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ine God with EX-rank Talent (Deus ex Machina) RAW novel - Chapter (21)
EX급 재능으로 기계신(Deus ex machina)-21화(21/150)
21화 외우주의 침략자 (5)
네크로노미콘.
불길한 모습의 16면체 큐브.
연구원의 말대로라면, 이 자체가 위험한 물건이라기보다는 어떤 다른 존재와 연결하는 통로에 가까웠다.
“어쩐지 거대한 마력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안개에서마저도 마력이 느껴졌는데, 이곳에 오면서는 마력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그래서 속으론 별 위험이 없을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설명을 들으니, 생각보다 위험한 물건이었다.
“이젠 어쩌지?”
그 물음에 연구원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나, 나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아주 가끔 소량의 안개만 발생했던 물건이라고요.”
“안개가 발생한 적 있다고? 그러면 그때는 어떻게 대처했는데?”
그 말에 연구원은 눈치를 보면서 조심스럽게 말했다.
“안개가 멎을 때까지 사람들을 투입해, 저걸 만지게 했습니다.”
“건든 사람들을 모두 미치게 만드는 물건을 만지게 했다고?”
이건 흡사 제물 공양 아닌가?
현수호가 노려보자, 연구원은 다급히 소리쳤다.
“그들은 모두 사, 사형수나 갱생이 안 되는 흉악범이었습니다! 정부에서 먼저 제안한 일이라고요!”
마음엔 들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 나라의 방식을 탓할 때가 아니었다.
“이번에 안개가 퍼질 때 사형수를 공수할 생각은 안 했나?”
“시, 시설 내에 사형수들을 가둔 감옥이 있습니다. 기록상으로는 이미 사형당해 죽은 이들이고요. 당연히 안개가 퍼졌을 때 그들을 만지게 했습니다.”
“그런데?”
“50명의 사형수를 전부 동원했는데 달라진 게 없었어요. 평소엔 3명이면 충분했는데…….”
“그들도 모두 미쳤나?”
“아, 아뇨.”
“그러면?”
“모두 죽었습니다.”
“…….”
평소엔 사람들을 설령 제물로 바칠지라도 제어가 되는 물건이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지금은 그 규모도 훨씬 커지고 사형수들의 희생도 통하지 않았다.
현수호는 조금 긴장한 표정으로 네크로노미콘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이게 통로라면 섣불리 부숴서는 안 되겠지.”
플라즈마 캐논을 사용하려다가 포기했다. 잘못했다가는 문제를 악화할 수도 있었다.
방법을 고심하고 있는데, 갑자기 제인이 나섰다.
“내가 접촉해 보겠다.”
“당신이?”
만진 모든 사람이 미치거나 죽은 위험한 물건.
게다가 지금은 무려 50명이 동원되었음에도 기현상이 멈추지 않았다.
그걸 제인이 막겠다고 나선 거다.
“안개가 더 퍼지는 걸 막아야 하는 게 내 임무다.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면 나서야겠지.”
“…….”
그 순간 잠시 잊고 있었던 사실이 떠올랐다.
‘맞아. 퀘스트의 목적은 이 물건을 때려 부수는 게 아니었지.’
이번 어디까지나 퀘스트는 호위 임무다.
제인 라이너를 여기까지 무사히 데려오기만 하면 임무는 끝이다.
즉, 제인이 네크로노미콘과 접촉하면 무사히 차원 퀘스트를 깨고 보상을 얻을 수 있겠지.
그러면 이 기묘한 평행 세계와도 안녕이다.
이젠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면 다시 원래 세상에 돌아갈 수 있을 터.
하지만…… 정말 그것만으로 괜찮은 걸까?
“너무 위험하다. 다른 방도가 있을 수 있어.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군복을 입은 이상, 위험은 언제나 감수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더 많은 사람이 위험에 노출될 거야. 군인으로서 그걸 좌시할 수 없다.”
이미 결심을 굳힌 제인의 모습.
아니, 처음에 현수호와 같이 이곳에 진입했을 때부터 이미 각오는 마친 상황이었다.
“가족이…… 아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했잖아.”
그 말엔 제인도 멈칫했다.
무의식중에 목걸이의 소켓을 매만지는 그녀의 모습.
하지만 이내 어머니다운 강인하면서도 부드러운 미소를 입가에 머금으며 답했다.
“모르는가? 어머니는 무적이다. 나는 반드시 가족들에게 돌아갈 거야.”
세상에는 의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
그 말이 거짓말이라는 건, 그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 터.
아까부터 가슴 한구석이 간지러웠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 거 같았다.
천애고아로 자라 부모의 정이라는 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다.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다는 무한한 사랑.
지금의 제인처럼.
척!
망설임 없이 뻗는 제인의 손을 현수호가 잡았다.
의아해하는 제인의 눈빛에 현수호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럴 거라면 내가 하지.”
[마스터!]제인보다 놀란 노바가 먼저 외쳤다.
‘만지면 미쳐 버리는 네크로노미콘과 정신력이 유난히 높은 제인. 그러니 해답은 정신력에 있어. 그렇지 않아?’
단순히 육체 능력이라고 하면, 아까 돌아간 병사가 제인보다 훨씬 더 높았다.
그런 그가 아닌 제인을 꼭 집어 여기까지 호위하라는 이유.
죽음 앞에서도 의연한 그녀의 강인한 의지 때문이겠지.
‘그렇다면 내가 제인보다 훨씬 더 낫지 않겠어?’
현수호는 무려 시스템이 인정한 EX등급의 재능러다.
그것도 다른 신체 능력이 아닌 정신력에 특화한 인물.
세계는 다르다고 해도, 제인보다 훨씬 나을 거다.
[필요한 게 단순히 정신력만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습니다. 어쩌면 그녀의 기억과 경험에 관련된 문제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족애라든지요. 무엇보다 굳이 이런 위험을 부담할 이유는 없습니다.]‘왜 없어? 제인을 살리면 더 좋은 보상을 줄 텐데.’
차원 퀘스트의 보상은 단순히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도 중요하다.
얼마나 많은 위험을 제거했느냐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많은 인명을 구조했느냐도 중요하다는 소리.
[제인이 죽을 거라 생각하시는 겁니까?]‘그래. 분명히.’
이유는 설명할 수 없다.
그냥 직감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지구를 구하고 희생한 고귀한 영웅.
모두가 제인을 그렇게 기억할 것이다.
“개뿔! 그딴 게 무슨 소용이야.”
아이에게 필요한 건 영웅이 아니다.
그저 자신 곁을 든든하게 지켜줄 자상한 어머니지.
[마스터 다시 한번 생각을…….]노바의 만류에도 현수호는 제인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다녀오지.”
제인을 밀어낸 현수호는 네크로노미콘을 만졌다.
그 순간…….
쿠구구구궁!!
모든 게 변화했다.
* * *
얼마나 시간이 지난 걸까?
현수호는 선잠을 자다 깬 사람처럼 눈을 꿈뻑거렸다.
“……여긴?”
눈 한 번 깜빡인 거 같은데, 전혀 다른 공간에 들어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곳은 더 이상 좁은 비밀 실험실이 아니라, 끝이 안 보이는 광활한 평야였다.
주변엔 그 흔한 풀뿌리도 보이지 않았고, 산과 언덕도 보이지 않았다.
보이는 거라곤 오직 주변을 덮은 무수한 안개뿐.
“평야도 아니었나?”
현수호는 무심코 발밑을 보다가 헛웃음을 지었다.
땅이 있다고 생각한 그곳엔 역시나 짙은 안개만 가득했다.
그러니까 안개만 있는 미지의 공간에 들어온 셈.
이곳은 어디일까?
꿈? 아니면 누군가의 정신세계?
이 거대한 세상에 뭔가가 있는 건가?
그 순간, 갑자기 연구원의 말이 떠올랐다.
[그게…… 지구보다도 더 큰 괴물이라 하더라고요.]“아!”
모든 걸 깨달았다.
네크로노미콘을 만지는 순간 대면할 수 있다는 미지의 괴물, 혹은 신.
이 공간이 그 존재 자체였다.
지구보다 더 거대한 외우주에 사는 특별한 존재.
이제야 이것과 대면한 인간들이 모두 미치거나 죽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을 완전히 초월한 무언가.
교류도 이해도 저항도 불가능하고, 악의가 있는지조차도 확신할 수 없으며, 인간의 미의식과 반대되게 기괴한, 하지만 너무도 강대하면서도 공허한 이질적 존재.
이 존재 앞에선 인간의 이성이나 의지, 문명, 질서, 용기 같은 건 한없이 하찮으며 무력했다.
그것을 인지하는 것만으로 느끼는 압도적인 무력감과 상실감, 공포가 인간의 정신을 파괴하는 것이다.
우주의 중심이라 생각하면 살던 인간이, 자기 존재 따위는 우주의 먼지만도 못한 존재임을 깨닫는 순간이었으니.
그 생각을 긍정하듯이, 갑자기 주변에 있는 안개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우우우우우우!!!]그 순간 존재의 생각이 머릿속에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 모든 일의 전말을 알 수 있었다.
이 우주적 존재에겐 인간은 발밑에 지나가는 개미만도 못한 존재다.
인간도 지나가다 밟는 벌레는 신경이나 쓰는가?
이 존재 역시 마찬가지였다.
가끔 작은 무료함에 장난을 치거나 심술을 부렸을 뿐.
인간이 지나다가 호수에 돌멩이를 던지는 것처럼.
그 작은 투정에 안개가 생성되었던 거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지금은 이 존재가 느끼는 감정은 심심함이나 변덕 따위가 아니었다.
그 의지가 형언할 수 없는 언어로 전달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리 대단한 감정은 아니었다.
[거슬린다.]단순한 변덕.
지금까지 흘러가는 데로 두었던 개미가 갑자기 눈에 띈 것처럼, 이 존재에게 지구와 인간이라는 존재가 거슬리기 시작했다.
딱히 이유도 없는 불쾌와 짜증.
그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고작 그거야?”
확실히 자신은 달랐다.
EX급의 재능러라서 그런지, 막대한 존재를 깨닫고도, 그의 짜증과 불만을 고스란히 몸으로 느끼고 있음에도 정신이 무너지거나 하진 않았다.
“뭐…… 10년 후엔 종말이 올 거란 것도 이미 알고 있는데.”
생각해 보면 카르타쇼프 3단계의 문명도 단숨에 무너트린 데스 스타와 싸우겠다 한 현수호다.
다른 이들이었다면 이미 포기하거나 미쳐 버리지 않았을까?
“그러니까 네 작은 변덕 따위는 별로 무섭지 않아.”
[오오오오오오!!!]말을 알아들은 건가?
분노한 존재가 안개를 꿀렁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노바가 핀잔을 주었다.
[지금 시점에서 상대를 도발하는 게 좋은 방법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신이 파괴되지 않는다고 해서 몸도 무사하다는 건 아니죠.]“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잖아.”
그 순간이었다.
주변에 가득한 안개가 꾸물거리더니, 현수호의 몸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잠깐…….”
저항하려 했지만, 이건 막을 수 있는 성질이 아니었다.
처음엔 안개를 몸에 집어넣어 내장부터 파괴하려나 했지만, 그건 아니었다.
그보다 훨씬 더 근원적인 공격을 펼쳤다.
“이건…….”
마치 주마등이 스치는 것처럼, 현수호의 기억들이 생생히 펼쳐지고 있었다.
단순한 추억이 아니었다.
다시는 떠올리기 싫었던 이불킥감의 부끄러운 기억부터, 처절할 정도로 쓰라리고 비참했던 날의 기억, 그리고 공포스러운 기억까지.
내면의 악한 것부터 자극하여 정신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었다.
“이런 덩치에 안 맞게 치졸한 놈…….”
이 존재는 행성처럼 거대하지만 물리적인 존재가 아닌 정신체다.
생명체의 공포를 잡아먹고 무한히 성장하는 우주적 존재.
얼마나 많은 행성과 문명을 잡아먹어야 이렇게 커지는 걸까?
공포를 깨운다고 해 봤자, 그리 대단할 건 없을 것 같지만, 직접 당하니 그게 아니었다.
지독한 악몽을 꾸는 듯했다.
그때의 무력하고 음습한 감정이 수백 배로 부풀려져서 마음을 좀먹기 시작했다.
“크윽!”
EX급의 정신력으로도 견디기 쉽지 않은 정신 공격.
다른 사람이었다면 벌써 미친 광자가 되었겠지.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은 갓난아이일 때의 기억부터 건드렸다.
고아라서 놀림 받은 학창 시절.
수리공이라서 핍박받은 젊은 날.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공포스러운 건…….
“데스 스타.”
행성과 문명을 먹는 죽음의 파괴자.
어쩌면 파괴신.
불과 10년도 남지 않은 시일에 지구를 찾을 거다.
점점 다가오는 종말을 기다리는 건, 무척이나 공포스러운 일이었다.
이 존재는 데스 스타에 대한 공포까지 극대화했다.
그러자…….
[우우우우우우!!!]이 존재가 괴로워했다.
“……어라?”
감정을 느껴진다.
공포를 먹고 사는 우주적 존재가 공포를 느꼈다.
과식이라도 한 걸까?
그게 아니면…….
“너…… 데스 스타를 아는구나?”
이 존재와 현수호의 기억은 연결되어 있다.
이것이 공포를 느끼자 역으로 기억이 흘러들어 왔다.
우주 최고 문명인 이오스 행성도 단숨에 멸망시킨 데스 스타.
외우주에 있는 이것은 그러한 데스 스타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데스 스타 역시 이것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그리고…….
“도망쳤어?”
대항할 수 없는 강력한 힘.
물질만이 아니라 정신체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둠보다 깊고 어두운 허무의 존재.
공포를 먹는 존재가 공포를 느끼고 도망치고 숨었다.
데스 스타가 자신을 무시하고 지나갈 때까지 외우주 저편에 꼼짝하지 않고 숨었다.
“데스 스타가 그렇게 무서웠어? 그러면 더 보여 줄게.”
현수호는 데스 스타에 대한 공포를 억지로 키웠다.
노바 역시 도왔다.
[데이터에 있는 모든 기록을 전달하겠습니다.]역공의 시작이었다.
이것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연결을 끊으려 했지만, 호락호락하게 두지 않았다.
[우우우우우우!!!]지구보다 거대한 안개의 존재가 무너질 듯이 출렁거리기 시작했다.
오히려 정신체였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정신 공격.
죽음, 허무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공포.
나중엔 그것이 애원하기 시작했다.
제발 자신을 놓아달라고.
“그럼 꺼져! 다시는 지구에 관심조차 두지 말고!”
[우우우우우!!]말을 통하지 않았지만, 그것이 항복을 뜻하는 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세상이 뒤집혔다.
* * *
“팬텀?”
다시 눈을 뜨니 걱정스러운 눈빛의 제인과, 당장 도망칠 듯한 연구원의 모습이 보였다.
“괜찮나? 정신이 들었나?”
“히익! 큰일이야! 팬텀이 미치면 끝이라고! 지금이라도 당장 죽여야……”
“누가 누굴 죽인다고?”
“히잇!”
현수호가 멀쩡히 말하자, 연구원은 다른 의미로 놀라 벽에 등을 바짝 붙였다.
현수호는 크게 심호흡한 후에 제인에게 물었다.
“밖의 상황을 알아봐.”
그 말에 제인은 눈을 크게 뜨더니, 이내 무슨 뜻인지 알아듣고 통신기를 사용했다.
누군가와 뭐라뭐라 떠들던 제인은 감탄한 듯한 표정으로 다가와 말했다.
“아, 안개가 사라졌어. 당신이 해냈어.”
“역시 그런가?”
약간 모험이었지만 결국은 해냈다.
[약간이 아닙니다. 다시 한번 이런 무모한 일을 벌이면 제가 마스터 궁둥이를 걷어찰 줄 아세요!]“크흐흐!”
[웃지 말라고욧!]그 순간 자기의 몸이 희미하게 변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퀘스트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려는 것.
그걸 느낀 현수호는 제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잘 있어라, 무적. 나도 당신 같은…….”
《차원 퀘스트 클리어》
《임무 성공률 150%》
《기여율 100%》
* * *
“돌아왔나?”
다시 눈을 떠보니 처음 왔던 레드존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
클리어한 차원 게이트는 당연히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그나저나 성공률 150%라…….”
제인을 살린 덕분인지, 100% 초과한 성공률을 달성했다.
예상보다 훨씬 더 뛰어난 성과.
그건 주어진 보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엠블럼 획득》
◆Emblem
코즈믹 호러 사냥꾼
(랭크 SS)
▷조건 : ??? 퇴치
정신력 +45%
신살(神殺)
무려 SS급 엠블럼을 손에 얻었다.
하지만 그런 것치고는 옵션이 고작 두 개밖에 없었다.
“정신력은 또 늘었네.”
무려 곱산으로 늘어난 스탯.
이것도 좋지만, 그 다음 게 정말 중요하겠지.
“진짜 갓 슬레이어가 되는 거냐?”
신살이라는 옵션.
손가락으로 상태창을 두들겨도 특별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모르겠네.”
일단 얻어서 나쁠 거 없을 터.
다음 보상으로 넘어갔다.
◆Artefact
O-5 만능열쇠
(물품)
모든 자물쇠를 연다
그저 고풍스럽게 생긴 열쇠 하나.
겉으로 보면 장식용 열쇠처럼 생겼지만, 앞에 수식어를 보면 재단이 관리하는 특이한 물건 중 하나다.
“이게 만능열쇠라고? 혹시 이거면 모든 자물쇠를 열 수 있는 건가?”
[축하합니다, 마스터. 로그로 전직하셔도 되겠네요. 이제는 못 여는 자물쇠가 없을 것 같습니다.]“……아무리 재단의 물건이라고 해도 전자식 자물쇠는 못 열지 않을까?”
[제가 있지 않습니까?]“아!”
그러니까 열쇠식 자물쇠는 이 물건으로, 전자 자물쇠는 노바를 통해 열 수 있다는 뜻.
“좋은데?”
장비템은 아니었지만, 웬만한 장비템이 나온 것보다 훨씬 더 좋았다.
더더욱이 솔플을 하고 있는 현수호에겐.
“깔끔하게 게이트도 클리어했으니까 이제 가자. 삐뽀! 다시 오토바이 모드로!”
ദ്ദി*ˊᗜˋ*)
삐리릿! 뽀!
외우주 밖에서도 지구를 위협할 수 있는 안개의 괴물.
그런 우주적 존재마저도 두려워하는 데드 스타.
어쩐지 예상 난이도가 훌쩍 높아진 느낌이었지만, 지금은 지금의 소소한 성공을 즐기기로 했다.
이것도 높은 정신력과 관련이 있으려나?
“아무렴 어때! 가자!”
까짓거 10년 안에 뭐라도 하겠지!
안 돼도 죽기밖에 더 하겠어?!
인생 즐겨!
부아아앙!!
* * *
소년은 마당 뜰에서 뛰놀고 있었다.
항해사를 꿈꾸는 아이.
아버지는 그런 소년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지만, 어딘가 불안한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군인을 배우자로 선택했을 때부터 감수하기로 한 일이었다.
하지만 어쩐지 이번엔 기분이 좋지 않았다.
꼭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 것처럼.
다행히 그건 기우에 불과했다.
얼마 후 군용 트럭을 타고 아이의 엄마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엄마를 확인한 아이가 해맑게 웃으며 뛰어갔다.
“엄마!”
흙이 잔뜩 묻은 아이였지만, 제인은 그런 아이를 번쩍 안아 들었다.
아이에겐 영웅보다, 평범한 어머니가 훨씬 더 필요했다.
행복한 가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