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ine God with EX-rank Talent (Deus ex Machina) RAW novel - Chapter (19)
EX급 재능으로 기계신(Deus ex machina)-19화(19/150)
19화 외우주의 침략자 (3)
커넬 장군은 분명 얼굴을 보고 있으면서도 팬텀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게다가 분명히 정확히 이름을 부르지 않았는가?
‘이게 어떻게 된 거야?’
[간단합니다. 빌린 신분은 이 세계의 마스터의 것입니다.]‘이 세계의…… 나?’
이곳은 다중 우주. 혹은 평행 세계다.
대격변이라는 주요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다른 건 비슷하게 흘러간 모양.
[이 세계의 마스터는 이른 나이에 다국적 용병 일에 뛰어든 후, 결국 기업까지 차리게 됩니다. 누구보다 강력한 초능력자이기에, 계속 승승장구했죠.]‘그래? 나보다 처지가 훨씬 좋네.’
노바를 만나기 전까지는 수리공으로 천대받았던 현수호다.
그런데 이곳의 현수호는 특수부대 장군과도 면식이 있을 정도로 유명인이었다.
[마스터는 세계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뛰어난 EX 재능의 소유자입니다. 방식은 달라도 이 세계의 현수호 역시 매우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던 모양입니다.]현수호는 직업이 흔한 수리공인 줄 알고, 젊은 시절을 허송세월로 지냈다.
만약 어렸을 때부터 던전에 나가며 경험을 쌓고 레벨을 올렸으면 어땠을까?
이 세계의 현수호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러니 세계 최고 이능력자로 활동하는 것이고.
‘그런 거였으면 진즉에 알려 주지.’
[굳이 알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커넬 장군이 나오기 전까지는요. 제가 알고 있는 정보를 모두 전하면 마스터의 두뇌는 터질 겁니다.]정보를 선별하여 전했다는 소리.
어쨌든 이 세계의 현수호 덕분에 일이 쉽게 되었다.
노바가 불러 주는 정보를 들으면서 커넬 장군과 대화를 나눴다.
“오랜만입니다, 장군. 메타르람 작전 이후로 처음 뵙는군요.”
[으음! 오랜만에 그 지옥이 떠오르는군. 자네가 아니었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거야.]“제가 뭐 한 게 있겠습니까? 장군님의 훌륭한 작전 덕분이죠.”
반가운 인사 같지만, 실은 이 상황에서도 커넬 장군이 떠본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진짜 팬텀만 알 수 있는 정보를 술술 말하자, 한 자락 남은 의심마저 거뒀다.
[상황이 좋지 않아. 재단에서 퍼진 기이한 안개는 계속 넓게 퍼지고 있어. 이미 시애틀의 경계를 훨씬 넘어갔네.]“사람들은 대피시켰습니까?”
[이미 경보는 내렸고 부대도 곧 출동할 거네. 라이너 소령의 능력은 의심하지 않지만…… 상황이 너무 좋지 않군.]“이건 군인의 일이 아닙니다. 이능국은 출발하지 않았습니까?”
[하필 중요한 임무를 맡고 프랑스에 가 있다네. 미안하지만 자네들이 그곳에서 정보를 전해 줘야겠어.]노바의 말에 따르면, 20분 안에 군부대가 도착할 거라 한다.
폭탄을 가득 실은 폭격기도 이미 준비되어 있고.
제인의 부대원들은 안쪽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척후병.
현수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시다시피 이건 재단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화기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군대를 일단 물리세요.”
[나도 잘 알고 있네. 하지만 이미 대통령실까지 나서서 압박하고 있어. 안개가 더 퍼지는 걸 막을 수 없다면 시애틀을 포기할 수도 있어.]“설마…… 핵폭탄을 이용할 생각입니까?”
[…….]“미친! 다들 제정신이 아니군요.”
우리 지구의 미국도 핵폭탄으로 자멸했다고 노바가 말했다. 이 지구에서도 그런 실수를 저지르려 하고 있었다.
만약 핵폭탄으로 막을 수 있다면 또 모른다.
하지만 점점 강해지는 마나의 파동은, 핵폭탄 따위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저희에게 시간을 주시죠. 제가 나서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게 정말인가?]“제가 이길 수 없는 싸움에 뛰어드는 걸 보셨습니까?”
[그건…… 그렇지.]“부탁입니다. 군대의 진입과 폭격기의 출동을 막아 주세요. 그러면 저희가 해결하겠습니다.”
[흐음!]영상 속의 커넬 장군이 한숨을 쉬며 고민했다.
검지로 초조하게 책상을 두들기던 커넬 장군은 이내 결심했다는 듯이 말했다.
[내가 늦출 수 있는 건, 두 시간 정도야.]“그건 너무 촉박합니다. 한 시간만 더 힘쓰시죠.”
[……좋네. 세 시간. 그 이상은 안 돼.]“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커넬은 분주하게 시간을 확인하고는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라이너 소령은 내가 아끼는 부하라네. 부디 몸 성하게 데리고 나와 주게.]“제 걱정은 하지 않는 겁니까?”
[천하의 팬텀을 걱정할 이유가 있을까? 침몰하는 잠수함에서도 멀쩡히 살아난 사람인데?]그랬어?
이 세계의 현수호, 꽤 하잖아?
“최대한 힘써 보죠.”
[고맙네. 그러면 다시 라이너 소령을…….]그 순간이었다.
혹시나 괴물이 쳐들어올까 경계하며 장비를 정비하던 대원 중 하나가 비틀거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크윽!”
부하가 쓰러지자, 놀란 제인이 다가가 물었다.
“미하일! 무슨 일이야!”
“소, 소령님. 몸이…… 이상합니…… 크윽!”
그 말을 들은 현수호는 즉시 통신기를 던지고 그에게 다가갔다.
“비켜!”
제인을 옆으로 밀어버린 후에, 그가 입고 있는 우주복 같은 방호복을 손으로 북북 찢었다.
그 모습에 놀란 제인이 소리쳤다.
“이게 무슨 짓인가?”
안개로부터 몸을 지킬 유일한 물건이다. 그걸 훼손했으니 당연히 열받겠지.
하지만 이러는 이유가 있었다.
“이게 무슨 바이러스인 줄 알아? 이런 걸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야.”
저들은 안개만 몸에 닿지 않으면 될 거라 생각하고 있지만, 그건 거대한 착각이었다.
이건 그냥 안개가 아닌, 특정한 마력 물질.
노바의 표현을 빌리면, 물리학 따위는 개나 줘 버리는 마나의 작용이다.
아무리 비닐로 꽁꽁 싸매도 마력에 노출되는 건 피할 수 없었다.
괜히 거추장스럽기만 하지.
‘노바, 어때?’
[이미 침식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곧 괴물로 변할 겁니다.]‘치료할 수 있을까?’
[주어진 정보로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이건 상처나 질병이 아니다.
거의 만능에 가까운 힐링 팩터 또한 이 기이한 저주에 통할진 미지수였다.
그렇다고 손 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는 일.
‘일단 사용해 보자.’
[알겠습니다, 마스터.]마력이 가득 담긴 힐링 팩터가 군인의 몸에 스며들었다.
샤아아아!
“크으윽!”
병사는 고통스럽다는 듯이 몸을 떨었지만, 죽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겠는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체인 소드까지 손에 단단히 쥐고 있었다.
그 의미를 아는 제인은 아랫입술을 깨물었지만, 저지하지는 않았다.
역시나 군인.
이런 상황에서 감정적으로 행동하면 더 큰 사태가 벌어질 걸 알고 있었다.
다행히 최악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통했나?”
힐링 팩터가 전신을 휘감고 가자, 병사의 표정이 한결 편안해졌다.
몸에 들어간 힐링 팩터의 작용을 분석하던 노바가 말했다.
[침식이 사라졌습니다.]‘대단하잖아, 힐링 팩터.’
무슨 작용으로 힐링 팩터가 통하는지는 알 수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
분명, 현대의 과학자들도 눈이 팽팽 돌아갈 정도의 고도의 기술력이 집약되어 있겠지.
뭉개진 내장을 단숨에 치료할 정도의 힘이었지만, 이런 초현실적인 상황마저 해결할 줄은 몰랐다.
하지만 노바의 말은 현수호의 생각과 달랐다.
[힐링 팩터에 스며든 마스터의 마나 덕분입니다. 그것이 침식된 세포만 골라서 태웠고, 힐링 팩터는 단지 치료만 했습니다.]‘내 마나? 그게 어떻게?’
[마나의 작용은 저도 분석할 수는 없습니다만……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였습니다.]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히드라의 마나석이 작용한 모양이었다.
9개의 속성을 지닌 마나석이고, 그중 하나는 무려 치료 효과도 있었다.
[어차피 나중에 드래곤 하트와 교체할 거니, 너무 정 주지 마시죠.]‘그놈의 드래곤 하트 이야긴 왜 또 안 나오나 했다.’
남자의 표정이 편안해지자, 다른 이들에게 말했다.
“그 무식한 우주복은 모두 벗고 다들 내게 와.”
“우주복이 아니라 방호복이다.”
“그거나 그거나!”
현수호의 말에 군인들은 쭈뼛거리면서 상관인 제인의 눈치를 봤다.
제인이 별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까닥거리자, 그들은 방호복을 벗고 다가왔다.
현수호는 그들의 몸에 손을 대고 상태를 살폈다.
“역시나 침식이 시작되고 있어.”
진행도는 조금씩 다르지만, 이들 역시 침식이 상당 부분 진행되었고 괴물로 변할 위기였다.
마지막으로 제인을 검사했는데…….
[침식율은 14%입니다. 두 시간 후에 괴물로 변화할 겁니다. 다른 이들보다 훨씬 느리군요.]퀘스트의 주요 인물이라 그런지 제인은 유독 침식율이 낮았다.
현수호는 이들을 치료할 방도가 있으니 다행이지만, 다른 헌터들이 이 차원 게이트에 들어오면 속수무책이었을 터.
만약 제인 역시 금방 침식된다면…….
‘그랬다면 퀘스트 난이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겠지.’
아직 제인을 목적지에 데려가야 하는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유난히 낮은 침식률이 그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현수호는 다른 병사들을 일일이 치료한 후에 말했다.
“라이너 소령을 제외한 모두는 어서 이 도시에서 떠나.”
그 말에 제인은 말도 안 된다는 듯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우린 명령을 하달받은 군인이다. 이유 없이 작전에서 후퇴할 순 없다.”
“이젠 있어. 그렇죠, 커넬 장군님?”
현수호의 말에 아직 꺼지지 않은 단말기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그게 필요한 일인가?]“작전에 성공하기 위해선 제게 절대적인 명령권을 주셔야죠. 예전에도 그렇지 않았습니까?”
[흠…….]커넬 장군은 아주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네. 이제부터 자네가 작전권을 맡게나.]예전에 이곳의 현수호가 어떤 일을 했는지는 몰라도, 꽤 신임을 쌓은 모양이다.
조금 무리일 수 있는 부탁을 이토록 흔쾌히 수락한 걸 보면.
“이제 됐지? 나머지는 방해만 될 뿐이니까 어서 속히 이 안개 밖을 나가.”
힐링 팩터로 치료하긴 했으나, 마나 소비가 상당했다.
그러니 저들은 든든한 동료가 아니라 짐이라는 소리.
오직 작전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아예 치료도 하지 않는 게 나았을 거다.
“너희들은 안개 속에 1시간만 있어도 괴물로 변할 거야. 그러니 조속히 이 도시를 떠나.”
현수호의 말에 병사들의 눈에 두려움이 가득 찼다.
아무리 훈련을 많이 받은 군인이라고 해도, 아까 그 괴물처럼 변하긴 싫을 테지.
제인을 쳐다보자, 그녀 역시 딱딱하게 굳은 표정이었다.
하지만 이내 곧 부하들에게 소리쳤다.
“이미 명령권은 팬텀에게 이양되었다. 그의 명령을 따라도록.”
“하, 하지만 소령님……!”
“지금 항명하겠다는 거냐?!”
겉으로는 몰아붙이는 것처럼 보여도, 부하들을 살리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참으로 우애 좋은 대원들이다.
“애들도 아니고 알아서 빠져나가겠지. 이제 우리 둘이 해내야 해.”
“……날 남긴 건 길을 안내받기 위해서겠지?”
말을 하는 제인의 얼굴엔 결연한 각오가 서 있었다.
아! 그렇구나.
제인은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길 안내를 받고 싶은 건 줄로 안 모양이다.
그러니까 제인은 지금 죽음을 무릅쓰고 작전에 임하는 셈.
오해를 풀어 줄까 생각하다가 관뒀다.
저런 자세로 임하는 게 작전에 더 도움이 될 테니.
“움직여.”
“……이쪽이다.”
제인이 폐공장의 한쪽에 가서 무언가를 건드니…….
쿠구구궁!!
벽이 열리면서 지하로 내려가는 통로가 생겼다.
“시애틀 지부 연구소로 가는 유일한 통로다.”
“아래엔 뭐가 있지?”
“특급기밀로 분류된 초자연적인 물건 혹은 생명체들. 그리고 그들을 연구하고 격리하기 위한 연구자들이 있다.”
“연구소는 무사하나?”
“교신이 끊겨서 알 수 없다.”
“음…….”
설마 이 연구소 안에는 다른 괴물들도 있는 건가?
시애틀에 생긴 안개 때문에 사람들이 괴물로 변하고 있다.
그거 하나만으로 벅찬데 또 무슨 괴상한 것들이 아래에 있을까?
현수호는 이 차원 게이트의 난이도가 4성이라는 걸 거듭 상기했다.
그리고 그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키이이이익!!]가장 먼저 우릴 반기는 건, 바다에서나 사는 불가사리였다.
불가사의가 아닌, 별 모양으로 생긴 해양 생물.
하지만 지금은 불가사의라고 불러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족히 2m도 넘을 것 같은 불가사리의 정가운데엔 호박석처럼 빛나는 거대한 눈동자 하나가 덩그러니 있었다.
그 바로 밑엔 톱니처럼 날카로운 이빨이 가득한 거대한 입이 보였는데, 그것으로 연구자로 보이는 누군가를 씹어 먹는 중이었다.
아드득! 아드득!
죽은 연구자가 입은 흰색 가운이 피로 붉게 물들었다.
한쪽 구석에 미처 도망치지 않은 연구원 하나가 애처롭게 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
“처음부터 아주 스펙타클하네.”
꽤 흥미로운 괴물이었지만, 지금은 구경할 시간도 없었다.
현수호는 바로 플레임 소드를 휘둘러 그것을 벴다.
위이이이잉!!!
별 모양의 꼭대기부터 가르고 지나간 체인 소드는 가운데에 있는 눈동자를 터트렸다.
퍽!
찢어진 수정체에서 누런 액체가 쏟아지려 했지만, 플레임 소드의 강력한 열기에 금방 증발해 버렸다.
둘로 나뉜 불가사리 괴물은 그렇게 숯덩어리가 되었다.
화르르르!
“간단하네.”
놈이 죽은 걸 확인한 후, 구석에서 떨고 있던 연구자에게 다가갔다.
“괜찮나?”
짧은 머리에 두꺼운 뿔테 안경을 쓴 연구자.
그는 벌벌 떨면서도 쓰러진 불가사리를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어, 어떻게 L-20이 저렇게 간단하게 죽을 수가……. 철갑탄 수백 발을 맞아도 멀쩡했었는데.”
우리 지구에도 처음 괴물이 나타났을 때 군인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마나가 섞이지 않은 화기로는 몬스터에게 상처를 입힐 수 없었기 때문.
아마 이 괴물들도 비슷한 원리겠지.
“이 와중에서도 분석이냐? 이과생 티 내지 말고, 어서 일어서. 우리에게 상황을 설명해. 왜 이 난리가 난 거지?”
그제야 불가사리에게 눈을 뗀 연구자가 물었다.
“누, 누구? 이곳은 기밀 시설인데…….”
“바보냐? 지금 시점에 기밀 따질 때야? 지금 시애틀 전역이 사람을 괴물로 변하게 만드는 안개 때문에 난리가 났다고!”
그 말에 연구자는 불가사리에게 잡아먹히기 직전일 때보다 훨씬 더 공포스러운 표정을 했다.
“아, 안 돼. G-1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이젠 끝이야!”
안개라는 말에 정신이 나간 것처럼 머리를 움켜쥔 연구자.
“이봐! 정신 차려! 무슨 정보라도 줘! 이런 미친!”
그러자 뒤에 있던 제인이 떨떠름한 목소리로 말했다.
“작전을 하달받을 때 이곳의 대략적인 정보를 들었다. 저기 불가사리 괴물이 L-20이라 했지? 그건 재단에서 관리하는 초자연적 생명체(Life) 중에서 20번째로 위험하다는 표식이다.”
그러니까 번호가 낮을수록 위험하다는 소리.
연구자는 안개를 G-1이라 말했다.
“그러면 G는? 그건 무슨 분류인데?”
그러자 제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신(G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