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359)
마법은 괜히 배워서-360화(360/502)
# 360
중앙 5인회 2
드레이져는 제임스를 바라봤다.
“내가 못생겼나?”
“…….”
제임스는 2초 망설였다.
“아, 아뇨. 그, 그게.”
“박아.”
제임스는 곧바로 머리를 박았다.
맘마 유지로는 곧바로 머리를 굴렸다. 난 잘생겼다고 해야지.
드레이져는 맘마 유지로에게 고개를 돌렸다.
“내가 왜 연애를 안 하는 것 같나?”
“잘 생겼……. 네?”
“박아.”
맘마 유지로도 머리를 박았다.
국왕파 최고 사령관의 앞에서 하는 행위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수준이 낮았다.
절도와 기개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그럼에도 분위기는 드레이져에게 모여들었다. 모든 시선이 드레이져에게 향한다.
“누구야? 저 기사는?”
“쓰벌, 존나 살벌해. 저렇게 살벌한 얼굴은 처음 보네.”
“근데 머리는 왜 저래? 양 갈래로 땋았어.”
“나, 저런 머리스타일 알아!”
“어떤 머리 스타일인데?”
“빨간 머리 앤이 자주 하고 다니는 머리 스타일이야.”
“그게 누군데?”
“찾아봐. 나한테 묻지 말고.”
병사들이 드레이져를 두려운 눈으로 보면서 수군거렸다.
오러를 내뿜는 것은 아니었다.
투기도 내뿜는 것이 아니었다.
살기를 내뿜는 것은 더더군다나 아니었다.
그럼에도 상식을 초월한 존재감을 보여 준다.
그 유명한 중앙 5인회를 존재감으로 찍어 누르는 것 같았다.
“너 뭐냐?”
너클 후작이 눈살을 찌푸렸다.
“못 들었소이까?”
“뭘?”
“레기온 백작의 수하라고 했는데.”
“했는데?”
“했는데.”
“전장에 오니까 정신이 나갔나?”
“초면에 외계 생명체라고 말을 한 것은 누구더라.”
“백작의 수하 따위가 감히 후작인 나와 맞먹겠다는 것인가. 내 말 한마디면 목이 떨어질 새끼가.”
“떨어질지 안 떨어질지는 해 봐야 알겠지.”
“이런 미친놈이…….”
너클 후작의 살기가 강해졌다. 그의 곁을 지키던 호위 단장 로미오가 앞으로 나서면서 검을 꺼냈다.
검을 드레이져의 목에 댄다.
마력을 흘려보내자 푸른색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마나 블레이드라고 하더라도 사람의 살은 순식간에 짓뭉개 버릴 수가 있었다.
즉-
호위 단장 로미오는 주인에게 대든 드레이져의 목을 베어 버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로미오의 검날은 드레이져의 목에 닿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벽에 닿아 있었다.
그것이 뭔지는 로미오도 안다.
마력 디펜스.
그러나 로미오가 알고 있는 마력 디펜스는 아닌 듯했다. 마나 블레이드를 아무렇지도 않게 막아 낼 수 있는 마력 디펜스는 없었다.
마나 블레이드, 오러 블레이드를 막아 낼 수 있는 마력 디펜스라면 방패, 갑옷이 왜 있겠는가.
마력 디펜스는 마나 블레이드, 오러 블레이드의 위력을 감소시킬 뿐이지 소멸시키지는 않는다.
로미오가 배운 상식은 그러했다.
“이이익.”
하지만 꼼짝도 하지 않는다.
옆에서 지켜보던 노머니 후작의 호위 기사 티볼트와 가글 후작의 호위 기사 줄리엣이 콧방귀를 뀌었다. 저 자식의 실력이 겨우 그거였어?
그들의 눈에는 드레이져의 정교한 마력 디펜스가 보이지 않는다.
“내가 적이라면 게임은 이미 끝났어.”
드레이져가 목으로 칼을 받은 채 이죽거렸다. 아주 기이한 광경이었다.
목을 베이면서도 드레이져가 상황을 압도하고 있다는 것쯤은 병사들도 알 수가 있을 정도니까.
“도대체 이런 미친놈이 어디서 나타났지?”
“시비를 건 것은 댁들이지.”
“한마디만 더하면 죽여 버린다.”
“한마디며 더하면 여기 대가리들을 깡그리 날려 버리지.”
“이 개새끼야!”
너클 후작의 노성이 터졌다.
동시에-
드레이져의 500친위대가 검을 뽑아 자신의 곁에 있던 기사들의 목에 검을 갖다 댄다.
기사들은 손을 쓸 수도 없었다. 너무도 급작스러운 상황이었다.
“뭐, 뭐야?”
다른 기사들이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검을 뽑았다.
하지만 그들 역시 레기온의 전속 하인들과 700명의 정규직 병사들에 의해서 순식간에 제압을 당했다.
손을 쓰고 자시고 할 새도 없었다.
“너희들은 뭐 하냐?”
베이컨이 용병들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네?”
“레기온 백작 각하의 부하들 아냐?”
“그, 그런데요.”
“그럼 고참들이 검을 뽑는 것을 봤겠네.”
“봐, 봤습니다.”
“쓰벌 것들이. 빠져서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나 보네. 당장 칼 뽑아. 칼 뽑아서…….”
베이컨의 검에서 강력한 불길이 치솟았다.
오러와 마법을 합체시킨 마법 검 파이어 폭스였다. 불길이 수 미터까지 치솟아 오른다.
단순한 오러와는 확연하게 다른 기운이었다.
파이어 폭스가 주위의 기사들을 가리켰다.
“이것들이 우리 주인의 이름에 먹칠을 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자들은 다 죽여!”
“저, 정말 다 죽입니까?”
“다 죽여.”
동시에 파이어 폭스가 터졌다. 그의 정면에 있던 기사들만 수십 명이다.
하지만 그들은 멍한 얼굴로 베이컨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아군에게 공격을 당하는 것도 당황스럽다. 그런데 그 위력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런 자들이 주위에 천 명이 넘는다. 이들이 내부에서 작정하고 공격을 시작한다면 수천 명이 동시에 목숨을 잃을 것이 뻔했다.
퍼퍼퍼퍼퍼펑!
파이어 폭스는 기사들의 코앞에서 폭발했다. 이것은 시전자가 의지로 없앤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 그들을 도왔다.
“어이, 어이. 이거 장난 아니잖아.”
그들을 도운 것은 시진피 공작의 최측근 기사인 존 윅이라고 불리는 자였다.
비록 왕국 7대 강자는 아니지만 왕국 10대 강자로 개편을 하면 그의 이름도 들어갈 것이라고 여겨지는 인물이었다.
시진피 공작이 가장 믿는 사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파이어 폭스를 털어 낸 존 윅이 재밌다는 표정으로 베이컨을 바라봤다.
“그거 마법 검이지?”
“그런데?”
“마법 검을 이렇게 자유자재로 사용하다니. 우리 왕국에도 이런 인재가 있었군.”
베이컨은 피식 웃으면서 어깨를 으쓱거렸다.
“레기온 백작의 부하들이라. 꽤 강한 놈들이 많구만. 그래, 자네가 레기온 백작의 오른팔인가?”
“…….”
베이컨은 대답하지 않았다.
“호! 그럼 저기 있는 자가 자네의 상관이겠군.”
존 윅은 드레이져를 가리켰다.
슬프게도 드레이져란 이름에 대해서는 알아도 얼굴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이상하게 드레이져는 왕국에서 초미남에 속한다. 본인이 소문을 내지 않고 다녔음에도 왜 그런 소문이 발 없는 말이 되어서 타 왕국까지 퍼졌는지 모른다.
크레이지 드레이져.
광기의 전사.
그 압도적인 실력도 실력이지만 잘생긴 외모는 뭇 여인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다.
하지만 드레이져는 흔들리지 않는다. 바람처럼 씨만 퍼트리고 사라진다.
당연히 존 윅도 드레이져가 그 드레이져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냥 사상 최강의 면상을 가진 기사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상관은 상관이다만.”
“백작 가문에서 두 명이나 되는 5성급 전사들이라니. 자존심 상하지만 넘버 투인 자네를 상대해야겠군.”
“…….”
“뭐지? 그 미지근한 반응은. 설마 넘버 투가 아닌가?”
“쪽팔리니까 묻지 말아 줄래.”
“서, 설마. 넘버 파이브?”
“묻지 말라니까.”
“열 손가락 안에는 들어가지?”
“아, 씨발 묻지 말라니까!”
“이 새끼, 지금 뻥카로 날 혼란에 빠트리려는 거지?”
존 윅은 믿을 수가 없었다.
눈앞에 상대를 최소로 잡아도 5성급의 기사였다. 더군다나 마법까지 사용한다.
마법과 오러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자들은 특별하다. 포섭하면 아군에게 엄청나게 유리할 테니까. 적절하게 손을 섞고 나서 쓰러트린 다음 꽤 좋은 조건을 제시할 생각이었다.
이자는 분명 레기온 백작 진영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실력자.
엄청난 혜택을 받고 있겠지.
하지만 자신의 주군은 시진피 공작이다.
레기온 백작보다 몇 배나 되는 보상을 해 줄 수가 있었다.
그런데 이 사내는 자신이 레기온 백작 진영에서 서열 10위에도 들어가지 못한다고 한다.
그게 말이 되나?
지나가는 개를 잡고 물어봐라. 저런 실력자가 서열 10위 안에도 들어가지 못하다니.
괴물들만 사는 영지라도 되는 것인가?
거짓말쟁이 새끼.
“믿든 말든 상관이 없지. 궁금하면 직접 우리 영지에 와 보든지.”
“그런 시골 촌구석에 갈 일은 없을 것 같군. 한번 진하게 패하면 다시 생각을 고쳐먹을 수도…….”
“음, 내가 당신에게 패할 이유는 없을 것 같군.”
파이어 폭스를 더 크게 키우던 베이컨이 검을 거뒀다. 그리고는 시선을 돌려 버렸다.
왜 그런지 몰라서 존 윅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신과 같은 실력자를 앞에 두고 고개를 돌려?
왜?
“꽤 심리전에 능통하군. 하지만 상대를 잘못 골랐어. 나는 그런 심리전에 쉽게 흔들리는 사람이 아니야.”
“심리전?”
베이컨은 콧방귀를 뀌었다.
심리전 같은 소리 하네.
“사신이 오신다. 여기서는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 부대원 누가 나서도 저분을 막을 수가 없어. 그러니까……. 명복을 미리 빌어 주지.”
베이컨은 슬쩍 눈동자를 돌렸다.
존 윅도 그의 눈동자를 따라서 움직였다. 그곳에는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고 있는, 그래, 날아오고 있었다. 저 거구와 자신과의 거리가 눈 깜짝할 사이에 줄어들었다.
로미오에게 목이 날아가기 일보 직전이었던 거구의 기사.
놀랍게도 목으로 로미오의 검을 튕겨 내고는 자신에게 날 듯이 다가오고 있었다.
저 사내가 펼치는 경공술은 존 윅도 알고는 있었다.
알고는 있지만 직접 본 적은 몇 번 되지 않는다.
풀잎을 밟고 날 듯이 뛰기.
풀잎 밟고 뛰기, 보다 한 차원 높은 기술이었다. 최소 6성급 이상의 기사들만이 펼칠 수 있는 고등 기술.
예전 포르세 후작이 저 기술을 펼치는 것을 봤을 때 얼마나 놀랐었던가.
적이지만 진심으로 감탄사를 내뱉었다. 자신도 저런 기술을 펼칠 수 있는 기사가 되고 싶었다.
한데!
난데없이 인간답지 않게 생긴 거구의 기사가 풀잎을 밟고 날 듯이 뛰기를 시전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포르세 후작보다도 더 빠른 것 같았다.
“이익!”
존 윅은 방패를 들었다. 그는 실력이 늘면서 방패의 크기도 줄었다.
그가 가진 방패의 크기는 30센티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아무리 실력자라도 눈먼 화살에 맞을 수가 있는 법이다. 해서 방패는 기사라면 반드시 착용을 해야 할 필수 방어구였다.
쾅!
드레이져와 존 윅이 격돌했다.
병사들이 눈을 비볐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들의 망막에 느린 환상처럼 확실하게 각인이 된다.
드레이져의 어깨와 부딪친 고강도의 방패가 산산조각이 나면서 부서졌다.
분명 어깨와 부딪쳤는데 폭발과 같은 파열음이 터지면서 방패가 박살이 났다.
놀란 존 윅이 뒤로 물러나면서 검으로 드레이져를 마구 내리쳤다.
이건 빼도 박도 못하고 죽는다.
그런데…….
오러의 검이 드레이져의 육신을 뚫지 못하고 연속으로 튕겼다.
드레이져는 단순히 마력 디펜스만 믿는 것이 아니다. 그는 패황의 갑주를 걸치고 있었다. 더해서 비데를 갈궈서 만들어 낸 온갖 희귀템으로 도배를 했다.
어중간한 오러는 그의 몸에 닿기도 전에 소멸된다.
드레이져의 손아귀에 존 윅의 목이 잡혔다.
존 윅은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무지막지한 악력은 본 적이 없었다. 자신이 평생을 노력해서 쌓아 왔던 실력이 무용지물이 되는 느낌이었다.
뭘 어떻게 해도 이자를 상대할 수는 없다.
딱 마주치는 순간 그것을 느꼈다.
희죽!
드레이져는 존 윅을 보면서 웃었다.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고마워해야 할 거야.”
그 말을 끝으로 드레이져의 주먹이 폭탄처럼 그의 안면에 직격했다.
쾅! 쾅! 쾅!
딱 세 발이었다.
존 윅의 투구는 완전히 부서졌다.
드레이져의 주먹에 맞은 그의 상체가 바닥에 박혀서 움푹 움푹 들어갔다.
저런 주먹을 맞고도 존 윅이 살아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아무도 말을 못했고-
아무도 드레이져를 말리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 이유를 중앙 5인회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강자는 드레이져가 아닌 자신들이라고 여겼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