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437)
마법은 괜히 배워서-438화(438/502)
# 438
갱스터 스쿨 1
영주가 죽을 둥 살 둥 피를 토하면서 사투를 벌이는 동안 영지는 평온하다.
-이번에 정차할 역은 레기온 사립 아카데미입니다. 이번에 정차할 역은 레기온 사립 아카데미입니다.
서른 명을 한꺼번에 수송할 수 있는 대형 마차의 스피커에서 차장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레기온이 라스베가스에서 꿩 대신 닭으로 계약했던 애플 모터스의 스토브잡스는 대형 히트작을 연속으로 만들어 내고 있었다.
스토브잡스의 대형 마차인 버스도 그중에 하나였다.
버스는 레기온 공작 영지를 크게 순환한다. 정류장은 마흔 개가 넘는다.
버스와 정류장이 생긴 덕분에 영지민들의 활동 영역은 평상시보다 10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시장이 대규모로 활성화가 되면서 마을끼리의 특산물이 저렴한 가격에 유통되기 시작했다.
레기온은 지금보다 훨씬 크게 도로를 4차선으로 넓히기로 했다.
또한 10개 차선을 더 건설했다.
장기 계획으로는 극해에 있는 뱀파이어 왕국까지 도로를 뚫을 생각이었다.
입이 떡 벌어지는 돈이 들겠지만 레기온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자금이 있었다.
뱀파이어 왕국과의 직통선이 뚫리면 훨씬 극해의 상품이 대량으로 유입될 것이다.
계산기를 두드려 보니 도로를 건설하기만 해도 적어도 3배 이상의 돈을 뽑을 수 있다는 견적서가 나왔다.
덕분에 레기온 공작의 영지는 활기차다.
어딜 가도 공사 중이 아닌 곳이 없었다. 높은 마천루도 마을마다 하나씩 생겨나고 있는 중이다.
“여기가 레기온 사립 아카데미인가.”
여러 명의 남녀가 버스에서 내렸다.
“늦었어. 젠장. 오늘 지도 선생은 조낸이야. 망했어.”
“아직 2분 남았어. 달려!”
아이들이 젖 먹던 힘을 다해서 학교를 향해 달렸다.
그러나 한 학생만이 여유롭다.
당연한 말이지만 학생은 금연이다. 그럼에도 그는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익숙한 듯이 길게 숨을 들이켜고 내뱉었다.
그의 이름은 무플 드 보우야.
얼마 전에 이사를 한 무플 남작의 아들이다.
딱 봐도 불량 청소년이다.
하지만 그는 보통 불량 청소년이 아니다.
성도 포만에서 다섯 개의 아카데미를 접수한 경력이 있다.
천재적인 파이터 능력.
다섯 살에 본능적으로 마나를 느꼈고 열두 살이 됐을 때는 마나를 마력으로 전환하여 마나 블레이드를 생성시킬 수 있었다.
어른들의 세계가 있다면 청소년에게도 그들만의 세계가 있다.
아버지의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레기온 공작 영지로 이사를 오게 됐지만 소년은 이런 후진 변방의 아카데미 따위는 하루만에도 접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렇게 할 자신도 있었다.
이제껏 자신을 거스른 놈들은 모두 한 방에 때려 눕혔으니까.
선생조차 그를 건드리지 못했다.
몇 번이나 퇴학을 당할 뻔했음에도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잠재적인 능력 덕분이었다.
보우야라면 미래를 이끌 소드 마스터가 될 수 있다.
교장은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의 학교에서 7성급의 소드 마스터가 나오는 것은 미래는 보장받는 길이다.
소드 마스터를 단 한 명만 배출해도 명문으로 칭송을 받는다.
그렇기에 보우야는 그렇게 많은 사고를 치면서도 학교에 다닐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전학을 가는 것까지는 막지 못한다. 보우야는 아버지에게 학교에 남아 있겠다고 대들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말에 그는 자신의 뜻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네가 모르는 것이 있다. 아버지는 공왕파였다. 이 사실이 드러나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아무리 막 나가는 청소년이라고 하더라도 이후의 사태가 어떻게 될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가 있었다.
소리 소문도 없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것이다.
아버지는 서둘러 이곳을 피하려고 하는 것이다. 최소한 레기온 공작 밑에서 일을 하면 훗날 자신이 공왕파였다는 것이 드러나도 살 수 있지 않을까, 라는 희망을 품고서.
보우야는 옆으로 뛰던 한 소년의 어깨를 잡았다.
“악, 뭐야?”
소년은 보우야를 바라봤다. 뭐야? 이 새끼? 라는 표정이었다.
“너 레기온 사립 아카데미의 학생이지?”
“보면 모르냐?”
“몇 가지만 묻자.”
“나중에 물어라. 지금 안 가면 난 뒈진다. 오늘 지도 선생이 누군지 알아?”
알 턱이 있나.
오늘이 전학 첫날인데.
“됐고. 몇 가지만 묻자.”
“아 씨, 급하다고! 오늘 지도 선생은 조낸이야. 조낸! 우리의 사정 따위를 봐줄 것 같아?”
“존나고 조낸이고. 맞고 시작할래?”
보우야는 주먹을 들었다. 그의 주먹에서 시퍼런 마력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의 주먹을 본 소년이 깜짝 놀랐다.
“마나 피스트?”
검사는 마나 블레이드를 생성한다. 반면에 무투가들은 마나 피스트를 만들어 낸다.
생성하기는 마나 피스트가 더 어려우나 어떤 것이 더 효율적인지는 아직까지도 학계에서 다툼 중이다.
“그래, 마나 피스트. 이걸로 한 대 맞으면 네 얼굴이 어떻게 될지 알겠지?”
“아오, 젠장. 숙제도 못 했는데 되는 일이 없네. 도대체 넌 누구야? 처음 보는 얼굴인데.”
“난 보우야.”
“보우야?”
“그래, 전학생이지.”
“어쩐지 본 적이 없는 얼굴이더라. 그래, 뭘 묻고 싶은 건데?”
“아카데미의 짱이 누구지?”
“짱?”
“그래, 가장 센 놈. 이곳은 시골이라 짱이란 말도 모르나.”
“왜 그런 말을 몰라. 한 10년 전에 유행했던 말이라 놀라서 되물은 것뿐이야. 레기온 사립 아카데미의 짱은 린다본이야.”
“린다본?”
“응, 2미터 20센티가 넘는 거군데 이제껏 한 번도 진 적이 없어. 차기 학생회장이야.”
보우야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학교의 짱이 학생회장을 한다는 말은 처음 들어 봤다.
학교의 짱은 불량 학생이다. 그게 정설이지 않은가.
“우리 학교는 공부 잘하면 부회장, 싸움 잘하면 회장을 맡아.”
“뭐, 이런 골 때리는 학교가.”
“다른 학교는 안 그래?”
“당연히 안 그러지. 좋아. 그럼 린다본만 쓰러트리면 학교는 내 수중에 들어오는 건가?”
“잉? 린다본과 붙게?”
“당연하지. 짱이 돼서 이 학교를 내 마음대로 주물럭거릴 테다.”
“으음, 쉽지 않을 텐데.”
“내 마나 피스트를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나.”
“너 같은 애들이 좀 많아.”
“마나 피스트를 사용하는 애들이 많다고?”
“그럼. 마나 블레이드를 사용하는 애들도 많고. 아, 서부전선이라고 처음 들어 봤지?”
“서부전선?”
“응, 걔들은 익스트림 단체인데 굉장히 강해. 전원이 마나 블레이드, 마나 피스트를 사용할 수가 있지. 린다본과 맞상대가 가능한 집단이야.”
“흐흠. 학교 내에 여러 파가 있다는 소린가?”
“당연하지. 얼마나 피 튀기는데. 그 외에도 삭발 군단, 레기온 신교 애들도 장난이 아냐.”
“삭발 군단? 레기온 신교?”
“삭발 군단은 그냥 우리가 그렇게 부르는 거야. 지들끼리 머리를 박박 밀고 다니거든. 뭐라더라. 자신들의 욕망을 없앤다나 뭐라나.”
“레기온 신교는?”
“이곳 영주가 누군지 알지?”
“나를 바보로 아나.”
“이곳에서 영주는 신급이야.”
“그게 무슨 소리야?”
“정말로 그래. 영주가 죽으라고 명령하면 죽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나올걸. 영주가 콩으로 팥을 만든다고 해도 믿을 사람들 투성이야. 지도 선생인 조낸도 그렇고.”
“사, 사이비 종교 집단이냐?”
“그럴 리가. 너는 영주님께서 지금껏 이룩하신 거룩한 업적에 대해서 몰라?”
“몰라. 그냥 운이 좋아서 공작으로 승급이 된 것 아닌가?”
“츠츠츠, 큰일 날 소리하네. 학교 내에 레기온 박물관이 있거든.”
“그건 또 뭐야?”
“영주님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 대마법사 미즈셋과 동료들이 세운 박물관이야.”
대마법사 미즈셋과 동료들은 들어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굉장한 모험가로 통했던 것 같은데. 그들이 왜 영주의 박물관을 세웠을까.
보우야가 생각하기엔 아무런 접점이 없었다.
“어쨌든 학교에서 주먹 좀 쓰는 애들은 그렇게 나눠져. 물론 고독한 늑대 같은 애들도 상당수지만. 특히 걔는 건들지 마라. 진짜 난리 난다.”
“누구?”
“프로메테우스.”
“프로메테우스?”
“응, 딱 보면 알아. 인간과 오크의 혼혈이거든. 올해 신입생인데 장난 아니게 세다. 괜히 건드렸다가 코피 터진다.”
“흥, 신입생 따위야…….”
“이제 됐지? 진짜 늦었어. 나 간다.”
말을 마친 소년은 레기온 사립 아카데미를 향해서 미친 듯이 뛰어갔다.
“겁쟁이 새끼.”
보우야는 담배 한 대를 더 물었다. 불을 붙이고 깊게 내뿜는다.
어차피 늦었다.
서둘러 학교에 간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까. 어차피 한 소리 들을 바에는 조금 더 시간을 때우고 가는 것이 나았다. 이제껏 전 학교에서 배운 경험들이다.
“후우우우.”
오늘따라 담배 맛이 좋다.
공기가 맑은 청정 지역이라 그런가.
“너 레기온 사립 아카데미 학생이냐?”
누군가 보우야의 등 뒤에서 물었다.
보우야는 깜짝 놀랐다. 바로 등 뒤에 누가 올 때까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급히 허리를 뒤틀어서 상대를 보았다.
아이, 씨발 놀라라. 뭐, 저렇게 생긴 인간이 다 있냐.
보우야는 이제껏 이렇게 살벌하게 생긴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몬스터들도 이 사내보다는 귀여울 것 같았다. 더군다나 이 미친 사내는 양 갈래로 머리를 땋고 있었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코웃음도 나오지 않는다.
“근데?”
“근데?”
사내가 살짝 미간을 좁혔다.
보우야는 오금이 저렸다. 이건 상대의 기세에 겁을 먹어서가 아니야. 얼굴이 살벌해서 그런 거야. 그렇게 자신을 다독인다.
“학생이 담배 펴도 되나?”
“안 된다는 교칙도 있어?”
“있어?”
또다시 사내는 미간을 좁혔다.
사내는 옆에 서 있는 젊은 남자를 바라봤다.
“프로파일러 교장 선생. 학교에 다 이런 놈만 있는 것은 아니유. 그냥 이놈만 조금 싸가지 없는 것뿐이유.”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왕 교장을 맡기로 한 거. 싹 다 인간 개조를 시켜 놓겠습니다.”
“인간 개조라.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요. 야, 들었지?”
사내는 보우야를 보면서 물었다.
“뭐, 뭘 말이냐.”
“인간 개조를 시켜 놓는다잖아. 그래, 잘됐다. 교장 선생님 첫 부임으로 너부터 개조를 하자.”
“이런 씨발. 내가 누군지 알고!”
보우야는 자신만만하게 마나 피스트를 생성시켰다. 예전 학교에서도 선생들에게 마나 피스트를 보여 주면 겁을 먹었다. 그들은 ‘다음부터 조심해’라는 말과 함께 꽁지가 빠지게 도망을 쳤다.
이후로 다시는 그에게 잔소리를 하는 선생은 없었다.
지금도 그럴 것이다…….
빡!
어라…….
뭔가 눈앞에서 번쩍였다. 동시에 보우야가 가장 자신 있어 하던 마나 피스트가 와해됐다.
뭔가 잘못된 것이겠지.
눈앞이 빙글빙글 돈다.
머릿속이 하얗게 변한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라고 외치고 싶지만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가 않는다.
빠악!
다시 한 번 눈앞이 번쩍였다.
서서히 보우야의 의식이 점멸등처럼 꺼져 간다. 그는 의식을 잃으면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었다.
“아, 정말 힘을 최대로 빼는 것도 힘드네.”
“주먹으로 친 겁니까?”
“주먹? 주먹으로 치면 이 꼬맹이는 죽어요.”
“그럼 뭘로 친 거예요?”
“풍압이유.”
“풍압?”
“그렇수다. 교장 선생. 그냥 힘을 최대한 빼고 풍압만으로 이 꼬마의 면상을 날린 거유.”
“최대한 힘을 빼고 풍압만으로 쳤는데 마나 피스트를 사용할 수 있는 학생을 기절시켰다고요?”
“죽이는 것보다 이렇게 살짝만 때리는 것이 더 힘들다우.”
보우야는 생각했다.
이 구라쟁이 새끼들.
어디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