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386)
마법은 괜히 배워서-387화(387/502)
# 387
신의 한 수 2
-쿠오오오오!
본 드래곤의 피어가 연속으로 발산이 된다. 하지만 본 드래곤의 피어는 생명체에게만 권능을 발휘한다.
같은 언데드에게는 그다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물론 지능이 높은 중상급 이상의 언데드에게는 두려움을 줄 수가 있다.
뱀파이어와 같은 경우에는 피어를 들으면 전신이 마비된 것처럼 꼼짝도 하지 못한다.
그러한데…….
아이러니하게도 중하급 이하의 언데드는 본 드래곤의 피어를 들어도 꼼짝도 하지 않는다.
애초에 두려움이 없는 존재들이다.
그런데 무슨 두려움을 느낀다는 말인가.
해서 본 드래곤과 강철 골램 다간다 Z는 오로지 신체 능력만으로 언데드들을 상대해야 했다.
“아, 지친다.”
리치 마몬도 혀를 차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번 전투에서 본 드래곤과 강철 골램 다간다 Z의 약점을 확실히 알았다.
본 드래곤은 절대적인 마법 내성으로 인해서 마법사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하나 의외로 물리적 공격에 약하다.
이렇게 머릿수로 공격을 해 오면 제아무리 본 드래곤이라고 하더라도 답이 없었다.
놈들이 한 대 치고 죽고, 한 대 치고 죽고를 반복하니 본 드래곤의 육체가 조금씩 부서지고 있었다.
본 드래곤의 드래곤 본이 먼저 부서질까, 놈들의 머릿수가 먼저 줄어들까.
본 드래곤이 끝장날 확률이 훨씬 높았다.
또한 본 드래곤은 브레스와 꼬리 휘두르기 외에는 마땅한 공격 루트가 없었다.
3발을 사용할 수 있는 브레스는 이미 모두 소진했다. 적어도 1000마리 이상의 언데드를 흔적도 없이 날려 버렸지만 적들은 아직 끝도 없이 남아 있었다.
충전된 마력도 바닥.
본 드래곤도 짜증이 나는지 피어를 연달아 내뱉으면서 냅다 꼬리만 휘두르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10여 마리의 언데드가 박살이 나서 허공으로 흩어졌다.
다간다 Z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간다 Z는 절대적인 물리적 내성이 있다. 당연히 주된 공격이 물리적 타격밖에 없는 언데드와는 상극이라 여겼다.
다간다 Z가 한 번 발길질을 할 때마다 수십 마리의 언데드가 떼죽음을 당했다.
하나 마몬이 간과한 것이 있었다.
중상급 이상의 지능이 있는 언데드들은 암흑 마법을 사용한다는 것을.
간단히 말해서 자신을 보면 된다.
리치는 어마어마한 마력을 이용해서 흑마법을 사용하지 않는가.
저들도 그러했다.
수백 발이 넘는 마법 공격이 날아와서 다간다 Z를 강타했다.
저 거대한 육체가 좌우로 흔들린다. 몇 번이나 쓰러질 뻔했다.
혹여 이런 사태를 대비해서 다간다 Z의 강철 외피에 마법 룬어를 잔뜩 새겨 놨는데.
진작 소진이 됐다.
본 드래곤과 다간다 Z는 마몬과 다르다. 그는 레기온이 죽지 않는 한은 계속해서 부활한다.
하지만 본 드래곤과 다간다 Z는 죽으면 끝이 난다.
물론 그들의 부서진 육체가 그대로 남아 있다면 셔틀이 본 드래곤을 부활시키고 비데가 다간다 Z를 고치면 된다.
그러나 전쟁터에서 부서진 저 거대한 것들을 옮기는 것은 불가능했다.
잘못하면 마몬 자신의 최종 병기인 본 드래곤과 다간다 Z를 잃어버릴 수도 있었다.
안 된다.
그랬다가는 드레이져를 이기지 못한다.
반드시 서열 2위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마몬으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큰일 났다.”
마몬의 마력도 쭉쭉 떨어진다.
마몬의 특기는 디버프와 저주다.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인간들의 신체 능력은 뚝뚝 떨어진다.
하지만 상대는 언데드.
그의 디버프 능력은 저들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덕분에 마몬의 전투 능력의 상당 부분이 감소했다.
“미치겠네.”
마몬과 본 드래곤, 다간다 Z가 엄청난 숫자의 언데드들의 공격에 조금씩 뒤로 밀려났다.
누구의 도움도 바랄 수 없는 처지다.
본 드래곤과 다간다 Z는 거대 병기다. 그들이 휘두른 공격에 아군까지 휘말릴 가능성이 농후했다.
해서 아군과는 거리를 둔 채 전투를 치르고 있었다. 시원하게 공격을 퍼부울 수는 있지만 반대로 누구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었다.
코너에 몰리면 끝장날 판이었다.
그때였다.
아군의 사기가 갑자기 높아졌다.
“뭐, 뭐야?”
마몬은 아군이 있는 방향을 바라봤다. 그들은 모두 하늘을 보고 있었다.
마몬의 시선이 아군이 보는 방향으로 따라간다.
그곳에는…….
“젠장. 이거 눈물 나게 하는데…….”
500마리에 달하는 와이번 편대가 빠르게 하강을 하고 있었다.
모든 와이번들의 입에서 와이번 브레스가 발사됐다.
콰콰콰콰콰!
순식간에 뒤쪽에 있던 언데드들을 날려 버렸다. 급작스러운 상황에 언데드들이 우왕좌왕하는 것이 보였다.
그들의 머리 위로 완전무장을 한 오거 군단이 뛰어내렸다.
언데드의 시독은 지독하다.
특히 인간들에게는 치명적이다.
하나 그들의 이빨은 오거들의 두꺼운 가죽을 뚫지 못한다. 언데드와 인간은 천적일지 모르지만 오거에게는 통용이 되지 않았다.
오소리가 살모사를 잡아먹는 것처럼.
언데드 중간에 뛰어내린 오거들은 강력한 육체를 바탕으로 언데드를 무작위로 공격했다.
중하급 언데드에게 오거는 쥐약이다. 제대로 반항 한 번 하지 못하고 마구 부서진다.
쐐애애애애액!
끝이 아니었다.
와이번들의 공중 폭격이 쉬지 않고 떨어졌다.
본 드래곤의 브레스는 어느 일정 지역을 한꺼번에 날려 버린다. 해서 아군이 있는 방향을 향해서는 쏠 수가 없었다.
반면 와이번들의 브레스는 본 드래곤의 브레스보다 훨씬 위력이 약하다.
대신에 핀 포인트 타격이 가능하다.
한 발에 10여 마리의 언데드가 사라진다.
500발의 와이번 브레스가 쉬지 않고 하늘에서 지상을 향해 내리꽂혔다.
콰콰콰콰콰콰쾅!
“반격이다! 지금이야말로 저들을 날려 버릴 최적의 기회! 오거도! 와이번들도 체력에는 한계가 있다. 저들의 체력이 떨어지기 전에 반드시 상황을 역전시켜야 한다!”
평상시와는 다르게 지금까지 묵묵히 언데드만 막아 내고 있던 레기온이 확성기 마법을 통해서 부하들에게 소리쳤다.
“라스베가스 가고 싶나!”
“네에에!”
“마누라 몰래 비키니 입은 예쁜 여자랑 놀아 보고 싶나!”
“네에에에!”
“인생에서 딱 한 번 있는 기회를 너희들의 손으로 잡아 보고 싶나!”
“네에에에!”
“그럼 돌격! 저 언데드 군단 너머에 그녀들이 있다!”
“예에에에!”
레기온 군은 지금까지 후퇴에 후퇴를 거듭했다. 사상자의 숫자도 엄청나다.
물론 다른 부대에 비하면 새 발의 피지만 레기온의 예상치를 웃도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여기서 주저앉으면 죽도 밥도 아니게 된다.
젖 먹던 힘을 짜내서 앞으로 나가야 할 때였다.
“간다!”
레기온이 앞장서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화염 비!”
8서클의 마법이 터진다. 그의 정면으로 수천 발이 넘는 화염의 비가 떨어진다.
상당한 숫자의 언데드가 화염 비에 맞아서 폭발했다.
지금껏 마력을 아껴 뒀다.
언데드의 숫자가 너무도 많아서 아무리 고서클의 마법을 몽땅 사용한다 해도 모두 처리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하나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마지막 기회였다.
전력을 다해서 쳐부숴야 할 때였다.
“하아아아압!”
“여보! 미안해! 나 라스베가스에 갔다 올게!”
“제인! 내가 라스베가스에 갔다 온 다음에 결혼해!”
그들은 몰랐다.
휴가차 갔던 라스베가스에서 결혼 비용까지 몽땅 털리고 올 줄은.
그건 나중 일이고.
레기온 군은 언데드 군단의 중심부를 뚫고 갔다. 워낙 기세가 대단해서 어중간한 언데드는 앞을 가로막는 즉시 분쇄가 되고 말았다.
그런 레기온 군을 보면서 바세라바밥은 한숨을 돌렸다. 그는 아군을 향해 최후의 버프를 펼쳤다.
“투표합시다!”
순간 식었던 아군의 사기가 살아난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그래, 주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투표는 해야지.
바세라바밥은 간신히 살아남은 너클 후작을 보면서 말했다.
“적기요. 가지 않을 겁니까?”
“아. 죄송합니다. 가야죠. 가야지요.”
너클 후작은 반쯤 얼이 빠진 상태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고귀한 척했던 그가 언제 이런 전투를 겪어 보았겠는가.
전장은 지옥도로 변한 지 오래였다. 이런 곳에서는 서 있기만 해도 차라리 죽고 싶은 생각이 든다. 오늘이 지나면 수많은 병사들이 엄청난 트라우마에서 빠져나오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건 나중 일이다.
지금 전황을 뒤집지 못하면 트라우마에 빠지고 싶어도 그러지 못한다.
짝!
바세라바밥이 너클 후작의 눈앞에서 박수를 쳤다.
그제야 너클 후작의 초점이 돌아온다. 주위를 돌아봤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깨달은 모양이다.
“당신은 중앙군 사령관이요. 이렇게 넋을 빼고 있어도 되겠소?”
“미, 미안하오.”
“다시 말하지만 지금이 최적의 적기요. 레기온 백작이 상황을 뒤집었소. 반대로 말해서 지금이 아니면 상황은 다시 뒤집힐 것이오. 그 뜻이 무엇인지 알겠지요?”
전원 몰살.
혹은 전원 언데드.
뭐가 됐든 지옥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너클 후작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부관에게 명령하여 부대를 추슬렀다.
한숨을 돌리자 병사들이 빠르게 냉정을 되찾았다.
그들도 도망칠 길이 없다는 것을 안다. 언데드가 우글거리는 곳을 뚫고 나가야 살 수 있다는 것도 안다.
병사들은 이를 악물었다.
“전원! 돌격하라!”
“돌격하라!”
와아아아아아!
생존자 8만.
자그마치 10만의 생명이 이곳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잃은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법이다.
짧은 전쟁이지만 그들은 한 사람의 제대로 된 병사로서 성장했다.
“가자자자아아!”
일대 장관이 펼쳐졌다.
8만에 달하는 병력의 총공세.
땅이 울리고 하늘이 놀란다.
이를 악문 병사들과 우왕좌왕하고 있던 언데드 군단과 충돌했다.
아직도 언데드 군단의 언데드가 훨씬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휘관 역할을 하는 상급 언데드들은 앞과 뒤로 협공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후우, 이제부터 내 역할인가.”
바세라바밥은 말을 몰고 공왕군 측으로 갔다. 갑작스러운 위기에 공왕군과 국왕군이 뒤섞였지만 혼란스럽게 엉킨 것은 아니었다.
물과 기름의 띠처럼 선명하게 한쪽으로 몰려 있었다.
공왕군 측으로 바세라바밥과 수호 마법 3인방이 들어섰지만 막아서지는 않았다.
증오한다거나 분노하는 눈빛도 아니었다.
하긴 그럴 겨를도 없을 테지.
“지휘관은 어디 있는가?”
바세라바밥이 한 기사에게 물었다. 기사는 들고 있던 검을 바세라바밥에게 겨눴다가 내렸다.
그도 생각이 없지는 않은 모양이다. 대현자 바세라바밥이 습격할 생각이었다면 이런 모양새로 찾아오지 않았을 테니까.
“안쪽으로 더 들어가시면 됩니다.”
“지휘관 누구를 찾아야 하나?”
“인플레인자 백작과 사스 백작이 계십니다.”
“고맙네.”
바세라바밥은 기사의 말대로 안쪽으로 더 들어갔다. 안쪽은 난리도 아니었다.
부상당한 병사들과 기사들을 한데 묶어서 치료를 하고 있었다.
수십 명의 신관들이 온몸에 피 칠을 하고서 쉴 새 없이 힐링을 쏟아 내고 있었다.
신성력이 떨어져서 눈을 뒤집고 까무러치는 신관들도 속출했다.
신관들이 빠지자 의료병들이 나섰다. 그들은 이를 악물고 언데드에게 감염된 병사들의 팔과 다리를 잘라 냈다. 잘린 팔과 다리에서 시독의 냄새가 강하게 퍼졌다.
바세라바밥이 인플레인자 백작과 사스 백작에게 다가갔다.
익히 알고 있는 얼굴들이다.
한때 어떤 정치가 왕국을 이롭게 하느냐, 라는 의견을 토대로 열띤 토론을 벌인 적도 있었다.
지금이야 정치적 성향이 달라서 적이 됐지만.
“여긴 어인 일이시오?”
인플레인자 백작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물었다. 적의 수뇌부가 아군의 심장부에 들어와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타협하세.”
“타협?”
“우리의 정치적 다툼은 내일로 미루세. 일단은 생존이 먼저 아니겠는가.”
“힘을 합치자는 말이오?”
“일단은……. 지금 갑작스럽게 나타난 이 언데드 군단……. 누가 그랬을 것 같은가?”
“…….”
인플레인자 백작과 사스 백작은 대답하지 못했다. 갑자기 나타난 언데드 군단은 재앙, 그 자체였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본 드래곤과 강철 골램, 오거 군단, 와이번 군단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공왕군은 숨을 돌릴 틈도 없이 질식사해 전멸을 당했을 것이다.
도대체 저 괴물 군단이 왜 자신들을 돕는지 모르지만 적이 아닌 것만은 확실했다.
“누가 저 망령들을 불러냈을 것 같은가?”
“…….”
“왜 갑자기 지금 타이밍에 저들이 등장했을 것 같은가?”
“전하란 말이오?”
“모르지.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네. 그러니!”
바세라바밥은 인플레인자 백작과 사스 백작을 형형한 눈빛으로 훑어봤다.
“살아서 확인을 해 봐야 하지 않겠나. 누가 진정한 반역자인지.”
“…….”
잠시 침묵하던 사스 백작이 물었다.
“우리가 어떻게 해 주길 바라오?”
“지금 손을 잡자는 것은 말이 되지 않지. 하지만 같은 적을 몰아낼 수는 있지 않겠는가. 언데드 군단을 치게나. 지금이라면 저들을 몰아낼 수가 있네.”
“피해가 엄청날 거요.”
“국왕군이 전멸하면 누구 차례일 것 같은가. 보게. 저들이 무너지고 있어. 지금이 기회가 아니면 언제란 말인가.”
바세라바밥의 격한 연설에 인플레인자 백작과 사스 백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상관은 모두 죽었다.
결정권자들은 그들이었다.
인플레인자 백작과 사스 백작은 바세라바밥의 말에 동의했다.
총 병력 7만.
부상병들을 제외한 싸울 수 있는 모든 공왕군의 전력이 언데드 군단의 옆구리를 강타했다.
그들을 지켜보던 바세라바밥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 참극도 끝이 보이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