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274)
마법은 괜히 배워서-275화(275/502)
# 275
각성! 다크 로드 3
“뭐, 이런.”
허공에 떠서 8성급 스킬인 ‘사랑은 그대 품안에’를 난사하던 드레이져는 잠시 멈추고 혀를 내둘렀다.
이건 놀라움을 넘어서 충격에 가까웠다.
그는 지금 암흑 대장군의 거의 모든 힘을 사용할 수가 있게 되었다.
8성으로의 진입!
사람들은 8성급 전사, 기사를 가리켜 ‘꿈’이라는 단어를 붙이지 않는다.
‘꿈’이란 7성급 전사, 기사를 가리켰다. 인간의 손에 닿을 수 있는 초월적인 존재가 바로 7성급이었다.
뚜렷한 한계.
마력과 인간의 육체, 수명, 모든 종합적인 면을 고려해 마지막을 7성으로 한정한 것이다.
해서 7성급이 되면 ‘마스터’란 칭호가 붙는다.
하지만 아주 간혹 8성급의 존재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들은…… 이미 인간을 뛰어넘었기에 ‘꿈’이라 불릴 가치도 없다 할 수 있었다.
그만큼 차원이 다른 강함을 가진 게 8성의 기사, 즉! 그랜드 마스터다.
고서에 따르면 7성급 기사 다섯이 8성급 기사 한 명을 이기지 못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었다.
물론 제국에는 8성 기사가 존재한다.
하지만 제국은 결코 8성 기사에 대한 것은 철저한 비밀로 가렸다. 8성의 기사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전략병기가 된다.
그 강함이 얼마나 대단한지도 확실하지 않다.
놀랍게도- 드레이져가 드디어 8성급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그랜드 마스터!
그랜드 마스터 크레이지 드레이져!
와! 프리티아 그년과 다시 한 번 붙으러 가야겠다.
드레이져는 그렇게 마음먹었다. 솔직히 말하면 그걸 느끼는 순간, 주인도 조금 가소로워졌었다. 리치 마몬과 주인이 함께 덤벼도 점심으로 국수 먹으면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과신이었다.
도대체 주인은 어떤 힘을 얻은 것일까?
어떤 식으로 수련을 하면 저렇게 놀라울 정도로 강해질 수 있는 거지?
갑옷을 내가 한 번 입어 볼까?
잠깐 생각했던 드레이져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절대 싫다.
다만…… 주인은 마법사 아니었나?
콰콰콰콰콰콰콰쾅!
마법산데 마법은 거의 쓰지 않는다. 지금도 철검으로 본 드래곤을 후드려 패고 있었다.
한 대 후려칠 때마다 본 드래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가는…… 아, 해골이니 원래 하얀가? 어쨌건, 뼈가 깨져 바스러지고 있었다.
그 최강의 경도를 자랑한다는……, 드래곤 본이 말이다.
“주인! 가능하면 정강이 뼈는 부수지 마쇼! 그걸로 도끼 하나 만들게!
-크어어어어!
드레이져의 외침을 들은 본 드래곤이 미친 듯이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드레이져를 향해 분노의 눈을 번뜩이며 드래곤 피어를 내뿜었다.
-쿠오오오오!
“야! 때리는 놈한테 화내야지, 왜 나한테 화 내고 그래!”
드레이져는 갑작스런 피어를 막기 위해 패황의 이빨을 죽어라고 휘둘러야 했다.
왼쪽에서 한 방.
오른쪽에서 한 방.
아래에서 한 방.
위에서 한 방.
본 드래곤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분노는 사그라지고, 이 동네 건달 형 같은 레기온에게 조금씩 질리기 시작했다.
-쿠아아아아아앙!
본 드래곤은 몇 번을 더 공격해봤지만, 자신의 공격은 전혀 먹히지 않았다. 그는 크게 입을 벌려 피어를 내뱉었고, 레기온이 잠시 주춤하는 틈을 타, 뼈로 된 날개를 펄럭거리며 날아올랐다.
뼈로된 날개가 마력의 힘을 받아 엄청난 풍압을 만들어냈다.
그에게서 태어난 수백, 수천 마리의 언데드가 풍압을 이겨내지 못하고 나뒹굴었다.
건물의 잔해도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쿠오오오오!
펄럭펄럭!
본 드래곤의 거대한 육신이 점점 하늘로 떠올랐다.
“야! 너 도망치는 거냐!”
레기온이 삿대질하며 소리쳤다. 대꾸는 마크가 했다.
-의식도 없는 언데드가 도망은 무슨. 아까 봤잖슴.
뭐?
-아무래도 브레스를 뿜으려는 것으로 보임.
아! 브레스가 있구나.
-지금 아! 할 때임? 본 드래곤이지만, 브레스는 정말 엄청난 위력임. 아까 못 봤음? 파괴력은 8서클 공격마법을 뛰어넘음. 이곳에 두세 발만 직격해도 도시의 반은 날아갈 거임.
알았어. 브레스를 뱉기 전에 끝내라는 거지?
레기온은 마력을 끌어 모아 플라이 마법을 시전하여, 서서히 상공을 향해 날아올랐다.
된다!
플라이 마법을 이제 나도 할 수 있다!
남들 다 하는 플라이 마법!
그리고 본 드래곤을 향해 오른손 검지를 가리켰다.
철갑 때문에 피치 못하게 봉인되었던 스킬!
“뇌격!”
레기온이 가진 유일한 액티브 스킬, 뇌격이 발현됐다.
그것은 ‘멋짐 폭발’ 스킬과 연계되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파괴력을 내포하고 있었다.
번쩍이는 번개는, 그 날카로운 전격의 창을 본 드래곤의 정수리로 내리꽂았다.
꽈지지지지지지직!
그 막강했던 본 드래곤이 허공에서 몸을 비틀었다.
연이어 터진 뇌격! 무한히 재생하던 본 드래곤의 뼈가 더 이상 재생을 못할 정도의 타격이 계속해서 가해졌다.
그렇게 뇌격은 본 드래곤을 반복적으로 강타했고, 어느새 본 드래곤의 위로 올라선 레기온이 철검을 하늘 높이 들었다.
뇌격이 번쩍! 레기온의 철검에 빨려들었다.
레기온이 나직하게 외쳤다.
“죽음에서 온 자! 죽음으로 돌아가라!”
철검이 본 드래곤의 머리로 파고들었다. 본 드래곤은 그 상처를 기점으로 반으로 쩍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뒤, 본 드래곤은 하얗게 부서져 내리며 폭발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쾅!
어두웠던 도시 전체를 빛으로 감쌀 만큼 밝은 빛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빛을 이겨내지 못하고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 * *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5분 대기조 병사들은 폭발하는 본 드래곤을 보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5분 대기조답게 엄청난 특수 훈련을 소화한 병력이다.
어지간한 기사단은 찜 쪄 먹을 실력자들 3천 명. 모두 경장보병이지만 실제 실력은 입대조건 자체가 4성인, 최강의 무력 집단이기도 했다.
그들의 뒤로 300명의 마법 병단, 1천 명의 궁수대, 2천 명의 공병대도 따라붙었다.
곧 주력부대인 전차부대와 중갑보병대, 기마대도 투입될 것이다.
그때까지 적의 진군을 막는 것이 5분 대기조의 역할이었다.
그들은 빠르게 포만의 내성으로 진입해, 언데드들을 척살하기 시작했다. 다만 숫자가 너무 많았다.
죽여도 죽여도 되살아난다.
해서 별동대가 마법 병단을 호위하여 본 드래곤에게 접근했다.
다른 병력이 언데드를 막는 동안, 마법 병단이 본 드래곤의 숨통을 끊어 놓는 작전이었다.
아쉽게도 그 작전은 무참하게 실패했다.
수치스럽게도 그들은 언데드의 물결을 도저히 뚫을 수가 없었다. 도리어 병력을 양쪽으로 분산한 것이 패착이 되어, 두 개의 분산된 병력은 서로 합쳐지지 못한 채 고립되고 말았다.
서서히 밀려나던 5분 대기조!
이렇게 가다가는 오래 지나지 않아 전멸을 당할 것만 같았다.
그때 본 것이 와이번을 타고 나타난 철갑 전사였다.
“와아아아아!”
병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저자가 누구인지 멀리서 봐도 알 것 같았다.
그 유명한 철갑 전사 돈테크만. 그가 아니고서는 설명할 길이 없었다.
하지만…….
잘 싸우던 그는, 아쉽게도 본 드래곤 꼬리에 맞은 뒤부터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후 돈테크만은 다시 전장에 복귀를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목숨을 잃은 모양이다.
병사들은 삶의 희망도 잃고서 억지로 버텼다.
다시 누군가 나타났다. 그는 검은 피부를 가진 매끄러운 근육의 남자였다.
놀랍게도 그가 본 드래곤을 쓰러트렸다.
“도, 돈데크만인가?”
“아니야! 돈데크만은 절대 갑옷을 벗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잖아!”
“그럼 대체 저 사람은 누구지?”
“그, 글쎄…… 하지만 아닌 건 분명하지 않을까?”
“그런가? 그럼 대체 저 사람은 누군 거야!”
병사들은 그 영웅적인 흑인을 보며 눈빛을 번뜩였다.
“하긴 누구면 어떠랴! 저 사람이 우리 왕국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누군가 외쳤다.
“와아아아아!”
병사들의 사기가 급상승했다. 그들은 본 드래곤이 쓰러지자 급격하게 힘을 잃고 있는 언데드들을 향해서 검을 휘둘렀다.
전투는 빠르게 인간들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 * *
잠시 뒤, 그곳을 도착한 두 명.
“이거…… 엄청난 물건이군.”
돈데크만은 자신의 발밑에 놓인 철갑을 보며 중얼거렸다.
저 중앙의 이상한 드래곤이 있는 곳에서부터 날아왔는데…… 눈에 많이 익은 철갑이었다.
어디서 봤더라.
본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런데 왜일까. 이 낯설지 않음은.
그의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그는 철갑을 매만졌다. 엄청난 고가의 물품이 분명하다. 마법적인 능력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자가수복능력을 갖춘 금속으로 제작된 철갑이었다.
돈데크만은 두 개로 나눠진 철갑을 들고 여관으로 들어갔다. 어차피 여관 안에는 모두 피난을 가고 아무도 없었다.
이런 난리 통에도 돈데크만이 피난을 가지 않고 이곳에 있는 이유는 별게 아니었다.
마르코 폴로를 만나서 살인면허를 반납하기 위해서.
만약 성도 포만 밖으로 나가면 다시 들어올 때까지 꽤 오랜 시간이 지체될 듯싶었다.
“그건 쓰레기는 왜 가지고 오십니까?”
잭 니처가 물었다.
“쓰레기로 보이나?”
“네. 읍, 이건 무슨 냄새야. 아오, 지독한데요. 한 6개월 정도 씻지 않아서 불알 밑에 냄새가 갑옷에 밴 것 같아요.”
“음. 난 축농증이야. 냄새는 잘 모르겠군.”
“설마 그 철갑을 입으시려고요?”
“입을 수 있을까?”
돈데크만이 되물었다.
“노노노. 이 철갑은 2미터에 달하잖아요. 돈데크만 님은 겨우 160센티가 넘어요. 못 입어요.”
“그래도……, 한번 걸쳐 보고 싶군.”
“포기하세요. 딱 봐도 안 맞는데요. 뭘.”
돈데크만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는 이 철갑에게서 이상한 친근감이 생겼다. 뭐랄까.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를 보는 느낌이었다.
그는 철갑 안을 깨끗하게 씻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잭 니처가 말을 듣고 나니 고린내가 좀 나는 듯했다.
수세미로 빡빡 씻자 확실히 깔끔해졌다.
철갑의 내부를 씻고 난 후에는 외형도 손을 봤다.
꽤 거친 삶을 살아온 철갑이었다. 자잘한 상처가 꽤나 많았다. 자가수복능력이 있다지만 이런 세심한 상처까지는 처리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꼼꼼하게 철갑을 닦아 낸 돈데크만은 자신도 갑옷을 벗었다.
철컹철컹.
단단한 근육과 아직도 다 낫지 않은 상처가 모습을 드러냈다.
근래 들어 뱀파이어와 어쌔신들의 습격 때문에 상처가 너무 많이 늘었다.
돈데크만은 철갑 안에 몸을 억지로 쑤셔 넣었다.
워낙 커다란 철갑이다 보니 어찌어찌 그의 몸이 들어간다.
그때였다.
위이이이잉!
소리가 나면서 남은 반쪽의 철갑이 그의 전신을 덮었다.
머리만 간신히 나올 꼴이다. 그가 몸부림을 쳤지만 철갑 안에서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잭 니처! 잭 니처!”
잭 니처를 불러도 소용이 없었다. 아무래도 잠시 자리를 비운 모양이었다.
개자식! 꼭 급할 때 찾으면 없더라.
그는 충성스럽지만 여자 만날 때는 혼자서 간다.
개자식. 나도 소개 좀 시켜 주지.
설마 성도가 발칵 뒤집힌 상태에서도 여자를 꼬시러 간 것은 아닐 거야.
돈데크만은 다급해졌다.
모든 마력을 동원해도 그는 철갑을 벗을 수가 없었다.
“마, 말도 안 돼!”
그는 7성급 전사. 왕국 7대 강자로 불리는 자였다. 그런 그가 철갑을 벗지도 못하고 있었다.
철갑 안에서 희미하게 어떤 소리가 들렸다.
-약 성분이 철갑 안에 남아 있습니다. 전신성형마법을 시전 하겠습니다. 6개월간 절대 철갑을 벗지 마세요. 슬라임이 됩니다.
“이, 이게 뭐야? 이게 뭐냐고?”
돈데크만은 애처롭게 외쳤다.
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더 슬픈 것은 그는 ‘스킨 파우더’란 존재에 대해서 아예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