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ine God with EX-rank Talent (Deus ex Machina) RAW novel - Chapter (46)
EX급 재능으로 기계신(Deus ex machina)-46화(46/150)
46화 우주 천마 (2)
* * *
차원 게이트는 특별하다.
다른 차원, 다른 행성, 다른 시간대의 장소로 이동하여 수행하는 퀘스트.
그중에서도 차원 퀘스트는 두 분류로 나뉜다.
하나는 헌터들이 모든 장비를 들고 다른 세상으로 진출하는 소환형 퀘스트.
이때 헌터들은 지니고 있는 모든 장비와 스킬을 사용할 수 있고, 참여 인원수도 많다.
지금까지 현수호가 들어가 클리어한 두 개의 차원 퀘스트는 모두 이 유형이었다.
다른 하나는 차원 게이트 속 누군가의 몸에 들어가 조종하는 빙의형 퀘스트.
이때 헌터는 장비와 스킬은 물론이고, 뼈 빠지게 올린 스탯도 전혀 이용할 수 없다.
오직 차원 퀘스트 안에서 주어진 상황과 물건들을 잘 이용하여 목표를 완수해야만 한다.
그건 큰 단점이지만, 장점이기도 하다.
헌터의 레벨에 상관없이 높은 난이도의 던전을 클리어할 수 있다는 뜻이니까.
그 때문에 저렙의 헌터 중에서 야망이 있는 자들은, 빙의형 차원 퀘스트에 자진하여 들어가고 했다.
물론 생존율은 형편없었지만…….
“이럴 줄 알았지.”
원산시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레드존.
권철중 지부장이 알려준 곳에 도착하니, 정말로 차원 퀘스트가 빛을 발하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난이도가 무시무시했다.
◆Quest
복수의 끝
(난이도 ★★★★★★★)
▷목표 : ??? 처치
무려 별 일곱 개의 난이도.
빙의형 던전인 걸 고려하면, 설사 탑 랭커가 이곳에 온다고 해도 난이도는 달라지지 않을 거다.
권철중 지부장이 선심 쓴다는 듯이 말한 이유가 있었다.
“널 처음 만났던 차원 게이트가 별 여섯 개였지?”
[그렇습니다, 마스터. 제 도움이 없었다면 막대한 피해를 입었겠죠.]랭커인 파이어볼러를 대동한 원정이었음에도 난이도가 살인적이었다.
작은 생채기만 상처를 입어도, 기생충이 몸에 들어가 내장부터 파먹는 끔찍한 괴물.
만약 현수호와 노바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거의 대부분이 살아남지 못했을 거다.
그런데 이 차원 게이트는 그것보다도 별 하나만큼 난이도가 높다는 뜻이었다.
“혹시 내가 권철중 지부장에게 잘못한 게 있었나?”
이런 차원 게이트를 권했다는 건, 죽으러 가라는 소리와 마찬가지였다.
물론 권철중 지부장도 현수호를 강압적으로 게이트 안에 밀어 넣을 순 없었다.
들어가서 클리어하면 좋고, 거절하면 다른 수단을 강구할 생각이겠지.
아마 지금쯤 거절할 걸 대비해 차선책을 생각하고 있을 거다.
아무리 현수호라고 해도 이런 차원 게이트에 들어갈 거라고는 생각지 못할 테니.
하지만 현수호는 의외로 진지했다.
“난이도가 높으면 그만큼 보상이 뛰어나다는 게 시스템의 법칙이지.”
거의 불가능한 난이도지만, 성공만 할 수 있다면 보상은 확실하다는 소리다.
현수호도 살 떨리는 난이도인 건 마찬가지였지만, 그렇다고 도망칠 수도 없었다.
“어차피 가만있으면 10년 후엔 다 죽을 텐데 뭐.”
락슈미가 천 명이 있어도 이길 수 없는 존재.
그런 데스 스타와 싸우는 것은 별 일곱 개 난이도 정도는 비교할 수도 없을 터.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결정하셨습니까?]“그래.”
많은 헌터는 차원 게이트를 들어가기 전에 유서를 작성하기도 한다.
항상 위험에 직면해야 하는 헌터지만, 그중에서도 차원 게이트는 급이 다르게 위험하기 때문.
하지만 현수호는 망설임 없이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게다가 어차피 연락할 다른 사람도 없지 않은가?
[왜요? 그 여시 같은 여자 있으시잖아요.]“여시? 그게 누군데? 설마…… 서연 씨를 말하는 거야?”
[왜 아니겠어요? 저번에 헤어질 때 키스라도 할 기세던데.]“오버하지 마. 도와줬으니까 고마워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
자연스럽게 그때의 일이 떠올랐다.
일이 모두 끝난 후에야, 파이어볼러 홍창식이 헐레벌떡 달려왔다.
구미호의 계략에 빠진 홍창식 역시 엉망진창이었지만, 다행히 몸엔 큰 이상이 없었던 모양.
[아가씨! 서연아! 몸은 괜찮니?! 내가 바보같이 구미호에게 낚여서…….]한걸음에 다가온 홍창식은 진서연이 무사한 걸 보고 나서야 긴장이 풀렸는지, 꺼이꺼이 울기 시작했다.
다 큰 어른이 통곡하며 우는 걸 난감해하며 겨우 위로해 주었다.
[그쪽 가문은 정말 콩가루라더라고요. 아무리 배다른 남매들이라곤 해도 돈과 권력 때문에 가족을 해치려 하다뇨. 하여간 인간들이란…….]“그러게, 하여간 인간들이란…….”
진룡가와 후계자 경쟁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는데 생각보다 상황이 훨씬 더 복잡했다.
진서연을 제외한 다른 모든 경쟁자가 외부 세력과 결탁하여 세력을 마구 부풀리고 있었다.
정직하게 실력으로 경쟁하려 한 진서연이 순진해 보일 정도.
문제는 결탁한 외부 세력이 하나같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었다.
“하필 손을 잡아도 그런 놈들과…….”
진룡가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기업이다.
그 자금력을 손에 얻기 위해서 위험한 자들이 들러붙었다.
지금까지는 파이어볼러의 힘으로 막아 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쉽지 않을 거다.
[지금 남 걱정할 때가 아닌 거 같습니다만.]“그렇긴 하지.”
7성 난이도 던전을 앞에 둔 상황이다.
아마 전 세계에서 가장 위기 순간인 사람이 아닐까?
진서연이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었지만, 일단 경고는 해 두었다.
이 던전에서 살아남는다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도울 수도 있겠지.
살아남기만 한다면…….
“이제 가 보자.”
현수호는 크게 심호흡을 한 후에 차원 던전 안으로 들어갔다.
츠츠츠츠!!!
* * *
독고세가는 전통 깊은 무가다.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 정도는 아니었지만, 서안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영향력이 상당했다.
병마절도사를 지낸 가주를 비롯해서 크고 작은 무관을 배출한 명문세가.
도시 중심에 있는 독고세가의 장원은, 서안을 통틀어 가장 거대하고 화려하기로 유명했다.
서안을 들른 여행객들은 꼭 이곳에 들른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
몇십 년 동안이나 웅장한 자태로 도시를 빛냈던 장원.
하지만 오늘은 거대한 화마에 휩싸여 힘없이 허물어지고 있었다.
“크아악!”
검은 복장을 한 정체불명의 습격자들이 갑자기 침입해 와 저택을 불태우고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을 도륙하고 있었다.
전통의 무가인 독고세가 사람들도 결코 약하지 않았지만, 한밤중에 벌어진 습격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웬 놈들이냐! 여기가 어딘지 알고 이런 극악무도한 짓을 벌이는 게냐!”
가주의 장남인 독고기주가 거대한 언월도를 들고 침입자와 맞서 싸웠다.
서른의 나이에 이미 절정의 경지에 이른 독고기주는 놀라운 실력을 뽐내며 침입자들을 격퇴했다.
챙!!!
“절대 물러서지 마라! 놈들에게 우리 독고가의 저력을 보여 주자!”
둘째 공자인 독고진철도 역시 병장기를 들고나와서 적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두 공자의 활약에 힘을 얻은 무인들이 용맹하게 싸우기 시작하니 적들의 기세가 꺾이는 것이 보였다.
“잔혹한 놈들! 무공을 모르는 사람들까지!”
습격자들의 손속은 잔인해서 눈에 보이는 사람이라면 가문에서 허드렛일 하는 아낙네들과 어린아이들까지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싸우다 죽은 사람보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쓰러진 사람들이 더 많았을 정도.
적들은 목격자들을 하나도 남기지 않을 생각으로 공격하고 있었다. 그러니 건물에 불을 붙이고 퇴로를 막은 것.
“우리가 그렇게 호락호락해 보이느냐!”
독고기주가 언월도로 공격할 때마다 적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하지만 그런 그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적들의 숫자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놈들!! 감히, 여기가 어디인 줄 알고!”
가주가 병마절도사를 지내고 있는 가문이다.
그런 가문을 공격한다는 것은 곧 왕의 권력에 정면으로 대적한다는 뜻.
여차하면 반역으로도 몰릴 수 있는 공격이다. 적들도 그것을 모르고 습격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디서 온 놈들이냐? 어째서 우리 가문을……!!”
독고기주는 싸우는 와중에도 담장 위에서 움직이지 않고 고요하게 이쪽을 보고 있는 자들을 주목했다.
그들은 계속되는 전투에도 마치 구경 나온 사람처럼 느긋하게 서 있을 뿐이었다.
“제길! 관군은 뭐 하고 있는 거야?!”
이런 난리가 일어나면 관청에서 병사를 대규모로 끌고 와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관군들이 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설마, 저들이 관군까지 막을 정도의 힘이 있다는 건가?”
독고기주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물론 정치라는 것이 영원한 아군과 적이 없는 혼란스러운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습격은 너무 과했다.
물론 독고세가가 무너지면 이득을 볼 자들은 있지만, 고작 해 봤자 주변의 상권 정도다.
반역죄를 감수할 만큼의 이득이 있는 것은 아니다.
주변을 둘러보던 독고기주는 뒤에서 싸우던 자신의 수하를 불렀다.
“백대주!”
그 역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강인한 무인 백영철이다.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었기에 평민인 그가 독고가의 대주 자리까지 맡을 수 있었다.
“네! 공자님!”
“정이는 어디 있는가?”
“어제 별채에서 주무시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정이를 그곳에 숨기게.”
독고기주는 착하기만 한 막냇동생을 떠올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네?! 하지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는 거야. 무슨 말인 줄 알겠나?”
독고기주의 단호한 말에 백영철도 숨을 짧게 들이쉬고는 떨리는 눈동자로 그를 바라봤다.
독고기주는 지금 가문의 대가 끊기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그만큼 적들의 공격은 사나웠으니.
“……알겠습니다.”
“어서! 시간이 없네!”
결심한 독고기주를 뒤로하고 백영철을 검을 단단히 쥐고서 막내 공자님이 있는 별채로 이동했다.
“크아악!”
“죽여!”
별채로 가는 길 곳곳에도 전투가 일어나고 있었다. 독고가의 무인들은 강력했지만, 적들도 그보다 더 강했고 집요했다.
애초에 준비를 철저히 하고 온 상대와 갑작스럽게 적을 맡은 사람과의 싸움이었으니 이쪽이 불리한 것이 당연했다.
형제처럼 자란 무인들이 허무하게 쓰러지고 있었지만, 백영철은 발길을 돌리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뛰었다.
조금만 지체해도 셋째 공자인 독고정도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도련님!!”
“백대주!”
다행히 독고정은 무사했다.
아직 15살의 어린 나이이지만 그 역시 독고가의 무인이다.
어렸을 때부터 손에서 놓지 않은 검을 쥐고 숨을 고르고 있었다.
당황한 백영철이 주변을 둘러보니 벌써 습격자들이 도착했었던 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습격자들은 모두 싸늘한 주검이 되어서 방에 쓰러져 있었다.
“혼자서 이들은 전부…… 쓰러트리신 겁니까?”
대충 봐도 열 명이 넘는 습격자들이다.
셋째 공자가 재능이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전에서 이토록 훌륭하게 적들을 물리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을 따질 때가 아니다.
“공자님! 어서 피하셔야 합니다! 이곳은 너무 위험합니다!”
“나도 맞서 싸울 수 있네!”
독고정은 고집스럽게 다문 입으로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겠다는 뜻을 보냈다.
“안 됩니다! 놈들의 공격이 너무 거셉니다.”
“나도 이곳의 독고세가의 당당한 후손이다. 다들 싸우고 있는데 내가 어찌 도망갈 수 있겠는가?!”
독고정은 빈말로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죽더라도 당당한 무인으로 죽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백영철은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독고정이 또래에 비해서 출중하다고 해도 아직 어렸다.
그의 힘만으로는 지금 이 상황을 반전할 수 없을 것이다.
“첫째 공자님의 뜻입니다.”
“……형님이?”
“네, 그렇습니다. 제게 분명히 명령하셨습니다.”
“하지만…… 어찌 형님이…….”
독고정은 비로소 현재 상황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위중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첫째 형님인 독고기주가 그런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거다.
“시간이 없습니다. 더 시간이 지나면 움직일 공간도 없을 겁니다.”
“그냥 나도 싸우면 안 될까? 모두 힘을 합쳐 싸우면 분명…….”
“물론 우리가 힘을 합쳐 싸우면 적들을 물리칠 수 있을 겁니다. 우리를 믿고 일단 저와 움직이시지요. 일이 잘 풀리면 분명 공자님들이 모두 잘 해결하실 수 있을 겁니다.”
백영철이 자신만만하게 소리치자, 독고정은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물었다.
“그 말…… 정말이지?”
“그럼요. 우리를 믿으십시오.”
“그렇다면…… 알겠어.”
독고정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 발을 옮기며 백영철을 따라서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허름한 창고 안.
이곳은 일꾼들이 쓰는 물품들을 모아둔 곳이었는데 다행히 다른 건물과는 달리 불에 타고 있지 않았다. 아마 습격자들도 별 의미 없는 곳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백영철이 어떤 기구를 만지니 비밀통로가 나타났다.
드르륵!
“들어가 계십시오. 아시겠지만 때가 될 때까지는 절대 안에서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백영철이 말하니 독고정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백대주 무사해야 해.”
그 말에 백영철은 그를 안심시키려는 듯이 빙긋 웃으며 밝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곧 끝내고 돌아오겠습니다.”
“……알겠어.”
“그럼.”
드르륵!
그렇게 다시 비밀 공간의 문이 닫혔다. 이제 이 공간은 무슨 일이 있어도 5일 내에는 열리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설계된 곳이다.
만약 백영철의 장담대로 일이 쉽게 해결되어도 독고정은 꼼짝없이 5일 동안 이곳에 갇혀 있어야 한다.
비밀 공간 안에는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있었다.
허기를 때울 백곡단과 약간의 물, 천장에는 야명주가 박혀 있어서 시야도 밝혀 주었다.
저 야명주만 팔아도 일반인들은 평생 먹고살 금자를 얻을 거다.
“무사할 거야. 분명히 아무 일도 없을 거야.”
누가 습격했는지는 모르지만 독고세가는 단 한 번의 습격으로 무너질 만큼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다.
더군다나 관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곧 관청에서 지원도 올 거다.
관군이 들이닥치면 적들도 물러날 수밖에 없겠지.
그렇게 믿으며 독고정은 들고 있는 검을 굳게 쥐었다.
‘내가 조금만 더 힘이 있었어도…….’
15살의 나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무위를 쌓은 독고정이지만 아직도 모자란다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일이 일어난 후이니, 자신에게 느끼는 무력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지금 독고정은 가문을 믿고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난 것일까?
희미한 야명주의 빛에서 독고정은 밖의 시간이 얼마나 흐르는지 도저히 가늠할 수 없었다.
5일이 시간이 지났다는 건, 갑자기 열린 문 덕분이었다.
드르륵!
“드디어!”
독고정은 황급히 움직여 형제들과 가문 사람들의 생사를 확인하려 했다.
밖으로 황급히 뛰어나려는 그 순간.
갑자기 독고정이 몸이 정지 버튼을 누른 것처럼 멈칫했다.
한참을 그렇게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멈춰 있더니, 이내 완전히 다른 어투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흐음! 이런 스토리군.”
차원 게이트를 통해 들어온 현수호가 독고정의 몸을 조종하기 시작한 것이다.
“머리가 아프네.”
독고정의 기억과 현수호의 기억이 마구 섞이자, 처음엔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몽롱했다.
다행히 몇 분의 시간이 더 흐르자, 현수호는 확실하게 자신의 자아를 회복할 수 있었다.
이것이 빙의형 차원 게이트의 진행 방식.
옆을 슬쩍 보니, 그곳에 빛으로 표시된 차원 게이트의 출구가 보였다.
만약 도망치려면 지금밖에 없다.
시간이 지나 탈출구가 닫히면, 오직 퀘스트를 끝까지 클리어해야만 돌아갈 수 있을 거다.
현수호는 그곳을 슬쩍 쳐다만 보고,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중얼거렸다.
“노바! 노바! 내 말 들려?”
본래 빙의형 차원 퀘스트 안에는 아무것도 가지고 들어올 수 없다.
노바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게 당연한 일.
하지만 노바는 이전에도 아무것도 밖으로 가지고 나올 수 없는 차원 퀘스트에서 습득한 나노입자 컴퓨터 아닌가?
이번에도 혹시 노바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이전 6성급 차원 퀘스트를 클리어할 때처럼, 노바의 도움이 있으면 큰 도움이 될 테지.
그런 간절함이 통한 것일까?
조금 기다리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마스터의 몸 안에서 변환 가능한 에너지를 탐색했습니다. 아~ 아~ 마스터, 제 말 들리십니까?]예상은 적중했다.
이젠 그 어떤 시련이 나와도 이겨 낼 자신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