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139)
마법은 괜히 배워서-140화(140/502)
# 140
13 비데의 스태프 1
나탈리는 스틸의 석상을 들고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쿠쿠쿠쿵! 쿠쿠쿠쿠쿵!
엄청난 싸움이 시작됐다.
그녀를 고개를 숙이고 미즈셋의 석상에 다가갔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꽤 살갑게 대해주었던 미즈셋이었다. 이곳에 내버려뒀다가는 메두사와 레기온의 싸움에 휘말려 석상은 파괴되고 만다.
나탈리는 고개를 숙이고 사방으로 튀는 파면을 피했다.
미즈셋의 석상을 구하고 헤일러의 석상을 구했다. 버팔로의 석상도 질질 끌고 와서 안전한 곳에 두었다.
“음. 이건 어떡할까.”
룰루의 석상이었다.
그녀는 룰루를 알지 못한다. 어렴풋이 기억하는 드워프는 비데뿐이었다.
어차피 모르는 드워프인데 굳이 구해줄 필요가 있을까.
나탈리는 한숨을 내뱉었다.
“모르겠다, 구하는 김에 구하지 뭐.”
나탈리는 룰루를 잡고서 안전한 곳으로 끌고 갔다.
꼼짝도 못하는 석상을 움직이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녀는 금방 땀에 젖었다.
그렇지 않아도 지하에서 용암이 흐르고 있었다. 이 공동 자체가 뜨거워서 미칠 지경이다.
똑똑-
나탈리가 흘린 땀은 금방 수증기가 돼서 증발했다.
“헉헉, 이제 남은 것은?”
하이모라는 전사였다.
단발머리 전사. 보는 순간 혐오감이 생겼다.
차라리 대머리가 훨씬 났다. 왜 저렇게 단발머리를 기르고 다니는지 나탈리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재수 없지만 그래도 레기온의 부하다.
이 부하를 구해주면 1천 골드 정도는 삭감해주지 않을까? 부하들 전원을 구했으니 5천 골드. 엇? 그러면 르네가 훔친 돈에서 5천 골드가 남네.
그건 내 건가?
5천 골드라는 비자금이 생길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는 나탈리였다.
그녀는 다시 목숨을 걸고서 뛰어 하이모에게 다가갔다.
2미터가 넘는 하이모의 석상을 끌고 안전지대로 옮기는 것은 쉬운 아니었다.
허리가 부러질 것처럼 아프다.
“아무래도 넌 2천 골드는 받아야 할 것 같아.”
나탈리는 6천 골드를 생각하며 낑낑 하이모를 옮겼다.
그때였다.
콰콰콰쾅!
더욱 강력한 마법의 폭발이 일어났다.
나탈리는 힐끗힐끗 그들의 사투를 보면서 혀를 내둘렀다. 메두사야 워낙 엄청난 괴물이다. 저것과 싸울 수 있는 존재가 세상에 몇이나 되겠는가?
더군다나 상대는 보통 메두사보다 몇 배나 강하다고 알려진 삼두 메두사.
그런데-
저 돼지가 삼두 메두사와 대등하게 싸우고 있었다.
어쩐지 레기온이 다시 보인다. 단지 악착같이 고혈을 뽑아 먹는 사채업자 돼지라고 생각했는데, 단순한 사채업자 돼지만은 아닌 모양이다.
레기온이 눈을 가린 채 메두사의 면상을 망치로 마구 내리찍고 있었다.
‘어머, 멋있어.’
나탈리는 곧바로 고개를 흔들었다.
내가 미쳤나 봐,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그녀의 이상향은 키 크고 잘생기고 싸움보다는 공부를 잘 하는 남자였다.
저렇게 뚱뚱하고 키 작고 무식하게 싸움질만 잘 하는 남자가 아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레기온을 보고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몰라, 몰라.”
나탈리는 양손으로 자신의 뺨을 잡고 말았다.
-어? 어? 어? 야이, 미친년아! 손을 놓으면 어떡해!
하이모가 바닥에 떨어졌다.
빠가각!
* * *
-치명타 터졌삼.
-또 치명타임.
-파이어 블레스트 시전됨. 메두사 년의 방어력이 하락했삼. 더 때리삼. 때린 데 때리면 효과는 두 배임.
마크의 응원이 더욱 거세졌다.
신이 난 레기온은 물러나며 연속으로 마법을 펼쳤고, 메두사는 마법을 막는 것에도 급급했다.
그러면 곧장 붙어서 망치질.
삼두 메두사는 자신이 망해 가고 있음을 느꼈다.
-크흐흑, 이 쓰레기 같은 새끼가!
삼두 메두사가 휘청거렸다.
그녀는 삼지창을 바닥에 찍은 채 몸을 지탱했다. 삼지창 끝에서 빠지직, 소리를 내며 전격이 빛을 냈다.
저, 삼지창 되게 좋아 보이는데. 스캔 가능해?
-일부분만 스캔 가능함.
좋은 무기지?
-전설급 무기임.
오오오! 전설급 무기? 옵션은?
-4서클 전격 마법이 사용 가능함.
4서클 전격 마법이라. 나쁘진 않은데…… 그렇다고 전설급이 될 정도는 아니지 않나?
-메두사의 행태로 보아 반경 3미터 안에 들어오는 적에게 전격 마법이 자동발동 하는 것 같음.
자동발동?
-예압, 자동발동 옵션은 꽤 진귀한 편임.
아군에게도 전격 마법을 사용할 수 있잖아?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만든 님이 바보가 아닌 이상, 지정 가능한 옵션 정도는 하지 않았겠삼? 아군을 제외한 모든 적에게 전격마법 발동. 이렇게.
호오! 그러면 쓸 만하겠네.
-내가 파악할 수 있는 옵션은 그러함. 다른 옵션도 있을 확률이 상당히 높음.
오오! 그럼 정말 괜찮은 거네.
-저런 무기 안 좋아하지 않음? 삼지창인데?
별로 좋아하진 않는데, 어차피 분해해서 주요 부속만 잘 빼내면, 나중에 스태프 만들 때 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그러면 손맛 좋은데다, 전기까지 오싹오싹 주는 스태프 완성!
-오호라. 그거 나쁘지 않은 생각 같긴 한데……. 하지만 그거 하려면 엄청난 실력의 대장장이가 필요할 것 같음.
아직 비데 살아 있으면 그 드워프한테 부탁하면 되지.
-좋은 생각임.
이렇게 메두사의 전용무기가 갈 길이 정해졌다.
분해돼서 비데 스태프와 합쳐져라!
레기온은 망치로 삼두 메두사를 가리켰다.
“네가 들고 있는 삼지창 내놔. 그럼 목숨만은 살려 주지.”
-……?
삼두 메두사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이 공동에서는 그녀가 왕이고 신이다. 그 어떤 생명도 자신을 거스르지 못한다.
몇몇 능력 좋은 놈들은 살려 줬다.
그들은 지금 삼두 메두사의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불철주야 노동 중이었다.
그런 내게 감히 목숨만은 살려 준다고?
저 인간이 제정신인가. 겨우 나의 몸에 손을 조금 댄 것으로 기고만장하는 것인가.
-네놈은 내 위장에 넣어서 1년 동안 천천히 녹여 주마. 지옥의 고통을 맛보게 되리라.
“너야말로 몸보신용으로 삶아지기 싫으면 그 무기 내놓지 그래.”
-그 말 후회하게 되리라!
분노한 삼두 메두사의 공격이 시작됐다.
그녀의 꼬리가 크게 휘둘러졌다. 벽과 천장까지 한꺼번에 훑고 지나갔다.
꽈지지직! 꽈지지지직!
부서진 조형물과 석상들이 뒤섞이면서 용암 속으로 떨어졌다.
레기온은 삼두 메두사의 꼬리 공격을 어렵지 않게 피한 후 빠르게 접근했다.
-이노오옴!
전격 마법이 레기온의 머리에 떨어졌다.
레기온은 전격 마법을 왼손을 뻗어 쳐 냈다. 삼두 메두사가 깜짝 놀라 눈을 꿈뻑였다.
“네 기술 정도는 이미 다 외웠어.”
레기온이 붕 떠올랐다.
뚱뚱한 몸매에 어울리지 않는 상당한 민첩성이었다.
눈을 가린 레기온의 머릿속에 삼두 메두사가 나타났다. 코앞에 있었다. 눈으로 보는 것과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정확한 형태와 입체감은 분명하다.
“뱀탕으로 만들어 주지.”
레기온이 룰루의 망치로 삼두 메두사의 안면을 강타했다.
뻐억!
얼마나 충격이 강한지 그녀의 안면이 금방 화산처럼 부풀어 올랐다. 코뼈가 부러지고, 광대뼈가 함몰했다. 한 방에 이빨도 모조리 부러져서 바닥에 나뒹굴었다.
-끄아악! 죽어!
삼두 메두사가 분노에 차 전격을 다시 한 번 소환했다.
“이쪽으로나 가라!”
레기온이 왼손에 들고 있던 중철 스태프를 땅에 박았다. 그것이 피뢰침의 역할을 하며 번개를 빨아들였다.
동시에 망치가 사정없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뻐어억! 뻐어어억! 뻐어어어억! 뻐어어억!
삼두 메두사의 안면이 뭉개졌다.
이제껏 이토록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없었던 삼두 메두사였다.
누군가에게 이렇게 맞아 본 일은 단 한 번도 없는 자신이다. 그런데 지금 저 미친 돼지가 자신의 얼굴에 망치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이…… 나쁜 놈.
삼두 메두사가 쓰러지기 직전, 양손을 뻗어서 레기온의 뒷덜미를 잡았다. 너무 신나게 망치질을 하고 있었기 때문일까. 레기온은 허무할 정도로 메두사의 손에 붙잡히고 말았다.
삼두 메두사는 사력을 다해서 레기온의 머리에 박치기를 먹였다.
꽈직-
뭔가가 부서졌다.
* * *
“흐흐흐, 마크, 네 말대로야. 득템이야.”
레기온은 땅에 떨어진 삼지창을 주웠다.
-삼두 메두사의 삼지창.
공격력이 50퍼센트 상승합니다.
4서클 전격 마법이 지정자 외에 자동발동 합니다. 잘 지정하지 않으면 주변 사람은 날벼락을 맞습니다.
물 계열 마법과 상성이 좋습니다. 같이 사용할 경우 250퍼센트의 추가 데미지를 얻습니다. 잘못하면 시전자도 함께 감전될 우려가 있습니다.
단, 경도가 높지 않습니다. 근접전에서 과격하게 사용하지 마십시오.
부러지면 당신만 억울.
으음, 보고 나니 살짝 애매하다.
그러니까 이 삼지창은 스태프의 일종인 모양이다. 중철 스태프나 비데 스태프처럼 상대를 쥐어 패는 데 사용하기는 글렀다.
그래도 질이 떨어지는 아이템은 결코 아니었다.
특히 워터, 스노우 마법과 함께 사용하면 상대에게 엄청난 데미지를 입힐 수가 있었다.
드레이져가 그토록 찾아다니는 레드 드래곤에게는 꽤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듯하다.
뭐, 어차피 녹아서 사라져야 할 운명이니까.
안녕 삼지창.
레기온은 힐끗 삼두 메두사를 보았다. 깨진 이마에서 피를 철철 흘리고 있었다. 세 개의 혀를 길게 쭉 내민 채 기절을 한 듯했다.
뱀탕을 끓이는 것은 포기하기로 했다.
“암만 그래도, 몬스터를 먹긴 좀 그래.”
-나는 추천하고 싶삼.
뭘?
-삼두 메두사 뱀탕.
마크의 최종목적은 레기온의 씨가 튼튼해지는 것이다. 많이 뿌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마크의 존재 이유 중 하나다. 비록 지금이야 정관수술 때문에 속빈 강정이긴 한데……. 언젠간 나아지지 않겠는가?
그때를 위해서 정력을 차곡차곡 쌓아 두면 좋겠다 싶다.
뱀탕, 뱀이 탄생한 이래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는 최고의 보양식 아닌가? 아마도 양식에 성공한 히드라 고기보다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안 먹어.”
-먹으삼.
“죽어도 안 먹어. 저걸 어떻게 먹어!”
레기온은 쓰러져서 피를 흘리고 있는 삼두 메두사를 가리키면서 외쳤다.
-딱 봐도…….
-국물이 끝내 줘요.
-파 송송, 소금 조금, 그러면 얼마나 맛있게요.
“우에에엑- 내 취향은 아니야. 별로 먹고 싶지 않아.”
-자손을 생각하삼.
“닥쳐! 정관수술이나 풀어.”
-…….
“나 대신…….”
레기온은 석상이 돼 버린 사원들을 보았다.
쟤들 먹이자.
어쩐지 석상이 도망을 치려는 듯이 꿈틀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얗게 질리기는 나탈리도 마찬가지였다.
저…… 미친 놈. 지금 뭘 먹는다는 거야?
아까부터 혼자 얘기하고, 혼자 웃고, 혼자 한숨을 내쉰다.
삼두 메두사와 싸울 때는 꽤 멋져 보였는데…….
“어?”
나탈리의 입에서 헛바람이 흘러나왔다. 그녀는 깜짝 놀라서 레기온에게 외쳤다.
“허리를 숙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