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263)
마법은 괜히 배워서-264화(264/502)
# 264
전생에 매국노였던 남자 1
마몬은 오늘도 한가하다.
주인이 지지고 볶든 튀김을 튀기든 자신을 소환하기 전까지는 꼼작도 않는다.
주인이 위험하다?
알아서 헤쳐 나가야 진정한 용자가 아니던가.
마몬은 강해지는 모든 비법을 터득했다. 책도 엄청나게 많이 봤다.
대체로 강자가 되는 길은 쉽다.
하지만 초강자가 되는 길은 하늘의 뜻이 없으면 닿을 수 없는 길이다.
일단 초강자는 시련이 있어야 한다.
어렸을 적부터 몸이 안 좋거나 병이 있어야 한다. 그걸 극복하고 죽어라 훈련을 하고, 죽을 고비도 300번쯤 넘겨야 겨우 될 수 있는 길이다.
초강자가 되려면 여러 시련을 겪어야 하고, 또 수많은 기연을 만나야 한다.
길 가다가 도라지인지 알고 먹었더니 천종산삼이고 온천인 줄 알고 물에 들어가서 몸을 녹였더니 공청석유라는 신비한 물이더라.
길을 잃고 헤매다가 어느 동굴에 들어갔더니 해골이 있다.
해골이 있어서 무릎을 꿇고 인사를 드렸더니 ‘어이구, 착한 후배로다. 너를 위한 안배가 되어 있노라.’라면서 무공도 가르쳐 줘야 한다.
이런 시련과 우연이 겹쳐야 초강자에 이른다.
만약 레기온이 마몬의 ‘초강자론’을 들었다면, 목을 졸라서 분쇄기에 넣고 해체를 시켜 버렸을 것이다.
“야이! 개새야! 내가 여기서 더 시련을 겪어야 한다고? 너 죽고 나 죽자!”
그런 ‘초강자론’을 가지고 있는 마몬이기에 주인이 소환을 하기 전까지는 결코 먼저 나서지 않는다.
해서 그는 느긋하게 아공간에 누워 성도 포만의 백화점에서 새롭게 구입한 수많은 동영상을 보고 있는 중이었다.
역시 콘텐츠는 스토리가 좋아야 돼!
연극도 볼 만큼 보고, 뮤지컬도 볼 만큼 봤더니 더 이상 볼 게 별로 없다. 그런데…… 요즘, 옆 왕국의 놀라운 헤어 디자이너가 붐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가 만드는 헤어 관리 콘텐츠!
그는 몇 번이나 동영상을 돌려 봤다.
각 왕국마다 머릿결을 좋아지게 하는 방법이 다 달랐다. 특히 요즘 관심 있게 보는 부분은 두피 마사지다. 두피 마사지를 하면 머릿결이 좋아진다는데…….
나한테 피부가 있었나? 없어도 마사지를 하면 좋아지지 않을까? 효과가 없으려나?
그렇게 고민을 하고 있던 때였다.
마몬은 고개를 번뜩 들었다. 엄청나게 불길한 기운이 그의 전신을 관통하고 있었다. 피부가 있었다면 털이란 털은 모두 곤두섰을 것이다.
“뭐야, 이건?”
충격적일 정도로 사악하고, 강력한 기운이었다.
이렇게나 자신의 존재감을 미친 듯이 뿜어내는 존재는 지금까지 단 한 번밖에 보지 못했다.
뱀파이어 왕국에서 형체화 되었던 ‘흑룡의 혈액’.
하지만 지금 느껴지는 기운은 그것과 또 느낌이 다르다.
흑룡의 혈액이 막연한 사악함이었다면, 이 기운은 명백하게 ‘증오’를 품고 있었다.
생명에 대한 증오!
죽은 자로서 가지는 원초적인 증오!
언데드 최강의 존재 리치인 자신조차도 이 끝 모를 증오에 전신이 마구 떨리기 시작했다.
그의 능력을 넘어선 무엇인가가 깨어나고 있었다.
“도대체 뭐야…….”
마몬이 손을 뻗어 아공간을 열었다.
아무래도 직접 그 무엇을 정체를 확인해야만 할 것 같았다.
* * *
사라 코너와 라이덴은 성도 포만 외각의 허름한 여관에 자리를 잡았다.
쫓는 자는 없었다.
당장 성도를 벗어나고 싶었지만, 그건 어려운 일이다. 어쨌든 내일 후작에게 스킨 파우더를 넘겨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직 이곳까진 조용했다.
뚱뚱한 여관 주인은 2실버를 받고 곰팡이 냄새가 나는 방으로 안내했다. 다행히 여름이라 창문을 열어서 환기를 시킬 수가 있었다.
크게 불만은 없었다.
지금 상황에서 이 정도 방은 감지덕지였다. 언제 그 괴물이 쫓아올지 알 수 없다.
라이덴과 영원히 죽지 않을 것 같은 철갑 전사를 떠올리면서 몸서리를 쳤다.
‘실력을 되찾아도…… 그 녀석을 이길 수 있을까?’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예전 7성 마스터의 힘을 되찾기만 한다면, 결코 지지는 않을 거다.
라이덴은 그렇게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먼저 씻어요.”
라이덴은 사라 코너를 보면서 말했다.
“아니요. 먼저 씻으세요. 전 천천히 씻을게요.”
사라 코너가 싱긋 웃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미소를 놓지 않는다. 다시 봐도 참 대단한 여자다 싶었다.
라이덴은 욕실에 들어섰다.
옷을 벗자 무수한 상처가 많은 탄탄한 육신이 거울에 비쳐졌다. 비록 내력을 떨어졌지만 육체는 망가지지 않았다. 그는 뜨거운 물에 들어가 자세를 잡고 정신을 집중했다.
마나가 사지백해로 움직이면서 세포를 확장시켰다.
그동안 녹슬었던 혈관의 내부가 깨끗하게 닦이는 느낌이었다.
욕조의 서리가 낀다.
서리는 점점 사방으로 뻗어 나갔다.
욕실 전체가 냉동고처럼 변해 갔다. 천장에 고드름이 맺혔다.
뜨거웠던 물은 금방 차갑게 식었다.
새롭게 깨어난 혈관 사이로 마나가 빠르게 차오르고 있었다. 조금씩 회복이 되어 간다.
오늘 밤 안에 회복시킬 수 있을까?
아마 무리일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든 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그 괴물과 맞상대를 하는 것을 불가능하다.
사라 코너를 지키기 위해서는 놈과의 대결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드레이져인데……. 만약 놈이 철갑 전사와 함께 자신을 공격한다면 애초에 게임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놈은 자신을 놓아줬다.
대체 무슨 생각일까?
끼이이익-
욕실의 문이 열리면서 사라 코너가 들어왔다. 그녀는 긴 수건 한 장으로 전신을 가리고 있었다.
늘씬한 팔과 다리가 한눈에 들어왔다.
“냉동고가 필요 없네요.”
사라 코너는 웃으면서 말했다.
라이덴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굳건한 그의 분신이 달을 향해서 울부짖었다. 아우우!
3억 정자들이 미친 듯이 들끓어 올랐다.
“돌격하라!”
인류 구원자 존 코너가 탄생하려고 한다.
* * *
스르르륵-
셔틀의 해골 병사들이 여관을 포위하기 시작했다.
흉흉한 기세가 여관 주위에 가득했다. 한적한 뒷골목. 인적이 드문 곳으로, 간혹 소변을 보러 들어온 취객들이 놀라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을 쳤다.
셔틀은 3마리의 해골 마법사까지 소환했다.
그의 능력으로는 3서클의 해골 마법사를 소환할 수 있다. 인간 3서클 마법사처럼 모든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나, 꽤 위력적인 공격마법을 날릴 수 있는 녀석들이다.
다만 워낙 체력이 약해, 앞에서 버텨 줄 해골 병사들이 없으면 금방 소멸되고 만다.
셔틀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지금까지 너무 레기온의 앞길을 방해만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잘못하면 의심을 할지도 모른다.
보여 준 것이 너무 없었다. 어서 공을 세워야 레기온이 자신을 신임한다. 그렇기에 앞장서서 사라 코너를 잡기 위해 모든 능력을 짜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레기온은 셔틀의 생각을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아예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옳을 것이다.
“전개를 마쳤습니다.”
셔틀이 레기온에게 말했다. 레기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엔 놓치지 말도록.”
“알겠습니다.”
사실 있으나 마나 한 전력이겠지만, 상대를 성가시게 하기엔 충분할 것이라고 레기온은 생각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레기온이 그렇게 생각하며 여관으로 고개를 돌릴 때였다.
삐이익, 삐이이익.
경비병들이 호루라기를 불면서 뛰어왔다.
셔틀은 눈살을 찌푸렸다.
아주 은밀하게 해골 병사들의 전개 시켰던 것이 몽땅 도루묵이 됐다.
누군가 봤더니 아까 그 새끼다.
“아니, 또 당신이요. 왜 자꾸 해골 병사를 성내에서 소환시키는 거요. 여기 딱지 받고 과태료 5골드 가까운 관청에 가서 내시오.”
셔틀도 짜증 난다.
“이런 젠장, 하루에 같은 딱지를 두 번이나 끊는 법이 어디 있소. 10골드라고. 10골드. 10골드가 누구 집 애 이름이오?”
“그러니까 말했잖소. 성내에서는 해골 병사 소환하지 말라고. 혐오감 때문에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고 말하지 않았소!”
셔틀은 관자놀이가 욱신욱신 울리는 것을 깨달았다. 말이 통하지 않는 놈이다.
무슨 공무원이 이렇게 열심히 일을 한단 말인가.
“좀 봐주쇼.”
아를 악문 셔틀은 품에서 1골드를 꺼내 경비원의 손에 쥐어주었다.
“어허, 사람을 어떻게 보고.”
“10골드 내면 우리 가족들이 다 굶어 죽소. 좀 봐주소.”
“이것 참.”
경비원은 안 되는데, 안 되는데를 반복하면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을 보면서 레기온과 드레이져는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지었다.
진짜-
놀고들 있다.
지금 저럴 상황이 아니거늘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어? 어어어어어?”
순찰을 돌던 다른 경비병이 레기온과 드레이져를 알아본 것이다.
“테, 테러리스트! 돈데크만과 잭 니처다!”
그는 경악을 하면서 소리쳤다. 급하게 호루라기를 입에 물고 미친 듯이 크게 불렀다.
삐이이이익!
삐이이이이익!
“이곳에 후작가를 습격한 돈데크만과 잭 니처가 있다! 지원군을 불러!”
레기온과 드레이져는 해골 복면을 쓰면 자신들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틀린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사실 암만 복면을 써도 그를 본 사람들은 다 이렇게 말했다.
“습격한 사람들은 돈데크만과 잭 니처였어요.”
그로 인해서 성도 포만을 수호하는 경비대는 발칵 뒤집힌 상태였다. 정보기관은 그들을 예의주시하고 했다. 하지만 워낙 신출귀몰한지라 그들을 놓쳐 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사고가 터진 것이다.
외근을 나갔던 경비원들도, 퇴근을 했던 경비원들도 모두 불러들였다.
경계 태세에 돌입한 그들은 무조건 ‘돈데크만과 잭 니처’를 잡아야 했다.
그들의 후작가 습격으로 인해서 국왕파와 공왕파가 전면전을 벌이기 일보직전이다.
전원이 무장을 한 상태로 언제든지 튀어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치안을 담당하는 경비대가 ‘돈데크만과 잭 니처’를 잡아서 진실을 듣지 못하다면 내전은 발발한다.
한 마디로 폭풍전야.
그때 한 경비원이 돈데크만과 잭 니처를 발견한 것이다.
적어도 1개 중대 이상, 100명 정도의 경비병들이 완전 무장을 한 채 순식간에 레기온과 드레이져 근처로 몰려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