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ine God with EX-rank Talent (Deus ex Machina) RAW novel - Chapter (56)
EX급 재능으로 기계신(Deus ex machina)-56화(56/150)
56화 우주 천마 (12)
시스템은 자로 잰 듯이 정확하다.
어떤 착오나 오차도 지금까지 벌어진 일 없었다.
그러니 시스템이 클리어라면 클리어다.
“……그게 그렇게나 수치스러웠나?”
싸움은 당연히 현수호의 패배다.
태양처럼 거대한 로봇을 만들었어도, 천마의 손끝 하나 베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마지막에 천마는 수치심을 느낀 모양.
임무 성공률은 고작 3%밖에 안 되지만, 상대가 그 천마다.
본인의 말로는 데스 스타보다도 강하다고 했고, 현수호의 생각으로도 다르지 않았다.
3%의 성공만으로도 엄청난 보상을 받았다.
《엠블럼 획득》
◆Emblem
천마지체
랭크(EX)
▷조건 : 천마에게 승리
천마의 무재 획득
“우와!”
기대하지 않은 보상인데, 그 효과도 미쳤다.
무려 천마의 무재라니.
자타공인 고금제일의 무인.
한 시대가 아니라, 차원을 통틀어도 천마보다 더 위대한 무재를 지닌 이가 있을까?
처음 천마와의 대련에서 바랐던 건, 그의 무공이었다.
모든 동작과 초식, 내공 운용법까지.
원래도 최강이었던 무인이 천 년 동안 무공을 갈고 닦으면 얼마나 더 강해질 수 있을까?
실제로 천마가 보여 준 검술의 경지는 상상한 것을 몇 단계 더 훌쩍 초월해 있었다.
노바조차 감히 측정할 수 없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지만.
물론 거기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법은 알 수 있었지만, 아쉬운 것도 사실.
그런데 그 빛나는 재능을 고스란히 얻게 되었다는 뜻이다.
“시간만 충분하면 나도 그런 검술을 쓸 수 있을려나?”
[가는 길이 다른데, 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노바의 말이 일리가 있었다.
천마의 말대로 데스 스타에게 칼질을 할 수는 없으니.
헷갈리면 안 된다.
현수호가 가야할 길은 천마가 선택한 길과 전혀 달랐다.
하지만 현수호는 여전히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고 있었다.
“너무 결과만 보려 하지 마. 과정도 중요하니까. 그게 어떤 길이라도 천마의 재능은 반드시 큰 도움이 될 거야.”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천마가 보여준 ‘운명도 베는 검’을 따라 하려다가는 가랑이가 찢어지겠지.
가야 할 길의 단초는 얻었지만, 그렇다고 그간의 노력이 전부 무용지물이라는 뜻은 아니었다.
오히려 지금까지 했던 방식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했다.
“레벨을 올리고, 스킬을 얻는 거다. 헌터 시스템을 최대한 이용해서 강해진다. 그러면 길이 보이겠지.”
무공이든, 과학이든, 초능력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걸 활용한다.
그리고 기계신이라는 범주 안에 모조리 녹여 낼 것이다.
이제 밑그림은 그려졌다.
[저도 지금까지처럼 마스터를 최대한 지원하겠습니다.]“고마워. 네가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다.”
[삐리릿! 뽀!]“그래, 너도 알고 있지.”
천마와의 대결에서 아쉬운 점도 많았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천마의 사상공간.
조금 더 창의력을 발휘했다면, 단순히 덩치만 큰 로봇보다 훨씬 더 강력한 수단을 사용했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이제 와 후회해도 아무런 도움 안 되겠지.
경주말처럼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
기계신이라면, 결국 모든 결과가 미래로 이어져야 할 테니까.
“아직 보상이 더 남았지.”
EX등급 엠블럼은 돌발 퀘스트에서 얻은 것. 아직 차원 게이트 보상이 남아 있었다.
《엠블럼 획득》
◆Emblem
복수자
(랭크 SS)
▷조건 : 차원 게이트 클리어
공격력 +10%
치명타 대미지 +30%
자신에게 피해 입힌 적에게 공격력 +100%
파티원 쓰러지면 30분간 모든 공격력 +30%
파티원 쓰러지면 30분간 모든 방어력 +30%
“오! 이것도 상당히 괜찮은데?”
무려 SS급 엠블럼이다.
전체적인 성능이 좋았는데, 공격력에 몰빵 돼서 더 좋은 거 같았다.
마지막 옵션은 솔플 하는 현수호에겐 큰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었지만…….
“혹시 저거 삐뽀가 쓰러져도 적용되려나?”
ヾ( •́д•̀ ;)ノ
[삐리릿? 뽀?!]현수호의 말에 삐뽀는 상처받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래서 AI가 너무 사람 같으면 불편하다니까.
“아니…… 그러니까 어떻게든 써먹으려는 거지.”
지금 운용되고 있는 삐뽀 부대는 약 60여 기.
현수호의 능력이 오르면 더 많은 삐뽀 부대를 양산할 수도 있었다.
정말 삐뽀가 소환수 개념이라면 저 옵션도 적용될 수도 있을 터.
게다가 삐뽀의 전투력은 현수호의 능력을 이어받는다.
그러니 하나의 삐뽀가 쓰러지면, 다른 삐뽀가 강해질 수도 있다는 소리.
“시도할 가치가 있겠네.”
현수호의 말에 충격받은 삐뽀를 뒤로하고, 현수호는 마지막 보상을 확인했다.
《아티팩트 획득》
◆Artifact
수호검법
(서적)
무공서
“이건 뭐야?”
차원 게이트를 클리어하면 나오는 아이템.
SS급 엠블럼을 줬을 정도로 난이도가 높았으니, 당연히 아이템도 좋은 걸 기대했다.
공청석유가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면 천마검이 나오면 그걸 업그레이드해 엄청난 대미지를 뽑을 수 있을 테고.
하다못해 스킬북이라도 나오면 좋을 텐데, 이건 그냥 평범한 서적이었다.
현수호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책장을 넘겼다.
그런데 책의 내용이 굉장히 익숙했다.
“어? 이건 독고검법이잖아?”
정확히는 진화한 독고검법.
독고세가의 검술을 현수호와 노바가 고쳐서 강화했다. 그걸 다시 독고정과 교주가 손을 봤다.
차원 퀘스트를 무사히 클리어할 수 있었던 덴, 뛰어난 검술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그런데 이 서적에 쓰인 검법은, 마지막에 혁리광을 쓰러트릴 때보다 훨씬 더 수준이 높았다.
“분명 독고검법이 맞긴 한데…… 또 완전히 다르단 말이야?”
노바 덕분에 차원 게이트 속 무공 지식을 온전히 가지고 나온 현수호다.
이젠 무공서를 쓱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그 수준을 완전히 파악할 정도.
독고검법이면서도 아닌 검법은 차원 게이트의 무림에서 본 그 어떤 검법보다 훨씬 더 수준이 높았다.
심지어 천마검법과 달마삼검보다도…….
“이게 어떻게 된 거지?”
현수호는 신들린 듯이 책장을 넘겼다.
천마의 재능을 얻었기 때문이었을까?
무공서의 있는 내용이 머릿속에 속속 박히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했다.
고금제일의 재능으로도 단순히 보는 것만으로는 완벽히 이해하기 힘든 수준.
이 무공을 오롯이 얻기 위해선, 앞으로도 수많은 연습과 실전이 필요할 거다.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마지막 장을 넘겼는데…….
“뭐야? 이게 끝이야?”
이상하게도 무공은 마지막 부분이 비워져 있었다.
미완성된 무공서라는 소리.
“천마신공처럼 이것도 이런 건가?”
후반부는 수련자가 직접 채워 나가야 한다.
완성이 아니라는 건 조금 아쉽지만,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도움이 될 터.
마지막에 확인한 건 경험치 바였다.
“레벨 6까지는…… 이제 반도 안 남았네.”
보통 레벨 5에서 6으로 올리려면, 아무리 등급이 높은 헌터라고 해도 최소 2~3년은 걸린다.
나라에서 빵빵한 지원을 받은 실버 나이트도 2년을 넘겼다고 들었다.
그런데 레벨 5가 된 지 불과 며칠 만에 벌써 경험치가 반이나 찬 것이다.
차원 게이트만으로 이만한 경험치가 오를 리가 없다. 분명 천마와의 돌발 퀘스트도 한몫했겠지.
“노바가 같이 갈 수 있단 걸 알았으니, 빙의형 차원 게이트를 싹 쓸어버리는 것도 좋겠네.”
노바가 있으면 빙의형 게이트가 한층 더 쉽다.
문제는 역시 게이트를 낙찰받을 돈이었다.
“흠! 열심히 돈 벌어야겠네.”
이미 돈 벌 방법은 많이 생각해 두었다.
한층 더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현수호는 도시로 향했다.
* * *
독고정은 무사히 교주 자리에 올랐다.
즉위 초기엔 마도세가가 아닌 중원 출신의 교주에 대한 반감도 있었지만, 곧 압도적인 실력으로 모두의 입을 다물게 했다.
그의 가문에 대한 비사는 알만한 이들은 모두 알 정도.
중원, 황실 모두가 정마대전의 발발을 두려워했다.
부모, 형제를 모두 잃은 원한이라면, 화산을 모두 불태워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으니.
하지만 의외로 독고정은 가문의 일을 전혀 입밖에 꺼내지 않았다.
오히려 무림맹과 황실과 소통을 많이 한 교주였다.
전투보다는 내실을 키우는 데 더 주력하였고, 그 덕분에 천마신교와 신강 지역 모두 역대 최고의 태평성대를 이루게 되었다.
세월을 빠르게 흘러, 30년 후엔 독고정도 교주 자리에서 내려오게 되었다.
차기 교주가 된 건, 그와 초이현 사이에서 낳은 딸, 독고현아.
독고현아는 최초의 여교주가 되고자 했던 어머니의 소원을 대신 이룬 것이다.
교주 자리를 물려준 독고정은, 그 후엔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고 아내 초이현과 산속에 들어가 소탈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여전히 검을 놓지 않았다.
오히려 무림을 떠난 후에 더욱더 검술 수련에 열중했다.
그리고 마침내 일흔이 훌쩍 넘어섰을 때야 자신의 목적을 완성할 수 있었다.
“드디어 완성했군.”
지금까지 얻은 모든 심득을 책 한 권에 풀어놨다.
이제 겉표지에 제목만 쓰면 완성이었다.
독고정이 흐뭇한 표정으로 서책을 보고 있자, 아내인 초이현이 따듯한 김이 솟아오르는 차를 가지고 들어왔다.
초이현 역시 일흔이 넘었지만, 몸속 충만한 내공 덕분에 30대 후반으로 보일 정도였다.
초이현은 여전히 아름다운 미모로 입을 열었다.
“상공. 드디어 완성한 겁니까?”
“허허! 그렇소, 부인. 드디어 완성했구려.”
“제가 좀 봐도 되겠습니까?”
“물론이오.”
초이현 역시 강호에서 은퇴한 지 오래였지만, 여전히 손꼽힐 정도로 강한 무인이었다.
그녀가 무공을 보는 안목은 독고정보다도 뛰어났다.
초이현은 천천히 무공서를 넘겼다.
뒷장으로 넘기며 연신 감탄사를 내던 그녀는, 마지막 장에 이르러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미완성이군요. 왜 마무리 짓지 않은 겁니까?”
초이현은 알고 있었다.
무공이 완성되지 않은 건, 독고정의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라는 걸.
일부러 미완성인 채로 완성한 거다.
그러자 독고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쉽지만, 내 능력으로는 완성할 수 없는 무공이요. 이 무공을 완성할 사람은 따로 있소.”
“다른 사람이요? 혹시 현아를 이야기하는 겁니까?”
“허허! 아니요. 현아에겐 너무 부담스러운 짐이지.”
“그럼 누구를 위한 무공입니까? 지금 무림에 이 심득을 감당할 인물이 있습니까?”
은퇴했지만, 여전히 최강은 독고정이다.
그런 그가 완성하지 못한 무공을 과연 누가 완성할 수 있을 건가?
초이현의 의문은 당연한 일.
그러자 독고정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별에게 도전하는 사람이 있소. 하늘에 떠 있는 태양과 달보다, 심지어 그 둘을 합친 것보다 훨씬 더 크고 두려운 별이지.”
“태양이요? 간혹 검으로 달을 베겠다는 이들은 많이 봤습니다만…….”
“허허! 그런 은유적인 표현이 아니오.”
여전히 모르겠다는 소이현의 표정에 독고정은 빙그레 미소 지으며 다시 말했다.
“평생 노력해도 갚지 못할 도움을 준 사람이요. 은혜를 갚을 기회도 주기 전에 사라졌지. 이해는 하오. 너무나도 힘든 길을 걷고 있으니 뒤를 돌아볼 시간도 없었겠지. 그래서…….”
독고정은 단단히 묶은 서책을 들어올렸다.
“그에게 내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자 하오. 거대한 별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것일지라도, 그것을 위해 내 평생을 여기에 바쳤소.”
천마신공이 미완성인 이유도 마찬가지였다.
천마는 후인이 무공을 완성시켜, 자신보다 더 높은 경지에 오르길 바랬다.
독고정이 천마신공으로 이룬 신성.
그 끝은 자신이 아닌 다른 이를 향해 있었다.
말을 모두 들었음에도 자신이 이해할 수 없음을 느낀 초이현은 그저 가만히 고개만 끄덕인 후에, 물었다.
“그러면 무공의 이름은 뭐라고 지을 생각이신가요?”
“이미 지었소.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지.”
독고정은 붓을 들어, 겉표지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스윽. 스윽!
제목으로 완성된 무공서.
표지엔 독고정의 젊은 날, 기적과도 같은 도움을 준 은인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