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344)
마법은 괜히 배워서-345화(345/502)
# 345
폭주하는 황금의 도시 1
트윙클의 무대가 끝났다.
레기온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간을 확인하니 약속시간이 지났다.
10분이나.
사이비맨은 절대 늦어서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했다. 레기온도 알고 있다.
수천만 골드를 손에 쥘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였다. 평생을 통틀어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앗! 중년 시대임!
마크가 외쳤다.
트윙클보다 한 세대 전에 아이돌이다.
시골영주인 레기온은 중년 시대에 대해서 잘 모른다. 하지만 노래는 잘 안다.
마크 녀석이 항상 ‘중년이라고 놀리지 말아요. 걸릴까 봐 말도 못하고. 중년이라고 놀리지 말아요. 스쳐가는 불륜뿐인걸. 예!’ 라고 노래를 흥얼거린 덕분이다.
처음에는 미친 노래인 줄 알았다. 무슨 불륜 조장 노래란 말인가.
하지만 듣다 보니 은근한 중독성이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된다.
“중년이라고 놀리지 말아요. 걸릴까 봐 말도 못하고. 중년이라고 놀리지 말아요. 스쳐가는 불륜뿐인 걸.”
흥얼거리던 노래를 듣던 메이드 장인 헤이즐러가 레기온을 붙잡고 엉엉 울었다.
“영주님, 이러시면 안 돼요. 하늘에 계신 조상들이 욕해요.”
이후로 사람들 앞에서 중년 시대 노래는 잘 안 부른다. 하지만 언젠가는 꼭 보고 싶었다.
중년 시대라서 중년 아줌마들이 무대에 설 줄 알았다.
아니었다!
중년 아줌마는 아닌데 정말 못생긴 패거리가 나와서 춤을 춘다. 자신도 모르게 납득을 했다.
외모와 가창력을 반비례하는구나.
-중년 시대만 보고 가삼.
마크가 말했다.
지금도 늦었어.
-어차피 늦었음. 지금 가도 너님은 도움이 안 됨.
내가 왜 도움이 안 돼?
-사실 너님이 할 일은 별로 없지 않음?
으음. 뭔가 할 일이 있을 것 같은데.
-아님. 차라리 여기 남아 있는 것이 작전에 도움이 됨. 가서 괜히 일 망치지 말고 셔틀 응원이나 하셈.
그럼 갔다가 올게. 나 작전에서 빠진다고 말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어?
-결코 가서는 안 됨.
왜?
-그들의 집중력을 떨어트릴 거임. 잘 생각해 보셈. 너님이 갑자기 작전에서 빠진다고 가정을 해 보셈. 그들의 사기는 뚝뚝 저하될 거임.
그, 그런가.
-그런가가 아님. 확실함.
그럼 아예 그들에게 연락을 주지 마?
-아예 연락을 주지 마셈.
왠지 찝찝한데.
-작전 실패보다 차라리 찝찝한 것이 남.
휴, 알았어.
레기온은 작전에 참가하는 것을 포기했다.
마크도 한숨을 내쉬었다. 주먹이 있었다면 불끈 쥐었을 것이다.
그의 목적은 레기온과 미즈셋이 만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는 오토 모드가 되어 몰래 미백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특히 미즈셋에 관한 얘기를 중점적으로 들었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 미즈셋은 꽤 뚱뚱해져 있었다. 대주교의 손에서 탈출을 한 직후였다.
뚱뚱해진 이유는 대견했다. 자신의 외모를 망가트려 놈에게 엿을 먹이고 싶었다나 뭐라나.
하지만 레기온이 영지를 떠날 때까지 그녀는 살을 빼지 못했다.
오히려 식도락의 즐거움을 알아 버렸다.
그것을 알기에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아니다 다를까.
-말씀하신 미즈셋은 엄청난 뚱녀입니다. 적어도 150키로 이상 나가는 듯합니다. 미녀가 아닙니다.
미즈셋.
좋은 여자다.
대모로 불린다고 했던가.
별명대로 포용력도 넓다. 그녀를 따르는 부하들도 꽤 많다고 들었다.
문제는 외모였다.
그녀의 외모는 레기온 눈에 딱 맞다. 적어도 못생겨 보이지는 않는다.
어쩌면 이상형이라면서 곧바로 청혼을 할지도 몰랐다. 그런 일이 발생하면 끝장이다.
어느 누가 레기온의 구애를 받아들이지 않을까.
세상 모든 여자는 레기온을 보고 반한다.
물론 레기온과 같이 눈이 삐꾸인 여자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여자를 제외하면 여자들의 이상형은 레기온이다.
레기온과 미즈셋이 만났다. 레기온이 미즈셋에게 반해서 청혼을 한다. 미즈셋은 곧바로 예스를 하고는 관청에 가서 혼인신고를 한다.
빼도 받고 못한다.
더군다나 레기온은 고위귀족이다. 그의 결혼 소식은 왕국 전역에 퍼질 것이다.
-레기온 백작이 150킬로그램이 넘는 뚱녀에게 한눈에 반해서 청혼을 한 후에 결혼을 했다.
라고.
아아아! 아니 된다.
그래! 다 양보해서 둘이 결혼을 했다고 치자.
2세는?
2세는 만들 수 있을까?
불가능하지 싶다.
대를 끊지 않기 위해서 천 년의 시공을 넘었건만.
자신의 실수로 대가 곧바로 끊길 수가 있었다.
그것만은 막아야 한다.
해서 마크는 작전이고 나발이고, 천만 골드고 나발이고 다 내팽개치고 미즈셋과의 만남을 막은 것이다.
마크는 한숨을 돌렸다.
덕분에 작전은 엉망진창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 * *
열한 대의 마차가 줄지어 서 있었다. 예선에서 우승한 순서대로 마차는 배치가 된다.
당연히 패자부활전을 통해서 가까스로 살아난 셔틀의 출발선상은 가장 후미였다.
이제껏 11번째 출발선에서 출발한 마차가 우승한 적은 없었다.
후미에서 출발한 마차가 우승한 것은 9번째 출발선이 가장 가까웠다.
한 마디로 11번째 출발선에서 출발한 마차는 우승과는 거리가 멀다는 뜻이다.
11번째 출발선에서 다른 마차들과는 다르게 너덜너덜 망가진 마차 위에 올라탄 마부 셔틀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 마차로 1등이나 2등을 해야 한다고?”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차라리 서당(제국의 학술기관) 개가 풍월을 읊는 것이 빠르다.
그때였다.
출발 선상 옆에 개 한 마리가 걸어온다.
개가 어디서 들어왔지?
개가 두 발로 서더니 갑자기 노래를 부른다.
-도련님이 미즈셋을 업고
사랑가로 한번 놀아 보는디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사랑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지
이히히히히이 내 사랑이로다!
“…….”
어제 술을 너무 마셨나? 헛것이 보인다. 다시 눈을 씻고 찾아보니 그 개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그럼 그렇지.
잘못 본 것이겠지.
그래도…….
어쩐지 나쁘지 않은 느낌이다. 이런 날씨.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겠지.
좀처럼 찾아오는 느낌이 아니었다.
그래도 가능성은 제로다.
포기하자.
띠!
파란불이 들어왔다. 출발 선상에서 비키니를 입은 젊은 여자들이 깃발을 들고 좌우로 흔들었다.
띠! 띠!
파란불 두 개가 들어왔다. 하나 남았다.
반쯤 부서진 마차도 간신히 복구했다. 심하게 달리면 다시 부서질 확률이 높았다.
스티브 죽소도 이렇게 말했다.
“아쉽지만 이번 결승은 포기합시다. 도저히 전력을 다할 수가 없는 상태예요. 50킬로를 넘으면 마차는 반드시 부서집니다.”
왕국에서 날고 기는 회사들이 출품한 마차들이다. 오로지 경주용으로만 만들어졌기에 시속 100킬로미터는 쉽게 넘는다.
50킬로미터로 달리라는 것은 참가에 의의만 두자는 의미였다.
아마도 다른 마차들과 수십 바퀴 이상 차이가 난 채로 경기가 끝날 것이다.
수많은 관중들이 야유를 하겠지.
그렇다고 포기를 할 수는 없었다.
자발적으로 포기선언을 하게 되면 상금은 10골드도 나오지 않는다.
끝까지 완주만 해도 3만 골드의 상금이 나온다. 잠시만 얼굴에 철면피를 깔면 3만 골드를 받을 수가 있었다.
띠- 띠- 띠.
세 개의 파란불이 모두 들어왔다.
“이럇! 이럇!”
동시에 마부들이 힘차게 채찍을 휘둘렀다. 마차들이 출발선을 뛰쳐나갔다.
셔틀은 느긋하게 고삐를 당겼다. 가자, 얘들아. 무리하지는 말자.
-히이이잉!
유령마들이 길게 하품을 하면서 천천히 출발했다. 어차피 앞에 있는 마차들이 모두 나서야 그들도 출발을 할 수가 있었다.
유령마들이 끄는 마차가 출발선을 나서자 셔틀은 급하게 고삐를 당겨서 자리를 옮겼다.
우승후보 1위와 2위가 격렬한 투쟁심을 불태운 탓인지 출발을 하자마자 부딪치고 만 것이다.
한쪽이 양보를 했으면 약간의 상처만 입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누구 하나 양보를 하지 않았다.
두 마차가 바퀴부터 부딪쳤다. 바퀴는 불꽃을 튀었고 부러졌다. 바퀴가 부러지자 마차는 주저앉고 말았다. 마부가 밖으로 튕겨졌다. 그들의 다리를 다른 마차가 밟고 지나갔다.
우승후보들이 탈락했다.
이 어이가 없는 광경을 본 셔틀은 부서진 우승후보들의 마차를 보면서 옆으로 지나쳤다.
설마…… 하는 느낌이 든다.
조금 전의 서당 개가 풍월을 읊는 것도 보지 않았던가.
아니야. 아닐 거야.
그래도 셔틀은 고개를 흔들었다.
배당금 20,231배.
말이 되지 않는다.
기대도 하지 말자.
* * *
두두두두두-
철로 감싼 검은 마차 세 대가 대로를 질주하고 있었다. 공왕을 제외하고는 지하 금고에 유일하게 출입할 수 있는 마차였다.
“저 마차입니다.”
미즈셋은 합류한 드레이져에 말했다.
“저 마차만이 지하 금고에 출입할 수 있다고?”
“네, 지하금고로 향하는 문은 하나뿐이에요. 다른 출입구는 없습니다. 수백 개의 환기구가 있기는 하지만 주먹 정도의 크기예요. 인간이 주먹 크기로 변할 수는 없으니까요.”
마법사들 중에서 변신술사가 있기는 하다.
그들은 하늘을 나는 독수리도 될 수가 있고 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대체로 신체의 50퍼센트 이상은 줄이지 못한다.
잘못하면 뼈가 완전히 뭉개져 본래대로 돌아오지 못한다.
당연히 쥐와 같은 작은 생명체로는 변신 불가능하다.
“강한 놈들이 지키고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전력이 훨씬 강할 터. 그냥 밀고 들어가면 안 되나?”
“정면으로 붙으면 가능하죠. 하지만 저희의 목적은 금괴를 탈취하는 거예요. 괜한 인명피해를 입힐 필요는 없죠. 설사 저들을 무력으로 진압한다고 하더라도 던전 안쪽으로 들어간 다음 해야 해요. 문이 닫히면 절대로 뚫지 못해요.”
“나는 그랜드 마스터야.”
그랜드 마스터가 뚫지 못하는 문은 없어, 라는 말을 우회적으로 한 것이다.
“그랜드 마스터가 아니라 설사 10성급의 전사가 와도 소용이 없어요. 저 문은 메테오에 대비하여 만들어진 문이거든요.”
메테오.
간단히 말해서 유성 소환술.
8서클을 익힌 공격적 성향의 마법사라면 발동시킬 수가 있다.
하지만 파괴력 하나만큼은 9서클 이상이다.
주먹 크기의 유성이라면 반경 100미터를.
직경 5미터 크기의 유성이라면 마을 하나를.
직경 50미터 크기의 유성이라면 도시 하나를 소멸시킬 수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파괴력이다.
혹자는 메테오가 드래곤의 브레스보다 한 차원 위에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8서클 마법이라고 하는 것은 형편없는 명중률 때문이었다.
과거에 두 왕국 사이에서 큰 전쟁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한 왕국이 멸망 직전에 몰렸다.
다른 왕국은 의기양양했다.
멸망 직전의 마도사가 공문을 보냈다.
-당장 우리 땅에서 나가지 않으면 너희들의 머리 위에 메테오를 떨어트리겠다.
왕국은 겁을 먹었다. 그렇다고 포기를 하고 병력을 뺄 수도 없었다.
마도사는 다시 공문을 보냈다.
-이 모든 재앙은 나의 말을 허투루 들은 너희 탓이다.
마도사는 메테오를 시전 했다.
열흘 뒤에 메테오는 멸망 직전 왕국에 떨어졌다. 멸망 직전 왕국은 완전히 멸망했다.
전쟁에서 이긴 왕국은 폐허가 된 땅을 얻을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메테오의 적중률은 형편이 없었다. 이후로 메테오를 시전 하는 마법사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고 한다.
어쨌든 그런 무시무시한 마법까지도 견뎌 낼 수 있는 견고함을 자랑하는 문이었다.
드레이져라고 하더라도 일단 문이 닫히면 뚫을 수가 없다는 말이었다.
문만 닫히면 저들이 유리하다.
공왕이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까.
“그럼 어째야 하지?”
“일단 소수정예로 가죠.”
“소중정예?”
“레 사장님이 안 계시니…… 그 자리에 제가 들어가겠어요. 저와 드레이져 님. 맘마 유지로 님, 제임스 님이 함께 움직일 겁니다.”
“어떻게?”
“단순해요. 저 검은 마차를 탈취합니다.”
미즈셋은 씨익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