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331)
마법은 괜히 배워서-332화(332/502)
# 332
알카트라자의 절대자 2
“조용히 따라오세요.”
미백은 드레이져를 식당 구석으로 안내했다.
교도관이 미백을 봤지만 모른 척 했다. 본래 식사시간에는 누구도 식당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한다.
하지만 지금 교도관은 마치 눈치를 보는 것 같은 모습이다.
미백은 구불구불한 좁은 통로를 걸어갔다.
묻고 싶은 것이 많았으나 미백을 불러 세우지는 않았다.
보아하니 별로 아는 것도 없어 보였다. 그렇지 않아도 왕따를 당할 인상이다. 여기 와서 마력을 봉인되고 나서는 진짜로 왕따를 당했을 것이다.
얼굴을 보아하니 꽤 고생을 한 듯싶다.
알카트라즈 감옥은 전사나 기사들에게 그나마 좀 낫다.
기본적인 육체적인 능력까지 봉인이 되는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마력을 주로 사용하는 마법사들에게는 쥐약이나 마찬가지였다.
8성급의 전사인 자신의 마력도 봉인이 될 판이다.
하물며 5서클에 지나지 않은 미백의 마력이 남아 있을 리가 없었다.
그나저나 궁금하다.
도대체 넌 왜 여기에 잡혀 온 거냐?
복도에 끝에 다다랐다. 문을 열자 바다 냄새가 확 하고 풍겼다. 조금은 차가운 바람이다.
어둠이 걷히자 시야가 확 밟아졌다.
보름달이 뜬 날이다.
하늘에는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수많은 별들이 수평선 끝까지 펼쳐져 있었다.
저녁이지만 시야는 굉장히 넓게 트였다.
테라스에는 동그란 테이블이 있었고 한 뚱뚱한 여자가 앉아서 차를 마셨다. 그의 뒤로는 다섯 명의 사내가 팔짱을 끼고서 드레이져를 바라봤다.
드레이져는 그들이 누군지 한눈에 알아봤다.
“하이모, 스틸, 버팔로, 헤일러…… 그리고 미즈셋.”
“형아, 오랜만이야.”
“하이, 브라더!”
“안녕, 형아.”
“누구더라.”
말투가 조금 이상하다.
나한테 형아라고? 뭐랄까. 약간 나사가 빠진 듯했다. 예전에 알던 그들이 아니었다.
그런데 너희들이 왜 여기에 있는 거냐?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오랜만이네요. 드레이져 님.”
뚱뚱한 여자가 귀품 있게 일어났다.
“누구냐. 넌?”
“저예요.”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
설마…….
“미즈셋?”
“네.”
미즈셋은 빙긋 웃었다.
드레이져는 입을 벌린 채 다물지 못했다. 그가 알고 있던 미즈셋은 꽤 건강하고 아름다운 여자였다. 잠깐 안 보는 사이에 이렇게 뚱뚱하게 변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절대 주인과 만나지 못하게 해야 할 것 같은 예감이…….
“네가 여기에 왜 있어? 그리고…….”
“왜 이렇게 뚱뚱해졌냐고요?”
“그래.”
“요요현상이에요.”
“요요?”
“네.”
과거 미즈셋은 대주교에게 납치가 되었다.
그의 후궁이 될 뻔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시그널 자작이 그녀를 돌봤다. 하지만 미즈셋은 그곳에서 작정하고 망가졌다.
먹고, 먹고, 먹고 또 먹고.
그렇게 돼지가 되었다.
그러다가 레기온에게 구출을 받게 된 것이다. 그녀는 피나는 노력으로 살을 뺐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 그녀는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 있었다.
납치가 돼서 돌아왔을 때보다 더 살이 쪘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좋아. 그렇다 치고 왜 여기에 있는 건데?”
“그건…….”
미즈셋은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짧게 얘기했다.
독에 감염이 된 동료들은 냉동마법에 걸려서 냉동 창고에 방치가 되어 있었다. 누벼누벼가 가지고 온 만드라고라 덕분에 그들은 냉동마법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다. 만드라고라를 넣은 마법 물에 3분을 푹 익히면 그들은 되살아난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빌어먹을 두 괴수.
세피아와 누벼누벼가 한바탕 크게 붙은 것이다. 그때 떨어진 천장의 잔해에 부딪쳐서…….
하이모, 스틸, 버팔로, 헤일러의 지능이 평균 아래도 떨어진 것이다.
맨날 젖 달라고 징징거려서 몽땅 죽여 버릴 뻔했다.
미친 거 아냐? 처녀한테 젖을 달라니.
어쨌든 그들을 그렇게 둘 수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들이 미즈셋의 말을 무척이나 잘 듣는다는 것.
미즈셋은 그들을 데리고 치료여행을 떠났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결정을 먹여 봤나? 결정 중에는 지능을 높이는 효능이 있는 것도 있는데.”
“당연하죠. 하지만 효과는 없었어요. 신의 결정, 만능에 가까운 결정이지만…… 이것은 병이에요. 결정으로 치료를 할 수가 없었어요.”
“병?”
“네, 뇌로 가는 혈관을 막은 것 같아요. 신관이 그러더라고요.”
“그럼?”
“혈관에 좋은 약을 찾아야 해요. 그것도 올해 안에.”
“올해 안에?”
“네, 시간이 갈수록 오라버니들의 머리가 점점 나빠져요. 이러다가 뇌로 가는 혈관이 꽉 닫힌다고 하더군요. 그럼…… 뇌졸중이란 병으로 사망을 한데요.”
“주인한테 얘기를 하지 그랬어?”
“결정으로 해결이 된다면 얘기를 했겠죠. 하지만 이번 일은 아무리 사장님이라고 하더라도 방도가 없어요. 사장님께서 병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아니고. 저희가 해결할 문제였어요.”
“그랬군. 말이라도 한 마디 하고 나오지 그랬어. 자네들이 이곳에 있는지 꿈에도 몰랐어.”
“죄송해요. 그래도 병가를 셔틀에게 내고 나왔는데요. 말 안 해요?”
“…….”
“아무도 몰랐나 보네요.”
“미안.”
“죄송해요. 저희들의 인지도가 뭐 그렇죠. 그래도 초반에는 괜찮은 활약을 했는데.”
“그렇게 낙담하지 마. 이제부터 인지도를 높이면 되지. 사라 코너라는 친구가 있어.”
“사라 코너요?”
“응.”
“그게 누구죠?”
“있어. 그런 친구. 비운의 캐릭터지. 아주 매몰차게 퇴출을 당했어. 자네들은 그런 걱정을 안 해도 돼. 그러니까 이제 인지도만 열심히 쌓으라고.”
“알았어요. 고마워요.”
“그런데 자네들은 왜 이곳에 있지? 실력으로 보면 탈출도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드레이져는 하이모와 동료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여전히 압도적인 풍채를 자랑하는 하이모였다. 하지만 눈빛이 살짝 갔다. 흡사 7살~9살 소년으로 되돌아간 것 같았다.
“힘들었겠구만.”
“네, 오라버니들을 데리고 움직이는 것은 쉽지 않아요. 조금만 신경을 쓰지 않으면 딴 데로 가니까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무력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이죠.”
“그럼 여기서 탈출부터 해야겠군.”
“그게…….”
미즈셋이 우물쭈물거렸다. 말하기가 무척 곤욕스러운 모양이었다.
“왜?”
“이곳에 볼일이 있어요.”
“무슨?”
“이곳에 오라버니들을 구할 약이 있어요. 오직 이곳에서만 구할 수가 있죠.”
“그래? 돈이라면 얼마든지 조달할 수가 있어.”
“돈으로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드레이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돈으로 구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주인이 알면 까무러치겠군. 돈을 신처럼 신봉하는 사람인데.
“그럼?”
“오직 실력으로만 쟁취를 할 수가 있죠.”
“이해가 되지 않아.”
“드레이져 님은 알카트라즈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죠?”
“남들 아는 정도만.”
“그럴 줄 알았어요. 이곳은 밖에서 보는 세상과 완전히 달라요. 오로지 강자존. 이긴 자가 모든 것을 갖죠.”
“너희들은?”
“저희들의 실력은 서열 20위 정도예요. 교도소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정도는 되죠. 이렇게 드레이져 님을 따로 초빙을 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여기가 한계. 마력을 봉인당한 상태에서 저희 실력으로는 더 이상 올라갈 수가 없어요.”
“그래서 내가 할 일은?”
“그 남자를 쓰러트려 주세요. 그럼 오라버니들의 지능을 원래대로 돌려놓을 약을 손에 넣을 수가 있어요. 그래야만 이곳을 나갈 수가 있어요.”
“그 남자?”
“알카트라자의 절대자. 맨손 격투의 제왕이라 불리는 남자죠.”
미즈셋은 마법사다.
하지만 하이모는 전사였고 버팔로는 전직 방랑기사였다. 둘의 무력을 나쁘지 않다. 육체적인 능력을 발군. 결코 어디 가서 맞고 다닐 사람들은 아니다.
그런 이들이 겨우 서열 20위?
그렇다면 가장 높은 서열에 있는 자는 제법 실력이 있긴 있단 말인데…….
사실 걱정은 별로 되지 않지만, 드레이져는 일단 무기로 했다.
“누구지?”
“왕국 7대 강자 중에 한 명…….”
왕국 7대 강자 중에 한 명?
“본명은 맘마 유지로입니다.”
* * *
저벅저벅.
프리티아는 동해의 수호룡 덕수삼촌의 레어를 찾았다.
레어의 입구가 부서진 것을 본 그녀는 덕수삼촌의 불행한 미래를 직감했다.
이곳에 도착했을 때부터 덕수삼촌의 마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덕수삼촌의 마력은 반경 수천 킬로미터에 이른다.
그 압도적인 마력의 보호 밑에서 수많은 종족들이 다투지 않고 옹기종기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덕수삼촌의 보호 마력이 사라졌다.
동시에 덕수삼촌이 지배하던 바다는 재앙을 겪고 있었다.
일단 덕수삼촌의 자리는 나중 문제였다. 곳곳에서 수많은 거대 해양 몬스터들이 덕수삼촌의 바다를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바다는 피로 물들었다.
얼마나 많은 생명체가 바닷속에서 사라졌는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세이렌, 인어와 같은 아종들도 공격을 당해서 전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
프리티아는 아주 우연히 이 참상을 알게 됐다.
돈데크만을 쫓는 도중이었다. 그녀는 매우 피곤했다. 이 쥐새끼 같은 돈데크만은 끝내 찾지 못했다.
자신이 발 벗고 나섰음에도 찾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늘로 솟았는지 땅으로 꺼졌는지도 모르겠다.
한 마디로 난 놈이다. 놈의 절친인 13일의 제이슨을 조졌음에도 얍삽한 그 자식은 나타나지 않았다.
더 이상 놈의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
힘이 빠진 그녀는 바다를 보면서 혼술을 마셨고 떠밀려 오는 수많은 시체를 목격했다.
시체의 숫자는 한두 개가 아니었다.
적어도 수천 마리…… 아니 수만 마리가 넘었다.
뭔가 사단이 났다.
해서 동해를 관장하는 덕수삼촌에게 곧바로 날아온 곳이다.
역시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끼이이익-
부서진 레어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피 비린내가 고정된 것처럼 짙게 흘렀다. 안쪽에서는 엄청난 사투가 벌어졌던 모양이다.
거의 모든 것이 박살 났다.
덕수삼촌은 동해의 패자.
“이건…….”
그를 수호하는 가디언들의 무력은 결코 낮지 않다. 인간이 나눈 등급으로 치면 최소 6성급, 6서클 이상의 가디언들이다.
그런 가디언들의 숫자는 적어도 50기 이상.
어마어마한 무력이다.
50발이 넘는 6서클 이상의 고위 마법이 한곳, 한 장소에서 동시에 터진다면, 일개 도시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런 마력이 레어 안에서 폭발했다.
“그럼에도 상대를 막지 못했다?”
도대체 누구냐.
에이션트급 수호룡 덕수삼촌과 그의 막강한 가디언들은 모조리 쓰러트릴 수 있는 괴물은.
프리티아는 한 장소에 섰다.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바로 코앞에 덕수삼촌의 사체가 벽에 박혀 있었다.
고통에 겨운 표정이었다.
드래곤 하트를 뽑힌 덕수삼촌의 그 자세, 그대로 죽어 있었다. 육신은 녹아서 사라지고 드래곤 본만 남았다.
툭 건들자 드래곤 본마저도 먼지처럼 흩날렸다.
상대가 누군지 몰라도…….
엄청나게 잔인하다.
이것은 모든 드래곤들에게 선전포고를 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너희들도 똑같이 해 주마.
-뿌드드득.
프리티아는 어금니를 깨물었다.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에이션트급의 고룡이 당했다. 더군다나 덕수삼촌은 모든 드래곤들을 통틀어서 30위 안에 드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런 그가 이토록 허망하게 패했다는 것은 드래곤 전체가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뜻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그 노인네들한테 찾아가 봐야겠네.”
일단 돈데크만을 찾는 일은 뒤로 미루기로 했다.
바퀴벌레보다 질긴 놈인데 갑자기 죽거나 하지는 않겠지. 절대 죽지 마라. 그럼 내가 너무 억울하다.
일단 이 문제부터 해결을 하자.
프리티아는 포탈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