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361)
마법은 괜히 배워서-362화(362/502)
# 362
방랑의 몬샌겨 2
방랑의 몬샌겨.
지금은 그렇게 불린다.
하지만 저주를 받기 전에 그녀는 지옥여왕으로 군림을 한 적이 있었다.
지옥마제 드웨인 존슨의 외동딸로서 인간계와 지옥계를 호령했다.
인간들은 아버지인 드웨인 존슨과 그녀의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었다.
그러나 지금은 수백 년째 인간계를 떠돌아다니고 있는 중이다.
그녀는 너무도 아름답게 태어났다.
어둠과 달빛의 축복을 받으면서 태어났기에 세상의 질투를 받고 만 것이다.
그녀는 저주에 걸렸다.
그것을 풀기 위해서 지옥여왕의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인간계를 떠돌고 있는 중이었다.
지옥여왕마저도 풀지 못할 정도로 절대적인 저주.
그리고 수백 년을 헤맨 끝에 드디어 자신에게 저주를 건 자를 찾은 것이다.
숲속의 마녀.
에이브레함.
아무도 그녀가 누군지 모른다.
인간인지 어떤 다른 종족인지도 모른다.
욕심이 없기에 사람들 앞에 나서지도 않는다.
다크 우드는 인간계에 있지만 결코 찾아낼 수가 없었다. 다크 우드를 찾을 수 있는 길은 단 하나!
순수한 소망뿐이었다.
아픈 아버지를 낫게 해 주세요.
아픈 어머니를 낫게 해 주세요.
다친 딸을 낫게 해 주세요.
예쁜 여친을 만들게 해 주세요.
나에게 걸린 저주를 풀게 해 주세요.
누군가 나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말을 했다. 하지만 그는 순수한 소망이 아니었다. 통일을 노려서 땅 투기를 하려던 투기꾼이었다.
해서 다크 우드를 끝까지 보지 못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순수한 소망이라는 것이 어려웠다.
자신에게 저주를 건 자에게 어찌 순수한 소망을 가질 수가 있을까.
몬샌겨는 숲속의 마녀 에이브레함을 찾으면 반드시 갈기갈기 찢어 놓겠다고 맹세를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다크 우드는 찾기 어려웠다.
시간이 지나자 그녀도 순수한 마음을 갖기 시작했다. 딴 것은 다 필요 없으니 저주만 풀게 해 달라고. 그럼 에이브레함을 용서할 수 있다고.
그렇게…….
다크 우드가 열렸다.
그러나 다크 우드에 발을 디디는 순간 그녀의 살기가 살아났다.
수백 년이다.
수백 년이나 저주에 걸린 몸으로 살았는데 어찌 숲속의 마녀를 용서할 수 있을까.
그녀는 우연히 이 음식점을 발견했다. 음식점에는 아무도 없었다.
몬샌겨는 지옥여왕이다. 그녀가 지옥에 있다면 부릴 수 있는 지옥의 마수만 해도 6천만 마리가 넘는다.
물론 이곳은 인간계다.
지옥계와는 다르다.
그래도 한 도시쯤은 쓸어버릴 수 있는 지옥 마수들을 얼마든지 소환할 수가 있었다.
또한 지옥 마수들이 모두 전투병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요리 솜씨가 좋은 지옥 마수들도 꽤 많다.
몬샌겨는 요리 마수들을 불러 실컷 배를 채웠다. 그리고 차를 마신다.
다크 우드는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신선한 차의 재료들이 많았다.
몬샌겨조차도 거의 마셔 보지 못한 차였다. 그녀는 음식점 2층 자리에 앉아서 차를 마셨다.
곧 만날 숲속의 마녀 에이브레함을 생각하면서.
씨익-
그녀의 차가운 웃음에 찻잔까지도 얼어붙는다.
그런 그녀의 평정심을 깨트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이쿠, 손님이 우리 말고 또 있었네. 봐라. 여기가 맛집 맞잖아.”
레기온과 미백이 들어선 것이다.
그들은 몬샌겨를 힐끗 보고서는 창가에 앉았다. 이미 요리 마수들을 불러서 깨끗하게 청소를 해 두었기에 정말로 음식점과 같은 모습이었다.
다크 우드에서 하필 그곳만 햇빛이 비친다.
“이야, 좋네. 다크 우드.”
다크 우드라는 말에 몬샌겨는 미간을 좁혔다.
그녀는 수백 년에 걸쳐서 찾아낸 곳이다. 한데 저 두 인간은 무슨 옆집 찾아가듯이 찾아온 것 같았다.
심기가 무척이나 불편해지는 몬샌겨였다.
그녀는 살벌한 눈으로 레기온과 미백을 바라봤다.
미백은 힐끗 몬샌겨를 바라봤다.
“우와!”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는다.
미백은 이제껏 많은 미인들을 봤다. 하지만 지금처럼 현실에 존재하지 않은 것 같은 미인은 처음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눈동자가 못 박힌다.
“야. 왜 그래?”
레기온의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들린다.
“왜긴요.”
그제야 정신을 차린 미백은 고개를 흔들면서 레기온 옆자리에 앉았다.
레기온은 미백을 바라본다. 그리고 턱으로 앞자리를 가리켰다. 이 새끼가 미쳤나. 이게 무슨 황당한 자리 배정이냐. 세상에 남자 둘이서 옆자리에 나란히 앉아 밥 먹는 것 본 적이 있냐?
“그, 그렇죠?”
“앞으로 가.”
“네.”
미백은 아쉬운 듯이 자리를 바꿔 앉았다. 몬샌겨를 조금 더 보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게 됐다. 그렇다고 사장님이 앞자리로 가시면 안 돼요, 라고 말을 할 배짱도 없었다.
그는 목소리를 최대한 낮춰서 레기온에게 말했다.
“정말 예쁜 여자인데요. 저런 여자까지 찾아올 정도라니 맛집은 맛집인가 보네요.”
레기온은 몬샌겨를 힐끗 봤다.
몬샌겨도 레기온을 바라본다.
둘의 시선이 마주쳤다.
레기온은 고개를 흔들었다.
“너도 참 눈이 낮다.”
“제가요?”
“그래.”
“저는 눈이 높은 편에 속하는데요.”
“아니야. 다시 고민해 봐. 내가 보기에는 네 눈이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야. 저 여자가 어딜 봐서 미인이냐?”
“네? 완전 미인이죠. 역대급인데요. 아니 제가 봤던 여자들 중에서 가장 미인이에요.”
“내가 봤을 때는…….”
“사장님이 봤을 때는요?”
“역대급으로 못생겼다.”
“네?”
“아오, 속 뒤틀린다. 저쪽으로 고개도 못 돌리겠네.”
미백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레기온을 바라봤다. 예전부터 느꼈지만 레 사장이 보는 눈은 일반인들과 조금 다른 것 같다.
이제껏 예쁘다고 말한 여자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도대체 어떤 기준에 부합을 해야 예쁘다고 말을 할까.
“진짜 예쁜데.”
“됐고. 밥이나 시켜.”
“네. 저기요. 종업원.”
미백은 종업원을 불렀다. 1층에 있던 종업원은 나타나지를 않았다.
당연하다.
이곳에는 종업원이 없다. 몬샌겨의 요리를 담당하던 요리마수만 있을 뿐이니까.
“저기요? 종업원. 여기는 흔한 벨 마법 무구도 없네.”
미백은 살짝 투덜거리면서 종업원을 불렀다.
요리 마수들이 당황했다. 그들은 계단으로 올라와 몬샌겨의 눈치를 살폈다.
몬샌겨는 고개를 끄덕였다.
요리 마수.
전투력은 2성급에서 3성급 전사 사이.
마수라는 이름이 붙지만 인간으로 치면 상당한 미인에 속한다.
여성체도 남성체도 아닌 중성체로서 언제든지 남자나 여자로 변할 수가 있다.
자웅동체는 아니다.
혼자서는 자식을 낳지 못하니까.
요리 마수 야마도라가 레기온과 미백이 앉아 있던 테이블로 다가갔다.
“왜 불렀죠?”
야마도라는 퉁명스럽게 물었다.
미백은 야마도라의 말투에 화를 낼까 하다가 관뒀다. 예쁘면 용서가 된다는 것이 평소 그의 지론이다.
종업원도 예쁘니까 용서받을 자격이 된다.
“큼. 이곳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 뭡니까?”
“없는데요.”
“여기 음식점 아니에요?”
야마도라가 다시 한 번 몬샌겨를 바라봤다. 몬샌겨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조용히 먹이고 보내.
“음식점은 맞아요.”
“그럼 대표 음식이 있을 것 아닙니까.”
“맛이 다 그저 그래요.”
“아하! 그렇군.”
미백은 깨달았다.
이곳 음식점의 운영 방식을.
이런 식으로 손님들에게 새롭게 끄는 구나. 마음에 든다.
“그럼 저 아름다운 여자 분이 드셨던 음식을 주세요.”
미백은 몬샌겨를 가리켰다.
주인이 아름답다고 불렸기 때문에 기분이 조금은 나아진 야마도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것만 드시고 가세요.”
“알겠습니다. 저희 다 바빠서 얼른 먹고 일어날 겁니다.”
미백은 야마도라에게 윙크를 보냈다. 최대한 멋있게.
야마도라는 콧방귀도 뀌지 않고 1층으로 내려갔다.
미백과 야마도라가 썸을 타든지 말든지 몬샌겨는 레기온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을 보고도 경직되지 않는 남자는 처음 본다. 모두가 성욕이 가득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데.
저 남자의 눈빛에서는 어떤 감정도 읽을 수가 없었다. 자신을 마치 물건처럼 바라본다.
저주를 생각하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흥미가 생겼다.
자신에게 걸린 저주를 거스를 수 있는 남자라.
근데…….
왠지 어디서 봤던 남자 같은데.
얼굴은 기억나지 않는다(투구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하지만 저 독특한 분위기는 분명 본 적이 있었다. 그녀의 기억력은 나쁘지 않다. 기억력이 나빴다면 수백 년씩 인간계에서 살아오지 못했다.
인간들은 지능이 무척 낮다.
겨우 몇 십 년만 지나도 과거의 인물을 모두 잊어 먹는다. 하물며 친한 동료의 이름도 까먹는다.
몬샌겨가 인간들과 같은 지능을 가졌더라면 치매 걸린 노인처럼 근래 몇 십 년간 만난 인간들만 기억할 것이다.
어쩌면 아빠의 이름을 까먹을 수도 있었고.
인간들에 비해서 몬샌겨의 기억력은 월등히 좋다.
그럼에도 저 남자를 어디서 만났는지 떠올리지 못했다.
저 남자…….
도대체 누굴까.
* * *
전쟁에서 경계는 기본이다.
레기온 휘하의 병력들은 모두 그것을 안다.
졸면 세피아에게 인간 사탕이 되니 모를 수가 없다. 더군다나 세피아는 살기도 흘리지 않고 나타난다.
소리도 없이-
슥-
졸다가 머리가 거대한 뭔가에 삼켜지는 기분은 당사자가 아니면 결코 알 수가 없었다.
단 한 번만 겪어도 경계를 설 때는 결코 졸지 못한다. 세피아만 생각하면 본능적으로 두 눈이 말똥말똥해진다.
백번 말하는 것보다 한 번 등골에 새겨진 두려움이 병사들의 전력을 극한으로 상승시키는 것이다.
레기온 군의 군사 역할을 하고 있는 교장 선생 라우젤은 병력의 1/5을 경계병으로 돌렸다.
드레이져는 라우젤에게 물었다.
“우리 부대는 체력이 좋지요. 다른 부대에 비해서 월등히 좋을 거유. 뒤셀르프 산맥에서 훈련을 받았으니 당연하우. 하지만 이제 막 행군이 끝났수. 하루쯤은 휴식을 취해야 하지 않겠수?”
“그래서 1/5인 겁니다. 다른 때였으면 1/3을 경계병으로 돌렸을 겁니다.”
“군사학에 그렇게 나와 있습니까?”
“당연하죠. 무능한 장군은 용서해도 경계를 소홀히 한 장군은 용서하지 말라, 라는 말도 있습니다. 모두가 쉴 때 나타나는 암살자들만큼 무서운 것은 없습니다.”
라우젤의 말에 드레이져는 고개를 끄덕였다.
보면 볼수록 탐이 나는 사내였다.
이런 사내가 학교 교장으로만 지내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가장 궁금한 것은 그의 전직이다.
드레이져가 생각하기에 라우젤은 전직 약초꾼이 아니다.
레기온이 우겨서 전직 약초꾼 아니면 선생이라고 응답은 해 주지만 아무리 봐도 그것은 아니었다.
무슨 약초꾼이 제왕학까지 마스터를 했다는 말인가.
라우젤의 외모를 보라.
꽤 잘생겼다.
수려한 외모와 화려한 말투.
저 박식함은 모두의 입을 떡 벌어지게 한다. 그의 말을 들으면 홀린 듯이 귀를 기울인다.
귀부인의 애첩이 확실하다.
남편이 알게 돼서 라우젤을 죽이려고 했던 것이다. 운이 좋아서 레기온에게 구함을 받게 된 것이고.
정신을 차릴 라우젤에게 돌 맞을 생각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드레이져였다.
어쨌든 상황은 라우젤이 원하는 대로 됐다.
부대장들의 불만이 없지 않았지만 레기온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는 라우젤의 명령이었다.
어기면 어떻게 될지 보지 않아도 뻔하다.
그들을 한숨을 내쉬면서 부대원의 1/5을 경계병으로 투입시켰다.
압둘 자바와 삭스핀은 경계를 같이 선다.
압둘 자바는 정규직 병사들 중에서 부대장급이다. 그럼에도 그는 경계를 선다.
한 번 큰 상처를 입고 목숨이 위태로웠던 압둘 자바이기에 쉬라고 부대원들이 말했지만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럴 수는 없고. 대신 1번초 세워 줘.”
부대원들은 그것까지 반대하지는 않았다.
솔선수범하는 압둘 자바이기에 오히려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삭스핀은 라일락의 습격에서 살아남은 병사 중에 한 명이었다.
그렇기 때문인지 유독 압둘 자바와는 친했다.
한참 둘의 야한 농담이 무르익을 무렵이었다.
압둘 자바의 입이 멈췄다. 동시에 삭스핀도 멈췄다. 부대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은 느꼈다.
삭스핀은 마력을 높여서 시야에 집중했다.
그의 시력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요?”
“쉿! 가서 전원 기상을 시켜. 적군의 습격이다.”
“적군의 습격이요?”
삭스핀은 놀라서 되물었다. 그도 꽤 실력이 있는 병사다. 마나 블레이드도 어렵지 않게 시전할 수가 있었다.
그럼에도 그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적이 근처에 있습니까?”
삭스핀은 숨을 극도로 참으면서 되물었다.
“근처에 있어.”
“얼마나요?”
“적어도…… 3킬로미터 정도는 돼.”
“…….”
삭스핀은 할 말을 잃었다.
그게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