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335)
마법은 괜히 배워서-336화(336/502)
# 336
절대폭력 2
레기온과 스티브 죽소, 도도해, 셔틀은 비밀 카지노를 방문했다.
입구를 가로막고 있던 거구의 사내들이 지하로 안내했다. 모두 정장을 차려입었다. 눈매는 매섭고 등이나 발목에 단검을 차고 있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위압감이 대단하다. 그러나 그들은 최대한 웃는 모습으로 손님들을 맞이한다. 거구의 사내들의 안내를 받은 사람들은 레드 카페가 쫙 깔린 지하로 내려갔다.
지하로 내려가는 순간 신천지가 벌어졌다.
비밀 카지노 입구에 수십 미터가 넘는 수족관이 보였다.
수족관 안에는 온갖 종류의 진귀한 해양생물들이 헤엄을 치고 있었다.
와! 놀라워라.
세이렌도 있다. 세이렌은 자신들이 이곳에 잡혀 있는 상황이 짜증 나는 모양이다. 관광객들한테 가운데 손가락을 날린다.
관광객들은 그것조차 재미있는지 깔깔거리며 웃었다.
“저것 좀 봐. 세이렌이 우리한테 손가락질을 하네. 웃겨! 원숭이가 주제에. 누구한테 손가락질을 하는 거야.”
“본래 아인이란 상종 못할 것들 투성이지. 몬스터나 다름이 없어.”
“어?”
“왜?”
“저, 저것 봐.”
“저것?”
“아니, 저분.”
“저분?”
사람들은 고개를 돌려서 누군가를 바라봤다. 그를 보는 순간 모두가 목각 인형처럼 멈춰 버렸다. 누군가 이곳에 있는 전원에게 마법이라도 건 것처럼.
레기온의 등장에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멀리서부터 압도적인 아우라를 뿜어 대는 레기온이었다.
애기처럼 얇고 투명한 피부, 보기만 빠져들 것 같은 눈빛, 쭉 뻗은 길게 얇은 팔과 다리. 특이한 것은 검은 피부의 상체였다.
상체 위에는 속이 비치는 얇은 겉옷만 걸쳤다.
얼굴과 상체의 피부색이 달랐지만 그걸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수많은 여자들이 넋을 빼고 레기온을 바라봤다.
레기온은 흐뭇하게 웃으면서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마치 유명 영화배우처럼 행동한다. 그 모습이 무척이나 자연스러웠다.
사람들은 그가 당연히 영화배우라고 생각했다.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
영화배우가 아니고서는 저 완벽한 이목구비를 설명할 길이 없었다.
레기온은 이런 분위기를 즐겼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자, 셔틀은 미칠 것만 같았다.
지금까지 이렇게 밝은 곳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을 본 것은 한 번도 하지 못한 경험이었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마몬에게 어떤 갈굼을 당할지 너무 끔찍해서 상상도 하기 싫었다.
-야, 야. 긴장 풀어. 오늘의 핵심은 너야.
마몬의 목소리가 셔틀의 귓가에 들려왔다.
이번 작전은 간단하다.
레기온과 스티브 죽소, 도도해가 바람잡이다.
진짜 메인은 셔틀이었다. 정확히는 셔틀과 마몬의 연합작전이다. 마몬은 7서클이 넘는 마법으로 상대방의 패를 볼 것이다.
무려 7서클의 마법이다.
아무리 유명한 비밀 카지노라고 하더라도 마몬의 7서클 마법을 잡아낼 리가 없다고 레기온은 생각했다.
혹시 몰라서 마법 자체도 아공간에서 펼친다.
레기온은 이곳에서 그동안 잃은 자금은 되찾을 생각이었다.
아니 최소 10만 골드를 목표로 삼았다.
한 2만 골드쯤 잃어 주다가 마지막 한 방에 뒤집는다. 10만 골드.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액수였다.
그렇기에 레기온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 투구를 벗었다.
셔틀은 정장을 입었지만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놀랍게도 투명화 마법을 펼치지 않았음에도 누구도 그의 인기척을 느끼지 못했다.
저것도 재능이라면 재능이다.
레기온은 스티브 죽소와 도도해, 셔틀에게 눈짓을 했다.
‘자, 시작해 볼까.’
* * *
드레이져와 맘마 유지로가 마주 섰다.
맘마 유지로가 제임스를 힐끗 보았다. 조금 불쌍하다. 그렇지만 제 발등을 제가 찍은 것이니 위로도 못하겠다.
제임스는 무릎을 꿇고 앉아서 일곱 장의 편지를 손으로 직접 쓰고 있었다.
편지를 다 쓸 때까지 저곳에서 꼼작도 하지 못할 것이다.
본래 드레이져에게 갈 편지였는데, 괜히 봐서 저게 뭔 고생이란 말인가.
“뭐라고 적혀 있었지?”
드레이져가 물었다.
그도 해골 우편배달부를 보았다. 분명 셔틀의 소환수였다. 해골 우편배달부는 분명 자신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러 왔을 것이다. 그것을 높은 곳에서 무릎을 꿇고 뭔가를 적는 덩치 큰 사내가 빼앗았다.
“가르쳐 줄까?”
맘마 유지로가 말했다.
“아니.”
드레이져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궁금하긴 한데 어쩐지 들어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맘마 유지로의 눈썹이 살짝 움직인다. 당연히 달라고 할 줄 알았는데 예상 밖의 반응이다. 왜?
“안 봐.”
“레기온 백작이 직접 편지를 이곳까지 보내 왔다. 주군인가?”
드레이져는 금이빨을 보이면서 웃었다.
주군 맞다. 주군이지만 왜일까. 남한테 이 사실을 자랑스럽게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뭐랄까. 이상하게 창피한 느낌이 든다.
“편지 내용이 궁금하지 않아?”
“안 궁금해.”
“급하게 이곳까지 가지고 온 편지야. 보통 내용이 있을 리가 없잖아.”
드레이져는 주인에 대한 성격을 꼼꼼히 되짚어 봤다.
주인의 성격으로 봐서 본인이 위험하다고 여기까지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아니다. 뭔가 다른 사건이 터진 걸까? 주인 놈이 해결 못할 사건이라면, 자신이 가도 큰 도움이 되진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 그 정도 큰일이라면, 왕국 멸망 정도일 거라고 드레이져는 생각했다.
그럼 대체 무슨 편지였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테지만 가장 유력한 내용은 둘 중에 하나였다.
첫 번째 나를 엿 먹이려고.
두 번째 작전이 취소돼서.
주인의 무시무시한 돈에 대한 집착을 생각하면 두 번째 내용은 가능성이 없다.
그렇다면 첫 번째 사안일 가능성이 높았다. 뭔지 모르지만 나를 놀리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다.
절대로 편지를 안 본다.
봤다가는 내키지 않는 일을 시킬 것이 뻔하다. 혹은 찜찜하거나.
“그래도 자기한테 온 건데 봐야 하지 않겠어?”
맘마 유지로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아니, 전혀 궁금하지 않아.”
“고약한 놈이군.”
“그건 네가 우리 주인을 몰라서 하는 말이지.”
드레이져와 맘마 유지로를 지켜보던 미즈셋이 고개를 끄덕였다.
레기온은 세상이 멸망한다고 하더라도 고개를 뻣뻣이 들고 신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날릴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가 뭔가 급하게 부탁하기 위해 편지를 보냈다는 건 믿기 어렵다.
이런 말을 하기는 뭐하지만 사장님은 인류가 멸망해도 살아남을 유일한 인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문득 바퀴벌레가 떠오른다.
에비, 저리 가. 사장님의 대한 예의가 아니야.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장님과 바퀴벌레의 이미지가 겹쳐져서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이 이미지 평생 나 홀로 안고 살아간다. 레 사장님의 성격으로 보아서 바퀴벌레라고 했다가는 남자건 여자건 100배가 넘는 보복을 당할 것이 뻔하니까.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을 수도 있잖아.”
“누가?”
“네 주군이.”
“우리 레기온 백작께서? 아아, 정말 그런 모습을 한 번 봤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바란다.
누군가에게 된통 당해서 자신에게 ‘으윽, 도저히 못 당했겠어. 도와줘. 드레이져.’라고 말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두 손 꼭 모아 빌어 보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내가 3성급 쪼랩들한테 다구리 당하고 울면서 주인을 찾아가 복수를 해 달라고 할 만큼 확률이 적다.
“그러니까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돼. 내가 궁금한 것은 네가 왜 여기에 있느냐는 거야? 미즈셋에게 들으니…… 알카트라즈에 10년이나 있었다면서?”
“흐흠. 미즈셋이라. 그 뚱뚱한 여자가 너한테 붙었나. 마법사였지? 아마. 하긴 마법사들은 이곳에서 버티기가 힘들지. 그런데도 버티는 걸 보면 참 대단한 여자야. 그녀가 나에 대해 말해 줬나?”
“뭐 별 건 없었어. 그냥 그게 다거든.”
“그럼 내가 왜 10년이나 이곳에 있는지도 알고 있지 않을까?”
“모르니까 물어보잖아.”
“맞아. 아무도 모르지. 누구도 모를 거야. 내가 왜 이곳에 있는지. 물론 말을 해 줄 생각도 없고.”
“그냥 궁금했을 뿐이야. 별로 관심 없으니 말해 주지 않아도 돼.”
“좋아. 자네가 이기면 얘기를 해 주지.”
“엥?”
이 새끼가 미쳤나. 궁금하지 않다는데 왜 자꾸 가르쳐 주려고 그래.
“자네가 이기면 내 비밀을 가르쳐 주겠다고. 대신 자네가 지면 내 밑으로 들어와서 왼팔이 되게나. 자네라면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으니까.”
“으잉?”
이건 또 무슨 헛소리야.
내가 지면 저 녀석의 노예가 된다.
내가 이기면 저 녀석의 비밀을 들을 수가 있다.
누가 봐도 내가 불리하잖아. 저 녀석의 비밀 따위를 알아서 뭐하게? 똑같이 내 부하게 되겠다, 라고 말을 해야 정상 아냐?
외모와 다르게 졸라 이기적인 새끼네.
“싫은데.”
“싫어도 어쩔 수 없어. 이곳은 강자존. 내가 이곳에 왕이다.”
맘마 유지로의 육체가 사라졌다.
팡! 소리와 함께 발을 디디고 있던 곳에 웅덩이가 파였다. 도움닫기를 예비동작도 없이 펼친 것이다.
그가 순식간에 드레이져의 코앞에 다다랐다.
놀랍다.
마력을 사용하지 못함에도-
그것을 상쇄할 육체적인 능력을 맘마 유지로는 손에 넣었다.
서로의 거리는 대략 15미터 정도였다.
마력을 사용할 수 있다면 먼 거리는 아니다. 하지만 마력이 없다면 쉽지 않은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맘마 유지로는 팔짱을 끼고 선 자세 그대로 드레이져에게 파고들었다.
“시작했어. 불만 없지?”
드레이져의 코앞에 닿은 맘마 유지로의 주먹이 드레이져의 복부를 올려쳤다.
“아아, 시작한 건 진작 알고 있었지.”
너무도 갑작스러운 상황임에도 드레이져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가 익힌 실전은 맘마 유지로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폭이 넓고 다양했다.
드레이져는 위에서 아래로 맘아 유지로의 면상을 향해 해머와 같은 주먹을 내리꽂았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치는 해머.
아래서 위로 올려치는 해머.
똑같은 규격의 해머라면 어떤 힘이 강할지 짐작하지 않아도 알 수가 있다. 위에서 아래로 향해 전력으로 내려치는 해머의 힘이 훨씬 강하다.
콰아아아아아앙!
뭔가 깨지는 소리가 중앙광장에서 울렸다.
드레이져의 주먹을 정통으로 맞은 맘마 유지로의 머릿속에는…….
자신을 노예(?)로 삼았던 그 빌어먹을 년이 떠오르고 있었다.
잊어버리고 살았다.
잊을 수는 없지만 잊으려고 노력을 했다. 어른들이 말씀하시지 않았던가.
시간이 약이다.
그래, 어른들의 말씀을 옳았다.
1년.
2년.
3년…… 그렇게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숫자가 늘어날수록 기억도 희미해졌다.
지금은 그년의 얼굴도 희미해졌다.
누군가 그랬다.
망각은 신이 내린 축복이다.
동감하다.
망각은 과거의 끔찍했던 고통을 어둠 속으로 사라지게 해 주었다.
그랬는데…….
이제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그녀를 잊을 수 있을 거라 여겼는데…….
드레이져의 파괴력은 그녀가 내지른 주먹의 파괴력과 무척이나 닮아 있었다.
척추까지 뚫어 버릴 것 같은 충격파!
둘의 공통점도 비슷하다.
충격으로 죽지는 않는다.
죽지는 않지만 죽음과 같은 고통을 맛보게 된다.
그년!
그 빌어먹을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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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티아! 이 나쁜 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