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413)
마법은 괜히 배워서-414화(414/502)
# 414
갑자기 네고시에이터 2
바벨 신전.
높이 500미터.
120층.
바로크 왕국의 마탑보다도 2배 이상 높고 크다.
누가 지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그곳, 그 자리에 있었다.
혹자는 신에게 닿기 위해서 지은 제단이라고 말을 하기도 한다.
혹자는 신에게 도전하기 위해서 만든 첨탑이라고 말을 하기도 한다.
고고학자들끼리 자신들의 말이 옳다면서 박 터지게 싸워도 진실을 명확하게 맞출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바벨 신전이 설립된 것은 적어도 2천 년 이상은 됐다.
어떤 고고학자는 혈의 사막 안에 있는 다크 바벨탑과 같은 연대에 만들어진 쌍둥이 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넥 하우스의 비밀 기지가 만들어질 만큼 거대한 다크 바벨 탑.
얼마나 깊은 지하까지 만들어졌는지 아직까지도 명확하게 파악이 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발견된 지하층은 323층.
지하 기지가 건설되면서 발굴은 멈췄다.
괴수들을 연구하는 연구원들이 완전히 철수하기 전까지는 발굴이 재개되지 않을 것이다.
하여 다크 바벨탑과 바벨 신전이 쌍둥이 탑이라는 것은 알아내지 못했다.
현재 바벨 신전은 넥 하우스 왕국 최대 종파인 몬데네크로 수도승들이 사용하고 있었다.
워낙 크고 넓은 신전이라 누군가 그곳을 점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설사 있다면 대규모 병력만이 가능하다.
하지만…….
믿을 수 없게도 500명도 안 되는 병력이 바벨 신전을 점거했다.
* * *
“누님. 모두 누님 덕분입니다.”
돈데크만은 지옥에서 돌아온 김 상사의 목소리로 아름다운 여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뭐, 동생들이 열심히 한 덕분이지.”
“아닙니다. 누님의 절대적인 마법이 없었다면 절대로 불가능했을 겁니다.”
“확실하게 하자. 나한테 얼마 준다고?”
“6할을 드리겠습니다.”
“좋아. 6할…….”
그녀는 빙긋 웃었다.
붉은 머리가 매우 인상적인 그녀.
절대적인 마법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할 수 있는 그녀.
돈데크만을 잡기 위해서 수년째 인간계를 헤매고 있던 레드 드래곤 프리티아였다.
그녀와 돈데크만이 만나는 극적인 장면을 다시 한 번 살펴보자.
프리티아의 짜증이 극에 달했다.
돈데크만이라는 개자식을 잡기 위해서 인간 세상에 뛰어든 지 벌써 몇 해나 지났다.
나름 추적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그녀였지만 아직까지도 돈데크만에 대한 단서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놀라운 것은 돈데크만에 대한 모든 사람들의 평가와 외모가 다르다는 것이다.
어느 날에는 북쪽에서, 어느 날에는 남쪽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하루 사이에 이동이 불가능한 거리였다.
물론 포탈이라는 유용한 수단이 있지만 돈이 썩어 나도록 많은 왕족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많이 사용되지는 않는다.
포탈을 사용하느니 성에 방어 마법을 한 번 더 사용하는 것이 더 낫다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시간과 거리를 좁히는 것은 좋지만 포탈의 사용료는 너무 비싸다.
그럼에도 돈데크만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한다.
외모도 그렇다.
어떤 사람은 그를 굉장히 잘생겼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그를 난쟁이 같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그를 매우 무섭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철갑을 입고 2미터에 달하는 덩치를 가졌다고 한다.
가지각색.
도저히 돈데크만에 대한 외모를 추정할 수가 없었다.
단 한 가지는 똑같다.
그의 대한 칭송!
모두가 그를 영웅으로 떠받들고 있었다.
프리티아가 태어나고 나서 이렇게 놀라운 인간은 처음 경험해 봤다.
정말…….
너무도 재수가 없다.
누구나 칭송을 하는 인간이라니.
영웅이라니.
프리티아는 그딴 가식적인 인간이 싫다.
알면 알수록 재수가 없는 인간이다.
그런데!
도대체 놈은 어디로 숨어 버린 것일까.
놈의 채취도 알 수가 없다.
얼굴도 알 수가 없다.
능력을 발휘하지도 않는다.
없다.
없다.
알 수 없는 것투성이다.
딱 하나 알고 있는 것.
돈데크만이라는 이름뿐.
아주 우연히 산속에서 돈데크만이 지내던 저택을 발견했다.
늙은 농부가 유기농 채소를 재배하고 있는 곳이었다.
돈데크만이 지내던 곳인지 어떻게 알았냐고? 문패가 그대로 있었으니까.
프리티아는 늙은 농부의 멱살을 잡고 물었다.
“이 개자식 어디로 갔느냐?”
“여행을 떠난다고 했습니다.”
“여행?”
“네, 유기농 채소 키우는 법을 발명해서 떼돈을 벌었거든요. 특허도 받았습니다. 아마 평생 동안 로열티를 받게 될 겁니다.”
“그래서 어디로 갔어?”
“대륙 일주를 한다고 했습니다.”
대륙 일주?
프리티아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바로크 왕국 내에 숨은 돈데크만도 찾지 못했다.
그런데 대륙 전체를 둘러 봐?
놈이 만약 돌아오지 않으면 평생 놈을 놓칠 수도 있었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최소한 놈의 면상이라도 봐야 속이 시원할 텐데.
“어디로? 어디로 간다는 말은 없었나?”
“넥 하우스 왕국부터 둘러본다고 얼핏 들었습니다.”
“확실한가?”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냥 얼핏 들었을 뿐입니다.”
프리티아의 마음이 초초해졌다.
이번에 놓치면 돈데크만을 영원히 놓칠 것만 같았다. 그녀는 곧장 포탈을 열어서 넥 하우스 왕국 상공으로 날아갔다.
그녀는 각 왕국마다 포탈의 지표를 입력해 두었다.
해서 자신이 있는 곳에서 곧바로 다른 왕국까지 한 번에 날아갈 수가 있었다.
문제는…….
군사 도시 테마와 수백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이었다는 것.
그냥 걸어갔으면 더 빨라졌을 길이 더욱 멀어지고 마는 불상사가 발생하고 만 것이다.
프리티아는 눈물을 머금고 걸어서 군사 도시 테마에 도착했다.
군사 도시지만 지역적 특색으로 인해서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하지만 테마에 도착한 프리티아가 본 것은 화려한 유물이 아니었다.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거대 괴수들이었다.
프리티아는 좌절했다.
끝내 우리는 인연이 아닌 것일까.
이번 생애에서는 그를 만나지 못하게 되는 것일까.
어느 순간-
돈데크만에 대한 분노가 서서히 애증으로 바뀌고 있었던 것이다.
“나의 좌절아! 놈의 냄새를 찾아 줘!”
프리티아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괴수를 한 손으로 잡았다.
30미터급의 괴수는 자신이 발목에도 오지 않은 인간이 힘으로 덤비는 것을 보고 콧방귀를 뀌었다.
버릇없는 인간!
그래서 밟아 죽이려고 했다.
하지만 괴수는 프리티아에게 밟혀서 죽었다.
지근지근.
발로 밟을 때마다 괴수의 육체 한 부분이 찢겨져 나갔다. 몇몇 괴수들이 그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화가 난 괴수들은 프리티아를 향해서 덤벼들었다.
프리티아는 괴수들을 노려봤다. 붉은 눈빛이 정확하게 그들을 쏘아봤다.
괴수들은 그제야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다.
인간이 자신들을 밟아 죽일 수는 없었다.
괴수들의 머릿속에 스친 괴물.
인간계 최강의 생명체.
드래곤.
저 붉은 머릿결, 갑자기 변하는 붉은 눈동자. 핏빛으로 타오르는 붉은 오러.
아아! 사납기로 유명한 레드 드래곤이다.
괴수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프리티아에게서 벗어났다.
그리고…….
프리티아는 저 멀리 철갑 사내의 뒷모습을 보았다. 단순히 뒷모습이지만 그 남자라는 느낌이 확연하게 들었다.
느낌을 그다지 믿지 않는 프리티아지만 이번만큼은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곧바로 철갑 사내의 뒷모습을 쫓았다.
프리티아는 만족했다.
정확하게 그가 맞았다.
철갑으로 온통 전신을 감싸고 있어서 외모를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얼굴 한번 보고 싶었는데.
어떡할까?
그냥 나가서 조질까?
아니야. 아니야.
프리티아는 고개를 흔들었다.
어떻게 찾은 돈데크만인데.
이렇게 쉽게 끝낼 수는 없지.
놈에게 어떤 형벌이 가장 고통스러울까.
가장 큰 문제는 놈이 나를 모른다는 것이다. 그럼 놈이 나에게 어떤 해를 끼쳤는지 설명을 해 줘야 한다.
일단 내 레어를 박살 낸(레기온이 박살 냈다) 것에 대해서 평생 후회하도록 해 줘야 하는데.
그래. 평생 후회.
그럼 죽이지 말자.
평생 괴롭혀 주자.
그렇게 마음을 정한 프리티아는 혼자서 낄낄거리며 웃었다.
프리티아는 돈데크만이 모으는 용병단에 들어갔다.
자그마치 500명.
도대체 뭘까.
무슨 판을 벌이기에 500명이나 되는 A급 용병들을 모으는 것일까.
돈이 썩어 나도록 많나?
“당신은 마법사요?”
잭 니처가 프리티아에게 다가오면서 물었다. 프리티아를 본 잭 니처의 눈빛이 살짝 변한다. 욕망이 넘실거렸다. 그것을 알아보지 못할 프리티아가 아니었다.
“…….”
“마법사 맞냐고?”
잭 니처는 손을 뻗어서 프리티아의 어깨에 얹었다.
순간!
프리티아가 손을 대지도 않았는데 잭 니처의 팔이 꺾이고 말았다.
“크허허헉!”
잭 니처의 육신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사지가 기형적으로 꺾인다.
뚜두두두둑!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확실하게 들렸다.
돈데크만과 고용된 용병들의 두 눈이 휘둥그렇게 변했다.
잭 니처는 6성급의 전사다.
6성급의 전사가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고 이런 식으로 당할 수는 없었다.
설사 그랜드 마스터라고 하더라도 이것은 불가능했다.
“크아아아악!”
잭 니처의 팔과 다리가 허공으로 쫙 갈라졌다. 뭔가가 그의 팔다리를 잡아당기는 것 같았다. 조금만 더 힘을 주면 팔다리가 뽑히고 말 것이다.
“뭐야? 넌 누구냐!”
돈데크만이 검을 뽑으면서 외쳤다.
“너…….”
“누구냐고!”
“무엇을 계획하고 있지?”
“넌 누구냐고!”
프리티아가 한쪽 손을 꽉 쥐었다. 순간 홀 안에 있던 모든 용병들이 허공으로 둥실 떠올랐다.
전원의 사지가 뒤틀린다. 그들은 반항 한 번 하지 못하고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했다.
또각또각.
홀 안에서는 프리티아의 하이힐 소리만 울려 퍼졌다.
아무도 입을 열지 못한다.
압도적인 마력이 주위를 가득 메웠다. 거대한 마력은 돈데크만과 잭 니처, 용병들을 합한 것보다 월등하게 많았다.
돈데크만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투구로 표정을 감추고 있다는 것.
“역시 돈데크만이군. 조금의 동요도 없어.”
돈데크만은 오줌을 싸기 일보 직전이었다. 갑옷이 너무 무거워서 덜덜 떨리는 모습이 보이지 않을 뿐이다.
“내가 누군지 궁금하지?”
“매우 궁금하군.”
돈데크만은 지옥에서 돌아온 김 상사의 목소리로 말했다. 덜덜 떨리는 목소리였지만 변환이 되자 엄청나게 살벌해졌다.
“호호호, 역시 내가 점찍은 사내다워. 절대로 겁을 먹지 않는군.”
돈데크만은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저런 무서운 마법사가 나를 왜 찍어?
무슨 뜻인지 이해도 가지 않았다.
“나는 레드 드래곤 프리티아. 오랜 시간 동안 너를 지켜봤다. 이번 계획에는 나도 동참하겠다.”
그렇게 프리티아는 돈데크만과 함께하게 된 것이다.
세상에 누가 드래곤보다 위에 설 수가 있을까.
자연스럽게 이번 계획의 서열 1위는 프리티아가 되었다. 그녀는 용병들에게 말했다.
“도망치는 새끼는 싹 다 트롤 먹이로 줘 버릴 거야. 트롤은 인간의 피부를 벗겨 낸 후에 뼈를 하나씩 토막 내 먹는 것을 좋아하지. 그렇게 죽을래?”
용병들은 단 한 명도 도망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사실 돈데크만은 이번 계획의 성공률을 6할 정도로 생각했다.
용병들은 두 당 1만 골드를 받기로 하고 이번 계획에 참가했다.
그들로서는 3대가 일을 해도 못 만져 볼 거금이었다.
돈데크만은 오백 명의 용병들 중에서 살아나서 이곳을 나갈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프리티아의 참가로 인해서 계획이 전면 수정됐다.
장담하건대 이번 작전은 100퍼센트 성공한다.
넥 하우스의 어떤 인물이 와도 드래곤을 이겨 낼 수는 없을 테니까.
“모두 머리 위로 손을 올려! 빨리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창문 밖으로 던져 버리겠다!”
얼굴을 가린 용병들이 사납게 외쳤다.
인질만 1천 명이 넘는다.
전원이 신관들이었다. 전투 몽크도 상당수 있었지만 프리티아와 잭 니처, 돈데크만의 압도적인 전투력에 의해서 모조리 제압을 당했다.
그들은 마력을 모두 뺏기고서 포박을 당했다.
프리티아는 바벨 신전 전체에 방어막을 걸었다. 그가 풀지 않으면 누구도 안으로 들어올 수가 없었다.
바벨 신전을 제압하자 돈데크만은 CCTV 마법을 이용해서 넥 하우스 수도에 영상을 보냈다.
-당신들의 제1왕자 펠레와 1천 명의 신관들이 인질로 잡혀 있다.
24시간 안에 2억 골드를 내가 지정하는 제국용 마법 통장에 입금을 시켜라.
24시간 안에 2억 골드를 입금시키지 않으면 제1왕자 펠레와 1천 명의 인질들을 모조리 죽이겠다.
본래 1억 골드를 요구할 생각이었지만 프리티아가 끼면서 작전이 변경됐다.
자그마치 그녀가 6할이나 먹는다.
나머지 4할을 먹기 위해서는 금액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
역사상 이 정도 규모의 인질극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사상 최대의 인질극이 돈데크만에 의해서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