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ine God with EX-rank Talent (Deus ex Machina) RAW novel - Chapter (4)
EX급 재능으로 기계신(Deus ex machina)-4화(4/150)
4화 로스트 테크놀로지 (4)
“쿨럭!”
검은 피를 한 움큼이나 토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까보다 정신은 더 또렷했다.
‘이게 회광반조 뭐 그런 건가?’
죽음이 다가오니 이런 실없는 생각도 든다.
심지어 이상한 목소리가 귀에 울렸다.
충격과 공포로 아무래도 제정신이 아닌 모양.
‘지금도 들리고 있고…….’
[동력을 나노 힐링 팩터로 전환합니다.] [주의! 연결된 전력원 탐색 불가.] [대체 에너지 탐색.] [대체 가능한 에너지를 사용자 몸 안에서 발견.] [응급 상황에 따른 긴급 처치 시작.]그 순간이었다.
제로 레벨로 쥐똥만큼 있던 마나가 순식간에 소비되는 게 느껴졌다.
그러더니…….
우두둑! 우두둑!
부러졌던 뼈가 저절로 맞춰졌고, 금방이라도 창자가 뚫고 나올 것 같았던 배의 창상도 순식간에 아물었다.
“이, 이게 무슨…….”
아까부터 전자음으로 만들어진 듯한 여성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환청이 아니었나?
[당연히 아닙니다, 마스터.]놀랍게도 생각을 읽고 대답까지 하는 음성이다.
[주의! RS타입의 생체 병기가 약 5초 후에 공격을 시전할 예정입니다. 3초, 2초…….]“우왓!”
갑자기 일어난 기사를 확인할 틈도 없었다.
목소리의 경고가 일어나자마자 바로 옆으로 뛰었다.
그리고 정말 현수호가 있던 자리를 그 괴물이 덮쳤다.
쿵!!
[케에엑!]간발에 차이로 피한 공격.
다시 목소리가 말했다.
[괴물이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지금은 도주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생존 확률은 약 37%.]“빌어먹을!!”
그 소리를 듣자마자 반사적으로 일어섰다.
목소리의 말대로 괴물은 움직이는 게 약간 부자연스러웠다.
막 출산한 기린 같다고나 할까?
하지만 초 단위로 괴물은 움직임에 점점 적응하는 듯했다.
현수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원정대가 있는 방 쪽으로 뛰었다.
우다다다!!
이를 악물고 뛰었다.
이렇게 전력으로 뛰어본 게 언제인지도 모르겠다.
너무 다급해서 교차하는 손발이 어지러울 지경. 분명 최선을 다해 뛰는데도 굼벵이처럼 느리게 느껴졌다.
그때 다시 목소리가 들렸다.
[산성 체액 공격 포착. 정확히 3초 후에 옆으로 회피 요망. 3초, 2초…….]목소리에 등골이 차갑게 서는 느낌이었다.
너무 긴장해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7년 동안 나름 수많은 위험한 원정을 뛰었다고 자부했지만, 이처럼 죽음과 가까이 직면한 적은 없었으니까.
하지만…….
“죽을까 보냐!”
목소리는 ‘정확히’ 3초 후를 말했다.
1초라도 더 빨리 옆으로 뛰고 싶은 욕구를 참으며, 정확한 타이밍에 옆으로 굴렀다.
“지금!”
탁!
놈이 뱉은 녹색의 타액이 아슬아슬하게 등을 스치듯이 지나갔다.
아니, 몇 방울은 옷에 묻은 모양이다.
치이익!
싸구려라도 몬스터 소재로 만든 가죽 갑옷이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그나마 이게 없었으면 대신 몸이 녹았겠지.
“크윽!”
반쯤 녹은 갑옷을 던져 버린 후에, 문에 도달하여 황급히 버튼을 연타했다.
다다다다!
“제길! 빨리 열려……!”
위잉!
문이 열린 것과 동시에 문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았는데…….
“어, 없어?”
괴물이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허억! 허억!”
살았다는 안도감도 잠시뿐.
어떤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자, 미친 듯이 뛰었다.
“큰일입니다!”
아직 원정대는 아무것도 모른 채 평온하게 쉬고 있었다.
현수호가 큰소리를 내자 고개를 슬쩍 돌렸지만, 자리에서 일어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진서연을 찾아야…….’
다행인지, 불행인지 몰골이 말이 아니었던지, 사람들은 주목했다.
여전히 전신에서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기 때문.
“저건 또 뭐야?”
“아까 그 수리공 아니야? 몰골이 왜 저래? 자다가 악몽이라도 꾼 거냐?”
상황을 모르는 몇몇은 비웃었지만, 현수호는 개의치 않았고 미친 듯이 진서연을 찾았다.
“대장님! 원정 대장님께…….”
일반적인 원정대였다면, 보조 대원인 현수호의 말을 묵살할 수도 있었을 거다.
아니면 너무 늦은 후에야 말에 귀를 기울이거나.
다행히 진서연은 달랐다.
“무슨 일인가요?”
진서연과 홍창식이 염려하는 눈빛으로 다가오는 게 보였다.
“무슨 식은땀을 이렇게……. 괜찮으신가요?”
보조 대원을 이렇게 염려하는 원정대장은 흔치 않다.
물론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큰일입니다! 이곳의 괴물은 감염형이에요!”
“감염이라고요? 그 말…… 자세히 들려주세요.”
현수호의 말에 진서연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같은 괴물이라고 해도, 감염형은 그 위험도가 차원이 다르다.
예전에 랭커까지 포함된 원정대가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거의 몰살당했다는 이야기는 너무나도 유명했다.
이 괴물은 좀비보다 100배는 더 위험했다.
“손바닥에 찔린 상처만으로 괴물의 숙주가 되었어요! 서둘러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상처를 입은 사람들 속에 괴물이 있을 겁니다!”
당황한 와중에도 최대한 조리 있게 설명하려 노력했다.
다행히 그 노력이 통했는지, 진서연과 홍창식은 한 번에 알아들었다.
“아저씨!”
“힐러! 힐러 어디에 있나?!”
현수호가 뛰어올 때는 실실 웃던 헌터들도, 둘이 정색하며 소리 치자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은 모양이었다.
주변에 둥글게 모여 앉은 사람 중 한 명이 손을 들고 말했다.
“제가 힐러입니다.”
“아까 조금이라도 상처 입은 사람들을 살펴보게.”
“아…… 네.”
마침 같이 앉아 이야기하던 이들 중에 부상자가 있었다.
괴물의 공격에 허벅지를 스쳤던 이.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아서 치료 스킬은 사용하지 않은 모양이다.
힐러는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다가가 스킬을 사용했다.
“힐!”
따듯한 기운이 헌터의 몸에 감돌았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그의 몸엔 아무런 문제도 나오지 않았다.
“뭐야? 아무렇지도 않잖아?”
모두가 괜히 걱정했다는 듯이 현수호를 쏘아 봤다. 진서연과 홍창식 역시 의문스러운 표정이었고.
하지만 현수호는 굴하지 않고 다시 말했다.
“상처 치료가 아니라, 상태 이상 치료 스킬 없습니까?”
“아!”
그제야 힐러는 알겠다는 듯이 손뼉을 치더니 다시 스킬을 사용했다.
“큐어!”
다시 따스한 빛이 헌터의 몸에 감돌았다.
아까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치료받은 이가, 갑자기 고통스러워하며 비명을 지르는 게 아닌가?
“크아악!”
갑자기 배를 붙잡고 쓰러진 남성 헌터. 아까 박광열과 똑같은 반응이었다.
그는 엎드린 자세로 헛구역질하기 시작했다.
“우욱! 우욱!”
몇 번을 그러더니 이내 입에서 뭔가를 뱉어 냈다.
“우에에엑!”
입에서 쏟아진 건 점심에 먹은 식사가 아닌 꿈틀거리는 괴물.
지켜보던 이들이 모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히이익!”
“괴물이다! 진짜 괴물이……!!”
괴물은 아직은 20cm 정도 크기다. 다행히 박광열보다는 훨씬 작은 개체였다.
생각해 보면, 가장 먼저 다친 이가 박광열이다. 시간이 가면 배 속에서 급속도로 자라는 모양.
괴물의 존재를 확인하자, 일행들은 난리가 났다.
“서둘러! 조금이라도 부상을 입은 사람들은 모두 치료해!”
이내 여기저기서 구토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앞의 남자처럼 다행히 죽은 괴물을 토했지만, 몇 명은 너무 늦었다.
치료 마법이 행해지자마자 못 참겠다는 듯이 괴물이 배를 뚫고 나오는 게 아닌가?
[케에에엑!]“으아아아악!!”
게 중에는 1m에 근접할 정도로 큰 개체도 있었다.
“히이익! 괴물이다!”
“빌어먹을! 죽어!”
갓 태어난 개체들은 아직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헌터들의 화력이 모이자 어렵지 않게 처단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숙주가 된 헌터들이었다.
“주, 죽었어.”
“살릴 수 있어?”
“내가 힐러지, 무슨 신인 줄 알아? 너덜너덜해진 시체를 되살리게?”
아무리 힐러의 능력이 좋다고 해도, 이미 걸레가 된 시체를 되살리는 건 무리였다.
순식간에 사망자 셋이 발생했다.
굳은 표정이 된 진서연이 아랫입술을 세게 깨물며 잠시 뭔가를 생각하다가, 현수호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피해를 줄일 수 있었어요.”
현수호의 제보가 아니었다면, 희생자는 3명이 아니라 감염된 모두가 되었을 터.
부상자는 족히 20명이 넘었다.
그 많은 헌터들이 죽었을 걸 생각하니 머리가 아찔할 정도였다.
하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었다.
현수호가 여전히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말했다.
“보시다시피, 놈들은 사람의 몸을 파먹고 급속도로 성장합니다. 그런데 처음에 본 놈들은 아직 새끼 정도예요.”
“그게…… 잘못되었나요?”
“그러니까 아까 외계인들 시체 말입니다. 모두 파먹혔잖아요? 거기서 나온 놈들은 모두 어디에 있는 거죠?”
“아!”
그제야 진서연은 말뜻을 이해했다.
족히 수백은 넘어 보이던 외계인들을 시체들.
그들을 파먹고 자라난 괴물들은 족히 1m도 넘게 커졌을 터.
그렇다면 그곳에서 나온 괴물들은 지금 어디에 있다는 건가?
현수호는 재차 말했다.
“보기와는 달리 지능이 높은 놈들입니다. 어쩌면 어디선가 우릴 감시하고 있을 수도 있어요. 아마도…… 저런 곳에!”
현수호가 천장을 가리켰다.
우주선 곳곳엔 폭이 적어도 1m는 되어 보이는 환풍구가 있었다.
“그, 그런……!”
“우리가 기생체들을 처리했다는 걸 알면, 놈들은 더는 기다리지 않을 겁니다. 서둘러 퀘스트를 클리어해야 합니다.”
현수호는 마치 대본을 보고 읽는 듯이 해야 할 방법을 줄줄 말했다.
방금 전까지 죽음의 공포로 머리가 마비되었던 현수호가 이렇듯 달변이 된 이유.
그건 머릿속에 울리는 목소리가 괴물의 특성에 대해 모두 설명한 덕분이었다.
경고도 잊지 않았다.
[놈들의 추정 습격 시간 약 2분 24초. 빠르게 대피하길 권유합니다.]아직 이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어떻게 자신에게 이런 정보를 줄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깨끗이 없어진 치명적인 상처와 괴물의 세세한 움직임을 계산한 브리핑 등.
궁금한 게 한두 개가 아니었지만, 지금은 그걸 따지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이제 휴식 없이 달려야 합니다!”
다급한 현수호의 목소리에, 진서연도 빠르게 판단하고 움직였다.
“모두 전열을 갖추세요! 바로 이동하겠습니다!”
끔찍한 참상을 맛본 이들은 부랴부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워낙 넓은 우주선이라, 아직도 한참 더 가야 함장실에 도달할 수 있을 듯했다.
준비를 마친 이들은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동! 이동!”
그렇게 몇 분이 지났을까?
선두가 다음 방으로 이동하려 문을 건드렸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으앗!”
손만 대면 자동으로 열리는 전자식 문이 산으로 부식되어 고장 나 있었다.
문제는 문을 부식시킨 산액이 아직 싱싱한(?) 상태라는 점이다.
아직도 흘러내리는 끈적한 산액이 금속을 부식시키는 냄새가 사람들의 코를 찌르고 있었다.
치이이익!
문을 망가트리기 위해 일부러 산액을 뿜은 게 분명했다.
괴물들이 자동문의 작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소리.
그리고 헌터들을 가둔 이유도 명확했다.
“위다! 놈들이 몰려온다!”
누군가의 목소리에 천장을 보니, 환풍구에서 괴물들이 우르르 나오는 게 보였다.
처음 보았던 30cm 정도의 소형이 아니라, 1m가 훌쩍 넘는 성체들이다.
심지어 2m가 넘는 대형 괴물도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일행 바로 위에 있는 환풍구에 매복하고 있던 괴물들이었다.
그것들은 빠르게 환풍구에서 기어 나와 천장에 일정한 간격으로 매달리더니, 동시에 자유낙하 하기 시작했다.
전략적인 공격이다.
저들이 의사소통한다는 명백한 증거.
[케에에엑!]“우아아아악!!”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지는 괴물들의 공격에 헌터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으로 보였다.
설사 공중에서 요격한다고 해도, 괴물들의 피는 강력한 산성액이다.
쏟아지는 피를 뒤집어쓰면 온몸이 녹아내릴 터.
이도 저도 못 하는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파티엔 랭커인 파이어볼러가 있었다.
모두가 당황하여 손발이 어지러운 사이에서도, 홍창식이 차분히 공중으로 손을 뻗었다.
“파이어 스톰!”
손바닥에서 일렁이기 시작한 불꽃은 이내 나선형으로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위이이잉!
팽이처럼 돌면서 구 형태로 변한 화염.
아주 잠시 찌그러지며 수축하는가 싶더니, 이내 빠르게 팽창하여 폭발하듯이 위로 쏟아졌다.
콰과과과과!!!
거대한 폭포수가 거꾸로 흐르는 것 같이 뿜어진 거대한 화염 마법이다.
말 그대로 화염의 폭풍.
떨어져 내리던 괴물들은 화염에 닿자, 마치 지우개로 깨끗이 지운 것처럼 소멸했다.
“……!!”
비명조차 지를 새가 없었다.
직접적인 영향력 밖에 있던 헌터들조차 강렬한 화염에 고개를 돌려야 했을 정도.
“크읏!”
우주선을 꿰뚫을 기세로 뿜어지던 화염은 이내 거짓말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다시 헌터들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봤을 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강렬한 화염은 괴물의 체액을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증발시켜 버린 것이다.
이것이 전 세계 천 명 안에 든다는 랭커의 위력.
그걸 목격한 헌터들은 위급한 상황도 인지 못 하고 입을 쩍 벌리며 감탄했다.
“우와!! 미쳤네.”
“역시 8레벨의 힘인가?”
놀란 다른 이들과는 다르게, 다행히 진서연은 상황을 잊지 않고 있었다.
“수리공! 빨리 문을 수리하세요!”
“네, 넷!”
천장에 있는 괴물들은 홍창식의 수법으로 전부 없앴지만, 아직 뒤쪽에서 개떼처럼 달려오는 괴물들이 있었다.
아무리 홍창식이라고 해도 마나는 한계가 있는 법.
서둘러 이곳을 빠져나가야 했다.
진서연의 말에 현수호가 아닌 가까이에 있는 수리공이 앞으로 튀어 나갔다.
이처럼 수리공은 가끔 헌터들의 장비가 아닌, 퀘스트에 필요한 구조물을 수리하기도 했다.
“수리!”
수리공은 침착하게 부식된 문에 스킬을 사용했다.
빠르게 수리한 후 문을 빠져나가야 하건만, 왜인지 그는 난감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봤다.
“안 됩니다. 이건 제 능력으론 고칠 수 없어요.”
회복 스킬을 가졌다고 모든 상처와 병을 치료할 수 없는 것처럼, 수리 스킬을 가졌다고 해서 모든 걸 수리할 순 없었다.
우주선의 복잡하고 뛰어난 과학 기술은 헌터들의 스킬로도 수리가 안 되는 모양.
그러자 거대한 도끼를 들고 있던 헌터가 나섰다.
“이까짓 거 제가 부수겠습니다!”
그는 대답도 듣지 않고 문을 향해 힘껏 도끼를 휘둘렀다.
“스메쉬!!”
일반적인 공격이 아니라, 스킬까지 동원한 공격이었다.
거암도 단숨에 둘로 쪼깰 힘이 담겨 있었지만…….
깡!
놀랍게도 문은 멀쩡했다. 찌그러지기는커녕 흔적도 남지 않았다.
오히려 도끼를 휘두른 헌터가 손아귀가 아픈지 도끼를 놓쳤다.
땡그랑.
“으악!”
그걸 본 홍창식이 소리쳤다.
“내 불꽃으로도 녹지 않은 우주선 합금이다. 저걸 녹인 괴물의 산성이 이상한 거라고!”
홍창식조차 자신의 힘으로 녹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모두가 난감한 표정으로 있을 때, 현수호가 나섰다.
“제가 해 보겠습니다.”
뒤에선 이미 괴물과 헌터들이 부딪친 상황.
끝도 없이 밀려오는 괴물들을 보니, 더 지체하다가는 피해가 늘어날 게 뻔했다.
현수호는 모두의 주목을 받으며 문으로 다가갔다.
“복원!”
마나만 많이 잡아먹은 EX등급 직업의 수리 스킬.
평소엔 원망도 많이 했지만, 다행히 이번엔 도움이 되었다.
스킬이 시전 되자, 부식된 문이 감쪽같이 고쳐진 게 아닌가?
위잉!
“됐습니다!”
걱정하던 진서연도 환호하듯이 소리쳤다.
“좋습니다! 모두 차분하게 이동하세요!”
문이 열린 걸 확인한 홍창식은 다시 마나를 쏟아부어 몰려오는 괴물들을 녹였다.
화르르!
막강한 화력에 괴물들도 두려움을 느끼는지 주춤한 상황.
그 틈에 일행은 문을 통과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놈들이 쫓아오기 전에 빨리 이동하죠!”
이대로 함장실까지 가면 될 거 같았는데, 머릿속의 목소리가 산통을 깼다.
[무사히 목적을 달성할 확률은 12.4%입니다, 마스터.]그 말에 놀란 현수호가 펄쩍 뛰며 속으로 말했다.
‘뭐? 그거밖에 안 된다고? 뭐, 뭔가 잘못된 거 아니야?’
[제 계산의 오차 범위는 0.001% 내외입니다. 절 전적으로 신뢰하셔야 합니다, 마스터.]이걸 어떻게 하나.
진서연과 홍창식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하나?
아무리 둘이라고 해도,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들린다고 하면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때 다행히 목소리가 다시 말했다.
[다음 방에 성공률을 24% 더 늘릴 물건이 있습니다.]목소리의 말이 끝나는 순간, 눈앞에 반투명한 무언가의 모습이 떠올랐다.
‘홀로그램? 권총?’
SF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형태.
앞에 나타난 물건은 총구가 보이지 않은 매끈한 권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