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100)
마법은 괜히 배워서-101화(101/502)
# 101
최강의 하인 1
드레이져는 ‘드래곤 슬레이어가 되는 법’의 최종술식을 펼쳤다.
최종술식의 이름은 언급도 하고 싶지 않다.
이 드래곤 슬레이어…… 천재인 것은 분명하다.
천재들은 정신이 조금 이상하다더니 맞는 말 같다. 술식들의 이름이 죄다 약을 빨거나 술을 마시고 만든 것 같았다.
술식 그녀는 예뻤다.
술식 당신의 노예가 되고 싶어.
술식 그대와 영원히 함께할 거야.
이 무예를 만든 이유가 뭔지 궁금하기까지 하다.
어쨌든 드레이져는 ‘드래곤 슬레이어가 되는 법’을 최종오의까지 몸에 익혔다.
그리고 펼친 마지막 술법!
쿠쿠쿠쿠쿵!
“이, 이게 정말 내가 펼친 무공이란 말인가.”
놀라웠다. 드레이져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는 7성급 전사다.
하늘이 허락한 자만이 닿을 수 있다는 절대 무력의 경지. 꼭 이 드래곤 슬레이어의 무공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강하다.
하지만 그런 그조차 이 무공의 위력에 깜짝 놀랐다.
지금 이 한 방에, 앞의 바위산 절반이 날아갔다. 이 무공만 대성한다면 제아무리 레드 드래곤 프리티아라고 하더라도 쉽게 막아 내지 못할 것이다.
드레이져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엄청난 마력을 발산했음에도 그의 몸엔 여전히 힘이 넘치고 있었다.
아아아!
이대로라면…… 그랜드 마스터도 꿈이 아니다.
이건 모두 레기온이 가끔 주는 결정 덕분이라고 할 만했다. 그 결정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드래곤 슬레이어의 무공’을 빨리 익힐 수 없었을 것이다.
-띠링띠링. 지능이 1올랐습니다.
망막에 떠오르던 그 글자의 아름다움!
머리가 좋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지능이 15나 오르고서야 알게 되었다.
문제는 그 뒤로 세 개를 더 먹었는데, 더 이상 진척이 되지 않고 있었지만…….
“이게 네 한계인가 보다. 나중에 더 좋은 거 생기면 줄게.”
지금 드레이져의 지능은 137.
한계라는 말은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여하튼 이 정도로도 충분한 효과를 느끼고 있는 드레이져였다.
살도 조금씩 찌긴 했는데 그런 건 순식간에 원상복구시켜 버렸다.
지능이 높아진다는 것.
이게 정말 보통 일이 아니었다.
평상시라면 1년이 걸려도 이해하지 못한 문구들은 지능이 높아진 덕분에 보는 순간 이해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세상이 달리 보인다.
여차하면 세상의 이치까지도 알게 될 듯한 기분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문제도 생겼다.
드레이져는 들고 있던 도끼를 보았다. 그의 막강한 마력을 견디지 못하고 도끼날이 모래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백작령에서 꽤 비싸게 주고 사 온 도끼인데.
이래서는 드래곤 슬레이어의 초식을 펼치지 못한다. 제대로 된 무기가 없어서 무공을 쓸 수 없다니. 이것이야말로 돼지 목의 진주가 아니고 뭐겠는가?
반드시 마력을 버틸 무구를 구해야 한다.
본래 그는 고대 던전에서 얻은 유니크 세트 아이템이 보유했었다.
패황 유니크 세트 아이템.
패황의 갑주.
-물리 방어력 상향.
-마법 방어력 상향.
-마력 증폭.
-체력 강화.
-마나 증폭.
-공격력 상승.
-독성 차단.
-신성력 차단.
완전 사기적인 아이템이었다.
더불어서 2세트 착용 시 생명력 10퍼센트 상승, 치명타 확률 10퍼센트 상승이라는 옵션도 붙는다.
4세트 착용 시 8성급의 최강 스킬인 ‘피닉스’를 사용할 수가 있었다.
드레이져의 독문병기는 패황의 이빨이라는 배틀 엑스였다.
-공격력 10퍼센트 상승.
-오러 증폭.
-치명타 확률 상승.
-5초마다 6서클 마법 ‘폭격’ 시전.
이라는 옵션을 가진 막강한 배틀 엑스였다.
제아무리 막대한 마력을 쏟아부어도 거뜬하게 견뎌 낸다. 비록 2세트뿐이지만 그것을 착용함으로써 드레이져는 30퍼센트 이상 강해질 수 있었다.
그런 소중한 아이템이 레드 드래곤 프리티아와의 사투에서 산화했다.
제아무리 고대의 문명이 낳은 무구라고 하더라도 드래곤의 브레스를 당해 낼 수가 없었다.
-라고 드레이져는 생각했다.
그가 본래 소유하고 있던 최강의 무구는 이미 재생을 완료하여 레기온과 리치 마몬의 공동 소유인 아공간 속에서 잠들어 있었다.
하지만 레기온은 그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당연히 드레이져도 그 사실에 대해서 알 턱이 없었다.
최강의 무구 중에 하나인 ‘패황 세트 유니크 아이템’은 그렇게 잠들어 있던 것이다.
“이제는 내 힘을 견딜 수 있는 무구를 찾아야 해. 레드 드래곤 프리티아와 결전은 그다음이다.”
그리고…….
드레이져는 오늘따라 맑게 개인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레드 드래곤 프리티아를 잡으면 다음은 너다.
얼음의 용자, 라이덴…….
* * *
오크 여전사들의 마을에서 돌아온 레기온은 일주일간 저택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가 무엇을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주인의 얼굴을 딱 한 번 봤던 전속 하인들은 서운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오늘도 나오지 않은 겁니까?”
로또가 베이컨에게 물었다.
베이컨은 뒷짐을 쥐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그는 전속 하인들의 수장으로서 완연한 고수의 품격을 품고 있었다.
하긴, 어느새 성장한 그는 3성급 기사의 검 실력에 3서클 마법사의 실력까지 갖추었다.
완연한 마검사!
이젠 어딜 가도 맞고 다니지 않을 자신이 있는 그였다.
그런 노력에 대해 칭찬을 받고 싶은 마음도 조금 있는 것이 전속 하인들의 마음이었는데, 그것도 만나야 들을 수 있는 이야기지, 이건 아예 얼굴도 보기 힘드니…….
베이컨은 메이드 장인 헤이즐러에게 물었다.
“식사는 하시는가?”
“네, 식사는 꼬박꼬박 하십니다. 2그릇 드실 때도 있고요.”
“식당에 내려와서?”
“아뇨. 식사는 모두 방에서 하시고 계십니다.”
“어디 아프신 것은 아니고?”
“네, 그건 분명히 아니에요. 그냥 뭔가 집중을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집중?”
“네.”
“새로운 마법이라도 익히시나?”
베이컨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럼 기다릴 수밖에 없겠군.”
베이컨은 한숨을 내쉬었다.
“영주님이 방에서 나오시면 바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고맙네.”
“별말씀을요.”
헤이즐러는 베이컨을 보면서 싱긋 웃었다.
베이컨은 한숨을 뱉으며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다시 훈련에 집중했다.
예상외로 헤이즐러에게 연락은 빨리 왔다. 점심이 갓 지났을 때쯤이었다.
“영주님의 얼굴이 매우 창백해 보였어요.”
“그런가? 몸이 안 좋으신 모양이군. 얼마나?”
베이컨과 전속 하인들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들이 충성심은 MAX다. 만약 레기온이 죽으면 베이컨이나 로또 같은 경우 밥도 안 먹고 통곡을 하다가 같이 따라 죽을지도 모른다.
“굉장히요. 그런데 아픈 건 아니신 것 같고…….”
“아픈 것보다 뭐?”
“몸에 수분이 많이 빠져나갔을 때 있죠?”
“설사가 심할 때?”
“뭐, 비슷하네요. 그런 느낌이에요.”
“아아, 술병이 났을 때나, 뭐 그런 비슷한 느낌인가 보군.”
“네, 그런데 화장실을 다녀오시거나 하진 않으셨거든요.”
“그래? 그건 좀 이상하군. 안 되겠어. 직접 확인을 해 봐야겠어. 혹시 모르니깐 포션도 준비해 둬.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주인을 곧바로 신전으로 모셔야 하니까.”
“알겠습니다.”
전속 하인들은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 * *
레기온은 비틀거리면서 문을 나섰다.
“정말 이게 잘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너님은 매우 잘하고 있음. 설마 ‘밥만 잘 먹더라’ 패시브스킬에 이런 효능이 있을 줄이야.
나도 놀랐다.
단순히 결정을 낳는 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 엄청난 에너지가 소비된다. 한 알을 낳을 때마다 엄청난 고통과 함께 공복이 심하게 몰려온다.
그리고-
하나를 낳을 때마다 1킬로그램이나 빠진다.
즉, 배고픔을 참고 결정을 낳을 때마다 1킬로씩 저절로 빠진다는 것이다.
레기온은 지난 열흘 동안 정말 최선을 다해 60여 개의 결정을 낳았다. 어차피 조나스 덕분에 영지에는 미스릴이 썩어 넘쳐날 만큼 많다.
이왕 하는 거 최상급 미스릴을 해체시켜서 다시 가공한 후 낳았더니 점점 더 스킬도 오르는 모양이다.
-‘밥만 잘 먹더라’ 패시브 스킬의 숙련도가 높아졌습니다. 레벨 2로 상승합니다.
몸무게도 26킬로그램이나 빠졌다.
-본래 능력치의 13퍼센트를 보존한 하위버전의 결정을 낳을 수가 있습니다.
오오! 13퍼센트. 꽤 좋다.
저 ‘결정을 낳을 수가 있습니다.’라는 문장만 아니었다면 굉장히 만족스러웠을 텐데.
살이 빠진 것은 좋지만 닭이 된 것 같은 느낌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레기온은 난간을 잡고 내려와서 1층 식당에 앉았다. 배가 너무 고파서 미칠 지경이다.
“괜찮으세요? 영주님?”
메이드 막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밥 줘.”
“네? 아, 네, 알겠습니다. 금방 준비하겠습니다.”
귀여운 토끼 같은 인상의 메이드 막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리고 내 방에 보석상자가 60개쯤 있거든.”
“보석상자요?”
“응, 그것 좀 가지고 내려와 주겠어?”
“알겠습니다.”
귀여운 메이드 막내는 방긋 웃었다.
그녀는 얼른 레기온의 식사를 챙겼다. 전속 요리사 데카르슨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휴가란다. 아쉽게도 그가 해 준 맛있는 음식은 며칠 뒤에나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레기온은 꾸역꾸역 음식을 입에 넣었고, 잠시 뒤 막내가 결정이 든 상자를 잔뜩 들고 내려왔다.
모두 우리 귀여운 세피아와 기특한 전속하인들이 섭취할 물건들이다.
그들이 기뻐할 생각을 하니 흐뭇해지는 레기온이었다.
* * *
론스타는 뒷짐을 쥐고 서 있었다.
그의 앞에는 아버지인 비치 자작과 가문의 가신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그는 호랑이 같은 아버지가 무섭다.
하지만 아버지보다 레기온이 더 싫었다. 그 개새끼만 아니었다면 백작령에서 그토록 초라하게 돌아오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레기온이란 애송이 영지에 미스릴 광산이 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론스타와 달리 비치 자작은 커다란 덩치였다.
론스타의 엄마 쪽의 피를 물려받았다. 비치 차작은 가신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쟤 말이 맞는 말인가?”
“맞습니다. 이미 백작령에는 소문이 자자하게 퍼졌더군요. 젊은 귀족들 중에서 엄청난 부자가 있다고. 그게 바로 레기온 남작이었습니다.”
비치 자작의 오랜 친구이자 오른팔인 파라솔 남작이 대답했다.
“본인이 소문을 낸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 소문을 낸 것인가?”
“본인 입으로 떠들고 다녔다고 하더군요. 자기가 돈 많다고요.”
“미친 겐가. 주변에 늑대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헛소리를 지껄이고 다니는 거지?”
“젊은 객기 같습니다.”
“놈의 미스릴 광산을 노리는 귀족들이 무지하게 많았을 텐데. 특히 페르시몬 백작. 돈에 대한 욕심이 그다지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미스릴 광산이라면 얘기는 달라지는데.”
“우습게도 놈이 미스릴 광산을 보유했다고 떠들고 다닌 덕분에 귀족들이 대놓고 노리지를 못했습니다. 만약 놈이 잘못되면 광산을 노렸던 귀족이 가장 먼저 의심을 받게 되니까요.”
“백작도?”
“네, 백작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무래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백작이 곧 미스릴 광산을 차지할 소문은 파다했습니다. 백작령에서 백작이 노리는데 누가 제지할 수 있겠습니까. 모두들 입맛만 다셨지요.”
“한데……. 그런 백작이 갑자기 쓰러졌다?”
“네, 그렇습니다.”
하인츠는 백작이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철저히 함구시켰다. 만약 그 사실이 영지에 퍼지면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목을 베겠노라고 선포했다. 목숨을 걸고 그 사실을 발설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때문에 파라솔 남작도 백작이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까지는 알아낼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비치 자작의 입술이 양쪽 끝으로 올라갔다.
손가락을 모아서 턱에 괬다. 그동안 잠들어 있던 흉흉한 호랑이가 기지개를 피려고 한다.
“먹는 놈이 임자입니다. 백작이 쓰러진 이상…… 아무도 막을 사람이 없습니다.”
“그렇지. 먹는 놈이 장땡이지. 미스릴 광산만 손에 넣으면……. 영지의 힘은 두 배로 커진다.”
엄청난 자금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자금력은 곧 힘이다. 세상에서 돈으로 안 되는 일이 없을 정도였다.
왕의 자리만 빼고 뭐든지 살 수가 있었다.
사병을 키우는 것도 허용이 된다. 돈이 없어서 사병을 키우지 못하는 것뿐이었다.
“미스릴 광산의 규모에 따라서 3배, 4배도 될 수 있죠.”
파라솔 남작은 영지의 찬란한 미래를 꿈꾸며 환하게 웃었다.
“레이스군.”
“맞습니다. 레이스입니다. 이 사실을 아는 모든 영주들이 벌떼처럼 달려들 겁니다.”
“파라솔 남작.”
“예, 영주님.”
“모을 수 있는 모든 병사를 모아라. 용병, 방랑 기사들도 영입한다. 전력을 다해서…….”
비치 자작은 이번 일을 물어 온 론스타를 보면서 비릿하게 웃었다.
“레기온 남작 영지를 친다.”
비치 자작과 비슷한 일들이 다른 영지에서도 일어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