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330)
마법은 괜히 배워서-331화(331/502)
# 331
알카트라자의 절대자 1
저벅저벅.
드레이져의 알카트라자 입성.
주변에는 엄청난 양의 마력석이 촘촘하게 박혀 있었다.
이걸 보면 참 돈이 많은 왕국이란 생각이 든다. 왕족들이 국민들의 피를 쪽쪽 빨아먹어서 굶어 죽는 사람들이 대량으로 나오는 판에, 이렇게 비싼 마력석을 수천 개가 넘게 감옥에 박을 생각을 하다니.
누가 알카트라자의 설계를 했는지 몰라도 박수를 쳐 준다.
알카트라자의 박힌 마력석만 빼서 팔아도 수백만 골드는 챙길 수 있을 듯하다.
뭐…….
덕분에 드레이져의 마력은 쿡쿡 눌렸다.
기껏해야 1할의 힘이나 사용할 수 있을까.
알카트라자의 갇히면 9성급, 9서클의 절대자도 도망칠 수 없다고 자부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들의 쩌는 자부심은 알겠는데.
그렇다고 작정하고 도망을 치면 못할 것도 아니었다.
마력을 억지로 봉인시키는 마력석을 몇 개만 파괴하면 그 위치에서만큼은 마력이 돌아온다. 그럼 연달아서 다른 마력석을 파괴하면 그만이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치 않겠지만 성공을 하면 얼마든지 힘을 되찾을 수 있다.
그렇기에 드레이져는 그다지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신경이 쓰이는 것은…….
끼이이이이익-
30미터가 넘는 거대한 철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섰다.
밖에서 본 것보다 안은 더 거대하다. 수십 층 높이에 감옥들이 빡빡하게 달라붙어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죄수들이 형형한 눈빛으로 새롭게 도착한 죄수들을 흥미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저들 역시 마력이 봉인된 상태였다.
그럼에도 표정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드레이져와 별반 다르지 않은 표정이다.
마음만 먹으면 이깟 감옥 언제든지 나갈 수 있어.
정말 그럴지도.
드레이져와 죄수들이 광장 한복판에 섰다. 엄청나게 따가운 시선이 그대로 느껴졌다.
“모두 들어라.”
교도관이 외쳤다.
“죄 많은 너희들의 새로운 동료다. 잘 보살피도록.”
교도관을 그렇게 말을 하고는 드레이져와 죄수들을 광장 안쪽으로 데리고 갔다.
뒤통수가 따가울 정도로 죄수들의 눈빛이 그대로 느껴졌다.
“이거…… 생각보다 재미난 곳인데…….”
드레이져는 피식 웃었다.
* * *
“와아아아아아! 유령마다! 유령마!”
“쓰벌, 간지 졸라 넘치는데. 유령마가 끄는 마차는 처음 본다.”
“새로운 액티비티 마차인가. 오, 일단 외모는 마음에 든다.”
4만 명의 관중들이 꽉 들어찬 그랑프리 경기장에서 엄청난 함성이 울렸다.
미끈하게 빠진 열 대의 마차와 말들이 출발선상에 섰다.
그중에서 하나.
스티브 죽소가 개발한 제로백 10초에 달하는 고성능 마차의 운전대를 잡고 있는 셔틀은 정신이 반쯤 나가 있었다.
나는 누구? 왜 여기에?
진짜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곳에 마부들은 전문직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눈 한 번 깜박이지 않는다.
이것은 단순하게 달리는 경주가 아니다.
경주 도중에 수많은 불상사가 일어난다. 해서 좌석에는 안전장치가 필수였다. 그럼에도 목숨을 잃는 마부들이 대량으로 속출했다.
그런데…….
그런 위험한 곳에 나는 왜 있는 거지?
도대체 여기서 나는 뭘 하는 거지?
모두!
사장님 때문이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갑질인가.
지가 직접하지. 왜 내가 여기서 이러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셔틀도 마차는 몰 줄 안다.
대다수의 남자들은 1종 보통 면허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마차를 말 줄 아는 것과 경주용 마차를 몰 줄 아는 것은 천지 차이였다.
경주용 마부들이 괜히 전문직이 아니었다.
셔틀은 말고삐를 잡은 채 시선을 돌려서 레기온을 바라봤다. 본래 관중석에 있어야 할 사람이 스텝으로 참여했다.
1층에 배정된 지원소에 느긋하게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자신과 눈이 마주치자 주먹을 불끈 쥔다. 파이팅!
니미! 야! 야! 니가 하라고! 왜 나한테 이런 걸 시키냐고!
“와아아아아! 시작한다!”
함성이 점점 커진다.
미치겠다.
띵~ 띵~.
소리에 맞춰서 함성 소리가 더욱 커졌다.
셔틀의 심장박동도 미칠 듯이 뛴다. 미치겠네. 미치겠어.
띵-.
빨간색, 주황색 이윽고 녹색불이 들어왔다.
이내 아홉 대의 마차기 동시에 튀어 나갔다.
어정쩡하게 있는 마차는 셔틀이 몰고 있는 마차 한 대뿐이었다.
적어도 3초는 손해 봤다.
마차의 속도를 감안하면 적어도 수백 미터 뒤쳐졌다.
-셔틀!
셔틀이 귀에 차고 있는 마이크에서 사장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차에 탈부착하는 어떤 마법무구도 사용이 금지된다.
하지만 서포트들과 연락을 할 수 있는 마이크만큼은 사용이 가능했다.
마부들의 최소한에 대한 안전 때문이었다.
만약 이상이 생기면 서포트들이 곧바로 대응을 해야 하니까.
“네, 네?”
-지금 뭐해?
“네, 네?”
-너한테 2백 골드 걸었다. 복식 2등, 쌍복식 3등으로. 복식의 배당률은 40대 1. 쌍복식에 배당률은 900대 1이다. 걸리면 대박이야. 최소한 둘 중에 하나는 되겠지?
미친.
역시 제정신이 아니다.
이건 조작도 뭐도 아니다.
그냥 내가 복식 2등을 하든지 쌍복식 3등을 하든지 해야 한다는 소리 아닌가.
겨우 며칠 훈련을 받고 낼 수 있는 성적은 결코 아니었다.
스티브 죽소도 계속 뜯어말리지 않았던가.
“각하, 그랑프리 대회 예선입니다. 한 번만 삐끗해도 끝이에요. 셔틀 님께서 고위 네크로맨서인 것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마법이 아니에요. 철저하게 검증이 된 마부가 필요하다고요.”
씨알도 안 먹혔다.
“괜찮아. 다른 것은 몰라도 내가 사람 보는 눈은 있어. 우리 셔틀은 잘 해낼 거야.”
본래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알아봐 주는 주군을 위해서 혹은 사장을 위해서 목숨을 바친다고 한다. 좋아. 그거야 다 아는 얘기니까 그렇다고 치자. 나도 그럴 수 있다 이거야.
하지만 이건 좀 경우가 다르지 않냐.
특기를 인정해 주는 것과 한 번도 안 해 본 일을 갑자기 하라고 해 놓고 믿는다니…….
네가 한 번 해 보라고!
레 사장아!
-달려!
“네, 넹?”
아아아, 슬프다. 이 자동반사.
셔틀은 자신도 모르게 말고삐를 당겼다. 동시에 두 마리의 유령마가 ‘출발합니다. 꽉 잡으세요.’라고 말을 하고는 달리기 시작했다.
두두두두두-
신소재로 개발한 가벼운 마차 덕분인지 유령마들의 속도가 빠르게 붙었다.
다행히도 아홉 대의 마차들이 앞쪽에서 치열하게 맞붙었다. 서로가 견제를 하느라 속도를 높일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덕분에 셔틀은 어렵지 않게 놓친 앞의 마차들을 따라잡을 수가 있었다.
-히이이잉, 어쩔깝쇼?
유령마가 물었다.
셔틀은 방긋 웃었다.
유령마와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는 것은 꽤 좋다.
엄청나게 유리하다. 여기서 고삐를 놓아도 유령마들은 알아서 마차를 이끌 것이다.
그래!
이것이야말로 모든 모터스가 꿈을 꾸는 궁극의 운전 ‘자율주행’이 아니던가.
“레 사장님이 어명을 내리셨다. 2등으로 도착하란다.”
-이히히힝, 맡겨 두십쇼. 셔틀 님께서는 편안하게 등을 기대고 잠이라도 자고 계십쇼. 금방 도착합니다. 2등이라굽쇼?
“그래, 2등.”
-오케바리. 이히히히잉.
“좋아. 난 그럼 쉰다.”
셔틀은 발을 꼬고서 양손으로 뒷머리를 받쳤다.
조금 몸을 누이고 최대한 편안한 자세를 취했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듯한 자세였다.
손에 팝콘이라도 있으면 딱인데.
경주가 이렇게 쉬운 것이라면, 다음번에는 반건조 오징어나 팝콘이라도 들고 타야겠다.
유령마들이 모는 마차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마차들 사이로 끼어들었다.
동시에 마차들은 그들을 용납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유령마가 끄는 마차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평상시에는 결코 협력을 하지 않는 그들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동시에 양옆에서 마치를 들이받았다.
바퀴끼리 부딪친다.
“어, 어라?”
불꽃이 튀면서 앞바퀴가 떨어져 나갔다.
셔틀이 자세를 풀었다. 그는 급히 말꼬삐를 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리저리 휘둘리는 까닭에 고삐를 잡기가 휘둘렀다.
저 멍청한 유령마들은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속도를 낸다.
쾅!
앞바퀴가 박살이 난 마차는 푹 하고 주저앉았다.
동시에 마차는 빠각 소리를 내면서 크게 한 바퀴 회전을 하고 말았다.
“으아아아아아아악!”
셔틀의 시야가 360도로 회전을 한다. 마차는 빙글빙글 돌면서 어디론가 튕겨졌다.
-으아아아악! 내 돈!
레 사장님의 처절한 목소리가 들렸다.
어쩐지 여기서 그냥 죽는 것이 낫지 않을까, 라고 셔틀은 잠시 생각했다.
쿠쿠쿠쿠쿠쿵!
마차는 수십 미터를 날아서 뒤집힌 채 경기장 안쪽으로 떨어졌다.
애애애애앵!
곳곳에 배치가 되어 있던 안전요원들이 급히 셔틀을 향해서 달려갔다.
이 와중에도 저 빌어먹을 유령마들은 개의치 않고 홀로 달린다.
* * *
알카트라자 교도소의 식당.
적어도 천 명 이상이 한꺼번에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크다.
수용된 인원들도 그만큼 많았다.
흉악범만 잡아넣는다고 하더니 꼭 그런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언뜻 보니 잡범들도 꽤 보였다.
환락의 도시 라스베가스와 위치적으로 가까워서 그런 모양이었다.
드레이져는 빵 조각, 양고기 스프를 받아서 아무 자리에 앉았다. 빵을 찢어서 스프에 찍은 다음 입안에 넣는다.
우물우물.
더럽게 맛없다.
맛없어도 그냥 먹는다.
제아무리 8성급 전사라고 하더라도 체력은 비축해 놓는 것이 좋다.
제아무리 8성급 전사라고 하더라도 체력이 떨어지면 제대로 싸우지 못한다.
드레이져는 주위를 돌아봤다.
분명 접촉해 오는 사람이 있을 텐데 아무도 없었다. 힐끗힐끗 쳐다볼 뿐이었다.
네가 드레이져야? 근데 뭐, 어쩌라고? 여긴 알카트라즈야. 네가 나설 자리는 없어.
그런 분위기였다.
정석대로 가자면 여기서 자신에게 시비를 거는 질이 안 좋은 놈들이 나타나야 한다. 식판을 잡고 내 머리에 스프를 쏟는다든지 하는 행패를 부리겠지.
물론 나는 그렇게 당해 줄 생각이 개미 똥만큼도 없었다.
놈들이 식판을 잡는 순간 죽탱이를 날려 버릴 테니까. 그리고 이렇게 외칠 것이다.
“할 말이 있는 놈들은 지금 해. 나중에 귀찮게 하지 말고.”
캬!
졸라 간지 난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플랜을 짰는데 아무도 나타나지 않을까?
이번에는 드레이져가 살짝 조바심이 났다. 벌써 이곳에 들어온 지 반나절이나 지났는데.
혹시 교도소장 때문일까?
교도소장는 경비대 소장과는 달랐다. 그는 무척이나 음험한 눈빛으로 드레이져를 바라봤다.
“드레이져라고?”
“그렇수다.”
“왕국 7대 강자가 왜 여기에 왔나?”
“뭐, 그렇게 됐수다.”
“기물파손이라. 아무리 봐도 무슨 목적이 있어서 이곳에 온 것 같군.”
“아니외다.”
이상했다. 완벽하게 위장처리를 한 것 같은데 만나는 사람마다 다 저런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그냥 조용히 있다가 떠나게. 제아무리 당신이라고 하더라도 이곳에서는 목숨을 장담하기 어려우니까.”
교도소장은 그렇게 말했다.
알카트라즈에 대해서 쩌는 자부심일까. 아니면 소문의 그 괴물들 때문일까.
이곳을 자신들의 왕국으로 삼고 있다는 그 소문의 괴물들.
솔직히 누군지 궁금하긴 하다.
자, 모습을 보여라.
괴물들아.
탕.
누군가 드레이져 앞에 식판을 놓았다.
드레이져가 고개를 들어서 자신의 앞에 식판을 놓은 누군가를 보았다.
“미백?”
억울하게 잡혀 온 미백이 그의 앞에 서 있었다.
군기가 바짝 든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