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ine God with EX-rank Talent (Deus ex Machina) RAW novel - Chapter (48)
EX급 재능으로 기계신(Deus ex machina)-48화(48/150)
48화 우주 천마 (4)
숨어 있던 세 명은 모두 최소 일류, 어쩌면 절정 초입의 무인들이었다.
이전 독고정이었다면 팔다리 중 하나를 포기해야 겨우 살아 도망칠 수 있을 정도.
노바의 도움으로 고작 5일 만에 훌쩍 성장한 현수호다.
괄목상대(刮目相對)라는 표현이 딱 어울릴 것이다.
정신력이야 시스템에 검증받은 EX급이니, 아직 어리고 미숙한 독고정보다 훨씬 더 나았고.
그럼에도 이 상황은 녹록하지 않았다.
“빨리 죽이고 이동한다!”
대장인 듯한 자가 팔짱을 끼며 말하자, 앞의 두 명의 복면인들이 살기 등등한 눈빛으로 다가와 검을 휘둘렀다.
휙!
살기 가득한 검격.
둘은 목과 심장, 폐 같은 급소만 노렸다.
본래 세계와는 여기엔 달리 방어구가 없고, 힐링 포션 같은 것도 없다.
스치기만 해도 치명상일 터.
현수호는 뒷걸음질 치면서 넘어질 듯 아슬아슬하게 겨우 검을 막았다.
챙!
단 한 가지 유리한 점이 있다면, 그동안 잘 먹고, 잘 쉬며 단련했던 현수호와는 달리, 이들은 꼬박 열흘 동안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감시만 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단련된 무인이라고 할지라도 버티는 데 한계는 있었다.
현수호가 아무런 피해 없이 두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였다.
쉽게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한 습격자들은 자존심이 상한 모양이었다.
“어쭈? 이걸 버텨?”
“반항하면 고통만 더 길어질 뿐! 어서 목을 내놓아라!”
어차피 도망칠 곳은 없다.
둘은 그래봤자 독 안에 든 쥐라 생각했는지, 교묘히 현수호를 구석으로 몰아넣었다.
현수호는 위태로운 동작으로도 그들의 검을 어찌저찌 막아 냈지만, 결국 어느새 뒤가 막힌 곳까지 몰린 상황.
현수호가 궁지에 몰린 걸 확인하자, 둘은 비웃으며 말했다.
“크흐흐! 발악은 거기까지냐?”
그들의 말에 현수호는 숨을 크게 고르며 말했다.
“너희는…… 누구냐! 어찌 이런 무도한 짓을 벌이는 거냐?”
목소리만 들었을 때는 아직 젊은 나이로 생각했다.
그런데도 절정 초입 수준이라면, 단순한 용병이나 자객이 아니라는 소리.
명문에서 체계적으로 무공을 갈고 닦은 자만이 어린 나이에 절정의 벽을 넘을 수 있다.
“그건 알아서 뭐 하게? 그걸 알면 여기서 살아남을 수나 있을 것 같냐? 헹! 그럼 잘 들어라, 나는…….”
“그만!”
남자가 주저리주저리 떠들려 하자, 뒤에 있던 복면인이 그를 제지했다.
그러자 앞의 자가 뒤의 자의 눈치를 살피면서 말했다.
“어차피 죽을 놈인데…….”
“장난할 시간 없다. 아무리 주변을 통제했다고 해도 수백 년간 이어온 독고세가를 무너트린 것은 작은 소동이 아니다.”
“쳇! 알았어요, 사형.”
사형이라고 칭한 것으로 분명해졌다. 이들은 분명 어떤 방파에서 나온 자들이다.
이만한 무력을 갖춘 방파는 많지 않다.
현수호는 얼굴을 구기며 말했다.
“설마…… 구파일방?”
구파일방 정도 되어야 저처럼 젊은 후기지수를 키워 낼 수 있을 것이다.
거대 세가도 가능하지만, 사형이라는 칭호를 쓰는 것은 방파 쪽이다.
“왜! 어째서! 구파라면 명문일 텐데, 어찌 이렇게 무도한 짓을 벌이는 것이냐?”
양의 탈을 뒤집어쓴 늑대.
평소 사람들에게 존경받던 구파 중 하나가, 자신들을 공격했다는 것을 알고 나니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용서치 않겠다!”
현수호가 무모하게 돌진하자, 복면인이 검을 밀어내고 무릎으로 현수호의 복부를 가격했다.
퍽!!!
“컥!”
무릎이었지만, 무거운 내공이 담긴 공격이다.
현수호는 검까지 떨어트리며 넘어졌다.
“크윽!”
“반항하지 마라, 애송아.”
“크윽!”
아직 현수호의 눈빛이 죽지 않자,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현수호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었다.
“야!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데, 청룡상이 뭔지 아냐?”
“청……룡상?”
현수호가 무슨 소리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남자는 김샌다는 어투로 말했다.
“하긴, 지 형들도 모르는 것을 이놈이 알 리가 없지. 그러면 정말 여기서 같이 불탄 거 아니오?”
남자가 뒤에 서 있는 남자에게 말하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헛소리. 청룡상이 이까짓 불길에 없어질 것 같아?
“하긴 그렇다면 이곳이 아닌 어딘가에 숨겨 놓았다는 건데……. 지독한 늙은이 자기 처자식이 눈앞에서 죽어가는 데도 꿈쩍도 안 하더니.”
“우리가 독고가주를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이겠지.”
“헹! 어차피 우리가 살려둘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겠지.”
그 말에 현수호가 다시 눈에 불을 켜며 소리쳤다.
“아버지?! 아버지를 어찌한 거야?”
그 말에 다시 그 남자는 냉소적인 어투로 말했다.
“어떻게 했을 것 같나? 곱게 풀어줬을 것 같아?”
“이 개자식들!”
현수호는 몸부림쳤지만, 남자가 힘을 주니 쉽게 무력화되었다.
“주제 파악도 못 하는 게 입만 살아 가지고. 사형, 이제 어쩌죠? 남은 놈이라고는 이놈 하나밖에 없는데……. 잡아다가 고문하면 뭔가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독고 가주가 꼭꼭 숨겨 놓았다고 하지만 독고정이라며 지나가면서 한 번쯤을 봤거나 들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것도 일리가 있군.”
“다른 놈들을 너무 쉽게 죽였소. 시간 낭비하지 않으려면 한 명쯤은 데려가야지 않겠소?”
그 말에 이들 중에 대사형으로 보이는 자가 습관적으로 턱을 쓰다듬다가 손에 닿는 복면을 느끼고는 다시 원상태로 복귀시켰다.
“흠! 위험 부담이 큰데…….”
일이 이렇게 벌어졌으니, 만에 하나라도 독고정이 탈출하거나 누군가에게 발각되기라도 하면 그들의 문파는 꼼짝없이 마도로 몰릴 거다.
지금까지 한 일을 생각하면 마도로 몰려도 별 할 말은 없지만, 최소한 지금까지는 그들 문파는 정의를 대표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애초에 그런 것을 생각했으면 이렇게 습격하지도 않았겠지만.
“좋다. 그럼 그를 끌고 가라.”
그의 허락을 구한 남자가 히죽이며 현수호에게 다가왔다.
“목숨만은 부지하게 되었으니 얌전히 따라와라.”
“결국 그게 목적이었나? 청룡상? 그것 때문에 사람들을 모두 죽였다고?”
“분수에 맞지 않은 보물을 화를 부르는 법이지. 독고세가는 화를 자초한 거야.”
“……그러면 대충 정보는 다 캐낸 건가?”
“뭐?”
갑자기 달라진 현수호의 눈빛에 그는 흠칫했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노바!”
[전류를 방출합니다.]그 순간 현수호의 몸에서 강력한 전류가 쏟아지며, 붙들고 있던 자의 몸을 감전시켰다.
지이이잉!!
“으아아악!!”
힐링 팩터와 같이, 전뇌형 컴퓨터 상태인 노바가 사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능 중 하나.
지금 독고정의 능력으로는 한계가 있지만, 바로 근접한 이에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었다.
남자 하나가 입에서 시커먼 그을음을 뿜어내며 바닥에 쓰러지자, 옆에 있던 자가 놀라 소리쳤다.
“진철아! 이놈이!”
사형제가 쓰러진 걸 본 그가 바로 검을 뽑아 휘둘렀지만, 현수호는 이미 전류에 감전된 이의 검을 뺏어다가 휘두르고 있었다.
차자장!
직선으로 찌르는 상대의 공격.
현수호는 검 끝으로 부드럽게 원을 그리며 상대의 힘을 흘리고, 그 힘을 역이용하여 검을 휘둘렀다.
서걱!
명쾌하게 휘둘러진 검이다.
남자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이, 이화접목 말도 안 돼. 어찌 너 같은 애송이가…….”
이화접목(移花接木).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여 공격을 되돌리는 무리(武理).
천마신교의 건곤대나이와 무당의 태극혜검이 바로 이화접목을 응용한 수법이다.
현수호가 사용한 건 이화접목의 기초적인 수준에 불과했지만, 강호의 유명한 고수들도 사용하기 어려운 고난도임은 분명했다.
후기지수 정도가 사용할 수 있는 무리는 아니었다.
남자는 여전히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우리를 소, 속여…….”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심장이 갈라진 상태에선 오래 버틸 수 없었다.
쿵!
둘이 너무나도 어이없게 쓰러지자, 뒤에서 관전만 하던 남자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독고정의 재능이 뛰어나다는 건 이들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래봤자 아직 약관에도 이르지 못한 애송이.
그들의 형들도 이들에겐 상대가 되지 않았는데, 이런 일이 생긴 것이다.
“이놈! 무슨 사술을 펼친 것이냐?!”
그의 말은 반만 맞았다.
처음 한 명을 쓰러트린 건, 노바의 힘.
그들 입장에선 사술이라 불러도 딱히 부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두 번째의 남자는 달랐다.
독고정의 기억을 바탕으로, 잠재력을 이끌어 낸 현수호의 순수한 실력이었다.
특히나 이화접목 수법은 아직 독고정을 익히지 못했음에도 현수호가 열심히 갈고 닦아 펼쳤다.
이런 위기를 대비하여 마련한 필살기인데 다행히 잘 먹혔다.
이젠 일대일이 된 상황.
현수호는 두려워하지 않고 다가오는 그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챙!
검과 검을 맞댄 상황에서 현수호는 입까지 이죽거리며 상대를 도발했다.
“당해주는 척하니까 아주 나불나불 말도 잘하더구나.”
처음 현수호가 맥없이 당하기만 한 건 두 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그들의 정확한 실력을 가늠하기 위한 것.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이 서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었다.
다른 하나는 놈들이 독고세가를 습격한 이유를 알기 위해서였다.
퀘스트의 목표가 물음표로 표시되었으니, 직접 단서를 알아내야 했다.
다행히 저들은 다 잡은 물고기라 생각하고 중요한 단서를 말했다.
‘청룡상.’
저들이 가문을 습격한 건 청룡상을 찾기 위해서다.
그건 독고정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알 수 있을 터.
아니, 사실 벌써 알아냈다.
[독고세가에 들어온 청룡상은, 5년 전 엄청난 수해가 일어난 지역에 설치해 두었습니다.]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청룡상이 있었다.
본래 가주의 방에 장식되어 있던 귀물.
5년 전에 마을을 덮친 수해를 안타까워하며, 청룡상을 나루 어귀로 옮겼다.
청룡이 수호신처럼 마을을 수해로부터 지켜줄 거란 믿음에서다.
외부인이 가문에서 찾을 청룡상이라면 그것밖에는 없었다.
“이젠 너희는 필요 없어.”
“애송이가 건방진 소리를 하는구나!”
벌써 두 명이 쓰러졌지만, 남자는 그건 단순히 두 사제가 방심했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아무리 사술을 펼치고 독과 암기를 사용한다고 해도, 자신이 두 눈 똑바로 뜨고 대비하고 있으면 절대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렇게 힘을 주어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는데…… 전투는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차자장!
독고세가의 가전무공 독고검법.
총 열두 개의 초식으로 구성된 수준 높은 검술이다.
수백 년 동안 가문 대대로 이어지며, 수많은 개량을 거쳐 오늘의 모습이 되었다.
하지만 노바의 빅데이터로는, 지금의 독고검법은 많이 부족했다.
[본래 독고 성씨는 선비족의 독구부에서 유래하였습니다. 그들은 강호인들이 벌벌 떨 정도로 패도적인 무공을 사용했죠.]독고정의 기억에서 알아낸 정보다.
강호에 편입된 독고세가는 본래 자신들이 오랑캐 출신이란 걸 지우길 원했다.
그래서 무공에 야만적이고 호전적인 기세를 억지로 줄이려 했던 것.
결국 그들의 의도대로 검법은 세련되게 변했지만, 폭풍 같았던 기세가 대폭 꺾인 것도 사실이었다.
노바는 그걸 다시 되돌리길 권했다.
기존의 열두 초식 중에서 방어적인 세 가지 초식을 지워 버리고, 공격일변도의 무공으로 탈바꿈시킨 것.
기존의 독고검법은 물론이고, 독고정의 기억 속에 있던 검술, 그리고 나찰녀의 검법까지 섞어서 새롭게 검법을 정리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대초원을 호령하던 민족의 기상이 그대로 검에 서렸다.
폭풍 같은 참격이 사방에서 덮쳐오자, 남자는 이를 악물며 열심히 검을 휘둘려야 했다.
챙! 챙챙!!
팔이 부러저라 검을 휘두르고 있는데, 밀리는 건 남자 자신이었다.
지금까지 또래에선 적수가 거의 없다고 생각하던 남자는 현 상황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사술이다! 사술이 아니고서야 어찌 이런……!”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각도에서 휘둘러져 오는 검격이다.
암습이라고 하기엔 정직했고, 비기라고 하기엔 다양했다.
모든 게 환상이라고 믿고 싶었지만, 검을 통해 느껴지는 힘은 너무나도 강력하고 분명했다.
현수호는 독고정의 분노를 담아 말했다.
“사죄는 지옥에나 가서 해라.”
“자, 잠깐……!”
다가오는 죽음을 직감했는지 마지막으로 급히 소리쳤지만, 현수호는 힘으로 내리눌렀다.
콰과광!!
강력한 검격이 한꺼번에 쏟아지자, 남자가 있던 자리는 초토화가 되었다.
원래의 형태가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남자의 시체.
왜 독고세가가 힘을 죽이면서까지, 검술을 가다듬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런 검술을 강호에서 쓰다간 사파로 몰릴 게 뻔할 테니.
현수호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아무도 오지 않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겨우 한숨 돌렸다.
“7성 퀘스트라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이건 해도해도 너무하잖아.”
초장부터 난이도가 헬이었다.
노바를 통해 강해졌음에도, 셋 중 둘과 싸웠으면 필패였다.
초반에 기습으로 둘을 빠르게 정리하지 않았으면 지금쯤 죽거나 개처럼 끌려갔겠지.
“화산파로.”
정체를 숨기려 했지만, 남자의 검술로 알 수 있었다.
그건 화산의 주무공이 매화검법이 틀림없었다.
구파일방 중에서도 늘 상위권인 방파가 독고세가를 습격한 주범인 것이다.
그러자 노바가 말했다.
[아마 그들에게 끌려가는 게 진짜 시작이었을 겁니다. 그게 아니었다면 난이도가 최소 10성은 되었겠죠.]“그래?”
생각해 보니 산 채로 끌고 간다는 말을 했었다.
화산파의 비동 같은 곳에 잡아두고 고문해서 정보를 빼낼 생각이었겠지.
“그러면 이거 퀘스트 꼬인 거 아니야?”
잡혀가는 게 정상적인 루트라면, 오히려 저들을 모두 죽인 게 문제일 수도 있었다.
[청룡상의 위치까지 정확히 알고 있으니, 그건 아닐 겁니다. 오히려 지름길로 간 셈이겠죠.]노바의 말을 긍정이라도 하는지, 새로운 메시지창이 떴다.
◆Quest
복수의 끝
(난이도 ★★★★★)
▷목표 : ??? 처치
“……난이도가 5성으로 내려갔네.”
기존의 루트를 벗어난 뛰어난 업적에, 실시간으로 난이도가 무려 두 단계나 하락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