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ine God with EX-rank Talent (Deus ex Machina) RAW novel - Chapter (96)
EX급 재능으로 기계신(Deus ex machina)-96화(96/150)
96화 위대한 유산 (2)
* * *
경매를 통해 대전에서 열린 차원 게이트는 15억 원에 낙찰받을 수 있었다.
다행히 인기가 없는 1인용 빙의형에 마나가 없는 세계라 비교적 싼 값에 권한을 획득할 수 있었던 것.
마지막에 경쟁이 붙어서 3억 정도 더 돈을 줘야 했는데, 그 정도면 양호한 수준이었다.
-입금 확인했고요, 이제부터 3,215호 게이트는 엑스 마키나 길드에 소유권이 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아시겠지만, 낙찰받은 지 일주일 안에 게이트를 클리어하셔야 합니다. 아니면 자동으로 권한이 사라져서 다시 헌터 협회에서 맡게 될 겁니다.
시간이 지연되어 던전이 파괴되는 일명, 던전 브레이크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조항이다.
빙의형 던전이라 준비할 것도 없으니, 현수호는 바로 던전이 있는 대전으로 향했다.
알려준 장소로 가니, 헌터 협회 직원과 일렁이는 차원 게이트가 있었다.
“현수호 헌터님 맞으십니까?”
“네, 제가 현수호입니다.”
“단말기 제출 부탁드립니다.”
무표정한 직원은 확인이 끝나고도 여전히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차원 게이트 안의 시간은 전혀 흐르지 않기에, 성공 유무는 즉각적으로 알 수 있다.
헌터가 살아서 나오면 성공, 그렇지 못하면 안에서 죽은 거다.
그 마지막까지 확인하기 위해서 몇 명의 직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현수호가 할 일은 하나밖에 없었다.
바로 차원 게이트 안에 들어가는 일.
“후하! 차원 게이트는 매번 긴장되네.”
이번 차원 게이트는 천마를 만났을 때처럼 빙의형 던전.
다른 헌터들과는 달리, 현수호는 노바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훨씬 유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원 게이트는 절대로 안심할 수 없는 곳이다.
현수호는 크게 심호흡한 후에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 * *
시끄러운 공장의 소음이 한시도 멈추지 않는 기계 도시 아스트리아.
변방에 위치한 도시지만, 공장이 많이 들어서 있어 물자 대부분이 이곳에서 만들어지고, 수출입의 절반 이상이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혹자는 이 아스트리아를 나라의 심장이라고 부를 정도.
항구에서는 매일 물자들이 오르내리고 각종 안드로이드 로봇들과 인간들이 쉬지 않고 움직이며 도시를 움직인다.
경제적으로는 수도보다 더 중요한 곳이지만 결코 부유한 곳은 아니다.
공장에서 뿜어내는 매연과 폐수 때문에 생활환경은 최악이다. 공장을 제외하면 가난한 노동자들이 거주하는 낡은 건물밖에는 없었다.
거리에는 부서진 로봇들의 잔해가 아무렇지도 않게 나뒹굴고 있고 사람들은 기름이 묻어 나오는 기침을 하며 병든 몸을 겨우 움직인다.
아이들이 뛰놀 공간이 없어서 기름 범벅이 된 아이들은 쓰레기 더미를 놀이터 삼아서 놀곤 했다.
그나마도 놀 공간이 있는 아이들은 차라리 행복한 편이다.
더 가난한 지역은 유독물질을 뿜는 산업 폐기물도 도처에 가득하여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최악의 지역은 기계의 무덤이라 불리는 폐기장.
이곳에는 재활용되지 않는 모든 산업 쓰레기들이 뭉쳐 있는 쓰레기장으로 살 곳을 구하지 못한 극빈층이나 부모를 잃은 고아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알렉이 가야 하는 곳이 바로 그 폐기장이었다.
취익~
기차에서 내리니 바로 쇳가루를 품은 메케한 공기가 알렉을 반겼다.
“콜록! 콜록! 시작부터 아주 난리군.”
본능적으로 꺼려지는 냄새에 눈을 찡그린 그는 쏟아지는 인파 속에 섞여 모자를 푹 눌러쓰고 천천히 걸어갔다.
알렉은 30대 중반의 건장한 체격을 가진 남성이다.
평범한 외모를 지니고 있지만 실은 정부의 특급 파견 수사관이었다.
“고대 유물이라……. 그런 게 이 시궁창 속에 있을까?”
어느 날 바다 깊은 곳에서 고대의 유적이 발견되었다.
그 유적을 연구하던 고고학자들은 전부 경악을 감출 수 없었다.
현대 문명보다 훨씬 이전에 존재했던 문명.
이야기에서만 나오던 아틀란티스 대륙의 흔적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무슨 이유로 아틀란티스가 멸망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고대의 문명이 현재 인류가 이륙한 문명보다 훨씬 더 진화한 과학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초문명의 고대 기술.
세계가 발칵 뒤집힐 일이었다.
하지만 문명을 발견한 미국은 그것을 철저히 감췄기에 아는 이들은 극소수였다.
미국 정부는 발견된 유물을 연구하여 세계 패권을 더욱 공고히 하실 원했다.
그러다가 큰 문제가 생겼다.
고대의 유물을 연구하던 책임자, 제이콥 박사가 어느 날 갑자기 행방불명된 것이다.
그냥 행방불명된 것도 아니라, 발굴된 유물 중에서 가장 귀중한 물건도 사라졌다.
당연히 미국 정부는 비상이 걸려서 제이콥 박사를 추격했다.
그 일이 일어난 지도 벌써 5년이 흘렀다.
아직도 미국 정부에선 제이콥 박사의 흔적을 쫓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이곳에서 죽은 줄만 알았던 제이콥 박사를 보았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이다.
물론 허위 정보일 가능성도 있었다.
아니, 지금까지 제이콥 박사에 관한 정보들은 전부 허위였다.
그렇다고 무시할 수는 없으니 연방 정부에서 알렉을 조사 차원에서 보낸 것이다.
“하필 기계 무덤이라니. 보나 마나 이번에도 허위 정보일 테지. 쯧!”
알렉은 크게 인상을 쓰며 모자를 고쳐 썼다.
하고 많은 지역 중에 폐기장을 가게 된 이유는 단순히 상급자의 심술 때문이다.
어린 나이에 조직의 최고 명성을 지니게 된 알렉을 평소 시기하던 사람이라서 매번 이렇게 힘들고 더러운 임무만 골라 준다.
“네놈보다 빨리 진급해서 그대로 갚아 주지.”
지금 진급 속도라면 알렉의 소망이 꿈만은 아닐 거다. 그때를 위해서 더러워도 꾹 참고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최악이네.”
공장 지역은 비교적 깨끗한 편이지만 도시 외곽은 눈 뜨고 못 봐줄 정도로 가관이다.
냄새 때문에 조금만 숨을 쉬면 머리가 깨질 것 같고 깨끗한 물을 구할 곳을 찾을 수도 없다.
주변에는 녹슨 금속들이 나뒹굴고 있어서 저곳에 긁히기라도 하면 파상풍 같은 각종 질병에 걸릴 거다.
이런 곳에 병원이 있을 리가 없으니, 질병에 걸리면 생명이 위독할 테지.
“아무리 봐도 제이콥 박사가 이런 곳에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곳이라서 숨기에는 나쁘지 않아 보이지만 이런 곳에서 생활한다면 누가 잡아가기 전에 질병으로 먼저 죽을 거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수명이 평균의 반의반도 되지 않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래도 일은 일이니, 알렉은 폐기장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간혹, 기척이 있어서 다가가 봤지만 모두 쥐였다. 이런 척박한 곳에도 쥐는 존재했다.
한참을 수색하다가 드디어 인기척을 발견했다.
“누구냐!”
알렉이 빛처럼 빠른 속도로 총을 뽑아 들어 한쪽을 겨누자 누군가가 털썩 주저앉는 소리가 들렸다.
도망가기 전에 빠르게 다가가 봤지만, 그가 찾던 제이콥 박사가 아니었다.
“아이?”
그건 겨우 10살 정도로 보이는 어린아이였다.
얼굴은 검댕 때문에 남아인지 여아인지도 알 수 없고 넝마가 된 옷을 덕지덕지 끼어 입은 아이가 두려운 표정으로 알렉을 보고 있었다.
“미안하다. 놀라게 할 생각은 아니었어.”
상대가 어린아이라는 것을 안 알렉이 총을 치우고 손을 내밀었다.
그가 아무리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특수 요원이라도 어린아이에게 총을 겨눌 악한은 아니었다.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총성이 연달아 울리기 시작했다.
탕! 탕! 탕!
알렉이 방심한 틈을 타서 뒤쪽에서 쏜 공격이다. 대응할 틈도 없이 어깨와 종아리에 한 발씩 허용해야 했다,
‘누가!’
생살을 찢는 통증에 눈앞이 흐려지고 손이 떨렸지만 알렉은 최고 수준의 요원이다.
재빠르게 몸을 반전해서 총이 날아온 방향으로 총을 발사했다.
탕! 탕!
“크윽!”
반응이 있었다. 적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하지만 알렉도 사정은 좋지 않았다.
종아리에 맞은 총알은 관통되었지만, 어깨에 맞은 총알은 아직 남아 있었다.
“빌어먹을!”
재빨리 응급 치료를 해 출혈은 최대한으로 줄였지만 빨리 총알을 빼내지 않으면 상처 부위가 곪는다.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이 너무 멀어서 이 다리로는 걸어갈 수 없고 또 걸어간다고 해도 다른 적들이 어디서 숨어 있을지 알 수 없다.
‘정보가 샌 거야.’
정보를 받자마자 뛰어왔음에도 다른 나라로 보이는 요원이 왔다는 소리는 내부에 정보를 빼간 자가 있다는 소리다.
그것도 고위직에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일단 같이 파견된 다른 요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했다. 품에 넣어둔 무전기를 꺼내려는 순간…….
딱!!!
머리에서 엄청난 통증과 함께 의식이 서서히 흐려지는 것이 느껴졌다.
흐릿하게 보이는 광경으론, 몽둥이를 든 어떤 여성이 자신을 보고 있었다.
‘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그렇게 알렉은 정신을 잃었다.
* * *
“으음!”
낯선 천장이다.
그런 한가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현수호는 자신이 몸을 조종하고 있단 걸 깨달았다.
‘이제부터 시작인 건가?’
알렉의 기억이 생생했다.
알 수 없는 자에게 총알을 맞고, 뒤통수를 가격당해 기절까지 했다.
총알을 맞은 두 곳과 정수리에서 느껴지는 고통 때문에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진다.
아직 고통에 익숙해지지도 않았고 시야도 제대로 잡히지 않은 상황인데, 바로 퀘스트창이 나타났다.
《차원 퀘스트 발생》
◆Quest
초문명과의 만남
(난이도 ★★☆)
▷목표 : 생존
목표가 아주 깔끔했다.
특정 시간까지만 살아 있으면 되는 일.
어찌 보면 쉽지 않은 일일 수도 있지만, 난이도가 두 개 반인 걸 보면 그리 위험해 보이지 않았다.
몸 상태를 살피기 전에 확인할 게 있었다.
‘노바, 들려?’
[저는 여기 있습니다, 마스터.]다행히 이번에도 노바가 왔다.
몸을 조금 움직였는데 다행히 어깨에 박혔던 총알은 더 느껴지지 않았다.
누군가가 치료한 것이 분명했다.
혹시 같이 파견된 요원이 발견해서 병원으로 후송한 건 아닌가 생각했지만, 주변에서 풍기는 냄새는 아직 폐기장의 것이었다.
주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현수호가 몸을 일으키려 하자 온몸에서 찢어질 것 같은 통증이 느껴졌다.
“크윽!”
상태가 좋지 않았다.
현수호는 즉시 노바에게 물었다.
‘네 힐링 팩터 능력을 사용할 수 있을까?’
예전 차원 게이트, 그러니까 독고정의 몸으로도 노바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었다.
암습자들을 강력한 전류로 감전시켜 불가능할 것 같은 승리를 쟁취한 기억이 있었다.
이번에도 그걸 부탁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노바는 부정적인 답을 주었다.
[이번 몸의 주인에겐 마나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에너지원이 없이는 어떤 제 능력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그런…….”
이 다중 차원의 세상 역시 마나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번 차원 게이트에선 노바의 직접적인 능력은 기대할 수 없다는 소리.
그때였다.
현수호가 몸을 뒤척이자, 옆에서 옥구슬이 굴러가는 것 같은 아름다운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괜찮으세요? 정신이 드시나요?”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해 보니, 이런 폐기장에는 어울리지 않는 금발의 아름다운 여성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옷은 허름하고, 얼굴엔 기름때가 덕지덕지 묻어있었지만, 그것으로 그녀의 아름다움과 기품을 가릴 수 없었다.
그 옆에는 쓰러지기 전에 봤던 아이와 다른 아이들 여러 명이 신기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뒤늦게 상처를 살펴보니, 깨끗한 천으로 감겨 있는 걸 알 수 있었다.
총알을 빼내고 소독약까지 바른 깔끔한 솜씨였다.
“여긴…….”
현수호의 예상대로 여긴 아직 폐기장의 안이었다.
다만, 이곳은 유독 가스를 뿜는 폐기물이 없고, 그나마 깨끗한(?) 폐기물만 있었는데 그 곳곳엔 사람들이 잘 수 있는 침대 같은 것도 눈에 띄었다.
이곳이 이 여성과 아이들이 머무는 장소인 것 같았다.
현수호가 움직이려 하자, 여성이 다가와 몸을 일으키는 것을 도왔다.
“조심하세요. 적절한 재료가 없어서 응급처치만 한 상태입니다. 무리해서 움직이면 상처가 벌어질 거예요.”
“……당신이 날 도왔습니까?”
“총소리가 들려와서 빨리 뛰어왔더니 당신이 있었어요. 토미를 총으로 쏘는 줄 알고 저도 모르게 공격했어요. 미안해요.”
“그럼…….”
현수호가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자, 여성이 미안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뒤에서 정수리를 내려친 게 바로 이 여성이었던 거다.
현수호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어쨌든 상처를 치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저는 알렉이라고 합니다.”
“저는 마리아라고 합니다.”
알렉의 기억을 가진 현수호는 인사를 마치자마자 서둘러 품에 있는 무전기를 확인했다.
일단 같이 온 동료들과 연락을 취해야 이 균열을 클리어할 단서를 얻을 거다.
하지만 상황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았다.
“이런…….”
무전기가 완전히 망가져 있었다.
아까 쓰러졌을 때 충격을 받고 물에 젖어서 망가진 것 같았다.
이제는 쓸모없는 무전기를 내팽개치고 다시 마리아를 바라봤다.
무전이 없으면 혼자서라도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제가 얼마 동안 정신을 잃고 있었나요?”
“쓰러진 후로 만 하루가 지났습니다.”
“하루요?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었나요?”
놀란 현수호가 몸을 일으키려 하자 생살을 찢는 고통이 밀려와 인상을 썼다.
“아직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지금 움직이면 큰일 나요.”
“휴~”
체념한 현수호는 다시 자리에 누웠다.
고개만 간신히 돌려서 주변을 살펴보니 어린아이와 마리아만 보이고 다른 어른은 보이지 않았다.
“여기 사는 사람은 이게 전부입니까?”
“네? 아~ 네. 이곳 폐기장은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입니다. 그나마 안전한 쓰레기들을 쌓아서 겨우 살아가고 있지만 건강에 좋을 리 없죠.”
그녀의 말대로다. 이런 폐허에 제이콥 박사가 숨어들었을 거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렇다면 혹시 제이콥 박사라는 사람은 알지 못하나요?”
“네? 누구요? 처음 듣는 이름입니다.”
마리아가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현수호가 알았다고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알렉의 몸에 들어온 이유가 있을 거야.’
헌터들이 차원 게이트를 꺼리는 이유 중의 하나다.
주변의 정보를 수집하여 진정한 목표를 깨달아야 하는 것.
마치 난해한 퍼즐을 앞에 둔 기분이었다.
‘이제 시작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