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ine God with EX-rank Talent (Deus ex Machina) RAW novel - Chapter (59)
EX급 재능으로 기계신(Deus ex machina)-59화(59/150)
59화 데자뷔 (3)
노바의 말에 현수호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초능력이라고?’
스킬북으로 얻은 초능력은 총 세 개.
순간이동, 염동력, 전류 방출.
그중 어떤 것도 영상과는 관련이 없었다.
[스킬북이 아닙니다.]‘그러면?’
[팬텀 현수호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그가 사는 세상은 스킬북이 있기는커녕, 마나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팬텀은 초능력으로 세계 최고의 능력자가 되었죠.]‘그러면 내가 스스로 초능력을 터득했다는 뜻이야? 스킬이 아니라?’
[본래 마스터의 스탯은 유난히 정신력에 몰려 있었습니다. 그 재능을 생각하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문제는 그 종류죠.]그제야 현수호는 노바가 뜻하는 바를 알 수 있었다.
‘미래 예지라…….’
헌터의 시대가 되고 수많은 능력자가 나타났다가 사라졌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하고 유용하다고 평가받는 능력이다.
그 유용성을 아는 일본은, 신녀를 거의 여신 수준으로 섬기고 있을 정도.
다가올 운명을 점지하고 사건을 비틀거나 전혀 다른 쪽으로 움직일 수도 있었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알려진 예지자는 전 세계에서 일본 신녀 단 한 명.
만약 ‘운명에 간섭’했다는 천마의 말이 사실이라면, 락슈미 역시 예지 능력자일 테고.
‘그런데 내가 예지 능력자였다고?’
[이 영역은 저도 계산할 수 없습니다. 그저 추론일 뿐입니다.]AI가 추론이라…….
어울리지 않은 조합이었다.
‘그러면 왜 하필 직업은 기갑병으로 받았는데?’
직업은 사람의 잠재력에 따라 종류가 결정된다.
예지 능력처럼 매우매우 희귀한 자질이 있다면, 직업도 그쪽으로 정해져야 했을 터.
실제로 일본 신녀 역시 무녀로 알려지지 않았던가?
그러면 최소한 초능력자, 무당 정도는 받아야 정상이 아닌가?
그러자 노바는 담담히 말했다.
[그야 마스터의 직업, 아크 메카닉이 데스 스타와 싸우기에 적합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천마의 말대로 우주의 기운이 마스터에게 몰렸다면요.]하긴 생각해 보면, 제로 스킬을 제외한 나머지는 하나같이 개사기 스킬이다.
정말 미래 예지를 사용하는 무당 직업을 얻었어도 이만큼 강해질 수 없었겠지.
[게다가 미래 예지는 그에 걸맞은 대가가 필요하다고 들었습니다. 오감은 물론이고 수명까지 내놓아야 하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물론 아니지. 그런데 잠깐만……. 대가가 필요하다고? 그러면 이 예지에도 대가가 있다는 소린가?’
[뇌파는 정상적이고, 생체 리듬도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떤 심각한 대미지를 입었다는 데이터는 없습니다.]‘그렇다면 다행이고.’
지금까지 정보를 토대로 종합하면, 현수호가 본 영상이 미래의 일이라고 추측할 수 있었다.
지금 당장 알아야 할 건, 어떻게 미래 예지가 생겼냐가 아니라, 왜 이런 영상을 보았는가 하는 점.
현수호는 이제 어느 정도 정신을 추스른 천리마 길드원들을 보며 생각했다.
‘이들의 죽음을 막으라는 건가?’
영상에서 이들은 끔찍한 최후를 맞는다.
갑자기 미래 예지가 보였다면, 그걸 막으라는 이유에서겠지.
생각을 정리한 후, 그들에게 다가가 물었다.
“괜찮으신가요?”
“네…… 이젠 괜찮은 거 같습니다. 저희는요…….”
괴물 입에 끌려간 두 동료를 생각하며 슬픈 표정을 짓다가, 현수호에게 꾸벅 절을 하며 말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은인이 아니었다면 저희도 아마…….”
여전히 정신이 없어 보이는 그들이다.
하긴 조금 전까지 생사의 경계를 오갔으니, 당연한 일이겠지.
하지만 현수호는 그들이 정신을 차릴 때까지 기다려 줄 시간이 없었다.
“왜 이렇게 된 건가요?”
“저, 저희도 모르겠습니다. 평소처럼 사냥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놈들이 공격했어요.”
“아무런 대화도 없이 갑자기요?”
“네. 맹세코 저희는 저들을 처음 봅니다. 그런데 우리를 제압해서 강제로 여기까지 데려오더니 이런 짓을…….”
현수호는 문득 궁금해져서 물었다.
“이곳엔 원래 던전이 있었습니까?”
“아, 아니요. 저희가 이곳으로 끌려오고 한 시간 후쯤에 생겨났어요.”
“던전이 생겨날 걸 미리 알고 있었다고?”
노바는 던전이 만들어질 때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설마 이들도 그런 능력이 있는 걸까?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가면인과 개미 몬스터. 그리고 미래 예지.
모든 게 수수께끼였다.
현수호는 일단 쓰러진 가면인들을 살펴보았다.
가면을 벗기면, 기괴한 괴물이라도 튀어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그냥 인간이네.”
가면 속의 얼굴은 그냥 평범했다.
한국인만이 아니라, 다른 여러 인종이 섞여 있다는 것 정도가 특이하다고 할까?
그런데 그중에서 아직 살아 있는 이가 있었다.
“크으윽!”
가슴을 부여잡고 간신히 일어난 이.
현수호는 급히 제노사이드를 들고 경계했다.
“빗나간 건가?”
[아닙니다, 총알은 정확히 심장을 관통했습니다. 특이한 스킬이 보유했을 겁니다.]별의별 스킬이 있는 헌터다.
아쿨라 역시 몇 번을 죽여도 되살아나지 않았던가?
심장이 관통되어도 움직이는 건, 흔하진 않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라는 의미.
다행히 그는 싸울 생각은 없는지, 무기를 집지 않고 단지 일어서기만 했다.
“누, 누구냐? 감히 기사단의 행사를 방해하는 놈이.”
“뭐라고? 정신 나간 놈들. 너흰 또 어디서 튀어나온 또라이들이냐?”
“크으윽! 너는 아무것도 모른다. 우리는 위대한 정신을 섬기는…….”
“개소리하네. 잘 되었다. 네놈은 사로잡아야겠다.”
놈을 조사하면 중요한 정보도 얻을 수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놈을 때려눕히려는데……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크흐흐! 이제 십 년도 남지 않았다.”
“……뭐?”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이야기다.
남자는 비틀거리면서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무지하고 몽매한 인간들을 심판하기 위해서 그분이 오실 거다. 누구도 그날의 심판을 막을 수 없다!”
“자, 잠깐! 기다…….”
그의 말을 더 듣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놈이 후다닥 뒤로 뛰어, 던전 입구에 뛰어들었다. 그러자 다시 던전 입구가 거대한 입으로 변해 그를 삼켰다.
도대체 무슨 작용으로 던전이 괴물로 변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변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던전이 진화합니다.》
알 수 없는 시스템음과 함께, 갑자기 시야가 새까맣게 변했다.
[마스터, 조심하십시오, 광범위 텔레포트 기능이 감지되었습니다.]“뭐?”
노바의 외침에 놀란 현수호가 대응하려 했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다.
순간이동 초능력을 사용할 때처럼, 몸이 한순간에 어디론가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
츠츠츠츠!!
“……뭐야?”
다시 정신을 차리니 하늘이 보이는 야외가 아닌, 꽉 막힌 동굴 어딘가로 이동한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여기는…… 던전 안인가?”
사방이 막힌 던전.
분명 아까 괴물 입으로 변한 던전 안이 틀림없다.
지구 전역에 갑자기 등장하며, 헌터가 클리어해야만 사라지는 인스턴트 던전.
지금까지 지구에 수많은 던전이 출몰했지만, 이처럼 주변 사람들을 강제로 끌어들인다는 건 듣도 보도 못한 일이었다.
아마 던전이 진화했다는 시스템 문구와 관련이 있겠지.
“어둡네. 삐뽀야. 불 좀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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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리릿! 뽀!]삐뽀의 몸이 전구처럼 환히 빛나자, 주변이 보였다.
급히 탈출로를 확인했지만, 어디에도 그런 건 보이지 않았다.
“노바. 이곳이 어딘지 알 수 있겠어?”
“그렇게나 아래로 왔다고?”
어쩐지 온도가 높다고 느꼈는데, 지열 때문인 듯했다.
현수호는 무심코 위를 보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드릴을 만들어 위로 파고 나가려면 한세월일 것이다. 그러다가 지반이 무너지기라도 하면, 이 깊은 곳에서 생매장당할 거고.
“여기가 한국인 건 맞지? 다른 나라나 다른 세계로 온 건 아니고?”
[위도와 경도는 일치합니다.]“그건 다행이네.”
불행 중 다행이지만, 지금 이 상황에선 아무런 도움이 안 되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어디 있지?”
만약 아까 본 영상이 정말로 미래 예지라면, 그 넷은 이곳에서 끔찍하게 죽을 것이다.
그러니 같이 텔레포트에 말려들었다고 보는 게 맞겠지.
[이 근처에 생명 반응이 느껴집니다. 바로 근처입니다.]“그쪽으로 안내해.”
다행히 다른 넷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넷 중 한 명이 마법사인지, 라이트 마법으로 간신히 빛을 밝히고 있었다.
삐뽀의 밝은 빛이 다가오자 엄청나게 긴장한 표정으로 무기를 내밀다가, 현수호인 걸 알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들 괜찮으십니까?”
“저희는 괜찮습니다.”
다행히 그들은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어 있었다.
아까 힐링 팩터로 치료한 여성도, 기우뚱거리면서 움직일 수 있을 정도였다.
몸 상태보다 걱정했던 건 역시나 정신적인 트라우마였다.
갑작스러운 습격에, 눈앞에서 동료 둘이 괴물 입에 잡아먹혔으니 말이다.
현수호는 일단 상황을 논의할 겸, 그들이 회복할 시간을 주었다.
“우리는 인스턴트 던전에 들어온 듯합니다.”
이곳에 아직 한국이라 했으니, 차원 던전은 아니다.
지도에도 없는 던전이니 인스턴트 던전이 생성된 거겠지.
그러자 이들의 리더인 듯한 남자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우리는 그들이 던전의 입구를 만드는 걸 보았습니다. 무슨 주술 같은 걸 사용해서요. 사람이 인던을 생성한다는 건 듣지 못했던 일입니다.”
“만들었다고요?”
차원 던전과 인던 발견되는 거지,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이 세계엔 수많은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닌 헌터들이 있었지만, 최소한 지금까진 던전을 만들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그때 갑자기 현수호는 다시 아쿨라와의 대화가 떠올랐다.
[고상한 척하지 마라! 봉인을 풀기 위한 가장 간편한 방법이 인간 제물을 바치는 거잖아. 너희 기사단 놈들도 종종 쓰는 수법인 걸 내가 모를 줄 알고?!]생각해 보면, 아쿨라 역시 퀘스트를 얻기 위해서 인간들을 제물로 바쳤다.
가면인들 역시 사람들을 던전 안에 밀어 넣은 걸, 직접 보았고.
던전과 퀘스트.
나타난 건 조금 다르지만, 방식은 매우 흡사하다.
‘제물을 바치면서까지 무슨 던전을 만든 거지?’
아쿨라는 무려 히든 에픽 퀘스트를 열었다.
꼼수이기는 하지만, 아쿨라가 신력 스탯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예상이 맞는다면, 이 던전도 분명 거창한 뭔가가 있을 테지.
거기까지 생각했을 때였다.
기다리던 시스템창이 여기 있는 모두의 눈에 나타났다.
《히든 에픽 퀘스트 발견》
◆Quest
파멸의 씨앗
▷목표 : ???
▷보상 : ???
역시나 저번처럼 히든 에픽 퀘스트가 떴다.
저번 히든 에픽 퀘스트를 얻기 위해 아쿨라는 무려 2년이라는 시간과 막대한 열정을 쏟아 넣었다.
필시 기사단이라는 놈들도 그에 못지않은 노력을 기울였겠지.
‘그러면 이번도 기회인가?’
아쿨라의 퀘스트를 본의 아니게(?) 강탈해, 막대한 보상을 얻었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비록 사람들을 제물로 바치는 걸 막지는 못했지만, 퀘스트를 뺏으면 그 분풀이는 할 수 있겠지.
문제는 퀘스트의 난이도다.
이전엔 퀘스트를 클리어하기 위해서 악마 크라켄을 쓰러트려야 했다.
무려 9레벨의 마수.
퀘스트 아이템이 없었더라면,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상대다.
이번에도 특별한 퀘스트 아이템이 필요할 수 있었다.
“……고민해 봤자, 별수 있나?”
이전과는 달리 지금은 도망이라는 선택지도 없었다.
이곳은 까마득한 지하.
퀘스트를 깨야, 지상으로 돌아가는 포탈이 열릴 테니.
다행히 이번에도 퀘스트 강탈에 대한 죄책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게 뭐든 내가 빼앗아 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