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ine God with EX-rank Talent (Deus ex Machina) RAW novel - Chapter (37)
EX급 재능으로 기계신(Deus ex machina)-37화(37/150)
37화 엑스 마키나 (6)
현수호는 아쿨라가 멀쩡히 부활하는 모습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똑똑히 지켜봤다.
단순한 치유가 아니다.
트롤이라도 절명할 치명적인 상처가, 어느 한 시점을 기점으로 완벽하게 회복되었다.
처음엔 회복한 직후의 틈을 노려 다시 쓰러트릴 생각이었지만, 아쉽게도 그런 빈틈은 생기지 않았다.
부활한 아쿨라는 즉시 움직이며 반격을 가했다.
타다다당!!
현수호의 검과 아쿨라의 톱창이 수합을 부딪쳤다가 떨어졌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화살은 위협적이었음에도, 전투는 현수호 쪽으로 일방적으로 흘러갔다.
힘과 기술 모두 현수호가 한 수 위.
무기끼리 부딪치고 떨어진 짧은 순간에 어김없이 아쿨라의 어깨가 길게 베어졌다.
“크윽!!”
고통으로 표정이 일그러진 아쿨라가 팔을 추욱 늘어트린다.
휘둘러진 체인 소드가 어깨 인대를 자르고 지나간 덕분.
현수호가 날아온 화살을 정신없이 피하는 사이, 아쿨라는 깜짝 놀랄 일을 벌였다.
톱창의 날카로운 가시를 자기 목에 가져다 댄 후, 그대로 그어 버리는 게 아닌가?
푸웃!
잘린 목에서 핏물이 분수처럼 터져 나오다가, 이내 상처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목에 난 상처는 물론이고, 어깨에 생긴 상처까지 회복되었다.
아쿨라는 고작 어깨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자기 부하의 생명을 소모한 것이다.
그걸 깨달은 현수호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했다.
“이런 미친……!”
물론 그의 선원들도 용서받을 수 없는 악인이다.
하지만 무슨 살아있는 포션도 아니고, 이런 식으로 허무하게 죽을 생명은 아니었다.
“시끄럽다! 부하 놈들은 언제든지 또 뽑으면 돼!”
아무리 남은 목숨이 많다고 해도, 정면에선 현수호의 상대가 안 된다는 걸 깨달은 아쿨라다.
자존심이 상했지만, 어쩔 수 없이 원거리에서 스킬을 활용하는 걸 택했다.
“샤크네이도(Sharknado)!”
아쿨라가 소리치자, 주변에 있던 바닷물이 용솟음쳐 올라왔다.
콰과과과!!!
솟구친 바닷물은 이내 거대한 상어의 형태로 변했다.
물로 이루어져 반투명하게 몸이 비치는 상어.
놀랍게도 정말 살아있는 것처럼 몸을 꿈틀거리면서 아가리를 쫙 벌리는 게 아닌가?
[크르르릉!!]괴성까지 지른 물상어는 허공에서 유영하는 듯이 날아와 현수호를 덮쳤다.
휘리릭!
육중한 몸임에도 화살처럼 빠르게 날아왔다.
현수호는 방심하지 않고 검을 휘둘러, 그것을 빗겨 쳤다.
쿵!
본 드래곤의 앞발도 흘려냈던 나찰녀의 검격이다.
무시무시한 이빨을 벌리며 날아왔던 물상어는, 비틀거리며 방향을 잃고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너무 일렀다.
크게 휘청거렸음에도 허공을 한 바퀴 빙 돈 물상어가 다시 현수호에게 날아들었다.
쉽지 않은 상대란 걸 깨달은 현수호는 체인 소드 대신 다시 광선검을 들었다.
윙!
광선빔이 번쩍하며 물상어의 정수리부터 꼬리까지 갈라 버렸다.
반으로 갈라진 물상어에서 공기 방울이 보글보글 올라오다가 물풍선처럼 터져 버렸다.
펑!!
뒤늦게 어깨에 묵직한 통증이 느껴졌다.
아까 날아온 물상어를 빗겨 쳤을 때, 어깨에 가해진 압력이 상당한 듯했다.
광선검의 힘으로 겨우 없애버리긴 했지만, 본 드래곤의 일격과도 맞먹는 강력한 공격이었다.
‘아쿨라라는 이름이 아주 허명은 아니네.’
이 스킬이 진정한 아쿨라의 무기일 거다.
현수호도 긴장할 정도의 위력.
레벨을 속인 건 분명하지만, 왜 아쿨라의 세력이 무적함대처럼 군림하는지 알 수 있었다.
문제는 아쿨라의 공격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점이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족히 열 마리도 넘는 물상어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었다.
[그르르륵!!]“환장하겠네.”
“뒤져!”
아쿨라가 휘두른 뼈창, 선원들이 발사한 화살, 그리고 허공을 유영하며 날아오는 물상어가 동시에 현수호를 향해 날아왔다.
번쩍!
노바는 아끼라고 했어도 이번엔 순간이동을 안 쓸 수는 없었다.
허공으로 이동한 현수호는 배틀 슈트를 작동하여 날아올랐다.
“100% 출력으로 간다! 배를 통째로 날려 버리자.”
[그건 안 됩니다, 마스터.]“왜?”
[아까 한 아쿨라의 말에 따르면, 행방불명된 사람들이 배 안에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그러고 보니, 마지막 제물을 바친다고 했었지.”
배 안에선 생체 반응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건 감각을 저해하는 어떤 장치 때문인 거 같았다.
그렇다면 함부로 플라즈마 캐논도 사용할 수 없었다.
“돌겠네!”
이를 바드득 가는 사이에, 물상어 떼가 무섭게 쫓아왔다.
비행 모드는 마나를 너무 많이 잡아 먹는다.
할 수 없이 현수호는 다시 배 갑판에 안착한 후에 바로 공격 모드를 변경했다.
“발칸 모드!”
제노사이드가 몸에 흡수되고 왼손엔 개틀링 총구가 나타났다.
현수호는 본래도 실탄 공격으로 레벨 2~3레벨 몬스터는 간단히 잡아 낼 정도였다.
마도공학 스킬을 획득한 후엔, 총알에도 마나회로를 집어넣을 수 있었다.
이른바 마나탄.
플라즈마 탄에 비할 순 없었으니, 마나 가성비로 따지면 훨씬 우위였다.
우선 실험 삼아 물상어에 발사해 보았다.
두두두두!!
빠르게 회전하여 날아간 총알이 물상어의 몸을 파고들다가 결국 막혔다.
마나탄의 파괴력이라면 수심 수십 미터도 간단히 뚫고 들어갈 수 있었겠지만, 물상어 역시 마나로 이뤄진 몸.
총알로 상대하기엔 상성이 안 좋다고 할까?
하지만 인간에겐 달랐다.
두두두두!!
게틀링건이 휩쓸고 지나가자, 화살을 날리던 선원들이 벌집이 되어 쓰러졌다.
“크아악!”
레벨이 높은 몇 명은 스킬을 활용해 버텨 낸 이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마나까지 포함된 탄환에 속수무책이었다.
헌터의 시대에선 천시받는 총알도, 마나공학 스킬이 더해지면 이토록 강해질 수 있었다.
활을 쏘는 선원들의 수가 줄자, 현수호도 겨우 한숨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뿐.
뒤를 돌아보자, 어느새 수가 두 배로 불어난 물상어 떼가 맹렬히 추격하고 있었다.
소환 지속 시간이 상당히 긴 스킬이었다.
“지랄!”
현수호는 다시 광선검을 들어 물상어를 베어 나가기 시작했다.
윙! 윙! 윙!
총알은 물상어에 상성이 나빴다면, 광선검은 반대였다.
초고온으로 가열된 플라즈마 광선이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물상어는 버텨 내지 못했다.
현수호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물상어는 물풍선처럼 터지기 바빴다.
펑! 펑! 펑!
문제는 역시나 마나.
광선검 형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마나를 소비한다.
지금 이나마 버틸 수 있는 건, 마나석으로 대체된 심장과 엘더리치의 서클릿 덕분이었다.
마나양과 마나 재생률을 엄청나게 올려주는 아티팩트.
현재 현수호가 쓴 헬멧은, 그 엘더리치의 서클릿을 변형한 모습이었다.
그것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다행히 마나가 부족한 건 현수호만이 아니었다.
“허억! 허억! 허억!”
물상어를 연신 소환하던 아쿨라는 혀까지 길게 빼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물상어는 주변에 물이 필요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제외하면 엄청나게 효과적인 기술이었다.
긴 유지 시간과 파괴력, 허공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유도 공격.
웬만한 정령사의 소환보다도 뛰어났다.
당연히 마나 소비도 적지 않았다.
노예 계약 스킬로 상처는 감쪽같이 회복할 수 있어도, 마나는 그렇지 못한 모양.
부하의 수가 급격히 줄고, 믿었던 물상어도 닿는 족족 터져버리니, 아쿨라도 다급해졌다.
“자, 잠깐 기다려!”
그의 말에 현수호도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왜, 항복하려고?”
현수호는 태연한 척 서 있었지만, 실은 상황이 좋지 않았다.
싸우느라 너무 많은 마나를 소비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마나 양으론 플라즈마 광선검을 몇 번 휘두르는 것으로 족할 거다.
그의 말을 경청하는 것처럼 하면서 마나를 서서히 회복했다.
다행히 아쿨라는 물론이고 그의 선원들도 이미 기가 죽어서 감히 공격할 생각을 못 했다.
현수호는 자기 상태를 들키지 않기 위해서 일부러 세게 나갔다.
“순순히 잡히면 죽이지는 않겠다. 정식으로 재판을 받을 수 있겐 해주지. 원한다면 변호사도 선임해 주지. 하지만 반항한다면 모가지만 잘라서 돌아갈 거다.”
“비, 빌어먹을!”
바다에선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거라 생각한 아쿨라다.
심지어 예비 목숨도 50개나 넘게 있지 않았던가?
하지만 현수호가 보기엔 그건 오만에 불과했다.
진정한 강자를 한 번도 만나 보지 못한, 우물 안 개구리.
여기에 자신이 아닌 나찰녀가 나타났어도 그를 손쉽게 제압할 수 있었을 거다.
그런 나찰녀조차 랭커 중에선 최하위 아니던가?
현수호는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고작 이런 실력으로 골든 테일을 사냥하겠다고? 어이가 없네.”
골든 테일은 본 드래곤도 압도할 정도의 강자다.
그녀가 나서면 아쿨라 정도는 순식간에 물고기 밥으로 전락해 버릴 터.
그러자 아쿨라는 이를 바드득 갈며 소리쳤다.
“골든 테일은 몇 년 동안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분명 신변에 어떤 문제가 생긴 걸 테지!”
아쿨라도 골든 테일을 두려워하지 않은 게 아니다. 그래서 약 2년 전에는 아주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하지만 몇 번이나 세이렌을 사냥했음에도 골든 테일이 나타나지 않자, 자기 멋대로 결론을 내렸다.
골든 테일이 죽었거나 큰 병에 걸려 움직이지 못하는 거라고.
아쿨라도 바보는 아니다.
레벨을 속인 그가 레벨 8의 네임드 몬스터를 사냥한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그저 명은숙 시장을 속이고 이곳에 숨겨져 있다는 신의 권능을 얻으려던 거다.
물론 일이 잘 풀리면, 원산시의 앞바다를 점령할 생각도 하고 있었다.
그의 원대한 계획은 현수호 한 명에게 완전히 어그러졌다.
“내, 내가 잘못했다. 지금이라도 기사단에 투항하겠다. 시키는 뭐든지 하겠다!”
여전히 현수호를 기사단이라 오해하는 아쿨라였다.
현수호는 일부러 고민하는 척하며 시간을 끌었다.
[마나가 40% 이상 회복되었습니다. 이 정도면 안정권입니다.]어느 정도 마나가 차자, 이젠 정말로 아쿨라를 잡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간을 끈 건 현수호만이 아니었다.
천천히 아쿨라에게 다가서려는데, 갑자기 바다에 변고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부글부글부글!
바다에 떠 있는 배 근처 바다에서 다량의 공기 거품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마치 바다 전체가 끓어오르는 듯한 모습.
“음?!”
이번에도 아쿨라가 무슨 스킬을 사용했다고 생각해 검을 쥐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아쿨라의 스킬은 아니었지만, 여기까지 온 목표인 건 맞았다.
“크하하! 드디어!”
팔을 벌리며 좋아하는 아쿨라의 모습.
그제야 현수호는 상황을 파악했다.
“인간 제물! 그거였나?”
아쿨라는 납치한 원주시민들을 제물로 바쳐 어떤 봉인을 풀 생각이라 했다.
다행히 현수호가 나타나 주민들을 해치지 못했지만, 죽은 이들은 있었다.
아쿨라 대신 희생당한 선원이나, 총알에 맞아 쓰러진 이들.
이제 살펴보니 그들의 시체가 보이지 않았다.
현수호가 물상어와 싸우느라 정신없을 때, 다른 이들이 바다 밖으로 던져 버린 모양.
“내가 신이 되는 거다! 이젠 누구도 날 막을 수 없다!”
아쿨라는 신이 나서 떠들고 있었지만, 현수호는 그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심해 깊은 곳에서 소름 끼치도록 강력한 기운이 올라오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너…… 대체 무슨 짓을!”
그 순간이었다.
바다 수면을 뚫고 뭔가가 높이 솟아올랐다.
펑!
그건 황금색으로 빛나는 삼지창.
한눈에도 범상치 않은 모습이고, 강력한 힘이 내재 된 게 느껴졌다.
현수호가 뭐라 반응하기도 전에, 아쿨라가 높이 뛰어올라 그것을 붙잡았다.
쿠르르릉!!
그가 창을 잡자, 청량한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모여들더니, 갑자기 벼락까지 치기 시작했다.
콰과과과광!!
강력한 자연현상까지 일으키는 창의 힘이다.
정체는 알 수 없었지만, 예전 실버 나이트가 이용했던 전설급 무기 발뭉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파괴적인 힘이 느껴졌다.
‘저게 사람들을 제물로 바치면서까지 얻으려 했던 힘인가?’
아쿨라는 신의 권능이라 칭했다.
물론 과장은 있겠지만, 창에서 느껴지는 힘은 충분히 과신할 만했다.
하지만 현수호의 아직 이벤트는 끝이 아니었다.
창이 솟구쳐 오른 후에도 끓어오르듯이 일어나는 공기방울은 여전히 그치지 않았다.
아직 바다 밑엔 뭔가 있었다.
창이 갑자기 솟구친 것처럼 그것 역시 이내 바다를 뚫고 모습을 드러냈다.
펑!!
수면 위로 나타난 건 거대한 괴생명체.
뱀처럼 기다란 무언가가 꿈틀거리며 해수면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 길이만 족히 50m. 웬만한 고층 빌딩만 한 거대한 크기다.
문제는 그게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거였다.
“오징어 다리?”
거대한 빨판이 붙어 있는 그건 분명, 간식으로도 자주 먹는 오징어 다리였다.
아니면 문어든지, 아무렴 어떻든.
역시나 처음 나타난 다리는 시작에 불과했다.
이내 꿈틀거리는 다리와 거대한 머리까지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 크기가 세이렌이 머무는 거대한 섬만큼 되어 보였다.
그제야 현수호는 그 괴물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크라켄!”
전설상의 바다 괴물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괴물.
대왕고래도 한입에 삼키고, 범선도 촉수로 감싸 간단히 난파시키는 환상종이다.
무시무시한 외형과는 달리, 지능도 매우 높아, 사람들을 농락하며 잡아먹는다고도 들었다.
간혹 대양에서 크라켄이 목격되었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래 봤자 몸길이가 30~40m 정도였다.
지금 나타난 크라켄은 200m도 훌쩍 넘어 보였다.
이 정도로 거대한 크라켄이 있다는 건 들어 보지 못했다.
노바도 급히 경고했다.
[느껴지는 힘은 최소 9레벨입니다! 후퇴하셔야 합니다!]본 드래곤은 물론이고, 무려 랭커 여섯 명이 달라붙어야 했던 엘더 리치와도 비견되는 괴물이다.
한 나라도 멸망시킬 수 있는 재앙급 몬스터.
게다가 바다에 사는 괴물이라서 사냥하기 훨씬 더 까다로웠다.
“이런 괴물을 어떻게 상대하려고…….”
분명 아쿨라는 크라켄이 나타날 줄 알고 있었다.
신비의 창이 나타나자마자 그것을 낚아채지 않았는가?
역시나 아쿨라는 크라켄이 나타나자마자 반응했다.
“이것으로 나도 신이 될 수 있다!”
현재 아쿨라는 창을 들고 허공에 둥둥 떠 있는 상태였다.
잡는 것만으로도 비행 능력을 얻을 수 있는 모양.
아쿨라가 창을 내밀자, 마치 벼락처럼 밑으로 쇄도하기 시작했다.
콰과과광!!
어찌나 빠른지 이동하는 길에 충격파가 발동할 정도였다.
제노사이드의 노심을 이용한 배틀 슈트보다도 훨씬 더 빠른 모습.
목표는 분명히 크라켄이었다.
아쿨라의 목적은 처음부터 창을 활용해서 크라켄을 사냥하려는 것.
그가 수면에 가까이 가자, 창에서 강력한 뇌전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파지지직!!
하늘에서 쏟아지는 벼락보다 더 강한 전압이 발생했다.
그 힘을 모아 단숨에 크라켄에게 내리꽂았다.
콰과과과광!!!
마치 융단 폭격을 가하는 듯한 모습.
제아무리 9레벨의 크라켄이라고 해도 쉽게 버틸 수 없는 위력이다.
크라켄의 몸이 마치 밀가루 반죽처럼 울퉁불퉁 뒤틀리기 시작했다.
고통스러워하는 크라켄의 모습을 본 아쿨라가 환호했다.
“크하하하! 네 힘을 내놓아…….”
하지만 아쿨라는 레벨 9의 힘을 너무 우습게 봤다.
벼락이 무수히 쏟아졌음에도 크라켄을 결국 버텨 내며 촉수를 휘둘렀다.
그리고 아쿨라의 몸을 빈틈없이 감았다.
“어?!”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낀 아쿨라가 비명을 질렀지만, 그땐 이미 늦었다.
촉수를 되감은 크라켄이 그대로 톱니 소용돌이 같은 입으로 아쿨라의 몸을 삼켜 버렸다.
“…….”
그 모습을 보는 현수호는 아직도, 아쿨라의 계획이 진행 중이라 생각했다.
크라켄 몸속에 들어가 내장부터 공격할 생각인 걸까?
그 생각이 틀렸다고 느낀 건, 주변에 있던 아쿨라의 부하들의 몸이 녹아내리기 시작하면서였다.
“크아아악!!”
마치 산성 용액을 뒤집어쓴 것처럼 빠르게 녹아내리는 선원들의 모습.
아마 크라켄의 소화액이 아쿨라를 녹여 버리기 때문이겠지.
되살아나도 여전히 아쿨라는 크라켄의 위장 안이다.
아무리 예비 목숨이 많아도 소용이 없다는 소리.
그렇게 하나둘씩…….
처음 50여 명에 달했던 아쿨라의 부하들이 모두 진물처럼 녹아내렸다.
이제 남은 건 현수호와 바다에 둥둥 떠 있는 배 하나.
“……이거 실화냐?”
[네, 실화입니다. 그것도 현재 진행형이죠.]도대체 저 괴물을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지 감도 안 잡히는 그 순간.
크라켄의 몸속에서 반짝이는 뭔가가 튀어나와 허공에 둥둥 떠다니기 시작했다.
그건 아까 아쿨라가 잡았던 신비로운 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