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ine God with EX-rank Talent (Deus ex Machina) RAW novel - Chapter (22)
EX급 재능으로 기계신(Deus ex machina)-22화(22/150)
22화 라이트 브링거 (1)
* * *
◆Monster
자이언트 숲 트롤
(보스)
(LV 5)
몸길이만 4m가 훌쩍 넘는 거대한 몬스터.
피부는 온통 초록색에 나무껍질처럼 쫙쫙 갈라져 있었다.
심지어 꽃과 버섯까지 피어 있었기에 가만히 서 있으면 나무와 쉽게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
의태를 통해 쉽게 사냥에 성공하지만, 의외로 속도도 빠르고 힘도 강했다.
화가 나면 주변에 있는 나무를 뿌리째 뽑아서 휘두르는 괴력을 보여 줬다.
거대한 손에 한 번 잡히면 끝이라 보면 된다.
바위로 단숨에 으깰 수 있는 악력으로 단단히 붙든 후에, 머리부터 깨물어 먹을 테니까.
사실 여기까지는 다른 몬스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레벨 5의 보스 몬스터이니, 강한 건 당연한 이야기일 터.
자이언트 숲 트롤의 가장 큰 특징은 무시무시한 재생력에 있었다.
웬만한 상처는 피가 새어 나오기 전에 감쪽같이 아물고, 팔다리가 잘려도 금방 재생된다.
지구전으로 끌고 가면 답이 안 나오는 상대.
아무리 공격을 퍼부어도 순식간에 회복하고 반격하는 몬스터다.
자이언트 숲 트롤을 죽이기 위해선 목을 자르거나 마나석을 부수는 수밖에는 없다.
[마나석을 팔려면 목을 자를 게 좋겠죠.]“맡겨 두라고!”
위잉!
플라즈마 광선검이 오랜만에 뿜어져 나왔다.
예전 궁기를 사냥할 땐, 불과 몇 초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마나가 거의 소비되었지.
지금은 레벨이 오르고, 마나석으로 심장을 대체해서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지금이라면 넉넉히 1분 정도는 유지할 수 있을 정도.
물론 상황에서 플라즈마 광선검은 단 한 번 휘두르는 것으로도 족했다.
족히 2m 정도 길어진 플라즈마 광선검.
자이언트 숲 트롤은 위기를 느꼈는지, 반사적으로 거대한 나무를 방망이처럼 들어 막으려고 했다.
결과적으로는 최악의 선택이었다.
플라즈마 광선검은 아주 간단히 나무둥치를 자른 후에, 두툼한 트롤의 목까지 베었다.
싹뚝!
아무리 트롤 보스라도 목이 잘린 이상 살 수가 없었다.
하늘로 떠오른 목과 트롤의 몸이 거의 동시에 바닥에 떨어지자,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땅이 울렸다.
쿠구구궁!!
보통 보스 몬스터를 잡으려면, 동 레벨의 헌터가 최소 3~4명은 필요하다는 게 정설이다.
특이나 자이언트 숲 트롤처럼 특이한 능력이 있으면 더 많은 준비와 긴 싸움이 필요했다.
그런 강력한 보스를 단 일격에 잡아 버렸다.
“휴~ 쫄몹들이 더 까다로웠네.”
[마스터는 마나 관리가 더 중요하니까요. 아무튼 쉽게 끝내서 다행입니다.]저번처럼 노바가 엔트로피를 감지하여 찾아낸 던전이다.
다행히 보스 몬스터가 나타나 깔끔하게 사냥까지 마쳤다.
보스 몬스터를 잡아 던전을 클리어하자, 입구까지 돌아가는 포탈과 보상이 나왔다.
《엠블럼 획득》
◆Emblem
숲의 거인
(랭크 A)
▷조건 : 혼자서 자이언트 숲 트롤 처치
체력 +5
모든 재생률 +20%
“오! 이런 조건이 있었네.”
혼자 다니는 게 꼭 나쁜 것만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쭉 사냥과 던전을 탐험한 결과, 훨씬 더 좋은 엠블럼을 얻을 수 있었다.
다음 나온 건 아이템이다.
솔직히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대박이 떴다.
《아티팩트 획득》
◆Artifact
자가 치료
(스킬북)
자기 상처를 치유한다
얻을 확률이 희박하다는 스킬북까지 획득했다.
물론 레벨 업으로 얻는 스킬보다는 훨씬 효율이 떨어지지만, 마나만 충분하면 액티브 스킬이 하나 더 생기는 셈이라 엄청난 값으로 팔린다.
게다가 이건 무려 치유 스킬.
경매장에 팔면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현재 시세를 알아본 결과 이 스킬북은 현재 25억 원 정도에 팔리고 있습니다.]“25억 원? 그렇게나 비싸다고?”
[수요가 많은 치유 스킬이니까요. 물론 제 힐링 팩터에 비하면 효과는 쥐똥만큼도 못하지만요.]하긴 보조 직업이나, 낮은 등급의 직업을 지닌 부잣집 도련님들 중에선 스킬북을 이용해 헌터가 된 이도 있다고 들었다.
몇 가지 공격 스킬만 얻어도 웬만한 사냥은 할 수 있을 테니.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겠지만, 그런 부자들에게 억 단위의 돈 따위가 대수겠는가?
“좋은 고객들이네.”
한 손에 값비싼 집 한 채를 들고 있는 셈이었다.
아무리 헌터가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라지만, 이건 예상하지 못한 횡재였다.
“지금까지 내가 번 거 다 합쳐도 5억이 안 되지 않아?”
[대략 6억 8천만 원입니다.]“그래? 생각보다 많이 벌긴 했네.”
사냥하면 노바가 알아서 미르 상단에게 GPS 좌표를 보낸다.
지금까지 얼마나 버는지도 계산하지 않고 개처럼 사냥만 했는데 벌써 6억이나 벌었다니…….
“이렇게 많이 벌어도 되는 건가?”
[세금으로 떼이는 것도 생각하셔야 합니다. 연말정산도 하셔야죠.]“아! 그것도 있었지. 세금.”
헌터는 우대 세법 조항이 있어서 혜택도 많지만, 그래도 최소 20% 정도 뜯기는 건 감수해야 했다.
어쨌든 그걸 고려해도 엄청난 소득이긴 했다.
“근데 돈 벌기만 했지, 사용할 생각은 하지 않았네. 집이라도 살까?”
지금 사는 곳은 짐꾼일 때부터 생활하던 단칸방이다.
어느 정도 돈을 벌었으니 더 좋은 곳으로 이사해도 되겠지만…….
“잠만 자고 바로 사냥 나가는데 굳이 집 같은 걸 살 필요 있나?”
왠지 낭비처럼 느껴졌다.
그렇다고 고가의 차나 시계 같은 것도 별로다.
삐뽀를 변형하면 이동 수단은 확보되고, 고급 시계 같은 사치품은 애초에 관심도 없었다.
그때 노바가 아이디어를 냈다.
[스킬북을 팔아서 다른 스킬북을 사는 건 어떻습니까?]“스킬북?”
그런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새로운 스킬이라…….
“하지만 무슨 스킬북을 사지? 나한테 필요한 게 있을까?”
EX급 직업에서 얻는 스킬은 일반 스킬북의 능력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대단했다.
굳이 가성비도 별로인 스킬북을 사야 할까?
그런 고민을 말하자, 노바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마스터의 쓸데없이 높기만 한 정신력 스탯을 이용해야 하지 않겠습니까?]“정신력 스탯을?”
[네. 정신 방어에만 사용하기엔 너무나도 아깝죠.]“어떻게 사용하자는 건데?”
[이세계의 현수호, 팬텀이 알려 주지 않았습니까? 마스터도 염동력을 사용하는 거죠.]“아!”
그러고 보니 초능력은 정신력으로 소모해 사용하는 거랬지?
만약 초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면 정신력 스탯을 놀리지 않아도 될 거 같았다.
[경매 사이트에 검색 결과 염동력을 비롯한 몇몇 초능력 스킬북도 있습니다.]“정말 그런 게 있다고?”
다양한 스킬북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초능력과 관련된 스킬이 있을 줄은 몰랐다.
“얼만데?”
[등급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10억 원 정도 합니다.]“으으! 더럽게 비싸네.”
두세 개만 사도 지금까지 얻은 수익이 모두 날아가는 뜻이다.
하지만 정말 효과만 좋다면 투자할 가치는 있어 보였다.
“다른 건 뭐가 있지?”
[‘전류 방출’이 있습니다. 마스터의 직업 특성과 잘 맞을 걸로 보입니다.]“알겠어. 그러면 경매장의 물건은 네가 잘 알아봐 줘.”
[알겠습니다.]말을 하다 보니 여기에 온 진짜 목적을 까먹고 있었다.
일단 죽은 보스 몬스터의 사체를 끌고 입구 포탈까지 이동한 후에, 도축하기 시작했다.
스윽! 스윽!
일단 마나석을 챙겼다.
미르 상단에 요청하면 마나석까지 챙기겠지만, 혹시 누가 그 전에 발견해서 도둑질할지 모르니 미리 빼 두는 거다.
게다가 삐뽀에게 먹이면 보조 에너지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고.
팔아도 큰돈이 되겠지만, 오늘 여기에 온 건 마나석 때문이 아니었다.
드디어 근육과 뼈를 바꿀 차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조심스럽게 칼질해서 자이언트 숲 트롤의 장기를 하나 뗐다.
그건 바로 간이었다.
“으음…… 이게 진짜 최선인가?”
신체 개조 스킬을 활용하기 위해 꺼낸 간.
이 역시 노바의 추천이었다.
[마스터와 같은 생명체는 독에 취약하죠. 숲 트롤의 간으로 신체를 개조한다면 평생 독과 산액 같은 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실제로 예전에 유명한 랭커가 술에 몰래 탄 독 때문에 어이없이 죽었다는 뉴스도 들었다.
그런 암살뿐만 아니라 던전에서 나오는 독 함정도 무사할 수 있겠지.
노바가 괜히 이 간을 추천한 게 아니었다.
“내가 드디어 만독불침을 이뤘구나!”
[무협지 좀 그만 읽으시죠.]“긴장 풀려고 한번 해 봤어.”
뼈와 근육, 그리고 간을 평평한 바닥에 두고 스킬을 사용했다.
“신체 개조.”
트롤의 소재가 빛을 내면서 몸속으로 흡수되었다.
츠츠츠츠!!
“……된 건가?”
주먹을 꾹 쥐자 엄청난 힘이 느껴진다.
지금이라면 짱돌도 간단히 부술 수 있을 거 같았다.
[축하드립니다, 마스터. 예상한 대로 힘이 대폭 상승했고, 독과 산액에 저항은 물론이고 신체 재생률도 올랐습니다.]“신체 재생률까지?”
[상처 치료는 물론이고 피부 재생도 좋아져서 항상 아기 피부를 유지할 겁니다. 평생 피부과 갈 필요는 없겠네요.]그건 뭔가 좋은 소식이네.
[그리고 마스터는 이제 절대로 술에 취하지 않을 겁니다.]“어? 정말? 그러면 가끔 땅콩에다가 맥주 한 캔 마시는 것도…….”
[그냥 쓴 물을 마시는 것과 같겠죠.]“젠장!”
이런 부작용도 있었다.
필시 노바가 숨긴 사실일 테지.
뭐 알았어도 신체 개조했겠지만…….
“많이 강해졌네. 다음 부위는 레벨이 오른 다음에 또 해야겠지?”
[물론입니다. 그리고 보스 드래곤도 잡으셔야죠.]왜 또 드래곤 하트 이야기가 안 나오냐 했다.
어쨌든 오늘 원정은 기대 이상의 수확을 얻었다.
강해지는 데만 급급해서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지도 모르고 있었네.
소고기를 마음껏 먹는 걸 제외하면 짐꾼 때와 소비 패턴은 비슷했었다.
“아껴야 잘 살지.”
아무리 프로 헌터가 되어도 이 짠돌이 근성은 버릴 수 없는 모양이었다.
굳이 돈을 쓸 이유도 모르겠고.
노바의 말대로 아껴서 스킬북이나 사야겠다.
그렇게 돌아가려는데…….
[진룡 그룹의 진서연 양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마스터. 연결할까요?]뜻밖의 인물에게서 전화가 왔다.
* * *
던전 브레이크.
지구 곳곳에 랜덤하게 생기는 던전을 일정 시간 동안 클리어하지 못하면 일어나는 현상.
무너지는 던전을 출구로 엄청난 몬스터가 쏟아진다.
지금이야 헌터 협회를 주축으로 힘을 합쳐 싸울 수 있지만, 예전엔 던전 브레이크로 도시는 물론이고 나라가 멸망한 경우도 있었다.
던전 브레이크로 나오는 몬스터는, 던전 안에 있던 주로 출몰하던 몬스터다.
그 수와 난이도는 던전의 난이도에 따라 달라진다.
헌터 육성이 잘 된 지금은, 던전 브레이크 현상은 희귀한 일이 되었다.
위성 카메라까지 돌리면서 세계 곳곳에 나타나는 던전을 감시했으니.
하지만 늘 예외는 있다.
너무 높고 험준하여 산짐승도 오지 않는, 금강산맥의 한 절벽.
하필 위성 카메라도 닿지 않는 곳에 던전이 생겼던 모양이었다.
그곳의 던전이 붕괴되기 시작했다.
다행히 인근에 도시는 없어서 대피는 최소한으로 이뤄졌다.
불행한 점은 이 던전의 난이도가 상당하다는 점.
헌터 협회 추산으로는 한 나라도 멸망시킬 수 있는 재해급 던전이었다.
한국의 이름있는 길드가 총동원된 건 물론이고, 해외의 유명한 길드와 랭커까지 초빙되었다.
자연스럽게 진룡 길드도 소집 명령을 받았다.
진룡 길드는 원래 하나지만, 지금은 여러 후계자들을 필두로 분열된 상황이다.
진서연까지 총 네 개의 파벌.
정부도 그걸 잘 알고 있었지만, 파이어볼러라는 랭커가 있는 진서연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진서연은 현수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금강산 근처에 주둔 중에 현수호가 나타나자, 진서연이 직접 마중 나왔다.
“수호…… 씨?”
현수호를 본 진서연이 고개를 갸웃했다.
“네, 접니다.”
“웬 가면인가요?”
현수호는 지금 얼굴에 검은 가면을 쓴 상황이었다.
노바의 추천이었다.
사람들에게 EX등급의 직업이라는 게 알려지면 골치 아플 거라 생각해서였다.
노바의 해킹으로 단말기의 정보는 바꿀 수 있었지만, 예전에 짐꾼 시절의 모습을 기억하는 이가 있을 수도 있었으니.
진서연도 그걸 깨달았는지, 더 이상 가면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해요.”
“감사는요. 돈도 두둑이 받았는데요.”
용병으로 이곳에 왔다.
오늘 하루 싸우는 것만으로도 무려 3억을 준다고 했다.
던전 브레이크도 일종의 퀘스트.
기여도에 따라서 막대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돈도 얻고 보상도 얻는 일석이조의 기회이니 마다할 리가 있겠는가?
“사람이 엄청 많네요?”
아직 던전 브레이크까지는 시간이 남은 상황.
정부에서 마련한 주둔지에는 수많은 헌터들이 모여 있었다.
외국인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는데, 초빙된 이들일 거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탑 랭커는 이곳에 오지 않았다.
모두 레벨 10의 국가권력급 헌터들.
그들을 고용하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하다고 들었다.
던전 브레이크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나라 경제를 거덜 내서도 안 되겠지.
“그러고 보니 실버 나이트도 오늘 원정에 나온다고 하더군요.”
“실버 나이트요?”
실버 나이트, 은휘광.
현수호와 같은 나이에, 같은 EX급 직업.
22화 라이트 브링거 (1)
* * *
◆Monster
자이언트 숲 트롤
(보스)
(LV 5)
몸길이만 4m가 훌쩍 넘는 거대한 몬스터.
피부는 온통 초록색에 나무껍질처럼 쫙쫙 갈라져 있었다.
심지어 꽃과 버섯까지 피어 있었기에 가만히 서 있으면 나무와 쉽게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
의태를 통해 쉽게 사냥에 성공하지만, 의외로 속도도 빠르고 힘도 강했다.
화가 나면 주변에 있는 나무를 뿌리째 뽑아서 휘두르는 괴력을 보여 줬다.
거대한 손에 한 번 잡히면 끝이라 보면 된다.
바위로 단숨에 으깰 수 있는 악력으로 단단히 붙든 후에, 머리부터 깨물어 먹을 테니까.
사실 여기까지는 다른 몬스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레벨 5의 보스 몬스터이니, 강한 건 당연한 이야기일 터.
자이언트 숲 트롤의 가장 큰 특징은 무시무시한 재생력에 있었다.
웬만한 상처는 피가 새어 나오기 전에 감쪽같이 아물고, 팔다리가 잘려도 금방 재생된다.
지구전으로 끌고 가면 답이 안 나오는 상대.
아무리 공격을 퍼부어도 순식간에 회복하고 반격하는 몬스터다.
자이언트 숲 트롤을 죽이기 위해선 목을 자르거나 마나석을 부수는 수밖에는 없다.
[마나석을 팔려면 목을 자를 게 좋겠죠.]“맡겨 두라고!”
위잉!
플라즈마 광선검이 오랜만에 뿜어져 나왔다.
예전 궁기를 사냥할 땐, 불과 몇 초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마나가 거의 소비되었지.
지금은 레벨이 오르고, 마나석으로 심장을 대체해서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지금이라면 넉넉히 1분 정도는 유지할 수 있을 정도.
물론 상황에서 플라즈마 광선검은 단 한 번 휘두르는 것으로도 족했다.
족히 2m 정도 길어진 플라즈마 광선검.
자이언트 숲 트롤은 위기를 느꼈는지, 반사적으로 거대한 나무를 방망이처럼 들어 막으려고 했다.
결과적으로는 최악의 선택이었다.
플라즈마 광선검은 아주 간단히 나무둥치를 자른 후에, 두툼한 트롤의 목까지 베었다.
싹뚝!
아무리 트롤 보스라도 목이 잘린 이상 살 수가 없었다.
하늘로 떠오른 목과 트롤의 몸이 거의 동시에 바닥에 떨어지자,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땅이 울렸다.
쿠구구궁!!
보통 보스 몬스터를 잡으려면, 동 레벨의 헌터가 최소 3~4명은 필요하다는 게 정설이다.
특이나 자이언트 숲 트롤처럼 특이한 능력이 있으면 더 많은 준비와 긴 싸움이 필요했다.
그런 강력한 보스를 단 일격에 잡아 버렸다.
“휴~ 쫄몹들이 더 까다로웠네.”
[마스터는 마나 관리가 더 중요하니까요. 아무튼 쉽게 끝내서 다행입니다.]저번처럼 노바가 엔트로피를 감지하여 찾아낸 던전이다.
다행히 보스 몬스터가 나타나 깔끔하게 사냥까지 마쳤다.
보스 몬스터를 잡아 던전을 클리어하자, 입구까지 돌아가는 포탈과 보상이 나왔다.
《엠블럼 획득》
◆Emblem
숲의 거인
(랭크 A)
▷조건 : 혼자서 자이언트 숲 트롤 처치
체력 +5
모든 재생률 +20%
“오! 이런 조건이 있었네.”
혼자 다니는 게 꼭 나쁜 것만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쭉 사냥과 던전을 탐험한 결과, 훨씬 더 좋은 엠블럼을 얻을 수 있었다.
다음 나온 건 아이템이다.
솔직히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대박이 떴다.
《아티팩트 획득》
◆Artifact
자가 치료
(스킬북)
자기 상처를 치유한다
얻을 확률이 희박하다는 스킬북까지 획득했다.
물론 레벨 업으로 얻는 스킬보다는 훨씬 효율이 떨어지지만, 마나만 충분하면 액티브 스킬이 하나 더 생기는 셈이라 엄청난 값으로 팔린다.
게다가 이건 무려 치유 스킬.
경매장에 팔면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현재 시세를 알아본 결과 이 스킬북은 현재 25억 원 정도에 팔리고 있습니다.]“25억 원? 그렇게나 비싸다고?”
[수요가 많은 치유 스킬이니까요. 물론 제 힐링 팩터에 비하면 효과는 쥐똥만큼도 못하지만요.]하긴 보조 직업이나, 낮은 등급의 직업을 지닌 부잣집 도련님들 중에선 스킬북을 이용해 헌터가 된 이도 있다고 들었다.
몇 가지 공격 스킬만 얻어도 웬만한 사냥은 할 수 있을 테니.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겠지만, 그런 부자들에게 억 단위의 돈 따위가 대수겠는가?
“좋은 고객들이네.”
한 손에 값비싼 집 한 채를 들고 있는 셈이었다.
아무리 헌터가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라지만, 이건 예상하지 못한 횡재였다.
“지금까지 내가 번 거 다 합쳐도 5억이 안 되지 않아?”
[대략 6억 8천만 원입니다.]“그래? 생각보다 많이 벌긴 했네.”
사냥하면 노바가 알아서 미르 상단에게 GPS 좌표를 보낸다.
지금까지 얼마나 버는지도 계산하지 않고 개처럼 사냥만 했는데 벌써 6억이나 벌었다니…….
“이렇게 많이 벌어도 되는 건가?”
[세금으로 떼이는 것도 생각하셔야 합니다. 연말정산도 하셔야죠.]“아! 그것도 있었지. 세금.”
헌터는 우대 세법 조항이 있어서 혜택도 많지만, 그래도 최소 20% 정도 뜯기는 건 감수해야 했다.
어쨌든 그걸 고려해도 엄청난 소득이긴 했다.
“근데 돈 벌기만 했지, 사용할 생각은 하지 않았네. 집이라도 살까?”
지금 사는 곳은 짐꾼일 때부터 생활하던 단칸방이다.
어느 정도 돈을 벌었으니 더 좋은 곳으로 이사해도 되겠지만…….
“잠만 자고 바로 사냥 나가는데 굳이 집 같은 걸 살 필요 있나?”
왠지 낭비처럼 느껴졌다.
그렇다고 고가의 차나 시계 같은 것도 별로다.
삐뽀를 변형하면 이동 수단은 확보되고, 고급 시계 같은 사치품은 애초에 관심도 없었다.
그때 노바가 아이디어를 냈다.
[스킬북을 팔아서 다른 스킬북을 사는 건 어떻습니까?]“스킬북?”
그런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새로운 스킬이라…….
“하지만 무슨 스킬북을 사지? 나한테 필요한 게 있을까?”
EX급 직업에서 얻는 스킬은 일반 스킬북의 능력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대단했다.
굳이 가성비도 별로인 스킬북을 사야 할까?
그런 고민을 말하자, 노바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마스터의 쓸데없이 높기만 한 정신력 스탯을 이용해야 하지 않겠습니까?]“정신력 스탯을?”
[네. 정신 방어에만 사용하기엔 너무나도 아깝죠.]“어떻게 사용하자는 건데?”
[이세계의 현수호, 팬텀이 알려 주지 않았습니까? 마스터도 염동력을 사용하는 거죠.]“아!”
그러고 보니 초능력은 정신력으로 소모해 사용하는 거랬지?
만약 초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면 정신력 스탯을 놀리지 않아도 될 거 같았다.
[경매 사이트에 검색 결과 염동력을 비롯한 몇몇 초능력 스킬북도 있습니다.]“정말 그런 게 있다고?”
다양한 스킬북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초능력과 관련된 스킬이 있을 줄은 몰랐다.
“얼만데?”
[등급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10억 원 정도 합니다.]“으으! 더럽게 비싸네.”
두세 개만 사도 지금까지 얻은 수익이 모두 날아가는 뜻이다.
하지만 정말 효과만 좋다면 투자할 가치는 있어 보였다.
[일단 활용도가 높은 염동력을 사용해 보고, 성능이 괜찮으면 다른 것도 사는 걸 추천드리겠습니다.]“다른 건 뭐가 있지?”
[‘전류 방출’이 있습니다. 마스터의 직업 특성과 잘 맞을 걸로 보입니다.]“알겠어. 그러면 경매장의 물건은 네가 잘 알아봐 줘.”
[알겠습니다.]말을 하다 보니 여기에 온 진짜 목적을 까먹고 있었다.
일단 죽은 보스 몬스터의 사체를 끌고 입구 포탈까지 이동한 후에, 도축하기 시작했다.
스윽! 스윽!
일단 마나석을 챙겼다.
미르 상단에 요청하면 마나석까지 챙기겠지만, 혹시 누가 그 전에 발견해서 도둑질할지 모르니 미리 빼 두는 거다.
게다가 삐뽀에게 먹이면 보조 에너지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고.
팔아도 큰돈이 되겠지만, 오늘 여기에 온 건 마나석 때문이 아니었다.
드디어 근육과 뼈를 바꿀 차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조심스럽게 칼질해서 자이언트 숲 트롤의 장기를 하나 뗐다.
그건 바로 간이었다.
“으음…… 이게 진짜 최선인가?”
신체 개조 스킬을 활용하기 위해 꺼낸 간.
이 역시 노바의 추천이었다.
[마스터와 같은 생명체는 독에 취약하죠. 숲 트롤의 간으로 신체를 개조한다면 평생 독과 산액 같은 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실제로 예전에 유명한 랭커가 술에 몰래 탄 독 때문에 어이없이 죽었다는 뉴스도 들었다.
그런 암살뿐만 아니라 던전에서 나오는 독 함정도 무사할 수 있겠지.
노바가 괜히 이 간을 추천한 게 아니었다.
“내가 드디어 만독불침을 이뤘구나!”
[무협지 좀 그만 읽으시죠.]“긴장 풀려고 한번 해 봤어.”
뼈와 근육, 그리고 간을 평평한 바닥에 두고 스킬을 사용했다.
“신체 개조.”
트롤의 소재가 빛을 내면서 몸속으로 흡수되었다.
츠츠츠츠!!
“……된 건가?”
주먹을 꾹 쥐자 엄청난 힘이 느껴진다.
지금이라면 짱돌도 간단히 부술 수 있을 거 같았다.
[축하드립니다, 마스터. 예상한 대로 힘이 대폭 상승했고, 독과 산액에 저항은 물론이고 신체 재생률도 올랐습니다.]“신체 재생률까지?”
[상처 치료는 물론이고 피부 재생도 좋아져서 항상 아기 피부를 유지할 겁니다. 평생 피부과 갈 필요는 없겠네요.]그건 뭔가 좋은 소식이네.
[그리고 마스터는 이제 절대로 술에 취하지 않을 겁니다.]“어? 정말? 그러면 가끔 땅콩에다가 맥주 한 캔 마시는 것도…….”
[그냥 쓴 물을 마시는 것과 같겠죠.]“젠장!”
이런 부작용도 있었다.
필시 노바가 숨긴 사실일 테지.
뭐 알았어도 신체 개조했겠지만…….
“많이 강해졌네. 다음 부위는 레벨이 오른 다음에 또 해야겠지?”
[물론입니다. 그리고 보스 드래곤도 잡으셔야죠.]왜 또 드래곤 하트 이야기가 안 나오냐 했다.
어쨌든 오늘 원정은 기대 이상의 수확을 얻었다.
강해지는 데만 급급해서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지도 모르고 있었네.
소고기를 마음껏 먹는 걸 제외하면 짐꾼 때와 소비 패턴은 비슷했었다.
“아껴야 잘 살지.”
아무리 프로 헌터가 되어도 이 짠돌이 근성은 버릴 수 없는 모양이었다.
굳이 돈을 쓸 이유도 모르겠고.
노바의 말대로 아껴서 스킬북이나 사야겠다.
그렇게 돌아가려는데…….
[진룡 그룹의 진서연 양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마스터. 연결할까요?]뜻밖의 인물에게서 전화가 왔다.
* * *
던전 브레이크.
지구 곳곳에 랜덤하게 생기는 던전을 일정 시간 동안 클리어하지 못하면 일어나는 현상.
무너지는 던전을 출구로 엄청난 몬스터가 쏟아진다.
지금이야 헌터 협회를 주축으로 힘을 합쳐 싸울 수 있지만, 예전엔 던전 브레이크로 도시는 물론이고 나라가 멸망한 경우도 있었다.
던전 브레이크로 나오는 몬스터는, 던전 안에 있던 주로 출몰하던 몬스터다.
그 수와 난이도는 던전의 난이도에 따라 달라진다.
헌터 육성이 잘 된 지금은, 던전 브레이크 현상은 희귀한 일이 되었다.
위성 카메라까지 돌리면서 세계 곳곳에 나타나는 던전을 감시했으니.
하지만 늘 예외는 있다.
너무 높고 험준하여 산짐승도 오지 않는, 금강산맥의 한 절벽.
하필 위성 카메라도 닿지 않는 곳에 던전이 생겼던 모양이었다.
그곳의 던전이 붕괴되기 시작했다.
다행히 인근에 도시는 없어서 대피는 최소한으로 이뤄졌다.
불행한 점은 이 던전의 난이도가 상당하다는 점.
헌터 협회 추산으로는 한 나라도 멸망시킬 수 있는 재해급 던전이었다.
한국의 이름있는 길드가 총동원된 건 물론이고, 해외의 유명한 길드와 랭커까지 초빙되었다.
자연스럽게 진룡 길드도 소집 명령을 받았다.
진룡 길드는 원래 하나지만, 지금은 여러 후계자들을 필두로 분열된 상황이다.
진서연까지 총 네 개의 파벌.
정부도 그걸 잘 알고 있었지만, 파이어볼러라는 랭커가 있는 진서연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진서연은 현수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금강산 근처에 주둔 중에 현수호가 나타나자, 진서연이 직접 마중 나왔다.
“수호…… 씨?”
현수호를 본 진서연이 고개를 갸웃했다.
“네, 접니다.”
“웬 가면인가요?”
현수호는 지금 얼굴에 검은 가면을 쓴 상황이었다.
노바의 추천이었다.
사람들에게 EX등급의 직업이라는 게 알려지면 골치 아플 거라 생각해서였다.
노바의 해킹으로 단말기의 정보는 바꿀 수 있었지만, 예전에 짐꾼 시절의 모습을 기억하는 이가 있을 수도 있었으니.
진서연도 그걸 깨달았는지, 더 이상 가면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해요.”
“감사는요. 돈도 두둑이 받았는데요.”
용병으로 이곳에 왔다.
오늘 하루 싸우는 것만으로도 무려 3억을 준다고 했다.
던전 브레이크도 일종의 퀘스트.
기여도에 따라서 막대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돈도 얻고 보상도 얻는 일석이조의 기회이니 마다할 리가 있겠는가?
“사람이 엄청 많네요?”
아직 던전 브레이크까지는 시간이 남은 상황.
정부에서 마련한 주둔지에는 수많은 헌터들이 모여 있었다.
외국인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는데, 초빙된 이들일 거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탑 랭커는 이곳에 오지 않았다.
모두 레벨 10의 국가권력급 헌터들.
그들을 고용하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하다고 들었다.
던전 브레이크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나라 경제를 거덜 내서도 안 되겠지.
“그러고 보니 실버 나이트도 오늘 원정에 나온다고 하더군요.”
“실버 나이트요?”
실버 나이트, 은휘광.
현수호와 같은 나이에, 같은 EX급 직업.
지금껏 정부 주도하에 육성되었던 그가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진서연은 묘한 눈빛으로 현수호를 보며 말했다.
“우리나라의 모든 EX급이 한자리에 모였네요.”
지금껏 정부 주도하에 육성되었던 그가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진서연은 묘한 눈빛으로 현수호를 보며 말했다.
“우리나라의 모든 EX급이 한자리에 모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