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455)
마법은 괜히 배워서-456화(456/502)
# 456
나만 강자다 2
화르르르르!
오즈 가문의 도로시 백작이 지키던 서쪽의 성벽이 무너졌다.
수백 년 동안 한 자리를 굳건히 지켜 왔던 오즈 가문이다. 그들의 저력은 결코 무시하지 못한다. 쌓아 온 노하우도 엄청나다.
다른 영지에 비해서 월등할 만큼 노하우도 쌓여 있었다.
그럼에도 도로시 백작이 지키는 서쪽의 성벽은 단 반나절 만에 무너지고 말았다.
제국군의 숫자가 80만에 달해서가 아니었다.
분명 엄청난 숫자다.
하지만 80만에 달하는 모든 병력이 한꺼번에 성벽에 매달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차근차근 소모전을 하면 비록 서쪽의 성벽이 점령을 당하겠지만 제국군에게도 엄청난 피해를 입힐 수가 있었다.
제국군이 자랑하는 기계 마법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방어 대책이 세워져 있었다.
어떤 상대도 지독하게 물고 늘어진다.
그렇기에 왕국도 오즈 가문을 믿고 넓고 거대한 서쪽 성벽을 맡겨 둘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 오즈 가문이…….
반나절도 되지 않아서 무너졌다.
구우우우우웅!
바로 저것 때문.
하늘을 가득 뒤엎은 배틀십!
어떤 첩보 기관도 발견하지 못했던 200미터급의 항공모함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전투 병력 최대 2000명을 실을 수 있고 각종 무기들이 가득하다. 소형 배틀십을 20대까지 실을 수도 있었다. 항속거리가 짧은 소형 배틀십의 실시간 연착륙이 가능하다. 항공모함은 가히 떠 있는 하늘의 기지라고 할 수도 있었다.
항공모함 한 대면 단숨에 적국의 수도까지 한 번에 점령을 할 수가 있었다.
그럼에도 항공모함이 성도 포만으로 가지 않고 서쪽 성벽에 모습을 나타낸 이유는 간단했다.
압박과 공포를 일으켜 바로크 왕국의 자중지란을 일으키기 위해서였다.
항공모함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보호하는 전략 함대가 함께 움직인다.
지금 하늘에 떠 있는 배틀십에 탑승한 인원만 1만 5천 명이 넘는다.
배틀십의 숫자는 자그마치 50대.
그곳에서 쏟아져 내리는 엄청난 숫자의 폭격을 도로시 백작은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다.
간혹 대형 퀘렐이나 마법사들이 반격을 가했지만 오히려 위치가 드러나 집중 사격을 받고 순식간에 재가 돼서 사라졌을 뿐이다.
항공모함에 타고 있는 총사령관 이글아이는 불타고 있는 서쪽 성벽과 도시를 보면서 빙그레 웃었다.
“건방진 하급 민족 같으니라고. 감히 공주마마를 보호하지 못하고 시신만을 가져와?”
사실 그가 화낼 문제는 아니었다.
이름도 모르는 공주가 죽었다고 해서 죽은 그녀가 안타깝지도 않았다.
화가 나는 이유는 왕국 따위가 공주를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번 정략결혼으로 바로크 왕국은 제국의 반쯤 속국이 되고 말았을 테니까.
하지만 결과가 어떤가?
저 건방진 것들이 죄송하다면서, 반드시 이번 일에 주동자를 처단하겠다면서 공주의 시신만 보내왔다.
차라리 잘됐다.
그렇지 않아도 노예가 부족했는데.
바로크 왕국의 모든 국민들을 4등 국민으로 하락시키고 노예로 만들리라.
노예는 개돼지와 다를 바가 없다.
아무리 죽여도 죄를 묻지 못한다. 혹여 귀족의 개돼지가 죽으면 돈으로 물어 주면 된다.
이글아이는 바로크 왕국의 사내들을 모조리 죽이고 여자와 아이들만 끌고 갈 생각이었다.
여자는 성노예로, 아이들은 어렸을 적부터 세뇌 교육을 시켜 완전한 노예로 만들 것이다.
지금이 그 첫발이다.
봐라!
제국의 압도적인 힘을!
바로크 왕국 따위야 점령하는 데 보름이면 되리라.
바로크 왕국의 왕은 무릎을 꿇고 나를 맞이하리라!
총사령관 이글아이 공작은 거만하게 앉은 채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전군!”
“전군!”
부관들이 복명복창을 한다.
“진군하라!”
“진군하라!”
동시에 50대에 달하는 배틀십과 80만 대병력이 바로크 왕국의 땅을 침범하기 시작했다.
* * *
드레이져는 고민에 싸였다.
진짜 심각한 고민이다.
주인을 처음 봤을 때는 손가락만 튕겨도 죽일 수 있는 꼬마였다.
물론 그의 성장세는 인정한다.
천재 중의 천재.
킹 오브 더 천재가 맞다.
하지만 자신도 천재급에 속한다.
이 나이에 벌써 8성급에 도달했으니까.
하지만 대륙 역사상 10성급에 도달한 사람은 없다. 고서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
혹자는 말한다.
10성급에 도달하면 신선이 된다. 영혼은 육체에서 빠져나가 생사를 초월한다.
해탈을 한 신선은 그냥 훨훨 날아서 어디론가 간다.
이게 뭐야?
그냥 죽는 것을 이상하게 표현했다.
해서 10성급, 10서클에 도달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알 수가 없었다.
“정말 10성급이야?”
“10성급은 확실치 않아. 하지만 10서클 마법을 사용하는 것은 확실히 봤어.”
“10서클인지 네가 어떻게 알아? 본 적도 없으면서.”
“없으니까 10서클이지. 9서클에도 나와 있지 않은 마법이야. 9서클까지 도달할 수가 없어서 그렇지 마법 체계에 대해서는 나와 있잖아.”
“그렇지.”
“분명 10서클이었어.”
“마법의 종류는?”
“종류도 모르겠어. 알고 있는 것은 마법의 이름이야.”
“마법의 이름?”
“응, 내가 보기에는 일부러 자랑하려고 크게 외친 것 같았어.”
“뭔데?”
“혹성파괴.”
“혹성파괴?”
“응.”
말이 되지 않는다.
어찌 마법으로 혹성을 파괴시킬 수가 있단 말인가. 이러면 안 된다.
밸런스가 완전히 파괴된다.
도대체 누가 주인과 상대를 할 수가 있단 말인가. 혹성까지 파괴할 수 있는 것은 분명히 말해서 생태계의 교란이다.
“마법은 지상에서 하늘로 향해 쏘아졌어.”
마몬이 말을 이었다.
“그런데?”
“밤이 되면 알 수 있어.”
“뭐가?”
“별자리 하나가 사라졌어. 마왕, 마수 군단과 함께.”
“…….”
드레이져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정말인가?
정말 주인은 10서클에 도달한 것일까.
허탈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자신이 주인보다 조금 더 강하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10서클에 도달했다면…….
자신이 열 명이 있다고 하더라도 주인을 당해 내지 못한다.
“네가 충격을 먹을까 봐 이런 얘기까지 안 하려고 했는데.”
“또 뭐?”
“주인……. 초그랜드 마스터가 됐다.”
“…….”
초그랜드 마스터.
그랜드 마스터 중의 그랜드 마스터.
9성급에 도달해야만 펼칠 수 있다는 무적의 상태.
“그러니까 주인은 9성급의 10서클 마스터란 말이야?”
“몰라. 내가 본 것은 초그랜드 마스터가 될 수 있다는 것과 10서클의 마법을 사용했다는 것뿐이야.”
“장난 아니네.”
“장난 아니지.”
“그런 양반이 돈 몇 푼 아끼겠다고 영지 최강자전에 나온다는 말이지?”
“돈이라면 환장을 하니까.”
“왜 그렇게 돈에 집착을 하지?”
“애인이 없어서 그래. 듣기론 전생에 돈을 가져 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
“그건 또 무슨 소리야?”
“평생 마누라한테 빌붙어 살았나 봐. 욕 겁나 먹으면서. 일을 하는 족족 실패만 하고. 그래서 기가 많이 죽어 지냈대.”
“주인이?”
“응, 주인의 전생이.”
“주인은 전생도 알아?”
“그렇다네.”
드레이져는 잠시 현기증을 느꼈다. 이제는 주인이 인간 같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좋아. 어쨌든 1등을 하기 위해서는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네.”
“왜? 네가 1등을 노려보게? 주인이 버티고 있다고. 그 외에도 우리에 필적하는 놈들이 득실득실거려.”
“필적은 무슨. 주인만 경계하면 돼.”
“무슨 수로?”
“아직 시간이 있어.”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나도 10성급에 도전한다.”
“그게 가능해?”
“되든 안 되든 목숨을 한번 걸어야지. 주인이 초그랜드 마스터가 됐는데 나라고 안 될까.”
“나도 같이 해도 돼?”
“너도 하게?”
“응, 나도 8서클에서 정체되어 있어서. 많이 답답하거든.”
“흠, 좋아. 대신 네가 1등 하면 스포츠 마차를 한 대 사 줘야 한다.”
“오케바리.”
둘은 의미심장한 눈빛을 나눴다.
* * *
프리티아는 히스테리가 극에 달했다. 왜인지 몰라도 그냥 짜증 났다.
아직 돈데크만이 5천만 골드를 가지고 오지 않아서?
아니다. 그깟 돈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다.
그럼 왜일까.
도대체 왜 이렇게 기분이 나쁠까.
뭘 해도 짜증이 솟구쳤다.
벌컥!
갑자기 프리티아의 방문이 열렸다.
“하하하, 나요. 아직도 자는 것은 아니겠죠?”
드레이져는 호탕한 웃음을 터트리면서 프리티아의 방안으로 들어섰다.
창문 밖으로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어온다. 그의 양 갈래 머리카락이 살랑살랑 흔들렸다.
드레이져의 얼굴은 본 프리티아는 깨달았다.
아! 짜증의 근본은 저 자식이구나!
프리티아는 중력 마법을 써서 드레이져를 짓뭉개 버렸다.
하지만-
끄덕도 하지 않는다.
처음 봤을 때와 지금은 비교도 되지 않는다. 한 열 배쯤 강해진 것 같았다.
강철 골램도 저만큼 튼튼하지는 않겠다.
짜증의 근본 원인이 저 자식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 자신은 이곳에 남아 있었다. 저 자식이 싫으면 이곳을 아무 말 없이 떠나면 된다.
설마…….
나 저 자식한테 꽂힌 거야?
저 멧돼지 같은 인간한테?
“아아아아악!”
프리티아는 괴성을 내질렀다. 비록 폴리모프를 했지만 그것도 일종의 드래곤 피어였다. 그녀의 드래곤 피어는 사방으로 뻗어 나갔다.
프리티아보다 약한 아인종들은 본능적으로 엎드려뻗쳐를 했다.
왜인지는 모른다.
피어 속에 그런 뜻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엎드려뻗쳐! 개새들아!
“후욱후욱.”
프리티아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저런 멧돼지한테 꽂혔다는 것이 자존심에 금이 가게 한다. 나는 과연 이것밖에 안 되는 드래곤이었던가 급격하게 자존감이 낮아졌다.
좋아.
인정하자.
인정을 한다고 치고.
아, 보고 있으면 또 열불이 올라와.
나는 미쳤나.
왜 이런 거야.
드레이져는 조금 놀란 눈으로 프리티아를 바라봤다. 우리 불쌍한 프리티아. 조울증 같은데. 정신과 신관에게 한번 보여 줘야 하나.
“왜 왔어?”
호흡을 가다듬은 프리티아가 드레이져에게 물었다.
“당신이 강한 것은 내가 잘 알지.”
“근데.”
“10서클 마법 사용할 수 있지?”
“그걸 왜 물어?”
“내 소원 하나만 들어주라.”
“네가 뭔데 내가 네 소원을 들어줘? 꺼져. 죽여 버리기 전에.”
“주인을 한번 이겨 보고 싶다. 그는 10서클의 마법사란다. 나는 아직 8성급의 전사. 지금 붙으면 이기지 못해.”
“그래서?”
“나를 훈련시켜 줘. 10성급의 전사가 될 수 있게.”
“10성급이 무슨 딱지치기해서 딸 수 있는 그런 경지인 줄 아나? 인간은 결코 닿지 못하는 그런 경지야.”
“부탁이야. 죽어도 결코 널 원망하지 않을게. 10성급에 도달할 수가 있다면 뭐든지 하겠어.”
“나도.”
갑자기 그림자 속에서 리치 마몬이 불쑥 튀어나왔다.
“아이, 씨발. 깜짝이야. 넌 또 뭐야?”
프리티아는 드레이져의 그림자 속에서 올라오는 리치 마몬의 면상을 마구 밟아 버렸다.
이 자식을 볼 때마다 뭉개졌던 코가 생각난다. 이 빌어먹을 리치 새끼가 자신의 멱살을 잡고 선빵을 날렸었지. 그날은 결코 잊을 수 없었다.
프리티아가 태어난 이후 최악의 국치일이라 할 수가 있었다.
“자, 잠깐만. 나도 주인보다 강해지고 싶어서 그래.”
“주인이라면 초특급 야뉴스? 아니 레기온 공작인가. 그 빌어먹을 새끼!”
레기온 공작을 떠올리자 다시 혈압이 쭉쭉 상승하는 프리티아였다.
맞아.
난 여기 있어선 안 돼.
이러다가 혈압으로 제명보다 오래 살지 못한 첫 번째 드래곤이 될 거야.
가자.
떠나자.
“주인을 이길 수 있게 도와줘! 제발! 스포츠 마차를 사 줄 테니까.”
“그깟 스포츠 마차…….”
“최신형으로! 돈이 많다고 해서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오로지 스토브 잡스와 비데만이 만들 수 있는 최고 사양의 스포츠 마차라고.”
그제야 프리티아는 구타를 멈췄다.
리치 마몬이 학학거리면서 간신히 그림자에서 빠져나왔다.
“그러니까 너희 둘 모두 10성급, 10서클에 도달하고 싶다는 거지?”
“맞아.”
“죽을지도 몰라.”
“각오하고 있어.”
“진짜 죽어도 모른다.”
“절대 원망하지 않을게.”
“흐흠, 그렇단 말이지.”
프리티아는 자리에 앉으면서 팔짱을 끼웠다.
드레이져와 리치 마몬.
이 두 새끼.
잘하면…….
같이 보내 버릴 수도 있겠다.
아이고, 생각만 해도 속이 다 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