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481)
마법은 괜히 배워서-482화(482/502)
# 482
최종 결전 개막! 1
레기온 공작령 최외각 성벽.
성벽 쌓기에 예술인이라 불리는 갈릴레오(레기온 영지 초창기의 이민자)가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성벽이다.
사실 이 성벽은 미완성이다. 완성을 하기 위해서는 영지 전체를 빙 둘러야 하지만 공정률은 30퍼센트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적들의 주요 침입로는 모두 막았다. 갈릴레오와 인부들이 목숨을 걸고 서둘렀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공작령 외각까지 몽땅 뚫릴 뻔했다.
그곳을 베이컨과 전속 하인, 5천 명의 정규직 병사, 고블린 부대, 조나스와 포르세가 이끄는 오크 군단의 연합군이 지키고 있었다.
놈들은 2개 지역에서 밀고 내려온다.
즉 부대를 2개로 나눠야 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북쪽은 뱀파이어 군단과 귀족들의 연합군, 골램 군단, 마탑의 마법사들이 막는다.
2차 방어진지가 설정되어 있기는 하다. 숫자도 훨씬 많다. 하지만 그들로서는 2차 진화까지 성공한 언데드들을 막을 수가 없었다.
사실상 1차 방어선이 뚫리면 레기온도 손 쓸 방법이 없었다.
그렇기에 모든 최정예 부대를 두 개로 나눠서 스톤 헤드교의 미친 광신도 놈들을 막는 것이다.
동부 지역의 방어선을 책임지는 베이컨은 잠시 주인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수백 명의 상급 전사, 마법사들이 사막의 방에서 나왔다.
인간들보다 월등한 체력을 가진 뱀파이어, 라이컨슬로프, 오거, 오크들도 그곳에서 죽다 살아났다.
이건 비밀인데 세피아가 가장 먼저 덥다면서 나가고 싶다고 문을 두드렸다.
큭큭큭!
세피아에게 당했던 사람들은 그런 그의 모습에 굉장한 통쾌함을 느꼈다.
물론 사막의 방에서 나갈 때-
눈물 짜면서 ‘여긴 더워. 난 더운 게 싫어. 에어컨 좀 틀어 줘. 나는 땀이 많단 말이야.’라고 말했던 세피아는 완전 괴물이 되어서 나갔다.
전속 하인들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세피아를 보면서 혀를 내둘렀다.
생각을 해 보라!
오거는 근접 전투의 달인이다.
그런 오거가 하늘을 날아다닌다. 하늘만 날아다니냐? 아니다. 마음먹은 대로 텔레포트도 사용한다.
지가 마법사야 뭐야.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기술을 사용하는데.
가장 믿지 못 할 기술 중에 하나는 세피아가 브레스까지 사용하게 됐다는 것이다.
누군가 브레스를 사용하는 세피아를 보면서 ‘기가 막히는군. 진화의 한 장면을 보고 있어. 저 오거는 오거 하트가 생겨났다.’라고 말했다.
오거 하트?
씨발, 드래곤 하트도 아니고 오거 하트? 혹시 세피아의 배를 갈라서 오거 하트를 먹으면 우리는 엄청난 능력을 얻게 되는 것인가?
물론 세피아의 배를 가르기 전에 우리의 배가 갈라질 가능성이 99퍼센트지만.
그 외에도 상상 이상의 능력을 얻은 자들이 많았다.
하나하나 설명을 하고 싶지만 지면이 얼마 없는 관계로 생략하겠다.
어쨌든 우리는 몇 번이나 죽음의 고비를 넘었지만 전원 완벽한 실력의 업그레이드를 이루고 사막의 방을 졸업했다.
방을 나서면서 베이컨은 뭔가를 보았다.
왜 중력이 30배로 되어 있을까.
우리가 가장 적응하기 어려웠던 것은 중력을 버티는 것이었다.
겨우 열 배의 중력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일주일 동안은 꼼짝도 못 하고 누워서 똥오줌을 쌌다. 물을 마시러 가지도 못 할 정도였다.
대부분 중력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사막에서 뱀처럼 기어 다녔다.
중력을 버티는 데만 거의 6개월이 소비될 정도였다.
그런데!
10배가 아니고 30배?
어떤 개쉐리가!
우리가 어떤 개고생을 했는지 아나?
“저거 누가 저랬어?”
베이컨이 정규직 병사 중에 한 명을 붙잡고 물었다.
“뭘요?”
“중력 30배로 누가 해 놨냐고?”
“어?”
“어? 라니.”
“저게 왜 30배로 되어 있죠?”
“내가 아냐?”
“제가 알기론 10배였는데요.”
“그런데 왜 30배로 되어 있냐고.”
“글쎄요.”
병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베이컨은 어금니를 꽉 깨물면서 하늘을 올려다봤다. 저렇게 눈에 잘 띄는 곳에 있는데……, 아무도 30배인지 몰랐단 말인가.
“우리는 1년이지만 이곳에서 시간은 겨우 하루였다고. 모를 수도 있지.”
로또가 그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위로했다.
젠장,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
전원이 강해졌다.
그냥 강해진 것이 아니다. 본래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한계까지 끌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고질적인 병을 얻었다.
그건 무지막지한 중력 때문에 생긴 허리 디스크였다.
신경을 안 쓰면 허리가 엄청 아프다. 잠을 잘 때면 허리 찜질을 하고서야 잠이 들 정도였다.
이게 모두 저 중력 30배라는 것 때문이라고 생각하자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베이컨도 조금 허리가 안 좋다.
아무래도 신전에 한번 가 봐야겠다.
남자한테는 허리가 많이 중요하다고 하던데.
“고생했어.”
레기온이 다가와 사막의 방에서 나온 병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와우, 너희들 정말 강해졌구나.”
레기온의 말에 전속 하인들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실제로 그들은 결코 넘볼 수 없었던 경지를 전원이 손에 넣었으니까.
레기온은 씨익 웃으면서 무형의 오러를 발사했다. 그의 머릿속에서 약간의 공간 일그러짐만 있었을 뿐 누구도 눈치를 채지 못했다.
위력은 즉살!
단숨에 3미터 강철을 뚫고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파괴력을 지녔다.
마력 디펜스로는 결코 막지 못한다.
소리도 없는 침묵의 암살자는 전속 하인들의 코앞까지 도달했다.
막지 못하면 팔다리가 잘려 나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베이컨을 비롯한 전속 하인들은 손바닥을 흔드는 것만으로도 레기온의 오러를 상쇄시켜 버렸다.
레기온의 입이 떡 하니 벌어졌다.
전원이-
소드 마스터에 이르렀다.
그리고-
레기온은 작심하고 베이컨을 향해 손바닥을 내리쳤다. 거대한 길로틴이 형상화되면서 베이컨의 머리 위로 뚝 떨어진다.
베이컨은 마법검으로 발도술을 펼쳤다. 순간 강력한 두 개의 에너지가 한꺼번에 뒤섞이면서 소멸이 된다.
지금 레기온이 펼친 기술은 초마력이다.
소드 마스터라고 해도 구경조차 하지 못하는 마력이었다.
즉-
레기온은 입술을 뒤틀었다.
설마- 설마했는데…….
정말 대단한 놈이다.
“무의 극의를 보았구나.”
“다 주인님 덕분입니다. 주인님이 아니었다면 산적질이나 하다가 기사들에게 잡혀서 죽었을 몸이니까요.”
“무슨, 다 네 복이지. 축하한다.”
“감사합니다. 주인님의 이 높은 은혜를 언제 다 갚을지 모르겠습니다.”
레기온은 그냥 웃기만 했다.
동료들이 베이컨의 주위에 몰려들었다.
“야, 야. 그게 무슨 말이야?”
“무의 극의? 우린 그런 것 못 봤는데.”
“너 감추고 있는 것 있지?”
“아오, 뭔데. 존나 궁금해.”
레기온은 그들에게 한마디를 해 줬다.
“뭐야? 같이 있으면서 그것도 몰랐어?”
“네?”
“베이컨……, 그랜드 마스터다.”
“뭐라고요?”
“못 들었냐? 그랜드 마스터라고.”
“진짜로?”
그곳에 있던 거의 모든 사람들이 베이컨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랜드 마스터라니!
단 하루 만에 그랜드 마스터에 이를 수가 있다니.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다.
레기온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면서 2차로 진입할 사람들을 보았다.
드레이져를 비롯하여 최상급 전사들이 모여 있었다.
“너도 진짜 갈 거냐?”
레기온은 리치 마몬에게 물었다.
“네.”
“너 10서클 마스터했다면서. 지금도 무적 아니야? 굳이 들어갈 이유는 없을 것 같은데.”
“주인님, 저는 아직 강해질 여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류 최초로 11서클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10서클만 하더라도 자신들이 살고 있는 혹성 하나를 통째로 날려 버린 마법이 다수가 있다.
한데 11서클이라니.
설마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를 아예 박살을 내는 것은 아니겠지?
거기까지 가면 실감이 나지 않을 듯했다.
완전 초인 시대가 아니던가.
그래, 이해는 한다.
작가의 마음이 바짝바짝 타겠지.
500회나 줄이면서도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연계되어야 하니까.
하지만 나는 작가에게 고하고 싶다.
이미 밸런스는 파괴됐다.
그러니 마무리만 멋지게 해라.
억지 내용 넣지 말고.
하는 김에 나는 20서클 마스터로 만들어 주면 좋겠다. 닥터 스트레이트처럼 차원을 마음대로 돌아다니게. 작가가 사는 세상으로 가서 초대박 장르 소설을 그대로 가지고 와서 팔면 이곳에서도 대박이 나지 않을까.
생각만 해도 즐겁다.
자자, 현실로 돌아오자.
“알았어. 잘해 봐. 너희들도.”
레기온은 드레이져와 프리티아를 보면서 말했다.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막의 방으로 향했다.
쿵!
문이 닫혔다.
중력은 30배로 고정되어 있었다.
프리티아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중력이 너무 높으면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한다. 적당한 중력이 스킬과 능력치를 높여 준다.
중력 30배 정도가 가장 좋다, 라고 말을 했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레기온은 중력을-
100배에 놓았다.
잠시 후-
누군가 사막의 문을 두들겼다.
-살려 줘!
-씨발, 어떤 새끼야! 어떤 새끼가 중력 조절 장치 건드렸어!
-아이고, 해골 살려!
레기온은 빙그레 웃으면서 중력 조절 장치에 ‘내일까지 아무도 건들지 마시오.’라고 적어 놓았다.
상황을 생각하니 피식피식 웃음이 나오는 베이컨이었다.
자신들은 겨우 30배의 중력에도 미치는 줄 알았다. 죽다 살아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데 100배라니.
자, 이해가 안 가는 독자들을 위해서 쉽게 풀이를 해 주겠다.
100킬로그램의 남자의 몸무게가 100배면 얼마일까요?
정답은 1만 톤입니다.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몸무게가 개조 중인 배틀십만큼 무겁다는 것이.
모르긴 몰라도 2차로 사막에 방에 들어간 사람들은 아무것도 못 하고 숨만 쉬다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왜 이리 좋은지.
“큭큭큭.”
어쩐지 해묵은 변이 쑥 내려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미친 사람처럼 아까부터 뭘 그리 웃고 있어?”
로또가 의심쩍은 눈으로 베이컨을 바라봤다.
“아, 미안. 잠깐 딴생각을 하느라고. 그래, 적들은 어디까지 왔지?”
“전방 4킬로미터.”
로또는 비데의 발명품 중 하나인 드론에서 보내온 화면을 보았다.
낮게 나는 드론은 모조리 잡힌다. 해서 최저 1000미터 이상 상공에서 촬영을 해야만 했다.
그렇게 높은 곳에서 촬영을 하고 있음에도-
언데드 군단을 한눈에 알아볼 수가 있었다. 사방이 새까맣게 물들었다.
적어도 50만 이상의 대군이었다.
놈들이 지나치는 대지는 몽땅 죽는다. 생명의 기운이 싹 사라졌다.
왕국의 서쪽 지역이 어떻게 됐을지 대충 상상이 간다. 죽음의 땅으로 변했겠지. 그런 곳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졌을 것이다.
그런 지역은 계속해서 넓혀 간다. 그리고 언데드가 탄생하기 좋은 곳으로 변한다.
역대 이렇게 넓은 죽음의 땅이 발생한 것은 처음일 듯했다.
인간들뿐만 아니라 생명체가 도저히 살 수 없는 죽음의 땅.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신관의 세례가 필수였다.
과연 얼마나 되는 신관이 남아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어쩔까?”
로또가 물었다.
베이컨은 포르세에게 고개를 돌렸다.
이곳에 총사령관은 베이컨이다. 하지만 자신보다 전쟁에 관해서는 포르세가 한 수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건 내가 알고 있는 전쟁이 아닐세.”
“그럼?”
“전쟁이란 서로가 원하는 것을 가지면 끝이 나지. 끝장을 보진 않아. 하지만 지금은 결코 한쪽이 전멸을 하지 않으면 끝나지 않아. 종족 말살이라고 할 수 있지.”
“그렇죠. 아주 엿 같은 상황이죠.”
“이럴 때일수록 냉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지. 놈들은 지켜보는 것만 해서는 안 돼. 드론이 몇 대나 배치가 됐지?”
“약 20기요.”
“10기로 공격을 감행해 봐. 놈들에 대항공전을 살펴보도록 하지. 우리의 최종 병기는 제국 놈들에게서 노획한 10대의 함선이야. 한데 놈들의 항공 능력이 우리의 예상보다 좋다면 함선들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어.”
“아, 그렇군요.”
“놈들을 단순한 언데드라고 생각하지 마. 이미 진화가 된 놈들은 인간들보다 훨씬 뛰어난 두뇌를 가지게 됐을 테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해 보도록 하죠.”
고개를 끄덕인 베이컨은 열 대의 드론에 마력 탄을 가득 싣고 출동시켰다.
그리고-
그들은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