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270)
마법은 괜히 배워서-271화(271/502)
# 271
마몬의 비극 1
허공에서 연속으로 타격음이 터졌다.
강력한 마력의 창이 허공에서 떨어졌고, 그 어두운 기운은 그대로 첨탑에 쏟아져 내렸다.
하나하나의 크기가 10미터 이상.
마치 드래곤도 꿰뚫을 듯한 마력의 창, 백여 발이 강력한 폭발력을 담은 채, 첨탑을 향해서 빠르게 낙하했다.
중력의 힘을 받은 마력의 창은, 점점 더 속도를 올리더니, 이내 음속을 돌파했다.
콰콰콰콰콰콰콰!
보통의 마법사가 행할 만한 마법이 결코 아니었다.
그 다크 샤워를 보며, 트레비아 공작 일행의 눈에도 그제야 놀란 빛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거 엄청난 마법이군.”
“그러게, 하얀 도마뱀보다 마법은 더 센 거 아냐?”
“그 정도는 아니겠지만…… 정말 놀라운 마법이로세!”
7서클의 대마법사 코네리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렇게 감탄만 할 때가 아닌 것 같은데요.”
스미스가 머리 위로 떨어지는 마력의 창들을 보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코네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리치 마몬과 다크 샤워를 보면서 빠르게 캐스팅을 했다.
“빛의 장막 2중 설치!”
“2중 아이언 실드!”
“물리적 방어 오픈!”
“마법적 방어 오픈!”
“암흑 마력 방어!”
“성력 강화!”
“다중 마법 약화!”
코네리가 빠르게 손을 움직이며 스태프를 흔들자, 순식간에 열 가지가 넘는 마법이 펼쳐졌다. 그 역시 보통의 마법사가 아니었다.
그렇지만!
꽈지지지지직! 쿵! 쿵! 쿵!
마력의 창이 부딪칠 때마다 방어막이 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허공에서 강력한 불꽃이 마구 튀어 올랐다.
“어라?”
코네리가 당황한 듯 신음을 흘렸다.
예상보다 리치의 공격력이 훨씬 강했다. 자신의 방어 마법이 버텨 내질 못한다.
상대가 드래곤도 아니고, 고작 리치에게 이렇게 허망이 깨질 거라 생각하지 못했기에, 코네리는 살짝 당황했다.
“저 리치, 보통이 아니네. 비키슈! 뚫린 건 내가 몽땅 튕겨 내지!”
리브스가 앞으로 나섰다.
그의 마력이 전신을 휘감았다. 위압감이 넘쳐나는 덩치에 어울리는 커다란 도끼를 들고 앞으로 나섰다.
“하아아아압!”
한 번에 휘두름에 허공이 찢어진다. 놀랍게도 거대한 마력의 창이 폭발하듯이 사라졌다.
리치 마몬의 눈빛이 일렁거렸다.
인간의 얼굴이었다면 인상을 찌푸리는 표정이었을 것이다.
“일어나라! 죽음의 요정들아!”
아공간이 반으로 열리면서 수많은 아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혀를 날름거리면서 첨탑에 달라붙었다.
하나같이 기괴한 모습.
머리가 두 개, 얼굴이 다섯 개, 상어와 같은 뾰족한 삼각 이빨을 드러내면서, 아귀들은 트레비아 공작과 파티원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콰콰콰콰콰콰콰쾅!
하지만 리치 마몬이 예상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바로 트레비아 공작의 무력 측정을 잘못한 것이다.
트레비아 공작이 자신의 검을 꺼내 들고 앞으로 나섰다. 동시에 첨탑이 번쩍거리면서 수많은 아귀들이 빛에 휩싸여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아귀들이 길고 긴 비명이 리치 마몬의 꽂혔다.
“생각보다 강한 녀석들이군. 그래, 그러니 드래곤을 상대했겠지. 하지만 이번 공격은 그렇게 쉽게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마몬이 스태프를 아공간에서 스태프를 꺼내 들었다.
아쉽게도 레기온으로 인해 기존 능력의 10퍼센트도 내지 못하는 스태프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이 세계에 속하지 못한 자들의 힘이여, 내게로 오라. 그 힘으로 너희들의 원한을 풀어 주리라.”
사방에서 검은 마나가 마몬에게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 마나는 그의 스태프로 집중되었고, 그 마나의 배열을 움직여 최강의 마법을 완성하려 할 때였다.
“아쉽지만 그건 사용할 수 없을 거야.”
마몬의 눈앞에 리브스가 나타났다.
“너는?”
“나?
마몬의 3중 방어 마법이 찢겨졌다.
어? 하는 순간 반으로 갈라지더니 예상보다 훨씬 강하고 날카로운 기운이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네 목을 자를 사람이지.”
도끼의 마력은 마치 분신술을 사용하는 것처럼 10개로 늘었다. 그리고 다시 10개에서 100개로 늘어나더니 마크를 향해 사방에서 달려들기 시작했다.
퍼퍼퍼퍼퍼펑!
폭발은 한순간이었다.
리치 마몬은 도끼가 닿기 전,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어막을 펼쳤지만 모든 공격을 막을 수는 없었다.
순식간에 리치 마몬의 전신이 난도질당하기 시작했다.
“카아아아악!”
리치 마몬의 해골 입이 벌어지면서 마력이 솟구쳤다.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사방으로 뻗어 나간다.
주인도 아닌 감히 인간 따위에게 당한다는 사실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깊숙한 검은 안광에서 심연의 공포를 담은 혈광이 뻗어 나왔다.
“쓰벌! 이 새끼 눈깔 봐라! 역시 보통 놈이 아닌걸.”
죽지 않는 광전사 리브스가 격렬하게 폭발하는 틈새 사이로 뛰어들었다.
폭발은 그의 신체에도 영향을 준다.
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육체가 부서지는 속도보다 재생되는 속도가 더욱 빨랐다.
“오러 불사!”
리브스의 도끼가 화염과 폭발을 뚫고 날아들었다.
마몬은 자신의 목을 향해 다가오는 도끼를 보며, 자칫하면 자신이 소멸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편하게 죽는 것이 좋았을 것을…….”
마몬은 스태프를 흔들며 빠른 블링크를 통해 공간을 유린했다. 하지만 리브스는 마치 예측이라도 했다는 듯, 허공을 박차고 순식간에 거리를 좁혔다.
“역시 보통 놈들이 아니군.”
그래서 마몬은 봉인된 소환술을 쓰고자 마음먹었다.
“오라, 내게 주어진 힘으로 너희를 불러내노라.”
마몬이 입을 쩍 벌렸다.
그 안은 심연의 어둠과도 같은 절대적인 공간이었다. 리브스가 잠시 당황할 즈음, 그 어둠이 반으로 쩍 갈라지면서-!
검은 안개가 뿜어지기 시작했다.
마몬의 비밀 마법.
과거에는 불가능했지만, 7서클 마스터가 되면서 마계의 문을 열 수 있게 되었다. 아공간에서 심심하던 차에, 처음에는 아주 작은 마수들을 소환하여 계약했고, 점차 그 크기를 늘렸다.
그리고 지금 손에 넣은 것은 마수, 프로메테우스.
비록 중급에 해당하는 마수이긴 하나, 전투에 있어서 만큼은 상급에도 비견되는 마수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마계의 중급 마수라면, 중간계에서는 오거조차 한입거리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한 마수이기도 하다.
무력으로는 거의 7성급 수준에, 무엇보다 마법에 대한 절대 내성을 가지고 있기에 마법사들에게는 더욱 치명적인 마수다.
프로메테우스가 리치 마몬의 육신을 휘감으면서 흉측한 두 눈을 빛냈다.
이마의 작은 벼슬이 왕관처럼 반짝였다.
“뭐꼬, 저건?”
“쓰벌, 엄청난 기운인데? 저거 정말 보통 리치가 아니었잖아!”
리브스와 스미스가 동시에 탄성을 터트렸다.
그들이 생각하는 리치는 어둠의 군단 뒤쪽에서 저주나 뿌려 대는 존재다. 직접적인 타격 능력은 중하인 몬스터. 음침한 음지에서 비열한 대가리를 굴리는 그런 존재라고 생각했건만…… 눈앞의 저 리치는 단순히 그런 놈이 아니었다.
“오호! 마계의 마수 같은데?”
코네리와 베리모어도 혀를 내둘렀다.
“인간다운 죽음을 선사하려 했지만, 이제 포기하겠다. 그냥 죽어라, 너희의 영혼은 억겁의 시간을 마계에 머물리라!”
감정이라고는 조금도 섞여 있지 않은 리치 마몬의 음성이 낭랑하게 퍼졌다.
“까고 있네.”
베리모어가 첨탑의 벽을 밟고 날아올랐다.
“같이 가세.”
마법사 코네리 역시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둘의 시간차 공격이 터졌다.
-쿠오오오오!
놀랍게도 프로메테우스는 베리모어와 마법사 코네리의 마력을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거기서 끝이 아는 것이 아니었다.
거대한 입을 벌리고 가깝게 접근했던 베리모어의 발을 물어뜯었다.
“크흡.”
그녀를 지탱하는 성력이 쭉쭉 빨려 나갔다.
“이, 이건 뭐야!”
베리모어가 프로메테우스의 얼굴을 마구 때렸다.
꿈쩍도 하지 않는다. 자신의 마력을 방어력으로 전환하고 있었다. 이런 괴물이 있다는 것은 아직까지 들어 본 적이 없었다.
그때였다.
프로메테우스의 이마가 뻥 뚫리더니 리치 마몬의 심장까지도 관통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압도적인 오러가- 리치 마몬의 예상까지도 뛰어넘는 오러가 펼쳐진 것이다.
-쿠오오오오!
이마를 꿰뚫린 프로메테우스는 전신을 휘청거리더니 지상으로 추락했다. 어떤 저택에 떨어져서 풍비박산을 낸 후에도 한참이나 꿈틀거린 후 움직임을 멈췄다.
리치 마몬 역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그는 놀라운 오러를 펼친 중년의 사내를 보았다.
“누구냐…… 넌?”
“트레비아.”
“트레비아?”
“트레비아 공작이라고 하지.”
“트레비아 공작…….”
리치 마몬이 레기온을 섬긴 이후 가장 강력한 인간은 스톤 헤드교의 대주교였다. 그 이상 가는 인간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런 인간이 또 있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어쩌면 이런 인간이 대륙 또 어딘가에 있는 것은 아닐까?
“너는…… 그랜드 마스터인가?”
트레비아 공작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역시 드래곤 하트의 효능은 대단하더군. 나의 벽을 단숨에 넘어서게 해 주니 말이야. 왜 드래곤을 그토록 숭배하는지 알 것 같아.”
트레비아는 피식 웃었다.
리치 마몬은 뚫린 가슴을 보았다. 뚫린 가슴에서 마력이 폭포수처럼 빠져나가고 있었다. 전신의 힘이 빠진다.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다.
“지옥의 문은…… 한 곳에서만 열리는 것이 아니지.”
리치 마몬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남기면서 추락했다. 그는 지상에 곤두박질을 치자 ‘펑!’하고 폭발했다.
“리치의 생명력 소멸.”
리치 마몬을 스캔한 코네리가 말했다.
그리고는 경이롭다는 표정으로 트레비아 공작을 보았다. 그가 드래곤 하트와 합쳐지는 모습은 보았다. 하지만 이 정도로 강해질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 리치는 일격필살의 궁사라 불리는 스미스, 죽지 않는 광전서 리브스, 7서클의 대마법사 코네리, 크레이지 성녀 베리모어의 합동공격을 막아 낸 괴물이었다.
그런 괴물을 일격에 끝내다니.
이건 단순히 놀라운 정도가 아니잖은가?
“그런 눈으로 보지들 말게나. 자네들이 리치의 시선을 끌어 주지 않았다면 놈을 이렇게 쉽게 처치할 수 없었을 것이야.”
트레비아 공작은 피식 웃으면서 공을 파티원들에게 돌렸다.
“도대체 그 리치는 뭐였을까요?”
스미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제아무리 바로크 왕국이 이종족에 관대하다지만 리치까지 수용하지는 않는다. 리치는 인간과는 다른, 죽음의 존재. 그런 리치가 인간들을 돕기 위해서 이곳에 나타났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글쎄다. 누가 알까. 알고 싶었으면 사로잡았어야지.”
코네리가 대신 대답했다.
“으음, 그 무식한 리치를 사로잡는 건 무리예요. 그나저나 이젠 우리는 어쩌죠?”
트레비아 공작은 성도 포만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본 드래곤을 보았다.
저 멀리서 수도방위군단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들뿐만 아니라 성도를 지키는 수많은 병력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본 드래곤이 반나절만 버텨 주면-
국경선의 방위군단도 병력을 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곳에는 몸을 숨기고 있는 10만 선발대가 있다.
그들이 국경선 돌파에 성공을 하게 되면…… 위대한 통합 전쟁의 첫발이 시작되는 것이다.
“조금 더 지켜볼까요?”
“돌아가자. 우리가 있어 봤자 더 이상 할 것이 없다.”
트레비아 공작의 말에 파티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본 드래곤의 제어는 불가능하다. 그저 본 드래곤의 파괴 행위를 지켜보는 것밖에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잘못해서 본 드래곤의 파괴 행위에 휘말리기라도 한다면 상당한 전투력 손실을 감내해야만 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코네리는 포탈 스크롤을 찢었다.
순간 첨탑과 가까운 허공에서 막대한 에너지를 가진 포탈이 생성됐다.
트레비아 공작이 천천히 허공을 걸어서 포탈 안으로 들어갔다. 다른 파티원들도 아무렇지도 않게 허공걷기를 시전하면서 포탈로 사라졌다.
이내 포탈의 모습이 자취를 감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