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261)
마법은 괜히 배워서-262화(262/502)
# 262
I’ll be back 1
수십 명의 기사들이 무너진 벽에 처박힌 마차를 포위하기 시작했다.
병사들 또한 마차를 중심으로 이중, 삼중으로 벽을 만들었다.
“한 놈도 도망가지 못하게 한다!”
“옙!”
기사들이 동시에 대답했다.
그들은 한 발씩 마차로 다가갔다.
평소 같으면 앞다퉈 달려가 범인의 멱살을 쥐어 틀 상황이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았다.
마차 안에서 흘러나오는 가공할 마력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마력은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 도대체 뭐냐? 마차에 마계의 마수라도 타고 있는 것이냐!
“마법사들이 없는 것이 아쉽군.”
기사단장은 안면을 굳히면서 중얼거렸다.
항시 저택에는 다섯 명의 마법사들이 대기 중이다. 하필 오늘 그들은 MT를 갔다. 성도 포만을 떠나서 근처 물 좋고 산 좋은 곳에서 단합대회를 가진다고 했다.
아마도 오늘 습격을 가한 놈들은 그 사실을 알았을 테지.
그렇다면 내부에 누군가, 저들에게 협력을 하는 세작이 있다고 봐야 한다. 이번 일이 끝나면 반드시 하인들을 족쳐 세작을 찾아낼 것이다.
물론 기사단장의 다짐은 헛물켜는 것이었다.
레기온이 하필 오늘 습격한 것은 ‘그냥’이었다. 이유 따위는 없었다. 그저 한 가지 이유를 꼽자면, ‘스킨 파우더’가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기 전에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는 절실함이 있었을 뿐이다.
전신성형마법의 시간이 며칠 남지도 않았다.
서둘러 ‘스킨 파우더’를 찾지 못하면 인생 종치는 것이다.
레기온의 입장에서는 이곳에 설혹 마왕이 있다고 해도 와서 사라 코너를 만나야 했을 상황이다.
위이이잉-
기사들의 검에서 마나 블레이드가 생성됐다.
기사단장이 공격 명령을 내림과 동시에 마차를 일제히 공격할 생각이었다.
그 순간 지옥에서 돌아온 김 상사의 ‘사자후’가 폭발했다.
-사라 코너!
콰콰콰콰콰쾅!
돌들이 사방으로 퍼지면서 기사들을 때렸다. 돌들의 숫자가 너무 많았다. 기사들은 레기온을 공격하지도 못하고 방어에 집중해야만 했다.
그 사이로 레기온과 드레이져가 튀어나왔다.
그들의 공격력은 기사들의 수준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무력에서 비교가 안 된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사자와 호랑이가 고양이 수십 마리를 상대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고양이는 설쳐 봐야 고양이다.
그들의 능력으로는 죽었다가 깨어나도 사자와 호랑이에게 상처를 입힐 수가 없다.
설사 사자와 호랑이가 잠을 자고 있다고 하더라도 고양이의 능력으로는 죽일 수가 없다.
상황은 순식간에 정리됐다.
그 말도 안 되는 광경을 보면서 셔틀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거 실화냐.
지금 단둘이서 후작가를 초토화시키는 것이.
이거 정말 괜찮은 건가? 나 이러고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셔틀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난 끝장이야. 저 새끼들하고 같이 저잣거리에 목이 걸릴 거야. 아아! 망했어. 아직 복수도 못했는데. 왜 내가 저 새끼들 하고 한꺼번에 엮여서 저 세상을 가야 하는데.
눈물이 앞을 가린다.
연애라도 제대로 해 봤으면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겠다.
모든 기사들을 쓰러트린 레기온은 셔틀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는 엄지를 위로 치켜들었다.
그래, 니 잘났다.
“I’ll be back.”
“…….”
진짜 기가 막힌다.
* * *
쾅!
라이덴은 잠겼던 방문을 발로 차서 열었다.
그는 막 잠이 들었던 참이었다. 하지만 귀청이 떨어지는 폭발 소리를 듣고도 ‘불꽃놀이 하는구나. 축제인가 봐. 나는 더 자야지.’라고 생각하는 새끼는 정신감정을 받아야 한다.
깜짝 놀란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창문 밖을 바라봤다.
폭발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폭발은 정문을 완전히 날려 버렸다.
그리고 유령마가 이끄는 마차가 내부로 침입했다. 유령마는 기사들과 병사들을 그대로 뭉개버렸다.
“으으음.”
라이덴은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이었다.
자기 전에 마셨던 술의 기운이 싹 날아간다. 마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멀리 떨어져 있는 자신에게까지 확실하게 느껴졌다.
마차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저택 정문을 들이받았다.
쿠쿠쿠쿠쿠쿠쿠쿵!
라이덴이 중심을 잡지 못할 정도로 휘청거렸다. 살다 살다 이렇게 무식한 놈은 처음 본다. 자살 특공대도 이런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면 정말로 자살 특공대인가.
라이덴은 다시 창문 밖을 바라봤다. 마차 이후에 돌입하는 다른 병력은 없었다.
즉, 마차 안에 있는 자들이 전원이라는 뜻이다.
순간-
라이덴은 등줄기가 싸늘하게 식는 것을 느꼈다. 머릿속에 딱 한 명이 떠올랐다.
-사라 코너를 노리는 놈들이다!
철갑 전사.
“도대체 그 새끼는 뭐야? 대체 왜 이렇게 사라 코너를 노리는 거야.”
혹시 미래에서 온 게 아닐까?
그래, 흑룡이나 흑돼지의 부하일 수도 있다. 사라 코너의 아들인 존 코너를 태어나지 못하게 미래에서 보낸 암살자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후작이건 뭐건 상관없이 이렇게 날뛸 수 있는 거다.
저자의 목적은 사라 코너 한 명.
무조건 지켜야 한다.
“사라 코너!”
방문을 부수고 나간 라이덴이 외쳤다.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사실 그의 생각과는 달리, 레기온은 사라 코너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다. 유일한 관심은 그녀가 훔친 ‘스킨 파우더’였다. 그것만 가져오면 문제될 것이 없다.
제발 일 좀 키우지 말고, 내 물건 내놔!
쿵쿵쿵쿵-
그의 목소리를 들은 사라 코너가 자신의 방문을 두드렸다. 여기예요, 여기!
라이덴은 사라 코너가 갇혀 있는 방으로 달려갔다.
손잡이를 잡고 당겨 봤다.
“젠장.”
강제로 열 수 없는 마법이 걸려 있었다. 마법사가 아니면 열 수가 없다…… 는 것은 편견.
그는 손잡이를 잡고 마력을 때려 부었다.
와지지직-!
소리가 나면서 문고리가 부서졌다. 마법이 해제되면서 문이 스르륵 열렸다. 안에는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라 코너가 서 있었다. 이미 그녀는 무장을 마쳤다.
처음 입고 있던 옷 그대로였다.
다른 의미로 대단한 여자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토록 냉정을 유지할 수 있다니. 대도둑이란 명성을 그냥 얻은 것이 아니었다.
“갑시다!”
라이덴이 외쳤다.
고개를 끄덕은 사라 코너가 곧바로 그의 뒤를 쫓았다.
“도대체 돈데크만이 왜 당신을 쫓고 있는 거요?”
“몰라요.”
“짐작도 안 가오?”
“짐작이 가는 것은 있어요.”
“뭐요. 그게.”
“스킨 파우더.”
“아.”
“이게 아니라면 일면식도 없는 그가 절 노릴 이유가 없어요.”
포르세 후작도 엄청난 가격을 주고 노리는 물건이다. 다른 사람들이 노리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확실히 이런 삼엄한 경비를 하면서까지 보호를 한다면 보통 물건은 아닐 것이다.
“하필 포르세 후작이 없을 때…….”
“놈이 노린 것이겠지요.”
쿠쿠쿠쿠쿵!
순간 벽면을 뚫고 검은 건틀릿이 쑥 튀어나왔다.
그것은 사라 코너의 목을 노렸다. 깜짝 놀란 사라 코너가 고개를 숙였다.
라이덴이 손날로 건틀릿을 내리쳤다.
7성급 마스터. 소위 말하는 소드 마스터의 공격이다. 검이 아니더라도 전신이 흉기나 마찬가지였다.
손날로 강철을 베는 것도 가능하다.
까아아앙!
하지만 그의 손날은 건틀릿을 잘라 내지 못했다. 상처 하나 없이 튕겨졌다.
쿠쿠쿠쿵!
벽면을 뚫고 레기온이 나타났다.
“크하하하! 나한테서 도망을 칠 수 있을 듯싶으냐!”
레기온의 광포한 웃음이 복도에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라이덴은 마력을 넣은 주먹으로 레기온의 옆구리를 올려쳤다.
까아아앙!
“크흑.”
주먹 뼈가 부러지는 줄 알았다. 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갑옷이기에 7성, 자신의 공격을 이리 무시한단 말인가? 심지어는 반발력도 대단하다.
도대체 이 괴물은 뭐지?
라이덴은 놀랐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는 연달아서 쇼트 펀치로 레기온의 양쪽 갈비뼈를 올려쳤다.
캉! 캉! 캉! 캉! 캉!
라이덴의 주먹에서 피부가 벗겨지면서 피가 튀었다. 레기온은 그런 라이덴의 뒷덜미를 잡았다. 압도적인 완력으로 라이덴을 들어 올려 던져 버렸다.
쾅!
라이덴이 벽을 뚫고 나가 버렸다.
“허억허억.”
정신이 하나도 없다. 라이덴은 머리를 흔든 다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요즘 놀면서도 이 세계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본래 강했기 때문이었다.
까놓고 말해 훈련 따위 하나 안 하나 자신에게 거칠 것은 없었다. 정말이지 항상 압도적인 실력차로 상대를 유린해 왔다.
한데 지금 라이덴은 그 반대의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전력을 다해서 공격을 해도 철갑 전사에게는 먹히지 않았다. 단지 몇 합의 공수가 오고 갔을 뿐인데 이쪽의 데미지가 너무 크다.
“이 새끼!”
라이덴은 레기온에게 태클을 걸었다. 마력을 총동원한 태클이었다.
푸른색 섬광이 날아 박히듯, 라이덴이 레기온에 꽂혔다.
쿠우웅!
라이덴은 레기온을 끌어안고 전력을 다해서 밀었다. 레기온이 벽을 뚫고 계속해서 밀려났다. 동시에 바닥에 우지끈 갈라지며 바닥이 사방으로 깨져 나갔다.
아직 위층에 남아 있던 하인과 하녀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걸 과연 인간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건 흡사 괴물들의 싸움이 아닌가?
이리 무식한 싸움은 주변에 남아 있던 기사들로서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무자비했다. 누가 하나가 날아갈 때마다 저택은 자신의 모습을 잃어 갔다.
어느새 벽도, 천장도 박살이 나기 시작했다.
그 싸움에 휘말린 하인들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혼절했다.
정말이지 겉모습만 인간의 탈을 쓴 괴물들 같았다.
“크하하하! 너 따위, 하찮은 존재가 나를 막을 수 있을 듯싶으냐! 살고 싶으면 사라 코너를 내놓으라!”
레기온은 양손으로 라이덴의 등을 내리찍었다.
라이덴은 피를 토했다. 그래도 버텼다. 양손으로 레기온의 허리를 잡고 있는 힘을 다해서 밀었다. 그렇지만 레기온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도대체 뭐가 이렇게 무거워?
라이덴은 믿을 수가 없었다. 사람이 아닌 거대한 바위를 미는 것 같았다.
“그냥 죽어라!”
레기온은 라이덴의 어깨를 잡고서 무릎을 차 올렸다.
뻐걱!
엄청난 소리가 함께 라이덴의 마나 디펜스가 힘없이 깨졌다.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는다. 레기온은 다리에 힘이 불리는 라이덴의 뒷덜미를 잡고 다시 던졌다.
쾅!
라이덴은 두 개의 방을 뚫고 날아갔다.
“크하하하하!”
레기온은 똑바로 서 있는 사라 코너를 바라봤다. 그녀는 덜덜 떨고 그 모습을 지켜봤다.
“이번에야말로 잡았다!”
사라 코너는 단검을 빼 들고 목을 겨눴다.
“다가오면 죽어 버릴 테다. 이 악마 새끼!”
드레이져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이거…… 지들이 훔쳐 간 물건 뺏으러 온 건데…… 이 느낌은 뭐지?
아무리 봐도 자신들이 나쁜놈들 같잖은가?
사라 코너와 라이덴의 눈빛을 봐라. 증오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주인.”
“왜?”
“왠지 우리가 악당 같지 않수.”
“우리가? 왜?”
레기온이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대꾸했다.
“우리 보물을 훔쳐 간 놈들에게서 그것을 되찾기 위해서 애를 쓰는 선량한 시민이잖아.”
“뭐…… 그렇긴 한데 말이우.”
“그 외에 뭐가 있는데?”
흐음, 분명히 맞는 말인데…… 아무리 봐도 그런 느낌이 아니다.
“이 악마 새끼들아! 천벌을 받으리라.”
왜 우리가 천벌을 받아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