성을 고려한 노바의 맞춤 무기였다.
단순히 고열을 일으키는 건 마나 소비가 적은 편이다.
“이거라면……!”
오래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자신을 향해 짐승처럼 뛰어오는 괴물을 향해 플레임 소드를 휘둘렀다.
그러자…….
드르르르륵!!
화르르르르!!
갈면서 태운다.
이 말이 딱 어울렸다.
삐뽀의 화염에도 저항하던 놈이었는데, 내장을 태우니 버틸 수 없었던 모양.
단단한 껍질을 갈아내니, 속살은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화르륵!
“그래도 결국은 불이 답이네.”
병사들도 머리가 있는지, 불에 잘 타지 않는 것들은 일단 실탄으로 사격한 후에 화염 방사기를 사용했다.
두두두두두!!
우리 세계의 총보다는 약간 진보한 외형의 총이지만, 몬스터 소재가 아니라 금속을 활용해서 총구가 금방 달아올랐다.
그걸 인상 깊게 본 현수호가 노바에게 말했다.
‘저 총 설계도도 구할 수 있어?’
[최대한 빼 보겠습니다.]본래 보상을 제외하면 차원 게이트에서 얻은 건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다.
하지만 어쩌면 노바라면 지식을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예전에도 그렇게 노바를 얻었으니.
이왕 차원 게이트에 들어온 김에 얻을 수 있는 건 다 얻을 생각이었다.
“이쪽이다! 서둘러!”
퀘스트 목표는 제인의 호위하는 거였지만, 이왕이면 다 살릴 생각이었다.
같은 차원 퀘스트라고 해도 보상은 성과에 따라 달라진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
예를 들면 몬스터의 침입에서 마을을 구하는 퀘스트라 치자.
마을 사람이 몇 명이나 살았는지, 부서진 집과 시설이 얼마나 되었는지에 따라 최종 보상은 달라진다.
그러니 될 수 있다면 여기 있는 이들을 모두 안전하게 호위하는 게 좋겠지.
“저쪽!”
제인이 알려준 길을 따라 쭉 가니, 폐공장이 나타났다.
현수호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말했다.
“여긴 어디지? 왜 이곳으로 왔지?”
“여기에 재단의 비밀 시설로 통하는 입구가 있다. 잠시 대기하라. 상부에 보고부터 하겠다.”
그렇게 말한 제인은 구석에 가서 누군가와 통화하기 시작했다.
현수호는 그동안 노바에게 물었다.
‘그런데 재단이 뭐지? 봉사나 장학 재단은 아닐 거 아냐?’
[이들이 말하는 재단은, PCS재단입니다. 보호, 격리, 확보의 줄임말이죠.]‘보호? 확보한다고? 뭘?’
[이 세계에서 발견되는 초현실적인 것들이 대중들에게 퍼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비밀 재단입니다. 세계 정부의 직속 관할 기관이죠.]‘이 세계에도 그런 게 있어?’
[데이터에 따르면 그렇습니다.]몬스터가 없다고 해서, 평안한 세계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다.
하긴 인간들이 괴물로 변하는 시점에서 이미 평온과는 많이 멀어졌지만.
그때였다.
갑자기 제인이 통신기를 들고 내게 온 건.
“커넬 장군님이 당신과 할 말이 있다는군. 이전에 작전을 함께 수행했다지?”
커넬 장군?
자신은 그런 사람 모르는데?
팬텀은 가짜 신분이다. 만약 팬텀과 아는 사람이 나타나면 금방 탄로 날 터.
어떻게든 도망칠 구석을 찾았지만, 문제는 더 심각했다.
제인이 들고 나온 건, 무려 영상 통상기였다.
흰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영상 속, 커넬 장군과 눈이 딱 마주쳤다.
‘우, 우짜지?’
노바에게 영상을 조작하라고 하기에도 늦었다.
거짓말이 딱 걸린 현수호는 다른 변명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솔직히 다른 누가 꾸며댄 말이라 생각했는데 말이야.]놀랍게도 커넬 장군이 아는체했다.
[팬텀, 현수호, 이 친구. 정말 오랜만에 보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