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ine God with EX-rank Talent (Deus ex Machina) RAW novel - Chapter (6)
EX급 재능으로 기계신(Deus ex machina)-6화(6/150)
6화 로스트 테크놀로지 (6)
주변을 둘러보니 헌터들이 모두 비슷한 표정으로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었다.
길고 지독한 악몽을 꾸다 깬 듯한 모습.
“……클리어한 건가?”
그 순간, 모두의 눈에 반투명한 메시지창이 떴다.
《클리어 보상 획득》
모든 퀘스트는, 클리어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기여도를 계산하여 그에 걸맞은 보상을 준다.
주로 원정대장이 가장 점수가 높고, 보조 대원들은 거의 얻는 게 없었다.
그렇기에 현수호는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퀘스트 클리어로 얻은 게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엠블럼 획득》
◆Emblem
우주 방위대
(랭크 S)
▷조건 : 여왕 격파
모든 스탯 +10%
질병 저항 +30
산성 저항 +50
광 속성 공격력 +100%
오파츠 효율 +30%
“……S급 엠블럼?”
엠블럼은 퀘스트 시에 일정 기여율과 특정 조건을 달성하면 얻는 일종의 패시브 스킬이다.
당연히 현수호는 지금껏 F급 엠블럼도 얻어 본 적이 없었다.
더군다나 S급이면 웬만한 프로 헌터들도 평생 얻기 힘들 정도로 귀중하고 유용한 능력.
행운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엠블럼의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기도 전에 또 다른 메시지나 나왔다.
《아티팩트 획득》
◆Artifact
제노사이드
(오파츠)
공격력 ???
어느새 현수호의 손엔 아까 사용했던 외계 권총이 쥐어져 있었다.
차원 게이트에서 얻은 건 작은 돌멩이도 가져 나올 순 없지만, 딱 하나 예외가 있다.
이처럼 클리어 보상으로 얻은 아티팩트.
그 등급에 따라 ‘일반(Normal)’, ‘고급(quality)’ ‘희귀(Rare)’, ‘특급(Special)’, ‘서사(Epic)’, ‘전설(Legend)’의 여섯 단계로 나뉘는데…….
‘그런데 오파츠 등급은 또 뭐야?’
어쩌면 외계 문물이라서 기존과는 다른 등급으로 표시되는지도 모르겠다.
공격력이 물음표로만 되어 있는 미지의 아이템.
그러고 보니 방금 얻은 엠블럼에 오파츠에 관한 옵션이 있었던가?
생각지도 못한 보상에 얼떨떨한 표정으로 서 있는 동안, 진서연이 분주히 움직였다.
“모두 괜찮으신가요? 인원을 점검하겠습니다. 다들 이쪽으로 모여 주세요.”
어려운 퀘스트를 끝냈으니, 피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야 했다.
마지막에 몰려드는 괴물 덕분에 몇 명이 당했는지도 모르는 상황.
다행히 생각한 것보다 희생자는 적었다.
처음 박광열 패거리 셋과 제때 치료하지 못한 다른 헌터 세 명, 총 여섯 명이 전부.
수많은 헌터들이 괴물에게 끌려갔음에도 무사한 이유는, 숙주로 삼기 위해서 가사 상태로 살려 뒀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지났으면 껍질만 남았겠지만, 다행히 서둘러 클리어한 덕분에 피해가 없었다.
그걸 확인한 진서연은 크게 안도했다는 듯이 팔을 바르르 떨었다.
“다행이네요. 정말…… 다행입니다.”
그 순간이었다.
홍창식이 별안간 누군가에게 다가가더니 팔을 비틀며 윽박질렀다.
“이 첩자 새끼!”
“으악!”
갑작스러운 상황에 모두의 눈이 그쪽으로 몰렸고, 진서연도 황급히 달려갔다.
“아저씨? 왜 그러세요?”
“이 환영술사가 모든 원흉입니다. 이 새끼가 우릴 위기에 빠트렸다고요.”
“그게…… 무슨 소리죠?”
“애초에 3.5성급 던전이 아니었어요, 아가씨. 이번 던전은 6성급이었다고요!”
“네?!”
처음 던전에 진입했을 때, 별 3.5개의 난이도라는 게 모두의 눈에 보였다.
그게 환영술사가 조작한 환영이라는 소리.
“이런 미친! 그러면 우리가 6성급 난이도를 돌파한 거야?”
“5성만 돼도 포기하는 게 국룰인데, 6성이라니…….”
만약 현수호의 활약이 없었다면 모두 전멸했을 거다.
충격적인 말에, 아랫입술을 깨문 진서연은 홍창식의 손에 대롱대롱 매달린 남자에게 소리쳤다.
“모두 사실인가요? 정말 우릴 죽이려 한 겁니까?”
그와는 초면이 아니다. 오랫동안 진서연과 알던 사이였다.
실력도 뛰어나고 성실하게 원정에 임했기에 이번 원정에도 포함시킨 건데…….
“크흑! 죄,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가씨. 빚 독촉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서…….”
환영술사 직업의 남자는 도박으로 막대한 빚을 지고 있었던 모양.
사채까지 손을 댔는데, 급기야 헌터 생활로 버는 돈보다 불어나는 이자가 더 많을 지경에 되었다.
사채업자들이 가족까지 위협하자, 비로소 정신을 차렸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진 그 순간, 은밀한 제안이 들어왔다.
“흐으윽! 놈들이 원정대가 전멸하면, 가족들은 평안히 살 수 있게 해 주겠다고 했어요. 죄, 죄송합니다. 정말로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처음 난이도를 속인 건 시작에 불과했다.
본래 의도는 아군들을 차례로 함정에 빠트려 전멸시키는 것.
하지만 남자는 도중에 마음을 바꿨다.
그건 너무나도 끔찍한 괴물과 희생자의 모습 때문이었다.
그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했다.
“흑흑! 각오는 했어도, 그렇게 죽고 싶지는 않았어요.”
모든 걸 들은 홍창식은 그를 거칠게 바닥에 내던졌다.
“높은 난이도에 유독 화염 내성이 강한 괴물……. 모든 게 함정이었습니다.”
원정대를 전멸시킬 정도의 차원 던전.
단순히 난이도만 높은 게 아니라, 화염 능력이 잘 안 통하는 괴물이 나온 게 특히 악의적이었다.
남자는 누가 시켰는지 말하지 않았지만, 그건 듣지 않아도 뻔했다.
진서연은 골치가 아프다는 듯이 이마를 짚었다.
“……오빠들 짓이겠죠.”
진룡 그룹을 두고 싸우는 후계자들.
암살 시도에 이어서 이번엔 치명적인 함정을 파 놓은 것이다.
진서연은 무심코 현수호를 바라봤다.
‘저분이 아니었다면…….’
현수호가 아니었다면 원정대는 전멸했을 것이다. 만약 운 좋게 클리어했더라도 막대한 희생자가 발생했을 것이고.
현수호의 활약 덕분에 위기는 기회가 되었다.
무려 6성급 차원 퀘스트를 단 6명의 희생자만으로도 클리어했으니.
이걸로 오히려 진서연의 평가는 훨씬 더 오르고 후계자 경쟁에서도 유리해지게 되었다.
하지만 진서연은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
그녀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제 돌아가죠.”
* * *
무사히 도시로 돌아온 후에야 정산을 시작했다.
획득한 아이템을 확인한다고 하자, 현수호는 망설임 없이 외계 권총, 제노사이드를 내놨다.
보조 대원인 현수호가 아이템을 내놓자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걸 얻었다고?”
“네.”
이번 원정에서 현수호의 기여도는 다른 헌터들을 합친 것보다 높았다. 랭커인 홍창식을 포함해도 말이다.
그러니 유일하게 아티팩트를 획득할 수 있었다.
의외의 상황에 담당자는 당황해서 머리를 긁었다.
길드 소속이라면 아이템을 감정해서 그만큼의 보상을 주겠지만, 현수호는 일용직 아닌가?
결국 진서연까지 보고가 들어갔다.
“그건 저분 겁니다. 우리가 상관할 게 아니에요.”
“하, 하지만…….”
길드원들이 모두 아깝다는 듯이 제노사이드를 봤다.
차원 퀘스트에서 얻은 아티팩트는 아무리 성능이 좋지 않아도 최소 수억 원을 호가한다. 수집가들에게 팔리니.
더군다나 성능이 좋다면 부르는 게 값일 정도다.
헌터들의 눈에서 탐욕이 뚝뚝 흐르는 게 보이자, 홍창식이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
“이건 이제 장식품이다. 본래 충전식이지만 우리의 기술로는 절대 충전할 수 없고 남은 에너지 잔량도 없어.”
그새 감정사의 스킬을 통해 알아낸 사실이었다.
그 말에 헌터들은 짜게 식었다는 듯이 입맛을 다셨다.
아까 여왕 괴물과 함선을 통째로 날린 위력을 떠올렸던 모양.
장식품에 불과하다면 진서연과 홍창식의 노여움을 사면서까지 욕심낼 이유는 없었다.
제노사이드는 다시 현수호의 손에 쥐어졌고, 진서연이 공손히 말했다.
“혹시 처분하실 생각이라면 저희 길드에서 후하게 쳐드리겠습니다.”
그 말에 현수호는 갈등했다.
진서연에게 맡기면 개인으로 경매장에 넘기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값을 받을 수 있을 테니.
‘어차피 아까 그 목소리도 없으니…….’
차원 게이트에서 얻은 건 보상이 아니면 그 어떤 것도 가져올 수 없다.
물건은 물론이고, 특정한 지식도 까맣게 잊게 된다.
목소리의 정체가 무엇이었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지만…… 더 이상 도움을 받을 수 없겠지.
이제는 마나를 대체하여 에너지를 충전할 수 없다는 소리.
……라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그 물건은 넘기지 않는 편이 좋을 겁니다, 마스터.]“히끅!”
순간 너무 놀라 딸꾹질이 나왔다.
“왜 그러시나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 하하하…….”
이상하게 쳐다보는 진서연에게 권총을 기념으로 갖겠다고 말한 후에 조금 멀리 물러섰다.
‘너 아직 있었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미 마스터와 완벽하게 동화되었습니다.]‘하지만 차원 게이트에서 얻은 건 지식까지도 앗아 가는 시스템이야. 그런데 어떻게 네가…….’
[마스터의 말대로, 게이트 통과 당시 저를 소멸하려는 미지의 힘을 포착했습니다.]‘그런데?’
[응급 상황에 따라, 소립자 단위로 쪼개져 마스터의 몸에 흩어졌습니다. 99.9999%의 입자는 소멸했지만, 다행히 일부는 살아남았습니다.]‘그런데도 무사해?’
들어도 뭔 소리인지 모르겠다.
중요한 건 6성급 차원 퀘스트를 클리어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던 뭔가가 여전히 자신을 마스터라고 부르고 있다는 점.
‘그런데 네가 정확히 뭐지? 무슨 컴퓨터라고 들었던 거 같은데?’
[저는 7세대 초은하단급 우주 전함, 하이퍼노바의 메인 AI입니다.]‘우주…… 전함이라면 우리가 자폭 장치를 기폭한 그거?’
[그렇습니다. 비상사태 시 조항에 의거 마스터에게 인스톨했습니다.]은하를 횡단할 정도로 뛰어난 우주 전함의 메인 AI란다.
그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속으로 가늠하고 있을 때, 모든 정비를 마친 진서연과 홍창식이 다시 현수호에게 왔다.
“성함이…… 현수호 씨였죠?”
“아! 넷!”
“오늘 원정에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다시 한번 허리를 꾸벅 숙여 절하는 진서연에게, 현수호도 황급히 허리를 숙여 맞절했다.
진서연은 바로 본론을 말했다.
“저희 길드에 들어오세요. 정직원으로요. 대우는 업계 최고로 맞춰 드리겠습니다. 우리 길드는 사대보험 등을 비롯한 기본적인 혜택도 뛰어난 편입니다.”
그 말에 현수호는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이건…… 꿈인가?’
진룡 길드와 같은 대형 길드가 먼저 스카우트를 제안하다니…….
정직원이 되는 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업계 최고의 대우를 준다고 하지 않았나?
그거라면 지긋지긋한 가난도 안녕일 것이다.
당장 수락하려는데, 지금까지의 나긋나긋한 목소리와는 전혀 딴판인 목소리가 들렸다.
[미쳤습니까, 휴먼?!]성난 노성에 현수호가 깜짝 놀라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우주 제일 AI인 제 마스터가 고작 저런 조건으로 길드에 들어가겠다고요?! 업계 최고라고 해 봤자, 짐꾼 신세 아닌가요?]목소리일 뿐인데, 다량의 침이 튀는 장면이 상상되었다.
‘그럼?’
[제 도움을 받으면 최고 보조가 아니라, 최강 헌터가 될 수 있을 겁니다.]‘헌터라고?’
그 말에 현수호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헌터라니…….
수리공 직업을 얻고 끝내 좌절했지만, 가슴 한켠에는 언제나 남아 있던 꿈이 아니던가?
[제가 있으면 저런 길드의 도움 따위는 필요 없습니다.]자신만만한 목소리에, 현수호는 결심을 굳혔다.
그리곤 대답을 기다리는 진서연에게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죄송합니다. 오늘 사건의 충격이 너무 커서, 다시는 던전에 못 들어갈 거 같아요.”
“아~”
진서연은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품에서 명함을 꺼내 건넸다.
“언제든 마음이 바뀌면 연락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진서연과 홍창식을 보낸 현수호는 본격적으로 AI와 대화했다.
‘정말 날 도울 수 있겠어?’
[마스터를 돕는 게 저의 유일한 사명입니다.]망설임 없이 들려오는 말에 감동까지 느낄 정도였다.
현수호가 말하는 도움이란, 외계 권총, 제노사이드를 계속 사용하는 것.
외계 괴물과 우주 전함까지 부순 강력한 위력의 권총이다.
충전하기 위해서 마나를 소비한다는 조건이 따르긴 해도, 잘만 사용하면 충분히 헌터로 활약할 수 있을 터.
‘그 위력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면 랭커도 꿈이 아닐지도…….’
벌써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 현수호.
하지만 AI의 대답은 현수호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오리온자리 나선팔에 속한 태양의 세 번째 행성. 통칭 지구. 지금으로부터 3,512일 15시간 31분 후에 99.99% 확률로 멸망할 예정입니다.]“……뭐?”
너무나도 뜬금없는 말에, 너무 놀라 육성으로 소리친 현수호.
그와는 달리, AI의 목소리는 여전히 덤덤했다.
[계산의 오차 범위는 1% 내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