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ine God with EX-rank Talent (Deus ex Machina) RAW novel - Chapter (47)
EX급 재능으로 기계신(Deus ex machina)-47화(47/150)
47화 우주 천마 (3)
“일단 상황을 좀 정리하고 시작해야겠지.”
[아주 좋은 판단입니다, 마스터.]이 몸의 주인인 독고정은 무턱대고 밖에 나갈 생각이었지만, 그건 너무 위험한 선택이었다.
이 습격은 철저하게 계획되었다.
거대한 장원에 불까지 질렀음에도 끝내 관군들이 도착하지 않은 건, 그들이 사전에 개입했기 때문이겠지.
단순히 무력만이 아니라 상당한 권력을 쥐고 있다는 증거였다.
이처럼 열심히 공을 들인 작전이었지만, 오점이 발생하고야 말았다.
바로 막내아들인 독고정의 행방불명.
그들이 노리는 바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만한 사건을 벌인 만큼 증인을 남기긴 싫을 것이다.
그러니 하인들까지 깡그리 몰살시킨 거고.
독고정을 놓쳤다는 건 시체를 대조하면 쉽게 알 수 있었을 터.
이들의 집요함이라면 당연히 할 일이었다.
“끝까지 추격해서 죽이려 하겠지.”
거대 세가는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도주로를 한두 개 정도를 만들어 놓는다.
적들도 그걸 알 테니, 지금도 주변을 샅샅이 수색해서 독고정을 쫓고 있을 게 분명했다.
“당연히 이곳에도 사람을 남겨 놓았을 거야.”
독고정은 15세에 일류에 올랐을 정도로 무예의 천재다.
그렇기에 적들이 습격했을 때, 피하지 않고 싸워서 많은 이들을 오히려 베어 버렸다.
하지만 한계는 분명했다.
습격자 중에선 절정의 무인도 여럿 존재했다.
그런 이들이 한두 명만 달라붙어도 쉽게 살아남을 수 없으리라.
독고정의 몸을 조종하는 현수호도 마찬가지였다.
“밖에 동태는 어때?”
아직 비밀 문을 열기 전이지만, 노바의 능력이라면 밖의 상황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역시나 노바는 대략적인 정보를 알려 주었다.
[조용합니다. 아무도 장원 주변에 얼씬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역시…….”
아무 움직임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말이었지만, 오히려 현수호는 자신이 생각을 확신했다.
이 거대한 장원이 한순간에 쑥대밭이 되었는데, 아무도 찾지 않는 게 더 수상했다.
수많은 사람이 죽었다.
관군들이 와서 사건을 조사하는 게 당연한 일.
그게 아니더라도 평소 부유했던 가문의 창고를 털러 도둑이라도 들어와야 했다.
그런데도 아무도 없다는 건…….
“매복자가 숨어 있군.”
필시 장원 근처에 무인들이 숨어 있다는 뜻이다.
장원 어딘가에 독고정이 숨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겠지.
“하지만 아무리 엄청난 권력을 가진 이라도, 독고세가의 사건을 오래 숨기진 못할 거야.”
관록까지 받아먹던 가문이다.
그런 가문 한순간에 멸문지화 당했으면 응당 수사해야만 했다.
아무리 거액의 뇌물을 바친다고 해도 지연시키는 덴 한계가 있겠지.
“일단 여기서 최대한 버텨야 해.”
아직 이 비밀 장소에 식량이 남아 있었다.
식수까지 생각하면 최대 5일 더 버틸 수 있을 터.
“그동안 수련이나 하자.”
이곳은 지구이지만, 다른 시간선의 세상이다.
마나의 존재를 일찍이 깨닫고 그걸 활용할 줄도 알고 있었다.
바로 내공이라는 형태로.
외부에 있는 기를 끌어다가, 몸속에 있는 단전에 축적한 후에 사용한다.
수준이 높은 무인들은 헌터를 압도할 정도로 강했다.
예전에도 이 세계에 몇 번 차원 게이트가 열렸었다.
이 힘에 감명받은 몇몇은 내공을 연구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모두 실패했다.
차원 게이트에서 얻은 특수한 지식은 모두 사라지기 때문.
아무 지식도 없이 맨땅부터 연구하려니 될 리가 없었다.
억지로 내공을 돌리려다가, 주화입마에 빠져 죽은 이도 있었다.
게다가 헌터들에게 주어지는 시스템과 상태창, 스킬이 너무나도 효율적이라서 굳이 다른 수단을 강구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 현수호는 어쩔 수 없이 내공을 사용해야만 했다.
“독고검법이라…….”
빙의 시스템은 너무나도 신기했다.
독고정과 현수호의 기억을 모두 가지며 둘의 지식을 전부 활용할 수 있었던 것.
무가에서 태어난 독고정은 숟가락을 들면서부터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고작 15살의 나이임에도 검사로 살아온 건 10여 년.
그동안 체득한 무리가 고스란히 현수호에게도 전달되었다.
현수호는 반사적으로 검을 휘둘러 보았다.
휘릭!
독고검법은 총 열두 개의 초식으로 이뤄진 검법이었다.
모든 상황에 대응하며 공격과 방어를 능숙하게 전환할 수 있는 뛰어난 검법.
현수호 역시 나찰녀의 검법을 복사하여 사용하고 있었다.
랭커에 걸맞은 정도로 뛰어난 검법이다. 독고검법과 비교해도 더 나으면 나았지, 전혀 뒤떨어지지 않았다.
다만, 여성 특유의 유연성을 강조한 검술이기에, 현수호에겐 조금 어울리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나에겐 독고검법이 조금 더 잘 맞는 느낌이네.”
검법은 내공의 순환과 동반해야 한다.
독고세가 역시 가문 내공심법을 지니고 있었다.
구파일방이 사용하는 신공 정도는 아니지만, 일류에는 들어갈 정도로 뛰어난 무공.
“노바, 너는 이세계의 지식을 가져갈 수 있잖아. 본래 세계로 돌아가서도 이 내공심공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세계가 다르다고 마나 자체가 달라지는 건 아니기에, 활용법만 알면 충분히 활용할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노바는 부정적이었다.
[무의미한 짓입니다. 무분별하게 스탯의 종류만 늘리다가 자칫 잘못하면 망캐가 될 수 있습니다.]이제 가장 중요한 건 신력이다.
신력 스탯을 터득해서 레벨 업 때 관련 스킬을 얻을 수 있었고.
자칫 잘못해서 내공에 관련된 스킬을 얻게 되면 오히려 손해일 수도 있었다.
“그런가? 쩝! 아깝네.”
[그래도 검술 자체는 활용할 수 있겠죠.]“맞아! 그렇지! 검술만 활용해도 그게 어디야?”
[무술 자체는 이 세계가 훨씬 진보되었습니다. 나찰녀의 검법과 비슷한 수준의 무공들이 넘쳐나는군요.]“그러게. 독고검법이 이 정도인데, 구파일방이 사용하는 검법은 어느 정도일까?”
거기까지 생각하자 좋은 생각이 났다.
“너라면 동작을 보는 것만으로도 무공을 알아낼 수 있잖아. 전에 나찰녀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가능하지 않을까?”
[물론입니다. 이제는 저도 마나의 흐름을 알 수 있으니, 내공의 흐름까지 알아낼 수 있겠죠.]“오오! 잘하면 구파일방의 것도 알 수 있겠네.”
본래 차원 게이트의 특별한 지식은 본래 세계로 가져가지 못하지만, 노바는 그 패널티를 무시하고 지식을 가져올 수 있었다.
그러니 만약 여기에서 뛰어난 무공을 가져올 수만 있다면 엄청난 도움이 될 게 분명했다.
“꼭 신력에만 집착할 필요는 없지.”
B급임에도 8레벨의 본 드래곤과 호각으로 싸웠던 나찰녀의 모습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신력을 얻은 지금이라고 해도, 그녀와 정면에서 싸우면 이길 수 없을 거다.
락슈미 역시 신력은 그저 스탯에 불과하다고 했다.
데스 스타와 견줄 수 있을 만큼 강해지려면, 여러 방면으로 강해지는 게 필요한 일이겠지.
[일단 이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면 말입니다.]“그건 당연한 일이지. 꼭 살아남을 거야.”
비밀 공간은 비좁지만, 검을 휘두를 공간은 충분히 있었다.
현수호는 그곳에서 검을 잡고 독고정이 익힌 독고검법을 사용했다.
휙! 휙! 휙!
역시나 수월하게 무공이 사용되었다.
눈을 감고 검을 휘둘러도 똑같은 동작을 재현할 수 있을 정도로 숙달되었다.
보법과도 매끄럽게 이어지는 움직임.
무공을 펼치는 현수호도 감탄을 금치 못했지만, 노바는 훨씬 더 깐깐했다.
[무공서에 있는 동작과 다른 부분이 다섯 군데 발견되었습니다. 그 부분을 수정하여 마스터에게 업데이트하겠습니다.]아무리 천재라고 해도 15살에 무공을 통달하기는 어렵다.
잘못된 습관들이 독고정의 동작에 남아 있었던 모양.
노바는 독고정의 기억 속에 있는 무공서의 원본과 아버지와 형들의 동작들을 모두 조합하여 더욱 완벽한 동작을 현수호의 뇌에 업데이트했다.
그후 다시 동작을 펼쳤더니…….
휘리리릭!
“어?!”
현수호가 놀랄 정도로 동작이 훨씬 더 매끄러워졌다.
“고작 이 정도의 수정으로 무공이 완전히 달라진 느낌인데?”
크게 변화한 건 없었다.
그저 다리를 한 2cm 더 굽히고, 팔의 각도가 5도 정도 더 기울어진 정도.
그것만으로도 무공이 확연하게 강해졌다.
[그게 바로 빅데이터의 힘이죠.]“대단해!”
차원 게이트에 들어온 지, 고작 5분 정도가 지났을 뿐인데, 노바가 잠깐 도와준 것만으로 확연히 강해질 수 있었다.
이것만으로 클리어 가능성은 대폭 증가했을 거다.
“좋아! 이번 차원 게이트는 나에게도 엄청난 기회가 될 거야.”
던전 클리어 보상만이 전부가 아니다.
이곳에서 얻을 수 있는 무공 지식 또한 현수호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한시가 아까웠다.
현수호는 모든 잡념을 비우고 검을 수련하는 데 정신을 몰두했다.
그렇게 시간은 빠르게 흐르기 시작했다.
* * *
드르륵!
창고 구석에 있던 비밀 문이 개방하며 독고정, 그러니까 현수호의 모습이 드러났다.
현수호가 독고정의 몸에 빙의한 지 정확히 오 일이 지난 시점.
생각 같아서 더 머물고 싶었지만, 음식이 모두 동나고 말았다.
만약 허기진 상태에서 적과 만난다면 제대로 싸우지 못할 수도 있었다.
최상의 컨디션일 때 밖에 나오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드디어 밖인가?”
주변을 둘러봐도 보이는 것은 검게 변한 잿더미밖에 없었다.
새카만 잿더미.
어떤 것은 평생을 살아왔던 건물이었을 것이고 어떤 것들은 혈육과도 다름없이 지냈던 독고세가의 무인이었을 거다.
그 모든 것이 수십 년 동안 지속되었던 독고세가와 함께 무너져 내렸다.
그 순간 독고정의 기억과 감정이 현수호에게 똑똑히 느껴졌다.
“끔찍하네.”
영원한 것은 없다고는 하지만, 독고세가는 이렇게 무너질 가문이 아니었다.
세상을 호령하던 권세도, 창고에 넘쳐나던 부도, 야만족들을 벌벌 떨게 했던 무력도 모두 아지랑이처럼 흩어지고 말았다.
현수호는 터질 듯한 감정을 추스르며 장원을 조금 더 살펴보았다.
타다 남은 잿더미로 변한 가문에는 아직 수습하지 못한 시체만이 즐비했다.
그리고 그중에는 자신도 잘 아는 얼굴이 있었다.
“형님, 백대주…….”
마지막까지 독고정을 안심시키며 안전한 곳에 숨겨 두려 했던 두 사람.
그들 역시 습격자들의 공격에 타다만 시체가 되어 있었다.
“빌어먹을!”
이상한 일이다.
분명 현수호에게 둘은 완전한 타인이다.
하지만 독고정의 기억이 온전히 들어서 있어서인지, 이 참사가 전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자 노바가 경고했다.
[감정 그래프가 너무 급하게 날뛰고 있습니다, 마스터. 감정을 추스르셔야 합니다.]“……알고 있어.”
눈물이 쏟아지려는 걸 간신히 참았지만, 주먹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의 분노는 여전했다.
당장 습격자들을 찾아내 죽이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우습게도 그 기회는 곧 찾아왔다.
그동안 노바의 말에 따르면, 이곳에서 대기하고 있던 다섯 명이 움직여 밖으로 빠져나갔다고 했다.
열흘의 시간이 지나니, 대기하던 이들도 수색을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간 모양.
하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이들도 있었다.
어디선가 세 명의 복면인들이 나타났다.
“역시 아직 이곳에 숨어 있었나?”
“내가 말했잖아? 막내는 무서워서 멀리 가지도 못했을 거라고.”
“제길! 요 쥐방울만 한 놈 때문에 무려 열흘이나 개고생했다는 말이지? 쉽게 죽을 생각은 하지 마라.”
복면인들은 습격 당시의 검은 복장을 하고 있었는데 옷도 갈아입지 않았는지 눌어붙은 핏자국도 그대로였다.
저 중에는 형의 피도 있을지 모른다.
그걸 떠올리자, 다시 현수호의 분노가 치밀어오르기 시작했다.
“죽일 놈들!”
현수호는 5일 동안 무공을 연마하면서도 계속 이때를 대비하고 있었다.
세 명 정도라면 예상 범위 안이다.
현수호는 계획한 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