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343)
마법은 괜히 배워서-344화(344/502)
# 344
개막! 그랑프리 대회 결승 2
스티브 죽소나 도도해와 다르게 레기온은 관람석에 앉았다.
사실 가장 멋진 관람 장소는 서포터들이 있는 곳이다. 코앞에서 느껴지는 마차들의 속도감은 장난이 아니었다.
마차의 바퀴를 교환하기 위해서 들어오는 마부들은 하나같이 녹초가 되어 있었다.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마차의 성능만 좋아서는 안 된다.
말을 컨트롤하는 마부들의 실력도 좋아야 한다.
상급 도박사들은 마차보다 마부를 보고서 배팅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마차의 성능이 좋고 마부의 실력이 뛰어나면 된다.
말은 쉽지만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 열기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하고 레기온은 관람석에 앉아서 경기를 지켜봤다.
퍼퍼퍼퍼펑!
축포가 터진다.
“와아아아!”
관람객들의 탄성이 터졌다.
아이들의 무척이나 많이 눈에 띠었다. 아이들을 목말을 태우고 덩실덩실 춤을 추는 아빠도 있었다.
이곳에는 도박에 미친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족 단위로 즐기기에 이곳만큼 좋은 곳도 없었다. 해서 휴가를 내고 이곳을 찾는 가족들도 꽤 많았다.
신혼부부나 젊은 커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항구도시 씨엠이라면 가족들 단위로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라스베가스였다.
이런 곳에서 대규모 폭동을 일으킬 생각은 없는 레기온이었다.
산뜻하게 가자.
산뜻하게.
깔끔하게 털고 사라지면 뒷목 잡고 쓰러지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다.
공왕.
나머지는 행복!
레기온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일을 할 차례였다.
수천만 골드가 걸린 일이니 1분 1초도 허비를 할 수가 없었다.
그때였다.
-안녕하세요.
일곱 명의 소녀들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요즘 들어서 왕국을 들썩이게 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이었다.
마법 영상을 통해서 레기온도 익히 알고 있는 존재들.
트윙클이다.
“어?”
레기온은 그녀들의 팬이다.
비록 못생겼지만 분위기라고 할까. 그것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노래도 환상적이다.
혹여나 만날 기회가 있다면 공짜로 성형 마법의 대가를 소개시켜 줄 생각이다. 아니면 따로 매니저한테 연락을 해 볼까?
나름 백작이 만나자고 하는데 ‘꺼져’라는 말을 하지 않겠지.
감옥 가고 싶지 않으면.
레기온은 시간을 확인했다.
곧 작전이 시작된다.
그의 마음에 갈등이 생겼다.
언제 트윙클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
딱 한 곡만 보고 가자.
-가짜 가짜 진심 없는 가짜!
트윙클이 노래를 부른다.
“가짜 가짜 진심 없는 가짜!”
레기온은 가사를 따라 부른다.
-우윳 빛깔 트윙클!
무대 앞쪽에서 사내들이 열성적으로 트윙클을 불렀다.
“우윳 빛깔 트윙클!”
레기온도 질세라 트윙클을 연호했다.
천만다행으로 그의 옆에는 부하들이 없었다.
트윙클이 춤을 춘다.
레기온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들이 추는 율동을 따라 한다.
오덕으로 입문했다.
투구를 쓰고 상의를 벗은 남자가 트윙클을 따라서 춤을 추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기겁을 하고 자리를 비켰다.
* * *
삼백 명이 넘는 죄수들은 옷을 훔쳐 입었다. 그리고 정해진 목적지까지 따로 움직인다.
전원이 마력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경지다.
그들은 어렵지 않게 풀잎 밟고 뛰기, 지붕 소리 나지 않게 밟고 지나가기 스킬을 시전하면서 빠르게 그랑프리 경기장을 향해서 다가갔다.
맘마 유지로와 제임스는 드레이져의 뒤를 쫓았다.
다른 죄수들은 도저히 드레이져의 뒤를 쫓을 수가 없었다.
5성급의 전사라면 밖에서도 꽤 이름이 알려졌을 터였다.
그런 자들이 단순한 걸음걸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뒤처졌다.
그들은 점점 멀어지는 드레이져와 맘마 유지로, 제임스의 뒷모습을 보면서 혀를 내둘렀다.
“허억허억.”
죄수들은 잠시 멈췄다.
뱁새가 황세를 쫓아가다가 가랑이가 찢어질 판이었다.
“도대체 뭐가 저렇게 빨라?”
5성급 마스터의 실력을 가진 죄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말했다.
그가 밖에서 불리던 별명은 ‘타키온’이다. 타키온이란 뜻을 다 알 테지만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 간단하게 설명한다.
빛의 속도보다 빠른 속도를 가지는 가상의 원자 구성 입자를 뜻한다.
한 마디로 겁나게 빠르다는 뜻이다.
실력은 5성급 마스터 중에서 중하급에 속하지만 경공술만큼은 최상위였다.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풀잎 밟고 뛰기, 지붕 소리 나지 않게 밟고 지나가기와 같은 스킬은 그에 앞에서 애들 장난에 지나지 않았다.
그는 ‘밤 귀가 밟은 노인을 깨우지 않고 지나치기’라는 스킬도 익혔다.
그런 그도 드레이져와 맘마 유지로, 제임스를 뒤쫓지 못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저들은 뛰지 않고 있다는 것.
그냥 걷는다.
타키온과 죄수들은 포기했다. 저들을 쫓다가는 그전에 마력이 바닥을 치겠다.
심장은 과부하에 걸린다.
“그냥 걷자. 힘들어 죽겠네.”
포기하니 마음이 편해진다.
경공술만큼은 드레이져 님보다 빠를 거야, 라고 생각했던 자신이 한심했다.
괴물의 능력을 어찌 인간의 사고로 판단할까.
멍청한 짓이었다.
그들은 시장을 기웃기웃 거리면서 그랑프리 경기장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른 것은 맘마 유지로와 제임스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자들과 자신들을 비교가 되지 않는다.
막말로 죄수들 전부와 자신들 둘이 겨룬다면 누가 이길까?
멍청한 사람들은 죄수가 이긴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맘마 유지로 제임스가 압도적인 무력을 선보이면서 이긴다.
그만큼 7성의 힘은 위대했다.
5성의 벽을 깨고 6성이 되면 몇 배나 되는 종합적인 능력치가 올라간다.
해서 죽었다가 깨어나도 5성은 6성을 이기지 못한다.
간혹 변수로 5성이 6성을 이기는 사태가 발생하기는 한다.
그런 경우는 6성이 배를 내놓고 나를 찔러, 라고 했다거나 독을 먹고 죽어 가는 것을 5성이 잡은 것이다.
그만큼 한 성 간의 차이는 높았다.
혹여 6성급 정도의 전사들이 여럿이 모이면 7성급을 잡지 않을까 착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더더욱 안 될 말이다.
7성은 소위 말하는 소드 마스터다.
익스퍼트 수준의 실력자가 마스터를 이길 수는 없었다.
6성급 일개 중대가 몰려들어도 소드 마스터를 잡는 것은 불가능했다.
아주 당연한 말이지만 7성급이 8성급을 잡는 것은 ‘나를 사랑한다면 별을 따다 줘. 못하면 이혼이야.’라고 말을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이혼하자는 소리지.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자신들은 마스터다.
드레이져가 위대한 그랜드 마스터라는 것을 인정한다. 누가 인정 안 한데?
하지만 이건 너무하잖아.
단순히 걷는 것조차 따라가지를 못하다니.
그랜드 마스터와 마스터의 차이가 이렇게 큰 것인가.
“왜 힘드나?”
드레이져가 뒤를 돌아보면서 물었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숨을 헐떡거리는 맘마 유지로나 제임스와는 다르다. 제임스는 숫제 바닥에 눕고 싶어 하는 표정이었다.
“아, 아닙니다.”
그럼에도 맘마 유지로나 제임스는 가까스로 버텼다. 단순하게 빠르게 뛰는 것이라면 그들도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저렇게 뒷짐을 쥐고 걷듯이 뛰는 것을 따라하는 것은 그들로서 불가능했다.
“힘들어도 계속 따라와.”
“알겠습니다.”
“우리 영지에 병사들을 가르치는 세피아라는 교관이 있어(오거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안 믿을까 봐). 아주 묘한 놈이야. 무예로 치지만 5성급 중반이나 될까. 하지만 종합전투력은 6성급 마스터야. 주인이 아주 좋아하는 놈이지. 덕분에 놈은 아이템으로 온몸에 무장을 했어. 6성급임에도 불과하고 7성급과 맞장을 떠도 밀리지 않아. 온통 값비싼 아이템으로 무장을 한 덕분이지.”
“그, 그런데요?”
“그런 놈이지만 이상할 정도로 병사들을 잘 다뤄. 놈의 밑에서 구른 애들 치고 강하지 않은 놈이 없지. 하나같이 눈빛에서 광기가 번들번들 거려.”
“…….”
듣고 있자니 어쩐지 불안해진다.
“나도 꽤 많은 세상을 봤거든. 그런데 그렇게 빨리 강해지는 병력을 본 적이 없어. 거의 사기 수준이더군.”
“그, 그래서요?”
“어느 순간 깨달았지.”
“뭘요?”
“부하들을 강하게 하는 것은 폭력이다.”
“포, 폭력이요?”
“그래. 담력을 키우기 위해서 세피아는 100미터 높이에 폭포에서 부하들을 던져 버리더군.”
“주, 죽잖아요.”
“죽지만 않으면 돼. 배운 대로 몸을 똑바로 하고 낙하를 하면 되니까. 괜히 몸부림을 치면 죽는 거야. 그리고 죽지만 않으면 신전에서 고칠 수가 있으니까.”
“사지가 부러진 자를 고치려면 돈이 엄청나게 들잖아요?”
“다른 곳에서는 엄청나게 들겠지. 하지만 우리 영지는 아니야. 주인의 복지 정책 아래 의료보험에 든 모든 영지민들은 저렴한 가격에 신전을 이용할 수 있거든.”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복지 정책?
의료보험?
그게 뭔데?
“숨만 붙어 있으면 저렴하게 무한정 고칠 수 있다는 소리지. 애들이 몇 번 죽음을 맛보고 나니까 아예 눈이 뒤집히더라고. 쭉쭉 강해지는 것이 보일 정도야.”
“호, 혹시?”
“나는 깨달았지. 차라리 그렇게 부하들을 키워야겠다. 괜히 부하들 아끼다가 실전에 나가서 몽땅 죽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냐.”
“저, 저희는 7성급인데요.”
“7성이든 8성이든. 너희들 나보다 세?”
애들이냐. 무슨 질문이 저렇냐.
“약하면 그냥 시키는 대로 해. 우선 대가리인 너희들부터. 솔직히 말할게. 정말 형편없다. 어떻게 이 정도도 따라오지를 못하나. 이번 작전만 끝나면 무한 훈련에 돌입할 테니까 정신을 바짝 차리도록.”
“네에?”
맘마 유지로와 제임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7성급 워커.
소드 마스터의 실력자들.
제국을 제외한 다른 왕국이었다면 백작의 작위를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자들이었다.
그런 그들의 머리 위로 거대한 흑구름이 몰려들고 있었다.
* * *
미즈셋과 사이비맨 정신줄을 놓은 하이모, 스틸, 버팔로, 헤일러는 지하 금고로 들어가는 입구 근처에 모여 있었다.
사이비맨이 미리 좌표를 작성하여 텔레포트를 이용해서 이곳으로 이동을 했다.
“형아는 사탕 사 줘.”
하이모가 사이비맨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애교를 떤다. 수염도 깎지 않은 거구의 사내가 떠는 애교는 징그럽다.
“나중에 사 주마. 이번 일이 끝나면.”
“힝, 먹고 싶은데.”
“진짜로 사 주마.”
사이비맨은 미즈셋에게 고개를 돌렸다.
“이 친구들…… 머리를 다친 게 정말 맞나?”
“네, 사부님. 이번 일도 오라버니들의 머리를 고쳐 주기 위해서 벌였는데요.”
“그래? 그것 참 희한하군.”
“뭐가요?”
“예전에 봤을 때보다 훨씬 강해졌어. 예전에 봤을 때는…… 4성급 정도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5성 마스터급이잖아. 이 마력 봐. 도대체 무슨 마법을 사용한 거지?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이토록 빨리 강해지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어.”
“아하. 그거요?”
“뭔데?”
“간단해요. 오라버니들은 아주 단순해졌거든요. 그냥 익힌 비기들을 무한반복을 하게 시켰어요. 그랬더니 본래 가지고 있던 스킬들이 빠르게 발전을 하던데요.”
“오호, 그런 방법이?”
사이비맨은 무슨 뜻인지 깨달았다.
본래 이들의 수준은 낫지 않았다. 하지만 만드라고라라는 천고의 보약을 먹이고서 기하급수적으로 마력이 늘어났다. 동시에 익힌 무예를 반복시킨다.
지능이 낮다고 기술을 익히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아니 본래 익히고 있던 기술을 머리 굴리지 않고 더욱 빠르게 갈고닦을 수가 있었다.
덕분에…….
하이모와 동료들은 예전보다 훨씬 빠르게 강해질 수가 있었던 것이다.
“목숨을 걸고 너를 구해 줬던 인물들이다. 잘 챙겨 줘.”
“그럴려구요. 항상 고맙게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왜 안 올까요?”
미즈셋은 시간을 확인했다.
분명 레기온과 만나기로 한 시간이 지났다.
점점 작전 시간은 다가오고 있었다.
대충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런데도 레 사장은 아직도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을 사람이 아닌데…… 이상하다.”
미즈셋은 고개를 갸웃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