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346)
마법은 괜히 배워서-347화(347/502)
# 347
달려라! 셔틀 1
“이, 이게 무슨…….”
사내는 눈을 의심했다. 그도 이 바닥에서 꽤 오래 굴러먹었다.
마력을 가진 자들과 그렇지 않은 자들을 보는 순간 구별할 줄 알았다.
마력을 가진 자들은 특유의 뭔가가 있다. 보이지 않는 막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들이 그들을 둘러싸고 있다.
이곳은 라스베가스.
귀족들이 대단히 많다.
무가의 귀족들은 마력을 사용할 줄 알지만 문가의 귀족들은 그렇지 않다.
무가의 귀족보다 문가의 귀족들이 훨씬 많다.
그렇다 보니 문가의 귀족들을 호위하는 무사들이 상당히 많았다.
귀족 한 명당 두세 명씩 호위무사들이 붙는 귀족은 준 남작, 남작, 준 자작 정도였다.
나머지는 대체로 열 명 이상의 호위무사들이 붙는다.
백작 이상의 고위귀족들은 기사단 전체가 출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눈앞에 사내는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 그냥 검은 투구를 쓴 변태 자식일 뿐이었다.
귀족이 저렇게 돌아다니지 않는다. 귀족의 자제라면 부모에게 진작 끌려갔을 것이다.
그런데 저 괴력을 뭐지?
손가락을 튕긴 것만으로 사람을 10여 미터나 날아가게 해?
이제껏 그런 것을 본 적이 없던 사내였다.
그는 뒤쪽에 서 있는 팀장을 보았다.
어쩔까요?
선뜻 건드리기는 불안하다.
팀장은 품안에서 마력 측정기를 꺼냈다. 팀장급 정도가 되면 불필요한 다툼을 피하기 위해서 마력 측정기를 지급 받는다.
1성급에서 6성급까지는 94퍼센트의 확률로 측정할 수 있다.
7성급 이상은 구별하지 못하냐고?
측정기의 바늘이 끝부분에 닿아서 지직지직 거린다. 느낌으로 안다. 초강자구나.
하지만 7성급 이상 되는 무사들은 업무가 아니면 라스베가스를 잘 찾지 않는다.
그들은 오로지 무공에 목숨을 걸었다. 라스베가스에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
대체로…….
팀장은 마력 측정기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별 볼 일 없는 놈이야. 마력은 있다. 1성급 이하.
겨우 1성급 이하?
그래, 충분히 우리 실력으로도 잡을 수 있다. 쳐라.
1성급은 마력의 입문자들이다.
마력을 사용할 수 있지만 허술하다. 정신집중을 해야만 마력을 검이나 스태프에 전달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렇기에 기사단이나 마법병단은 1성급, 1서클의 기사, 마법사들은 전투에 투입하지 않는다.
그들은 햇병아리다.
그러나 그런 그들도 사회에 나오면 뭐가 된 것처럼 거들먹거린다.
고개를 빳빳하게 세우고 허리를 피고서 사람들을 내려다본다.
그래, 인정한다. 너희들은 잘났으니까.
그렇지만 아직은 뭣도 아니잖냐.
크고 나서 얘기해라.
삼청교육대 조직원들이 우루루 내려왔다.
1개 분대. 쓰러진 사내까지 합해서 12명이다.
레기온은 그런 삼청교육대 조직원들을 보면서 빙긋 웃었다.
검지를 딱딱 튕긴다.
“내가 지금 기분이 나쁘지 않거든.”
“뭐?”
“내 옆으로 와. 같이 구경이나 하자고.”
“미친 새끼…….”
“1등 되면 100골드씩 나눠 줄게. 100골드라고. 나쁜 제안은 아닌데.”
“1등이 되면?”
“그래, 1등이 되면.”
팀장은 콧방귀를 끼었다.
라스베가스에서는 모두 저런 꿈을 꾸지.
1등이 되면 무엇을 해야지.
1등이 되는 사람도 있긴 있다.
선택 받은 극소수.
일반시민이 1등이 되면 인생역전이다. 귀족보다 많은 돈을 보유하게 된다. 그냥 은행에 넣어 두고 평생 이자만 받아먹고 살아도 3대는 너끈하게 산다.
하지만 말 그대로 극소수.
나머지 99.999퍼센튼 돈을 잃는다.
50퍼센트는 알거지가 된다.
20퍼센트는 도박 중독자가 되어서 이 거리를 영원히 헤매게 된다.
“그런데 너는 아니야. 잠자코 따라와. 인간적인 대우라도 받고 싶다면.”
“내 옆에 앉아. 그랑프리 결승이 끝나면 같이 가 주지.”
“네가 제안을 할 처지가 아닐 텐데.”
오오오오오!
사람들의 함성이 울렸다.
래기온은 급히 경기장으로 고개를 돌렸다.
8위에 있던 마차가 7위에 마차를 추월한다.
7위로 달리던 마치가 포지션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 길목을 차단했다.
여기서 8위의 마차는 잠시 숨을 고르고 뒤로 빠져야 한다. 그게 정상이다.
하지만 그랑프리 결승전이란 특별성이 8위로 달리던 마부의 사고를 마비시킨 모양이다.
멈추지 않고 억지로 포지션 쟁탈전을 벌인다.
7위에 있던 마부가 욕설을 내뱉는 것이 여기서도 보였다.
이윽고-
콰콰콰콰쾅!
두 대의 마차가 부딪치고 말았다. 7위의 마차는 경기장 안쪽으로 데굴데굴 굴렀다.
“어우, 어떡해!”
관람객이 곳곳에서 탄식을 내뱉었다.
그만큼 7위의 마차는 심하게 굴렀다. 다행히 안전장치를 하고 있어서 크게 다치지는 않은 모양이다. 마부가 엉금엉금 기어 나온다.
8위의 마차는 더 심하게 망가졌다.
불도 붙었다.
구조대원들이 달려가 급히 불을 끄고 의식을 잃은 마부를 구해 냈다.
구조대원 한 명이 동그라미를 표시한다.
살았다!
그제야 관람객들은 ‘휴우!’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예스! 셔틀! 7위야! 7위라고! 여섯 대를 제치면 돼!”
레기온은 맞추기 가장 어렵지만 한 번 당첨이 되면 인생 노나는 쌍복식에 셔틀의 마차를 걸었다. 셔틀을 3등으로 예상한 사람들도 몇몇이 있다.
하지만 1등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이 많은 관람객들 중에서 열 명도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당첨률이 20,231배인 것이다.
그래도 있긴 있다. 재미로 1골드 이하만 건 몇몇 관람객들이.
“야! 뭐하는 거야!”
짜증이 난 사내들이 레기온을 둘러쌌다. 그리고 손을 뻗어서 레기온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 순간!
열 명의 사내들이 한꺼번에 뒤로 나뒹굴었다.
“크아아악!”
전원이 이마를 잡고 10여 미터를 날아갔다.
하필 거기에도 경기 안 보고 쪽쪽 거리는 젊은 커플들이 있었다. 세 개의 머리가 강하게 부딪친다.
강한 충격을 받은 그들은 머리를 붙잡고 끙끙 앓았다.
“이, 이게 무슨.”
팀장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다. 그가 보여 준 놀라운 한 수보다는 마력 측정기를 믿었다.
다시 한 번 마력 측정기를 확인한다.
삐- 삐- 삐-
최하점이다.
마력은 있지만 일반인들보다 조금 높은 정도였다.
그럼 손가락 완력만으로 부하들을 10미터씩 튕겨 냈단 말인가.
말도 안 돼!
팀장은 지금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제껏 받았던 어떤 교육과도 일치하는 것이 없었다.
레기온은 팀장을 불렀다. 이리 와.
팀장은 자존심 때문에 움직이지 않았다.
“내가 갈까?”
자존심이 밥 먹여 주는 것은 아니지.
팀장은 무너지는 자존심을 발로 차 버리고 레기온 앞으로 다가갔다.
레기온을 앞에서 보니 키가 훨씬 크다. 적어도 190센티는 되는 모양이었다.
마른 몸매도 아니었다.
피부가 검어서 잘 안 보였지만…….
정말 예술이다.
군살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보통 노력으로 이런 몸매를 만들 수는 없다. 극한의 노력이 반드시 따라붙어야 한다.
그렇구나…….
이자는 변태가 아닐 수도 있겠다.
팀장은 너무 늦게 깨달았다.
“치킨 사 와.”
“네?”
“맥주도.”
“네?”
“경기에 집중해. 가. 가서 얼른 사 와.”
“저, 저기 치킨 값은?”
“뭐 값?”
“치킨 값…… 은…….”
“뭔 값?”
“몇 마리나 사 올까요?”
“네 부하들도 먹어야 할 것 아냐. 기본은 1인 1닭이다.”
이곳에 치킨은 다른 곳에 비해서 1.5배나 비싸다. 열두 마리를 사면 1골드도 넘는다.
팀장은 울며 겨자 먹기로 치킨을 살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대로 도망칠까 생각도 해 보았다.
“명함 내놓고 가.”
도망칠 수 없었다.
* * *
-정지! 로드세이버 1호! 로드세이버 1호! 마차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 속도를 줄여라!
드레이져가 몰고 있는 마차의 마부석 옆에 붙은 스피커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빠르긴…….”
드레이져는 입술을 뒤틀었다. 바리게이트와의 거리는 얼마 남지도 않았다.
입구를 막고 있는 경비대원들이 이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서로간의 얼굴 정도는 확인을 할 수 있는 거리였다. 저들의 얼굴이 점점 굳어진다.
“문을 닫아!”
누군가 소리쳤다.
“어림없지.”
드레이져는 손을 뻗어서 반파가 된 검은 마차를 잡았다. 무게는 엄청나다. 안에는 금괴가 들어 있어서 더욱 무겁다.
드레이져의 한쪽 팔뚝에서 근육이 툭툭 튀어나왔다.
끼이이익-
놀갑게도…….
달리던 검은 마차가 천천히 들리고 있었다.
뒤쪽에서 바짝 뒤쫓고 있던 맘마 유지로와 제이슨, 미즈셋의 두 눈이 휘둥그렇게 변했다.
저게 무슨?
괴수냐?
맘마 유지로도 마력을 사용하면 양손으로 마차를 들 수가 있다.
하지만 달리는 마차를 한 손으로 드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해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힘들 것 같다.
더군다나 금괴까지 가득 찼다.
마차의 무게는 수 톤을 훌쩍 뛰어넘는다.
경비대원들의 표정도 점점 변해 갔다. 굳어진 얼굴에서 하얗게 탈색이 된다.
“저, 저게 뭐야?”
“빨리! 빨리! 문을 닫아!”
끼기기기긱-
거대한 철문이 닫힌다. 어떤 광석으로 만든 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일단 철로 보이니까 철문이라고 한다.
“늦었다고!”
드레이져는 검은 마차를 던졌다.
단순히 들어 올리는 것도 놀라운데 마차를 던졌다?
더군다나 마차는 달리는 속도의 역방향으로 나아간다.
이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한 경비대원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마차가 그들의 머리 위로 날아가자 그제야 비명 섞인 소리를 내질렀다!
“막아! 저 놈들을 막아!”
날아간 마차가 철문과 부딪쳤다.
쿠쿠쿠쿠쿠쿵!
폭발하듯이 마차가 산산조각이 나서 깨졌다. 하지만 마차 안에 있던 금괴는 끄덕이 없다. 금괴는 문 사이에 끼고 말았다.
끼기기기긱-
닫히던 철문이 멈췄다.
경비대원들은 당황했다. 이런 식으로 문을 막는 것은 처음 본다.
“문에 낀 저것들을 치워! 어서!”
경비대장이 다급하게 외쳤다.
경비대원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서 문틈에 낀 금괴를 바깥으로 끌어냈다.
하지만 양쪽에서 철문의 조이는 힘이 대단하고 금괴가 워낙 무거워서 제대로 빼낼 수가 없었다.
“지렛대로 사용할 만한 물건 가져와! 어서!”
경비대장이 다시 외쳤다.
경비대원들은 창을 가져와서 바닥에 꽂고 금괴를 위로 밀었다.
끼기기긱-
조금씩 올라온다.
철문도 조금씩 안쪽으로 밀려왔다.
조금만 더 하면 될 듯하다.
하지만 그들이 금괴를 빼내서 문이 열리도록 드레이져가 내버려두지 않았다.
퍼퍼퍼퍼퍼펑!
금괴를 빼내던 경비대원들이 보이지 않는 뭔가에 맞아서 바닥에 쓰러졌다.
경비대장을 비롯하여 모두가 극심한 고통을 느꼈다.
입고 있는 갑옷을 뚫고 내성을 입힌 것이다.
맘마 유지로의 100미터 신권이 터졌다.
드레이져는 맘마 유지로에게 엄지를 척 내밀었다. 정말 괜찮은 무공이야.
별말씀을요.
맘마 유지로의 100미터 신권은 정말 유용하다. 100미터 밖에서 기공을 날리는 것도 사기성 스킬에 가까운데 보이지도 않는다.
오직 음파만으로 100미터 신권의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
어지간히 수련을 쌓지 않으면 피하기가 쉽지 않았다.
“좋아. 돌입한다.”
드레이져가 손을 휘젓자 바리게이트가 박살이 난다. 하지만 바닥에 있는 송곳으로 된 철 무더기는 피하기가 어려웠다. 두려움을 느낀 말들이 중간에 서고 만 것이다.
됐다.
어차피 철문까지는 얼마 되지 않는 거리다.
드레이져는 몸을 날려서 허공 뛰기를 시전 했다. 순식간의 철문까지와의 거리가 줄어든다.
수십 명이 넘는 경비대원이 지키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검을 든 채 머리 위로 날아가고 있는 드레이져를 지켜볼 뿐이었다.
딱 봐도!
자신들로서는 감당이 되지 않는 상대였다.
드레이져는 철문 틈 사이로 뛰어들었다.
그의 뒤를 맘마 유지로와 제임스가 바짝 뒤쫓는다.
미즈셋은 그들을 불렀다.
“드레이져 님. 그냥 가시면 어떡해요? 이대로 가면 1분도 되지 않아서 금방 걸린다고요.”
미즈셋은 머리를 쥐어뜯었다.
몰래 들어가려던 계획은 다 망했다.
이 난리를 피고서 걸리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도둑놈 심보였다.
철문 앞에서 경비대원들은 어쩌라고?
미즈셋은 길게 한숨을 내쉬면서 ‘슬립 마법’을 펼쳤다. 대체로 잠이 든다. 몇몇 마법 내성이 있는 자들은 검을 들고 끝까지 저항을 한다.
미즈셋은 ‘보이지 않는 벽에서 튀어나온 몽둥이’ 마법으로 그들의 의식을 날려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