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500)
마법은 괜히 배워서-501화(501/502)
# 501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2
레기온을 막아선 것은 흑룡에게 뇌를 흡수당하고 인형처럼 움직이는 주교들이었다.
주교들의 능력치는 그대로다. 인간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초인들과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대로 싸울 줄도 모르는 주교들은 레기온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초마력에 휩쓸려 그들은 제대로 된 대항 한 번 하지 못하고 나뒹굴고 말았다.
레기온은 손가락에서 오러를 튕겨 그들의 아킬레스건을 잘라 냈다.
더 이상 싸우지는 못할 것이다. 의지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기에 고통스러워하지도 않는 것 같았다. 다들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서 헐떡거렸다.
무슨…….
어시장의 생선들이 어항 속에서 튀어나와 바닥에 떨어져 헐떡거리는 것 같았다.
흑룡의 육신도 레기온을 막을 의향은 없었다.
즉-
레기온과 대주교가 해결을 봐야 했다.
결과는 명확하다.
위이이잉!
레기온은 흑룡의 뇌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공간은 무척이나 넓고 생소했다. 근육들이 뭉쳐져서 세포들이 숨을 쉬고 있을 줄 알았건만.
이곳은 바닥이 없는 것 같았다.
마치…….
우주 공간에서 유영을 하고 있는 기분이랄까.
우주 공간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있냐고? 다 마크 덕분에 알게 됐다. 미래에는 우주선이라는 것도 쏘아 올린다면서? 이미 화성에서는 식민지가 건설되었다는데.
화성은 지구로부터 독립 운동을 한다면서?
지구가 그것을 막기 위해 화성의 자취권을 박탈했고 화성은 지구의 콜로니를 침몰시켜서 1억 2천만 명의 사망자를 냈다고 하던데.
아니야?
그래, 잘 끝낸 거야. 이 소설이 천 회 이상 연재가 됐으면 미친 작가가 스페이스 간담 V까지 끌어들였을 거야.
레기온은 우주 공간 한 곳에서 특이한 유리관 속에 들어가 있는 대주교를 보았다.
레기온을 바라보는 대주교의 눈빛은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져 있었다.
-기가 막히는군. 알고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네놈이 나를 방해했던 것인데.
“따지고 보면 그렇네. 나도 상황이 이렇게 흘러갈 줄은 몰랐어.”
레기온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여기서 너를 끝내고 원래의 계획대로 움직이겠다.
“그렇게는 안 돼.”
레기온은 초마력을 끌어올렸다.
레기온과 대주교와의 결정적인 차이.
그것은 무력이었다.
대주교는 흑룡의 힘을 바탕으로 그랜드 마스터급에 도달했다.
하지만 레기온은 피가 나고 알이 갈리는 수련 덕분에 초마력을 손에 넣었다.
그 차이는 질적으로 다르다.
덕분에 레기온은 어지간해서는 포기하지 않는다. 한번 해보자, 라는 악에 받친 마음으로 지금까지 버텨 냈다.
대주교.
너는 모든 신도들의 떠받침을 받고 살았겠지? 그리고 목숨을 걸고 너에게 충성을 하던 신도들을 하나의 에너지원으로 생각하고 흡수해 버렸지.
그게 너의 패인이다.
10만이 넘는 신도들이 그대로 살아 있었더라면 나는 이토록 쉽게 너에게 오지 못했을 테니까.
-인간이 밟아 죽인 개미를 생각하면서 가슴 아파하나?
뭐?
-그것과 같다. 아무리 많은 신도들이 죽는다고 하더라도 나에게는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보라! 나의 강대한 힘을. 이것이야말로 신의 힘이 아니던가. 네놈의 방해만 없었더라면 진작 이런 혹성 따위는 나의 에너지원이 되었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별들의 에너지를 흡수하게?”
-그렇다. 세상의 모든 생명들에게 내가 겪은 아픔을 들려주겠다.
“완전 미친 또라이 신이네.”
-하니 나의 육체에서 나가라!
“헛소리. 이건 나의 육체이기도 하거든.”
대주교도 레기온이 얼마나 강한지 안다. 육체의 능력을 거의 봉쇄당한 상태에서는 레기온이 자신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놈이 살아남을 수 없는 곳.
바로 대기권 밖이다.
-어디까지 버티나 보자.
흑룡의 거대한 육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접혀 있던 여섯 쌍의 날개가 크게 펴진다. 길이만 해도 10킬로미터가 넘는 여섯 쌍의 날개.
인간의 잣대로는 상상조차 할 수가 없는 크기의 날개였다.
날개가 한 번 펄럭이자 반경 수십 킬로미터 밖까지 태풍과 같은 흙먼지가 몰아쳤다.
그렇게 흑룡은 천천히 상공으로 날아올랐다.
레기온은 ‘멈춰!’를 몇 번이나 말했지만 흑룡은 대주교의 말을 따른다.
-흥, 이미 나와 손발을 맞춰 온 육체이니라. 비록 네놈을 공격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네놈의 뜻대로 움직이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흑룡의 본체는 레기온을 익숙하게 여긴다.
즉-
본체는 레기온과 대주교의 말을 모두 듣게 될 것이다. 만에 하나 레기온이 ‘자살해’라고 명령을 한다면 흑룡은 거침없이 목숨을 끊을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흑룡을 쓰러트릴 수 있는 방법은 딱 두 가지였다.
첫째로 대주교를 쓰러트리는 것.
둘째로 흑룡을 자살시키는 것.
반대로 대주교는 흑룡의 본체를 지켜야 한다. 본체가 죽어 버리면 대주교는 신으로서 힘을 잃는다. 본래 본체는 그의 육체다.
단지 레기온 덕분에 둘로 나눠진 것이다.
그럼 레기온을 죽이면 어떻게 될까?
흑룡의 힘이 완전히 되돌아오지 않을까.
완전체가 된다.
레기온이 죽으면 흑룡은 지금보다 훨씬 강해질 수가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지금보다 강한 흑룡의 힘.
대주교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레기온, 최종작의 뜻을 알겠다.
“무슨?”
-나의 완전체를 보면서 세상은 절망하리라는 뜻이지.
“미친…….”
레기온은 슬쩍 주위를 돌아봤다. 뇌라고 하지만 뇌 같지가 않았다. 함선의 지휘 통제실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덕분에 바깥쪽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가 있었다.
흑룡이 거대한 날개를 펄럭이면서 빠르게 상공으로 치솟고 있는 것이다.
공작령이 점점 멀어진다.
바로크 왕국 전체가 보였다.
어라. 무너진 제국도 보이고.
그 얄미운 넥 하우스 왕국도 보인다. 부모님을 생각하면 넥 하우스 왕국을 완전히 끝장내야 하는데. 관뒀다. 나는 마음이 넓으니까.
그냥 넥 하우스 왕국은 꿈틀거릴 때마다 밟아 줘야지.
그게 더 잔인하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레기온이었다.
“우와! 씨발, 존나 멋있어.”
드디어 대륙이 보인다.
흑룡은 성층권을 이탈한다. 드디어 흑룡은 자신의 브레스로 파괴한 두 번째 달이 있는 곳에 도달했다.
레기온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신이 태어난 행성을 보았다.
푸른 바다가 대륙의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감격이 벅차 올 정도로 아름다웠다.
아차차, 사진을 찍어야지. 동영상을 찍든지.
레기온은 아공간을 열려고 했지만 열리지가 않았다.
아무래도 자신이 살고 있던 행성과 멀어지면서 어떤 연결 고리가 끊어진 모양이었다.
아름답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호흡이 가빠진다. 숨을 쉴 수 있는 산소는 진작 사라졌다. 차가운 온도가 육체를 습격한다.
마력 디펜스로 혹독한 우주 공간의 환경을 쉽게 막아 낼 수가 없었다.
그가 살던 곳과는 너무 낯선 환경이었다.
레기온의 얼굴이 금방 붉게 물들었다.
-큭큭큭 괴롭나? 여기서 결착을 지어 주마.
* * *
지상의 사람들은 사라진 흑룡을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드레이져는 너덜너덜해진 패황의 갑주 세트를 아공간으로 돌려보냈다. 8할 이상이 파괴가 되었다. 이 정도라면 재생을 하는 데 보름 이상이 걸릴 듯싶었다.
만약 흑룡과 전투가 조금만 더 지속됐더라면 신급 무기로 진화한 패황의 세트 아이템도 작살이 났을 것이다.
아깝다고 해제를 할 수도 없었다. 흑룡은 초마력의 방어선을 넘어선 압도적인 무력으로 공격을 해 오니까.
그것은 다른 부하들도 마찬가지였다.
“우주로 날아갔어.”
프리티아가 대답을 해 주었다.
“우주?”
생소한 단어였다.
우주라는 것은 세계관의 확장이다. 하지만 드레이져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은 그 개념에 대해서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대륙의 밖.”
“차원의 밖을 이야기하는 건가?”
“그것과는 좀 달라.”
“그럼 어떻게 되는 거죠?”
몬샌겨가 다가와서 물었다.
프리티아는 몬샌겨를 향해서 살짝 고개를 숙였다. 몬샌겨도 예의를 갖춰 응답을 해 주었다.
둘의 미모는 주변을 환하게 밝힌다. 모두의 시선이 그녀들에게 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프리티아와 몬샌겨는 서로가 어떤 관계로 발전을 할지 짐작이 갔다.
분위기상 몬샌겨는 자신의 손윗사람이 될지도 몰랐다. 인간계의 격식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프리티아는 슬쩍 드레이져를 바라봤다.
인간계를 통틀어서 저만 한 신랑감을 찾는 것도 쉽지 않으니까.
정신세계가 7세 유아랑 비슷하지만 잘 구슬리면서 살면 되겠지.
드레이져가 목숨 걸고 따르는 레기온도 정신세계는 비슷하다.
남 등 처먹는 데는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다. 드레이져를 그와 함께 놔두면 굶어 죽는 일은 없을 듯했다.
그러니…….
몬샌겨는 손윗사람이 되는 것이다.
일부러 그와 척을 질 필요는 없었다.
최대한 부드럽게.
“흑룡은 레기온을 해치지 못해요. 그러니 흑룡을 움직이던 대주교가 레기온을 우주로 끌고 간 거예요. 레기온으로서는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했던 환경일 겁니다. 레기온이 압도적으로 불리해요.”
“그런 실력을 가지고도요?”
“실력과는 별개 문제인 것 같네요. 놈은 대놓고 함정을 판 거예요. 빠지면 죽고 나오면 산다. 둘 중에 한 명은 반드시 죽습니다.”
“그렇군요.”
몬샌겨는 답답한 눈으로 하늘로 사라져 버린 레기온의 흔적을 찾았다.
거대한 흑룡조차 보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저희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어쩌면…….”
“어쩌면? 뭐요?”
“그 방법을 한번 해 보죠.”
“어떤?”
“원기옥과 비슷한 원리예요. 모두의 힘을 모아서 레기온에게 전달을 하는 거죠.”
“양손을 하늘로 하는 건가요?”
“아니요. 악플을 다세요.”
“네?”
“작가! 개새끼야! 레기온을 죽이기만 해 봐! 다른 독자들이 네가 글을 쓸 때마다 찾아가서 악플을 달 거다! 이 따위로 결말지을래!”
프리티아의 외침이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그제야 많은 사람들이 프리티아의 뜻을 이해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작가를 향해서 쌍욕을 하기 시작했다.
“작가! 씹쌔야! 우리가 돈 내고 구독을 했으니 아들에게 카봇을 사 줄 수 있었잖아? 그러니까 레기온을 죽이지 마!”
“죽이기만 해 봐! 출판사에 전화해서 이딴 작가랑 계약하지 말라고 항의할 거야!”
“옳소! 레기온을 죽이지 마라!”
드레이져를 비롯하여 모든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작가를 욕했다.
그때였다.
쿠쿠쿠쿠쿠쿵!
그들의 간절한 바람을 나뭇가지처럼 꺾어 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흑룡과 레기온이 날아간 곳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난 것이다.
그 폭발이 얼마나 크고 거대한지 눈을 뜨고 지켜볼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폭발로 인해서 해일이 만들어지고 산이 무너졌다. 폭발에 노출된 수백만 채의 건물들이 한꺼번에 폭삭 무너졌다.
“서, 설마…….”
“작가……. 이 개새끼가 끝내…….”
* * *
댕댕댕댕-
종소리가 은은하게 퍼진다.
꽃이 핀 화창한 하루였다.
레기온 영지의 수많은 사람들이 신전 앞으로 모여들었다. 바로 결혼식이 있는 날이다.
폐허 속에서도 희망은 피어난다.
어느덧-
흑룡이 일으킨 아마겟돈이 끝을 맺은 지 반년이 지났다.
그 짧은 전쟁은 대륙에 씻을 수 없을 정도의 큰 상처를 남겼다.
거대한 제국은 몰락했고 5개국 연합은 멸망했다.
놀랍게도 흑룡이 일으킨 언데드 군단, 광신도들, 드래곤 군단에 맞서서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나라는 바로크 왕국뿐이었다.
전 대륙이 숨을 죽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다른 대륙의 왕국들도 곧 자신들에게 어떤 참사가 닥칠지 미리 예견을 하고 있었다.
곳곳에서 종말론이 나타나 신도들을 데리고 떼로 자살을 하는 일들이 심심찮게 일어날 정도였다.
모두가 절망을 하고 있을 때-
한 줄기 희망이 레기온 공작령에서 들려왔다.
-드래곤 군단 패전.
-언데드 군단 패전.
-스톤 헤드교의 광신도 패전.
그리고
.
.
.
.
-흑룡 소멸.
전 세계에서 동시에 환호성이 터졌다.
믿을 수 없는 기적과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이다.
도대체 누가?
어떤 인물이 이 기적을 연출했다는 말인가.
뭐?
대간신이 자신을 희생해서 흑룡과 자폭했다고?
대간신도 마지막에는 양심이 생겼나 보군.
대간신 레기온!
영원하라!
* * *
“봄의 결혼식이라……. 좋긴 한데……, 넌 괜찮냐?”
정장을 차려입은 드레이져가 베이컨에게 물었다.
“저는 쿨하거든요.”
“정말 쿨하다. 이런 일이 발생할 줄이야. 참 나.”
“제가 바쁘다는 핑계로 너무 오랫동안 그녀를 혼자 두었어요.”
“흠, 너는 초마력을 얻었지만……, 그는 아내를 얻었네. 뭐가 좋은지 모르겠군.”
“그러게요.”
베이컨은 씁쓸하게 웃으면서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는 헤이즐러를 바라봤다.
레기온 저택의 수석 메이드.
메이드지만 젊고 아름답다.
베이컨과 사귀던 사이였지만…….
지금은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었다.
헤이즐러의 남편은 투신이라 불렸지만 마지막 전쟁에서 그다지 활약할 기회가 없었던 라이덴이었다.
예전에는 드레이져의 여친과 함께 잘못된 만남을 찍더니 이번에는 베이컨의 전 여친이 그의 아내가 되었다.
그래도 드레이져는 오랜 시간이 지나서 상처가 아물었다.
하지만 베이컨의 상처는 이제 시작이다. 헤이즐러와 라이덴을 볼 때마다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는가.
더군다나 모두 같은 직장인데.
그들의 닭살 행각을 보지 않기 위해서는 직장을 때려치우는 수밖에 없었다.
하나…….
레기온 영지를 떠나서 어디로 간단 말인가.
이번 전쟁을 통해서 왕국은 제국으로 승격했다.
바로크 제국.
천년을 이어 온 신념이 드디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레기온은 ‘흑룡왕’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전무후무.
라우젤 황제를 대신하여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위치였다.
드레이져는 자그마치 공작으로 승격했고 베이컨도 백작의 작위까지 일직선으로 올라갔다.
가까스로 언데드 군단을 막아 낸 페르시몬 후작도 공작으로 승격했다.
이번 전쟁을 통해서 시진피 공작은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는 문인답게 그의 영지에 아카데미를 세워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집중을 했다.
바세라바밥도 비슷했다. 그는 마탑을 복구하여 다시금 새로운 수습 마법사들을 대량으로 받아들였다. 닫힌 마음이 아닌 열린 마음으로 마법사들을 키울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떠들었다.
그리고…….
드레이져는 뒤쪽에 처져 있는 레기온을 보면서 언성을 높였다.
“빨리 좀 다니쇼. 도대체 이 많은 사람들을 몇 십 분이나 기다리게 하는 거유.”
레기온은 손은 흔들었다. 안색이 좋지 않았다. 쓰벌, 말 시키지 마. 똥 나와.
몬샌겨가 킥킥 웃으면서 대신 대답해 주었다.
“장염이에요.”
“장염이요? 형수님?”
“네, 어제 냉장고에 들어 있는 2년 된 음식을 꺼내서 먹더라고요. 제가 상했을 거라고 먹지 말라고 했는데. 아깝다고 꾸역꾸역 먹더니 저래요.”
“도대체 그 많은 돈은 어쩌려고. 맨날 자린고비처럼 저런데.”
“제 말이요.”
“어서 갑시다. 결혼식 늦겠수.”
레기온은 터덜터덜 걸었다. 똥꼬의 힘을 팍 주고 가까스로 걸음을 떼었다.
초그랜드 마스터가 돼도 장염은 어찌할 수가 없는 모양이다.
초마력을 사용할수록 항문이 벌렁벌렁거린다.
벌렁벌렁.
벌렁벌렁하니까 그때가 생각나네.
그때…….
대주교와 우주 공간에서 최후로 맞서 싸우던 그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