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367)
마법은 괜히 배워서-368화(368/502)
# 368
저주의 비밀 2
몬샌겨는 눈을 의심했다.
“저, 저런 미친…….”
비록 그녀가 인간계에서 많은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수백 년간 혼자서 인간계를 주유할 수 있었던 이유는 충분히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이고 인간들의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파괴적인 힘이다.
특히 수족인 지옥마수들의 소환은 감히 일인군단이라고 칭할 수 있다.
인간들처럼 신이시여! 악마시여! 어쩌고저쩌고 시간을 끌 필요도 없다.
머릿속에 각인이 되어 있는 혹은 패키지로 묶여 있는 지옥마수들에게 ‘나와!’ 한마디만 하면 무더기로 인간계의 소환이 된다.
본래 지옥마수는 인간계로 소환이 될 수 없다.
마계의 마수들이 인간계로 소환이 될 수 없듯이.
하지만 그녀는 지옥여왕.
상식을 초월한 권능이 차원의 벽을 단숨에 허물고 최대 5천 마리까지 인간계로 끌어들일 수가 있었다.
만약 그녀가 마음을 먹고 인간들과 전쟁을 벌였다면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본인이 약한가?
그것은 절대 아니다.
그녀에게서는 자체 디버프 능력이 있다.
역시 주문 따위는 필요가 없다.
반경 30미터 이내에 있는 어떤 생명체이건 10퍼센트 이하로 전체적인 전력이 감소한다.
그녀의 옆에 서 있으면 피곤하고 나른하고 일하기 싫은 자들이 속출한다.
갑자기 일 잘하던 종업원이 사장에게 죽탱이를 날리기도 한다.
이것은 배워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녀의 선천적인 능력이었다.
그녀의 아버지인 지옥마제 드웨인 존슨도 어지간해서는 딸과 거리를 두고 얘기를 한다.
“우리 사랑하는 딸.” 하면서 안았다가는 갑자기 우울증과 함께 절벽 밑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였다.
선천적인 능력이 그 정도다.
그럼 그녀가 배운 디버프 능력은 얼마나 될까?
몬샌겨는 지옥마수들을 수족처럼 사용하기에 굳이 공격 마법을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있다고 하더라도 호신술 정도다.
나머지는 모두 디버프 마법에 몰빵했다.
지옥에서 그녀의 디버프 마법은 9서클까지 사용이 가능했다.
디버프 마법이라고 해서 우습게 생각하지 말라.
그녀와 눈만 마주쳐도 수천 명이 집단으로 자살하는 악몽과 같은 일이 비일비재로 벌어지니까.
다행히도 지옥처럼 9서클까지 사용하지는 못한다.
7서클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7서클과 9서클의 차이는 10배 이상이다.
그렇지만 인간계에서 7서클의 마법은 충분히 차고도 남을 위력을 발휘했다.
일개 기사단을 단체로 무기력증에 빠트려 전장 안에서 검을 버리고, 무장을 버리고 엄마한테 갈래, 라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그런 몬샌겨지만 지금은 상대에게 어떤 공격도 통하지 않았다.
아니 저 잘생긴 사내에게는 통하긴 통한다.
그에게 정신적 디버프 마법을 걸자-
“내 돈! 내 돈은 누구한테도 못 줘!”
라면서 발광을 한다.
기가 막혀서.
그의 머릿속을 급하게 스캔했다.
65퍼센트 돈.
33퍼센트 여친.
2퍼센트 그 외.
정말 어이가 없었다.
이렇게 단순한 인간은 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단순한 인간인데…….
왜 이렇게 강한 거냐.
그녀는 모른다.
단순함이 남자를 얼마나 강하게 하는지.
사실 이것저것 생각하는 사람들은 소드 마스터에 이르지 못한다.
기름기 쫙 빼고 단순해야 한다.
봐라.
알렉산더 가문의 남자들을.
연애를 하기 위해서 강해진 남자들이 대부분이다.
오로지 잘 보이기 위해서.
오로지 잘 자빠트리기 위해서.
오로지 여친 앞에서 혹은 아내 앞에서 허세를 떨고 싶어서.
그렇기에 그들은 강해졌다.
물론 가끔 말도 안 되는 상대를 점찍어서 문제지.
그래, 저 리치와 본 드래곤은 그렇다고 치자. 둘 모두 언데드니까.
근데 쟤는 뭐냐고!
-엄마, 아이스크림 사 줘!
거대한 골램이 나타나서 지옥마수들을 마구 때려 부순다.
지옥마수들이 놈에게 지옥 마법을 쏟아붓는다. 5서클 이상의 수백 발이 넘는 지옥 마법이 골램과 충돌하면서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보통-
이 정도의 충돌은 수 킬로미터 이상 폭발이 터진다.
하지만 거대한 골램의 곁에서 10미터 이상 폭발이 퍼지지 않았다.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거대한 골램이 방어력만 높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푸아아아악!
“아아악! 내 꽃뱀!”
몬샌겨는 머리를 쥐어짰다. 그녀의 애완마수인 100미터급 꽃뱀이 골램에 손에 의해서 찢겨진 것이다.
애완마수 꽃뱀은 ‘언니, 지켜 주지 못해서 미안해!’라는 단발마를 흘리면서 지옥으로 재소환이 됐다.
그나마 다행이다. 죽지 않은 것이.
인간계를 떠돈 이후…….
이렇게 감당이 되지 않는 상황은 처음이다.
리치와 본 드래곤, 강철 골램의 조합이라니.
본 드래곤의 막강한 마법적 방어력.
강철 골램의 물리적 방어력.
리치의 미친 마법력.
지옥마수들이 손도 쓰지 못하고 지옥으로 재소환되고 있었다.
지옥마수들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아주 간혹 영웅이라 불리는 놈들이 찾아오기는 한다. 어떻게 자신이 전직 지옥여왕이라는 것을 알았는지. 참으로 불쌍한 것들이다.
물론 그들은 강하다.
인간들 중에서는.
제아무리 인간들이 난리를 친다고 하더라도 지옥마수 연합군들을 당할 수는 없었다.
개인이 군대를 이길 수 없는 것처럼.
그런데!
저건 뭐냐고!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
잘생긴 사내가 몬샌겨에게 손가락질을 한다.
꿇어-
“염병할!”
그래!
그렇구나.
왜 에이브레함이 갑자기 다크 우드의 입구를 열었는지 알 것 같다.
저 새끼 때문이었구나.
저토록 강력한 호위 무사가 있으니 자신쯤은 졸로 본 것이겠지.
몬샌겨는 분노한다.
“너희들을 절대로 살려 두지 않겠다!”
몬샌겨는 지옥마력을 상한선까지 끌어올렸다. 그녀의 주위에서 검은 불꽃이 마구 피어올랐다.
그것은 점점 넓게 퍼지면서 사방으로 뻗어 나갔다. 놀란 지옥마수들이 앞다투어 자리를 벗어났다.
한 번 불이 붙으면 영혼까지 태워 버린다.
오로지 몬샌겨에게서만 자연 생성되는 지옥의 불꽃이다. 그녀가 지옥의 불꽃을 생성시키면 지옥마제 드웨인 존슨도 손을 쓰지 못할 정도였다.
그렇게 무섭다.
반경 수 킬로미터의 생명체를 단시간 안에 깡그리 불태울 수가 있었다.
그렇게 무서운 것이 지옥의 불꽃이다.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들이 탄다.
그렇다.
자신을 제외한.
레기온은 그녀를 향해서 콧방귀를 뀌고 있었다. 상대가 강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자신과는 상극이다.
아니 직접 나설 필요도 없었다.
저 봐!
공사장 십장 일을 하고 있던 마몬이 계속해서 이쪽을 쳐다본다. 볼 때마다 힘을 내서 지옥마수들을 끝장내고 있었다.
그런데!
몬샌겨와 눈이 마주친 레기온이 뒷걸음질을 친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 왔다.
술을 먹어도 두통약을 먹지 않는 그다. 평소에도 그다지 술을 많이 마시지 않지만.
어쨌든 지금처럼 머리가 아픈 적이 없었다.
-이럴 수가!
마크의 낮은 탄성이 터졌다.
왜?
-아마도 다크 우드의 환경 때문에 그런 것 같음.
뭐가?
-지금 머리가 아프삼?
졸라게 아프다.
-얼마나?
그냥 깨질 듯이 아파!
-원인을 알았삼.
뭔데?
-조금 전의 얘기했듯이 다크 우드의 환경이 너님에게 그다지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지 않음.
도대체 뭔데?
-차원이 살짝 간섭하고 있음.
뭔 소리야 대체!
-전생의 기억이 떠오를 거임.
내 전생?
-오케이.
내 전생의 기억이 뭔데.
-나도 모름. 어쨌든 아주 잠깐이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음. 그러니까……. 그냥 모른 척하셈.
아! 젠장. 왜 내가 이런 일까지 겪어야 하는데.
-1000회를 500회로 압축하려면 너님이 지금 이 시련을 겪어야 됨. 먼저 맞는 매가 낫지 않음? 안 그랬음 800회쯤에 이런 고통이 찾아왔을 텐데.
젠장! 출연료도 반으로 줄었는데. 고통을 이렇게 일찍 받아야 하다니!
-마음의 준비를 하셈.
크흐흐흑.
레기온은 있는 힘껏 고통에 저항했다.
하지만 쉽게 멈출 수 있는 고통이 아니었다.
끝내 레기온은 한쪽 무릎을 꿇었고 뭔가를 떠올렸다.
“마석…… 아카데미…….”
-마석에서 아카데미는 없삼!
“남양주…….”
-나먕주?
“몰라! 마석 아카데미…… 거기……. 아, 쓰벌! 생각하고 싶지 않아!”
레기온의 마력이 높아졌다.
그는 8성급, 8서클의 전사, 마법사가 된 이후 한 번도 풀 마력을 사용한 적이 없었다.
만약 눈앞에 대주교가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젖 먹던 힘을 다해서 마력을 뽑아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전생에 대한 기억은 레기온에게 그다지 좋지 않은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꺼져! 마석 아카데미의 그 선생!”
놀랍게도 레기온의 풀 파워가 전생의 기억까지 날려 버렸다.
“허억, 허억.”
살았어.
난 살았다고.
그 기억을 안 떠올려도 돼!
레기온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그럼에도 눈빛에서는 형형한 현기가 감돌았다.
입술에서는 만족감이 돈다.
난 과거의 굴복하지 않았어.
하지만…….
그의 눈앞에서 펼쳐졌던 강대한 지옥 불꽃이 갑자기 사그라졌다.
가까스로 중요 부위만 가리고 있는 몬샌겨가…….
분노의 눈길로 레기온을 바라보고 있었다.
레기온은 그녀를 보면서 흠칫했다.
“너였구나.”
몬샌겨가 말했다.
“나 아니야.”
“너, 맞네.”
“좀 그러지 말자.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살자.”
“살긴 뭘 살아. 이 새꺄.”
“다시 태어나서 꼭 이래야 되냐?”
“그건 나는 모르겠고. 너희 할머니한테 말해. 이걸 꾸민 사람은 그 양반이니까.”
“야, 말조심 좀 하자. 할머니한테 양반이 뭐냐. 양반이.”
“닥치고. 아. 진짜 다시 널 만나게 될 줄이야. 생긴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네. 기생 오래비.”
“너는 더럽게 못생겨졌다.”
전생의 마누라라고 하더라도 레기온의 눈은 그대로다.
못생긴 것은 못생긴 것이다.
“내가 못생겨?”
몬생겨가 눈을 부라렸다.
왜 자신이 저 남자를 신경 썼는지 이제야 알겠다. 한탄스럽다.
세월이 지나도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는 것에 화가 난다.
“너! 너! 너!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인간이었을 적에!”
“그때 뭐?”
“40년간 선생 생활하면서 널 먹여 살렸다. 이 새끼야. 넌 평생 놀았지.”
“마지막에 돈 벌어다 줬잖아.”
“통일이 되고 민통선에 땅 사서 대박이 나긴 났지. 그 돈으로 술집에 다 뿌렸잖아! 민통선에 땅 산 돈! 내 퇴직금이었어! 그거 어디 갔어? 파주에 땅 사면 대박이 난다면서? 민통선에 땅 사면 대박이 난다면서? 그 돈 어디 갔어?”
“보증 잘못 섰잖아. 그리고 술집에는 한 번 갔다. 한 번! 무슨!”
“용서 못 해!”
“아, 쫌 그만 하자. 넌 너대로 살고. 난 나대로 살자. 여기까지 와서 왜 이러냐! 그리고 너랑 나랑 나이 차이도 나는데 왜 자꾸 너야!”
“여기선 내가 훨씬 나이가 많다! 꿇어 이 새꺄!”
“난 바람도 안 폈다!”
“바람 안 폈다고 남편으로서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나?”
“애기들도 잘 봤다. 다들 잘 컸잖아. 헉, 설마 내 자식들 중에서 한 명이 공왕으로 태어난 것은 아니겠지.”
“헛소리 마! 차원 넘어올 사람이 몇 명이나 돼!”
“됐고. 아임 쏘리! 그럼 난 이만 간다. 야! 마몬. 철수!”
…….
상황을 지켜보던 마몬은 진짜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지었다.
너무 황당해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이거 수습을 어떻게 하려고 이런 막장 스토리가 나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