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471)
마법은 괜히 배워서-472화(472/502)
# 472
궁극 골램 T-3000 1
레기온은 기쁘면서도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제 30회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그 안에 대주교와 결판을 내야 한다.
본래 스토리는 어떻게 되냐고 작가한테 물어보고 싶었다. 아니면 아무런 생각이 없었던 것일까.
왜 이런 막장이 나오는 것일까.
누가 봐도…….
터보레이터네.
아니 터미네이터인가.
터보레이터는……, 네이년에 찾아보도록.
어쨌든 스토리 진행이 이렇게 급작스러워도 되는 것일까. 너무 중간을 뭉텅뭉텅 잘라 먹는 느낌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독자가 다음에도 봐주지 않을까.
이상하게 끝을 맺어 얼마 있지도 않은 독자들까지 외면하게 만들면 그런 바보가 따로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다신 이 작가의 소설에 출연하지 않을 것이다.
도대체 이 소설은 어떻게 끝나려는 것일까.
사실 대충이라도 예상은 가야 한다.
일반적인 범주라면 내가 스톤 헤드교의 대주교를 이기고 대륙의 평화를 되찾겠지?
안 그래?
독자 여러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한데 작가의 미친 생각을 도저히 모르겠다.
어쩌면 전작 아벨라즈가의 형제들이나 맹수의 도시처럼 새드 엔딩으로 끝날 수도 있겠다 싶다.
욕을 끝장나게 먹은 글들이다. 살짝 봤더니 악플로 도배를 했더라.
그렇지만…….
놀랍게도 작가는 욕은 먹었으되 아들에게 타오르지 마 티버스터를 사 줄 수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니…….
미친 작가가 돈에 눈이 멀어서 나를 죽이는 것은 아니겠지?
그러니까 이순신 장군님처럼 스톤 헤드교를 모두 물리친 다음에 내가 죽는 거지.
“내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 라고 말을 하면서.
씨발.
만약 그딴 식으로 결론을 내기만 해 봐.
독자들이 까기 전에 내가 작가 널 까 주마.
아아, 불안하다. 불안해.
어쩐지 그런 결말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듯하다.
“표정이 왜 그래?”
비데가 물었다.
“이거 저작권에 걸리지 않겠냐. 터미네이터 베낀 것 같잖아.”
“아니야.”
“아니라고?”
“오마주야.”
“오마주는 개뿔, 오마주의 뜻을 모르냐?”
“어쨌든 난 안 베꼈어. 이건 창작물이야.”
“아무리 봐도 아닌데.”
“그리고 제임스 카메룬이 T-3000을 알겠냐?”
“알 수도 있지.”
“모른다에 내 돈 전부와 손모가지를 걸지.”
“누가 제임스 카메룬에게 메일을 보낼 수도 있잖아.”
“절대 그런 일 없어. 이 작가가 해리포터를 쓴 것도 아니고. 그런 걱정하는 네가 더 이상해. 그러니까 마음껏 T-3000을 활용하도록.”
“아아, 정말 날이 갈수록 근심 걱정뿐이네.”
“스톤 헤드교와 승부를 보기 위해서는 이런 무기가 필요해. 드래곤들까지 포섭한 놈이다. 어중간해서는 결코 이길 수 없을걸.”
“그거야 그렇지만.”
“서두르라고. 곳곳에 스톤 헤드교 지부 놈들이 쫙 깔려 있으니까. 놈들이 자살 폭탄이라도 시도하기 시작하면 피해는 끝도 없이 퍼질 거야.”
레기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영지의 전력과 스톤 헤드교의 전력을 객관적으로 평가를 해 봤다.
남들이 보기에는 절대 강자들이 득실거리는 영지였다. 자신이 봐도 대단하다.
하지만 국가 전력으로 비교를 하게 되면 그 수준은 미미해진다.
귀족에 비해서 엄청나게 강한 것일 뿐이다.
그럼 스톤 헤드교는?
그들은 이미 수백 년간 전력을 차곡차곡 쌓아 왔다.
더군다나 드래곤들만 해도 수백 마리가 넘는다. 한 마리, 한 마리의 능력치가 그랜드 마스터, 9서클급이다. 윕급 드래곤 열댓 마리만 공격을 시작해도 영지는 초토화가 될 수 있었다.
드래곤들을 막을 수 있는 자들은 한정되어 있으니까.
더군다나 놈들이 일으킨 수십만의 언데드 군단도 문제였다.
놈들이 얼마나 많은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너무 위험해서 파견을 나간 레인저들도 접근조차 하지 못했다.
당연하다.
산 사람이 언데드 틈에 낄 수는 없으니까.
이쪽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멀리서 놈들의 행군 방향을 짐작하는 것뿐이었다.
플라잉 언데드들 때문에 신병기 드론조차 띄우기가 쉽지 않았다.
전력을 모두 합하면 1 대 100 정도 될까.
압도적으로 우리가 불리하다.
그렇다면…….
레기온은 T-3000을 바라봤다.
“그 새끼들 짜증 나게 만들어 줘야겠다.”
예로부터 가장 짜증 나는 병법이 있다.
치고 빠지기.
크게 생각할 필요 없이 어떤 새끼가 몰래 찾아와 내 마빡에 돌을 던진 다음 ‘나 존나 빨라. 나 잡아 봐라. 양아치 새끼야.’라고 욕을 한 후에 도망친다고 생각을 해 보자.
아아, 생각만 해도 빡이 돈다.
근데 그 새끼가 진짜로 존나 빨라.
미친 듯이 뛰었지만 못 잡았다.
너무 뛰어서 오바이트도 했다.
놈을 놓쳤다.
근데 이 새끼가 밤에 또 찾아오네. 막 밥을 먹으려는 찰나에 밥그릇을 발로 차서 또 도망친다.
“밥이 목구멍에 넘어 가냐. 이 양아치 새끼야.”
이러고.
존나 열 받는다.
또 놈을 잡으러 간다.
역시 못 잡는다.
이런 일이 아침, 점심, 저녁으로 계속된다. 나는 계속 놈을 잡으러 가지만 끝내 못 잡는다.
스트레스는 극에 달한다.
나중에는 작은 풀잎 소리만 들려도 화들짝 놀란다. 돌팔매질에 맞아서 마빡은 퉁퉁 부었다. 코도 부러졌다. 놈은 절대 나한테 접근을 하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혼전계다.
내가 이런 것을 어떻게 아냐고?
내가 킹덤만 읽을 줄 아냐. 다른 책도 꽤 많이 읽었다. 그러니까 너무 무시하지 말도록.
“얘 이름이 뭐야?”
레기온은 비데에게 물었다.
“양산형 골램이야. 그냥 코드명 T-3000. 이름은 네가 지어 줘.”
“흐흠. 킬 스톤으로 하자. 그 새끼들 싹 밀어 버리는 느낌으로.”
“나쁘지 않네.”
“좋아. 일단 업데이트가 된 스톤 헤드교의 지부부터 박살을 내 볼까.”
레기온은 입술을 비틀면서 웃었다.
너희가 얼마나 강한지 안다.
그래도 호락호락 당해 줄 이유는 없었다.
최대한 너희들의 등골을 빼먹어 주마.
* * *
T-3000.
킬 스톤이란 이름을 받은 최첨단 인간형 골램은 유흥업소를 운영 중인 스톤 헤드교 지부 앞에 섰다.
이미 깁스가 1년 전부터 파악을 하고 있던 곳이다.
예전에 레기온을 꽤 오랫동안 괴롭힌 라일락이라는 NPC가 있다.
그녀로 인해서 압둘 자바와 부하들이 크게 다쳐서 몇몇은 목숨을 잃었다. 압둘 자바도 열흘 이상 생사를 헤매기도 했다.
라일락이 레기온의 영지에서 부하들을 습격할 수 있었던 이유?
내부 잠입 덕분이었다.
그것을 알기에 레기온은 자신의 영지부터 탈탈 털었다. 아니나 다를까. 놈들은 이미 다른 방식으로 기생충처럼 영지 내부에 숨어들어 와 있었다.
놈들을 끝까지 끌어들이기 위해서 내버려 뒀다.
그들은 간도 크게 3개의 지부를 공작령에 설치했다. 레기온이 모른 척을 하자 놈들은 꽤 거물급을 파견했다.
주교 발렌타인데이.
이름부터 엿 같은 놈이다.
대기업의 상술에 얼마나 많은 초콜릿이 희생을 당했는가. 차라리 그 돈으로 술을 사들고 여관을 가라, 라고 레기온은 말하고 싶었다.
어쨌든 놈들을 최대한으로 키웠으니 끝을 내야 할 때였다.
레기온과 비데는 킬 스톤의 어깨에 붙은 CCTV 마법무구로 상황을 지켜봤다.
킬 스톤은 유흥업소의 입구에서 간판을 보았다.
룸 스톤.
미친놈들.
룸 스톤이라니. 우리가 모를 줄 알았나.
10대, 20대, 200명 항시 대기.
30대 유부녀 항시 대기.
아주 퇴폐적인 말을 크게 써 붙이고 광고를 했다.
처음에는 눈치를 보던 다른 업소들도 아무런 단속을 하지 않자 스톤 헤드교 놈들과 비슷한 간판을 내걸고 장사를 하기도 했다.
그냥 내버려 뒀다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다.
오늘 이후로 모든 변태 업소들은 철퇴를 맞게 되리라.
“아하, 잘생긴 형님, 처음 보는 얼굴인데. 찾으시는 아가씨라도 있으신가요?”
삐끼를 하던 웨이터가 킬 스톤에게 다가와서 아주 친한 친구처럼 살살 녹는 눈웃음을 흘렸다.
킬 스톤은 웨이터를 바라봤다.
-이름 : 아이킬.
-나이 : 42세. 스톤 헤드교 신마약으로 노화를 방지 중.
-스톤 헤드교 신자.
-전투력 : 121.
-제거.
킬 스톤은 손가락을 들었다.
웨이터는 웃으면서 킬 스톤의 손가락을 바라봤다.
킬 스톤의 손가락이-
갑자기 쑥 늘어나 아이킬의 눈을 뚫어 버렸다. 두개골을 뚫고 들어간 손가락은 벽까지 박혔다. 아이킬은 잠시 금붕어처럼 입을 뻐끔뻐끔거리더니 그대로 무너졌다.
“…….”
“…….”
유흥업소를 찾았던 많은 남성들이 놀라서 입을 벌리고 시체를 바라봤다.
너무도 갑작스러운 살인이기에 보고서도 믿기지가 않는 모양이었다.
킬 스톤은 말했다.
“나는 레기온 특무대 소속 킬 스톤. 내가 받은 명령은 스톤 헤드교 신자들 전원 사살이다. 포로는 필요가 없다. 그러니 스톤 헤드교과 관계가 없는 사람들은 모두 도망치도록. 지금부터 10초의 여유를 주도록 하겠다. 10초 뒤에도 남아 있는 사람들은 스톤 헤드교의 신자들로 간주하고 모두 척살하겠다.”
남성들의 귓가에 똑똑히 박힌 글자는 ‘레기온’, ‘전원 사살’이었다.
대체로 영주는 자비롭다.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영지 내에서 범죄를 저지른 자들에 대해서는 결코 자비롭지 않다.
영지에서도 연좌제는 사용한다.
특히 중범죄를 저지른 자들에게는 이유 불문하고 연좌제를 적용한다.
한 중년 남성이 어떤 소녀를 강간하고 죽였다. 그럼 중년 남성만 벌을 받는 것이 아니다.
가족의 모든 재산을 빼앗고 맨몸으로 영지에서 추방시켜 버린다.
혹자는 말한다.
왜 아무런 죄를 저지르지 않는 범죄자의 가족들에게도 벌을 내리냐고. 너무한 것 아니냐고.
해서 레기온은 말했다.
피해자의 가족은?
피해자의 가족은 평생 고통받아야 하는데 가해자의 가족들은 왜 발을 뻗고 자야 되지?
나는 가해자를 보호하지 않는다.
가해자에게 사형도 시키지 않는다. 피를 토하면서 쓰러져 죽을 때까지 탄광에서 일을 시킬 거다.
가족들의 고통을 동영상에 담아서 가해자에게 매일 보게 할 것이다.
이게 다 너 때문에 벌어진 일이야.
그러니까 연좌제에서 벗어나고 싶으면 범죄를 저지르지 마.
술 먹어서 기억 안 난다는 새끼는 가중 처벌이니까 알아서 해.
유흥업소를 찾으려는 남성들은 순식간에 술이 몽땅 깨는 듯한 느낌이었다.
킬 스톤이라는 자가 숫자를 세고 있었다.
여기 있다가는 정말 큰일 난다.
남성들은 썰물이 빠지듯이 유흥업소 근처에서 사라졌다.
남은 사람은 유흥업소에서 일을 하는 스톤 헤드교 신자들뿐이었다.
킬 스톤이 눈앞의 웨이터들을 보았다.
-미투킬. 스톤 헤드교 신도.
-아이러브헬. 스톤 헤드교 신도.
웨이터들이 발목에 찼던 잭나이프를 꺼내 들었다. 그들은 킬 스톤을 보면서 외쳤다.
“너는 누구…….”
그들은 끝까지 외치지 못했다.
킬 스톤은 감정이 없다.
인간과는 완전히 다르다.
맡은 임무만 충실히 이행한다. 그가 보는 눈앞의 인간들은 생명체가 아니었다.
척살해야 할 존재로만 각인을 하고 있었다.
당연히 대화 따위는 필요가 없었다.
킬 스톤은 순식간에 그들을 지나쳤고-
스톤 헤드교의 신도들은 목이 잘려서 바닥에 떨어졌다.
킬 스톤의 옆으로 피 분수가 죽죽 뿜어져 나왔다.
피의 빗물 사이로 킬 스톤이 감정 없이 저벅저벅 걸어갔다.
“도대체 어떤 새끼야?”
“씨발, 뒈졌어.”
“우리가 누군 줄 알고!”
수십 명의 무장한 스톤 헤드교 신자들이 유흥업소 문을 열고 우르르 몰려나왔다. 눈빛에는 살기가 등등하다. 몇몇은 마법을 사용할 수가 있었다.
몇몇은 마나 블레이드 사용이 가능하다. 그들은 스톤 헤드교의 신약에 의해서 몇 배나 되는 능력을 폭발시킬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자신만만하다.
하지만 상대는 오러 블레이드에도 죽지 않는 킬 스톤이었다.
킬 스톤은 아무런 표정도 없이 그들 사이로 걸어갔다.
열 개의 손가락이 쇠꼬챙이로 서서히 변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