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467)
마법은 괜히 배워서-468화(468/502)
# 468
소드 마스터가 초그랜드 마스터를 만나면… 1
득음에 성공한 누벼누벼와 비벼비벼의 브레스는 여타 다른 와이번들의 브레스와는 차원이 다르다.
가볍게 말해서 와이번들의 브레스가 어린아이가 던지는 짱돌이라면 누벼누벼와 비벼비벼의 브레스는 50층 건물 높이에서 떨어트린 철근과 같았다.
짱돌에 맞으면 죽지 않는다.
하지만 50층 건물 높이에서 떨어진 철근에 맞으면 시체도 찾지 못할 만큼 박살이 난다.
누벼누벼의 마누라는 브레스의 파괴력을 보면서 말했다.
-밤일도 저렇게 잘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꼬. 나이가 들수록 토끼가 되어 가니……, 원.
누벼누벼는 마누라의 애환을 모른다.
매일 밤 코를 골면서 자고 있는 누벼누벼를 보면서 허벅지를 바늘로 찌르고 있다는 것을.
-잠이 오냐. 잠이 와?
를 반복해서 말하고 있다는 것을.
그것을 모르는 누벼누벼는 자신 있게 브레스를 발사했다.
‘쐐액!’ 소리와 함께 화염구와 비슷한 모양의 단발의 화염탄이 튀어나왔다. 음속의 속도로 날아간 화염탄은 대공포에 명중했다.
순간!
쿠쿠쿠쿠쿠쿵!
대공포만 폭발한 것이 아니다.
연쇄적으로 대여섯 개의 대공포가 폭발에 휘말렸다. 대공포 안에 탑재가 되어 있던 포탄이 폭발하면서 엄청난 화염을 만들어 냈다.
“우왓! 이게 뭐야?”
놀란 레기온이 물었다.
-변형 와이번 브레스.
“어떻게 한 거야?”
-뭘 어떻게 해. 그냥 연쇄 폭발이지. 이름하여 와이번 네이팜 브레스!
“뭔지 모르지만 겁나 쩔어.”
-흐흐흐, 동감. 내가 봐도 쩜.
실제로 단 한 발의 브레스에 항공모함 옆구리가 뜯겨져 나간 모양새였다.
뜯겨진 사이를 비벼비벼의 브레스가 관통한다.
누벼누벼의 브레스와는 다르게 레이저 빔과 같이 관통형 브레스였다.
엄청난 속도로 날아간 비벼비벼의 브레스는 항공모함 내부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
콰콰콰콰콰쾅!
폭발로 인해서 항공모함의 갑판이 마구 뜯겨졌다. 수많은 병사들이 폭발에 휘말려 낙하산도 없이 수백 미터 지상으로 떨어졌다.
-지금일세. 레 사장.
“땡큐.”
누벼누벼가 최대한 가깝게 항공모함에 붙었다.
레기온은 누벼누벼의 등에서 뛰어내려 갑판에 가볍게 착지했다.
드레이져가 그의 뒤를 따른다.
-굿 럭.
두두두두두!
누벼누벼와 비벼비벼가 대공포를 피해서 곧바로 상승했다. 항공모함에서 멀리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부를 때까지는 접근을 하지 않을 것이다.
레기온은 슬쩍 주변을 보았다. 온통 검은 연기가 가득하다.
와이번 전대와 제국군 제1함대의 교전이 치열하게 전개가 되고 있었다.
마력탄을 모두 소비한 와이번들은 급히 노획한 전함으로 돌아가 탄환을 채우고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어느 한쪽도 우세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양쪽의 병력이 조금씩 소모되어 간다.
레기온이 위험을 무릅쓰고 항공모함에 잠입한 이유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전개였다.
이러다가는 양패구상 한다.
그럼 누가 가장 좋아할까?
아마도 그 대주교인지 뭔지 실실 쪼개는 그 새끼겠지.
그 새끼가 좋아하는 꼴은 죽어도 못 본다.
잃었으면 채워 넣어야지.
안 그래?
“자, 가 볼까.”
“그럽시다.”
레기온과 드레이져가 항공모함의 함장실을 향해서 걸음을 옮겼다.
그들이 잠입한 것을 확인한 수십 명의 강습 레인저들이 검을 들고 뛰쳐나왔다.
레인저들의 눈빛이 기세등등하다.
“드레이져.”
“왜 부르오.”
“나 배고파.”
“뭔 개소리요.”
“힘이 없으니까 네가 하라고.”
“나 참. 별.”
드레이져는 피식 웃으면서 앞으로 나섰다.
레기온은 드레이져의 뒷모습을 유심히 살폈다. 그도 드레이져가 9성급을 돌파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초그랜드 마스터에 도달했다.
자신의 능력으로도 드레이져의 마력을 짐작할 수가 없었다.
아마도 상상 이상.
그렇기에 궁금하다.
드레이져와 리치 마몬.
내 앞에서 졸라 잘난 체를 했었지.
이젠 내 시대는 갔고 너희들 시대가 왔다고.
그래, 실력 한번 보자.
레기온의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백 명에 가까운 강습 레인저들이 ‘악!’ 소리와 함께 풀썩 쓰러졌다.
레기온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드레이져가 무슨 마술을 펼쳤는지 그는 안다. 그 역시 얼마 전에 안 경지다.
마력을 뛰어넘으면 그것을 무형의 능력으로 전환할 수가 있다.
마력 위에 마력.
그것은 초마력!
자신의 반경 안에 들어온 모든 생명체의 기운을 모조리 조종해 버리는 것이다. 초마력 안에 들어간 일반인들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다.
초 그랜드 마스터가 초마력을 발산한다?
마음만 먹으면 보병 군단 안에 들어가서 초마력을 발산하는 것만으로도 전멸을 시킬 수가 있었다.
드레이져가 레기온을 슬쩍 바라본다.
어떻수? 이거 할 수 있수? 라고 묻는 표정이다.
레기온은 그를 향해서 가운데 손가락을 내밀었다.
“너 잘났다.”
어쩐지 배가 아프다.
* * *
전함 레기온호.
레기온이 이름을 붙인 것은 아니다. 그는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런 얼굴 팔리는 짓은 하지 않는다. 그도 쪽팔린 것이 무엇인지는 안다.
하지만 부하들이 무조건 첫 번째 배틀십에는 영주의 이름을 붙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싫어. 쪽팔려.”
레기온이 말했다.
“좋습니다. 결정됐습니다. 전함에는 영주님의 이름을 붙이겠습니다.”
“실컷, 못 들었어? 싫다고.”
“자, 모두 작업을 시작하세요. 알렉산더 가문의 깃발도 다는 것을 잊지 말고요. 전함의 색은 검은색으로 합시다. 밤에는 아예 보이지도 않게.”
“이봐요! 실컷!”
“자자, 시간이 없습니다. 우리 레기온호가 하늘을 나는 순간 알렉산더 가문의 위용도 함께 날아오를 것입니다.”
“내 말 씹냐!”
작업자들은 자신의 일에만 집중한다.
레기온은 어이가 없었다.
아아, 이제 나의 위엄이라는 것은 없구나.
레기온은 슬퍼하면서 술이나 마셨다.
레기온 전함은 외형만 변한 것이 아니다. 비데와 스토브 잡스는 전함을 완전히 업그레이드시켰다. 그들의 능력으로서는 제국의 기계화 마법을 따라갈 수는 없다. 화력도 그들이 만든 무기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엔진의 성능만큼은 개량하여 본래의 능력보다 20퍼센트 이상 출력을 높일 수가 있었다.
그렇게 전함 레기온과 네 척의 함선이 최대한의 병력을 싣고 제국군을 쫓았다.
“전 군 준비하세요. 적들의 꼬리가 보입니다.”
라이스는 대기를 하고 있는 병력들을 향해서 말했다.
겨우 1천 명의 병력이다.
적은 80만 대군.
아무리 꽁지가 빠지게 후퇴를 하고 있는 중이라지만 1천으로 80만을 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불가능하다고 여기지만 레기온이 하라고 한다.
영주가 까라는데 까야지 별수가 있나.
그나마 소수의 병력으로도 적들과 싸울 수 있는 협곡이다. 이곳에서 왕국군 제3보병군단이 전멸을 당했다.
멍청한 군단장 놈이 지리적 위치의 유리함을 포기하고 뒤쪽으로 빠져서 배수의 진을 펴는 바람에 제3보병군단은 압도적인 물량 앞에서 힘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전멸을 하고 말았다.
만약 협곡의 좁은 부위를 꽉 움켜쥐고 싸웠더라면 최소 제국군의 진군을 보름 이상 늦출 수가 있었을 것이다.
덜컹-
다섯 척의 함선에서 강습병들을 낙하시키기 위한 모든 문이 열렸다.
-크르릉!(씨파, 존내 높아!)
낙하를 하려던 세피아가 깜짝 놀라서 뒤로 물러났다. 예상보다 훨씬 높았다.
협곡의 위치가 까마득하게 보였다. 잘못 떨어지면 사지가 부러져서 죽을 것만 같았다.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
-크르릉.(애들 본다. 닥치고 빨리 뛰어.)
부단장이자 세피아와 결혼을 약속한 누비라가 으르렁거렸다.
세피아가 예비 신부 누비라에게 꼼짝 못 한다는 것은 영지민이라면 모두 안다.
영지민들은 그런 세피아를 보면서 기특해했다. 저런 강자도 마누라를 그렇게 위하는구나. 그런데 내 남편은 왜 저러지 못할까.
남편들은 세피아를 가리켜 이벤트 중독이라고 한다.
누비라의 생일이면 하루 종일 풍선을 불어서 하늘을 가득 메운다.
에드벌룬 수백 개가 떠 있는 것 같았다.
풍선 하나하나에 ‘누비라 사랑해’가 적혀 있었다.
영지에 부부 싸움이 폭등했다.
사귄 지 100일이 됐을 때는 산속에서 몇 시간 동안 꺼지지 않은 마법불로 하트를 만들었다.
밤이 되면 수 킬로미터 밖에서도 확인이 된다. 그 산을 가득 메운 마법의 불꽃이자 사랑의 세레나데를 본 부인들은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들은 남편에게 말했다.
“나도 저렇게 해 줘.”
미친…….
저런 짓을 하기 위해서 산속에 갔다간 몬스터한테 잡아먹혀요. 세피아 님과 나를 비교하지 말아 달라고!
또 영지에 부부 싸움이 폭등했다.
세피아가 이벤트를 하는 날이면 영지에 부부 싸움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일제히 늘어난다.
실제로 이혼 소장을 가지고 레기온 법정을 찾는 사람들도 있었다.
누비라도 그런 세피아에게 고마워한다.
하지만 종종 이렇게 철이 없는 행동을 할 때면 그녀도 좋게 말이 나오지 않는다.
워낙 괄괄한 그녀였다.
세피아와 결혼을 앞두고 있어서 조신하게 행동하려고 노력을 하는 것뿐이다.
성격이 폭발하면 누구도 말리지 못한다.
-크르릉.(너무 높다고.)
세피아는 애걸하듯이 말했다.
-크르릉.(알겠어. 내가 보내 줄게.)
-크르르릉.(보내? 어딜? 야, 야, 하지 마! 하지 말라고…….아아악.)
누비라는 세피아를 발로 차 버렸다. 세피아는 비명을 지르면서 지상으로 추락했다.
누비라는 뒤를 돌아봤다.
흉악한 흉광이 어둠 속에서 가득하다. 함선에서 낙하를 해야 하기에 평상시보다는 무장이 무척이나 단출하다. 평상시에 그들의 무장은 1톤에 가까웠다.
하지만 지금은 경장갑만 착용했다. 경장갑이지만 인간들이 들 수 있을 만큼 만만한 것은 아니었다.
-크르릉!(오거 군단 출격! 다른 부대에 밀리지 마라!)
-크르릉!(옛썰!)
오거들이 낮고 힘 있게 대답했다.
-크르릉!(간다!)
누비라가 전함 레기온에서 뛰어내렸다. 차례대로 오거들이 낙하산을 메고 지상을 향해 빠르게 떨어졌다.
누비라는 힐끗 다른 함선을 보았다.
레기온 영지에서 내로라하는 최정예 병력들이 순차적으로 지상을 향해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알게 모르게 그들은 서로에 대한 경쟁심이 있다.
서로가 최강이라고 자부한다.
하지만 실력이 엇비슷하여 확실하게 승부를 낼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승부를 가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실전이다.
누가 적들을 하나라도 더 때려잡느냐에 따라서 포인트가 높아진다.
적을 쓸어버리는 것이라면…….
우리 오거보다 나은 자들이 없지.
가자!
우리가 레기온 영지 최강의 부대다.
쐐애애애액!
누비라는 낙하산도 펴지 않고 더욱 공격적으로 협곡을 향해서 낙하했다.
* * *
지상군 사령관 여곡성 후작은 피곤함을 무릅쓰고 말을 몰았다.
본래대로라면 휴식을 취하고 저녁을 먹어야 할 시간이다.
하지만 상황상 느긋하게 앉아서 쉴 시간이 없었다. 1분 1초라도 빨리 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들이 아는 것은 단 하나!
드래곤이 본국을 습격했다는 것!
이유는 모른다.
지금은 어떤 정보도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이미 10개 정보부 레인저를 급파했지만 아직까지 한 명도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속이 답답하고 쓰리다.
“사령관 각하.”
부관이 여곡성 후작을 넌지시 불렀다.
“왜?”
여곡성 후작은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부관을 바라봤다. 그의 눈동자는 피곤에 쪄 들어 있었다. 핏발이 섰고 누렇다. 입을 헹구지 못해서 입안에서는 독한 냄새가 났다.
본인 자체가 금방이라도 쓰러져서 잠이 들 것만 같았다.
“부대를 쉬게 해 주셔야 합니다.”
“1시간만 더 행군한다.”
“어제도 겨우 2시간 쉬었습니다. 그것도 막사가 아닌 노상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새벽이슬을 맞은 많은 병사들에게 감기가 찾아왔습니다. 최소한의 체력은 보존시켜야 합니다. 보십시오.”
부관은 터덜터덜 걷고 있는 병사들을 가리켰다.
분명 엄청난 승리를 거둔 제국군이지만 그런 위업을 달성한 표정을 지은 자들은 한 명도 없었다.
차라리 패잔병이라면 믿을 것이다. 그들의 안색에는 피곤함이 가득했다.
몇몇 병사들은 자면서 걷는다. 자면서 걷다가 논두렁에 빠져서 다리가 부러지는 병사도 있었다.
“으음.”
여곡성 후작이 보기에도 확실히 심하다.
전투에서는 많은 병력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회군 도중에 그보다 많은 병력을 잃을 수도 있었다.
쉬어야 한다.
그도 안다.
그럼에도…….
본국을 생각하면 쉴 수가 없었다.
본국으로 진입하기 전, 마지막 날 쉬면 된다.
“한 시간만……. 한 시간만 더 행군을 한 후에 쉬도록 한다. 자네가 부하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쉬는 것은 사치다. 만에 하나…….”
본국이 드래곤들에 의해 무너졌다면 어찌할 것인가? 라는 말이 입안에서 맴돌았다. 해서는 안 될 말이다.
제아무리 드래곤들의 대규모 습격이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제국이 무너진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지만 계속해서 밀려오는 불안감을 해소시킬 방법이 없었다.
제국군의 최정예 병력은 이곳에 있다.
비록 제국의 수도를 지키는 방위군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화력이 약한 그들이 하늘을 나는 드래곤들과 맞상대를 하여 승리를 했을 것이라고는 생각이 되지 않는다.
각 지역에 퍼져 있는 지방군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중앙군이 없는 지금-
수도 방위 군단이 무너졌을 것이라고 판단이 되는 지금.
그곳은 무주공산이다.
“알겠습니다.”
사령관의 마음을 이해한 부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부하들을 독려하기 위해서 뒤로 빠졌다.
그런데-
그의 시야에 뭔가 이상한 것이 잡혔다.
늦은 밤은 아니지만 해는 졌다.
달이 환하게 떴기에 행군이 가능했다. 피아의 식별도 어렵지 않았다.
그렇기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뭔가도 발견을 할 수가 있었다.
적어도 수백 기 이상.
그것들은 갑자기 뭔가를 펼쳤다.
강습 레인저들이 사용하는 낙하산이었다.
이곳에 강습 레인저가 낙하를 할 이유가 없었다.
두근두근.
갑자기 부관의 심장이 심하게 뛰기 시작했다.
설마…….
설마 아니겠지.
이윽고-
모든 낙하산이 부대들 사이로 떨어졌다.
뭐지?
저들은 뭐지?
“으아아아악!”
부하들의 비명이 터지기 시작했다. 수백, 수천 명의 박살 난 시체들이 허공으로 떠오르는 비현실적인 장면이 부관의 눈에 똑똑히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