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56)
마법은 괜히 배워서-56화(56/502)
# 56
님아! 그 마을에 가지 마오 2
라이컨슬로프의 대장 처마저는 눈앞에 뚱뚱한 생명체를 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는 무리들을 이끌고 사냥을 나온 상태였다.
라이컨슬로프는 평상시에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해서 인간 마을에서 잠입하여 사는 라이컨슬로프들의 숫자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으니 보통 라이컨슬로프들은 끼리끼리 모여서 마을을 만들어 살아간다. 이종족 중에서는 엘프나 난쟁이를 제외하고는 그래도 가장 인간과 비슷한 생활을 하고 있는 종족 중 하나가 라이컨슬로프다.
그러나 그들이 이종족보다 몬스터에 가깝게 취급을 받는 이유는 인간의 고기를 먹기 때문이다.
보름달이 뜨고 마력이 솟구치면 육식 몬스터로서의 본능이 발휘된다.
오늘 밤처럼.
이번 겨울은 근래 들어서 겪어 보지 못했던 혹한이 자주 찾아왔다.
때문에 먹을 것이 너무 줄었다.
사실 이렇게 혹한이 올 줄 알았다면, 겨울이 오기 전에 사냥을 많이 해서 인간들과 거래를 많이 해 뒀을 것이다. 곰 가죽, 호랑이 가죽 등등을 팔고 그들이 원하는 물건을 얻는 것이다.
이제 와서 후회를 해도 소용은 없지만.
한데 사냥을 나온 지 몇 시간이 되지 않아서 지방이 잔뜩 낀 인간이 마을 근처를 돌아다니는 것이다.
정말 뚱뚱하다.
저런 류의 인간은 그냥 먹는 것보다 불에 구워 먹는 것이 맛있다.
한동안 육류를 섭취하지 못했던 처마저와 부하들은 꼴깍, 침을 삼켰다.
“당장 처치할까요?”
부하가 물었다.
“아니, 놈을 봐라. 뚱뚱한 것이 굉장히 맛있어 보이지? 미끼일지도 몰라. 잠시만 지켜봐라.”
“아, 그렇군요. 미끼. 알겠습니다.”
부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약 1시간가량 숨을 죽이고서 뚱뚱한 남자의 뒤를 쫓았다.
“놈은 산에서 길을 잃었다. 잡아라. 하늘이 우리에게 주는 양식이다.”
라이컨슬로프의 대장 처마저의 명령이 떨어졌다.
인간의 형상이었던 사내들의 모습이 급격하게 변화했다. 털이 수북하게 자라고 주둥이가 뾰족해졌다. 수더분했던 얼굴이 사라지고 그 자리는 조금 전과는 비교도 안 되는 강력한 살기가 차지했다.
-크르르, 군침이 도는구만.
늑대인간으로 변한 사내들이 뚱뚱한 사내를 향해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나아갔다.
레기온은 진작 라이컨슬로프들의 존재를 눈치채고 있었다. 마크가 주변 상황을 스캔하면서 그들의 존재를 귀띔한 덕분이었다.
-라이컨슬로프 발견, 모두 여섯 마리. 최저 종합전투력 380, 최대 590. 너님보다 약하나 스피드는 상당함. 놈들의 속도감을 몸에 익히는 것을 추천함.
레기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한참을 기다렸다. 놈들은 꽤 신중했다.
추워 죽겠는데 1시간도 넘게 뒤꽁무니만 쫓아올 뿐 덤빌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해서 아예 자리를 잡았다.
근처에 마른 가지들을 모아서 모닥불을 피우고 가방 속에 넣어 둔 육포를 구웠다. 오! 맛있는 냄새. 이 냄새가 놈들을 침샘을 자극할 것이다.
역시나 레기온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지능이 높아지니 놈들의 움직임도 대충 예상이 된다. 지능이 높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다섯 놈의 라이컨슬로프가 눈이 벌겋게 변해서 자신을 습격했다.
라이컨슬로프는 굉장한 속도로 레기온의 머리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빠아아악!
-크아아아악!
저런저런. 하필 쳐도 그곳을 치냐. 왜 대부분의 적들이 머리부터 노리는지 모르겠다.
라이컨슬로프의 팔목이 부러졌다.
뼈가 튀어나와서 심히 보기가 흉측했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레기온과 자신의 팔목을 번갈아 바라봤다.
-크르릉! 멍청한 놈! 사냥에 끼워 달라고 해서 데리고 왔더니.
쓰러진 녀석보다 조금 더 연륜이 있어 보이는 녀석이 튀어나왔다.
자, 이제 스태프의 위력을 보일 차례다.
레기온이 스태프를 품에서 꺼내 들었다.
-크어어억! 서, 설마 마법사?
라이컨슬로프들이 깜짝 놀랐다. 라이컨슬로프가 아무리 뛰어난 몬스터라고 하더라도 마법사에게는 아무래도 취약하다. 특히 화염 마법에 대한 내성은 거의 없는 편이다.
그렇다면 자신들이 살아남을 방법은 하나뿐!
놈이 마법을 사용하기 전에 죽이면 된다.
-크아아아아악! 모두 달려들어!
녀석이 빠르게 움직였다. 레기온은 마나를 끌어 올리다가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마크 어떻게 하지?
-빨리 주문을 완성하삼!
수식이 기억이 안 나.
-…….
레기온은 조금 더 머리를 굴려 봤다. 수식은커녕 주문조차 기억이 안 나려고 가물가물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몸은 움직임을 기억하고 있는 모양이다.
레기온의 손이 가볍게 휘둘러졌다.
빠각!
무게가 있다 보니 회전을 머금은 스태프의 파괴력이 보통 강력한 게 아니다.
-꾸엑!
스태프에 맞은 라이컨슬로프들이 머리통이 깨져서 바닥을 나뒹굴었다.
레기온은 쓰러져서 버둥거리고 있는 라이컨슬로프를 보면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수식이 생각나네.
-너님…… 정말 바보임?
쩝쩝, 머리보다 몸이 반응하는 걸 어째. 그런데 이런 스태프 한 방도 못 막으면 어쩌냐, 이 라이컨슬로프들은?
-경험치가 높아졌습니다. 종합전투력이 862까지 상승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네. 경험치는 올라가니까. 근래 들어서 열심히 수련을 했더니 종합전투력이 꽤 올랐다.
-그게 뭔 의미임? 마법사가 마법이 아니라 육체의 힘으로 만든 종합전투력을 어디다 써먹음?
젠장! 네가 솔플에라도 써먹을 수 있다고 좋다고 했잖아!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 말도 안 됨. 마법사는 마법을 써야 함. 머리도 나쁜 너님이 그런 걸 기억한다는 게 말이 됨?
망할 마크 자식!
아, 몰라! 어쨌든 경험치는 쌓이고, 종합전투력은 올라가고, 자, 이제 대장 나와라.
레기온은 거대한 덩치의 라이컨슬로프를 바라봤다.
그가 대장이라는 것은 한눈에 봐도 알 수가 있었다. 강력한 투기가 레기온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크오아아앙! 도대체 넌 뭐냐? 기사냐? 전사냐?
“저 빌어먹을 것이 뭐라는 거야.”
레기온은 스태프를 잡고 휘둘렀다.
빠아악!
스태프에 맞은 처마저의 이빨이 몽땅 날아갔다.
“딱 봐도 마법사잖아. 이 새꺄!”
* * *
전갈을 받고 조나스가 영지를 방문했다.
“왔어?”
레기온이 반갑게 그녀를 맞이했다.
“얼굴이 좋아 보이네.”
조나스가 싱긋 웃으면서 물었다.
“그래?”
“응, 얼굴색이 밝은데?”
“그러는 너는 피부 관리 좀 해야겠다.”
“나?”
“응. 푸석푸석 한 것 같기도 하고.”
조나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못생겨졌다는 말을 돌려서 하는 것이 뻔히 느껴지는 어투다. 이제껏 못생겼다는 말을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었던 조나스였다.
레기온의 눈이 심각하게 낮아졌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조나스였다.
“새신랑들은?”
“바로 보게?”
“그럼, 여기 온 이유가 그건데. 뭐 데려갔는데 도망가거나 그러는 거 아니지? 하긴 도망치기도 어렵긴 하겠지만.”
“흥! 날 뭘로 보고! 다 자기들이 선택한 거야. 확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만 뽑았다고. 더군다나 전원 총각! 갔다 온 사람조차 없어.”
“갔다 온 사람들?”
“이혼남이나 동거남이나 뭐 이런 거.”
“다행이네. 우리 오크 여전사들도 모두 남자 손 한 번 만져 보지 못한 청순녀들이야.”
레기온은 억지로 고개를 끄덕였다.
음…… 너처럼 추녀라면 몰라도, 그 예쁜 오크녀들이 남자 손 한 번 못 만져 봤다는 건 믿기 어렵지만…… 믿어 주는 척하지.
레기온은 조나스를 데리고 저택 식당으로 향했다.
넓은 식당. 요사이 가세가 늘면서 작은아버지의 말에 따라 전폭적인 공사를 했는데, 그 탓이다. 슬슬 손님들이 찾아오고 있는 것도 공사에 한몫했다.
그런 곳을 오늘은 장가를 가겠다고 마음먹은 보울과 스물아홉 명의 용병들이 차지했다.
면접을 보기에 충분한 크기다.
레기온이 식당으로 들어가자 정장을 차려입은 서른 명의 용병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들은 정중하게 레기온과 조나스에게 인사를 했다. 조금 어설픈 티가 났지만 조나스는 개의치 않았다.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씨’가 좋은 사내들이지 예의가 바른 사내들이 아니었다.
“앉아. 앉아.”
레기온이 손짓을 해서 용병들을 자리에 앉혔다.
“우아아~.”
“졸라 예쁘다.”
“정말 저런 여자에게 우리 장가를 가는 거야?”
용병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눈빛도 초롱초롱해졌다. 그런 용병들을 보면서 레기온은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동안의 철저한 세뇌와 맞춤형 교육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조나스는 용병들을 쭉 살펴봤다.
한 명씩 개인적인 질문도 한다.
우리 오크 마을에서 살 수 있겠냐, 인간들과의 교역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주 인간 세상에 나올 수가 있다. 오크 족의 최대 목적은 인구 증가이기 때문에 밤에는 매우 노력을 해야 한다, 등등의 얘기들.
용병들은 매우 아주 매우 좋아했다.
특히 밤새 노력해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남자들 특유의 허세가 작렬했다.
“내가 본래 고향에서는 밤의 제왕이라고 불리던 사람이오.”
“내 오줌발을 보면 놀랄 것이오. 자그마치 3미터는 넘게 나가오.”
“겨우 3미터? 난 7미터는 나간다.”
“어디서 도토리 키 재기를 하고 있어. 난 20미터는 나간다.”
그들의 허세는 조나스의 말에 의해서 일단락되었다.
“지금 말을 한 사람들 전원 서서 시험을 보여 봐요.”
“여, 여기서요?”
“그럼 여기서 하지. 어디서 해요.”
“스톱! 내 집에서 그딴 짓 하지 마. 하기만 해 봐. 나가서 해. 저기 숲속에서.”
레기온이 급히 그들을 말렸다.
어쩔 수 없이 용병들은 밖으로 나가 오줌발 멀리 나가기 시합을 해야만 했다. 안타깝게도 오줌발이 2미터가 넘어가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이거 미안하네. 생각보다 별로 쓸모가 없을 것 같기도 하고.”
그들의 오줌발을 보면서 레기온은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괜찮아. 이번에 운이 좋게 히드라 고기를 얻었거든.”
“히드라 고기?”
“응, 히드라 고기만 있으면 죽은 거기도 살릴 수가 있다고.”
“그런 효능이 있어?”
레기온의 두 눈이 휘둥그렇게 변했다.
그는 아직도 자신이 뿌린 히드라 고기 때문에 수십 쌍의 커플이 탄생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응, 제논도 효과를 톡톡히 봤지.”
“그렇군.”
레기온은 입맛을 다셨다. 그게 부러워할 일인지, 불쌍해야 할 일인지 잘 분간이 가지 않았다.
“어때 다 데리고 갈 거야?”
“그럼, 쓸 만한 것 같아. 2차분은 언제 되지?”
무슨 물건이냐. 2차분이게.
“조금만 기다려 봐. 이게 쉽게쉽게 생기는 것이 아니거든. 꽤 오랫동안 공을 들여서 설득을 해야 돼.”
“그래, 알고 있어. 네가 우리를 위해서 애를 많이 쓴다는 것을. 우리 오크 여전사들도 모두 너에게 고마워해.”
“고맙긴. 서로 윈윈 하는 건데.”
“그래서…….”
조나스는 들고 있던 커다란 상자를 탁자 위에 올렸다. 상자를 열자 안에서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보석들이 튀어나왔다. 정말 눈이 튀어나올 정도였다.
보석에 대한 욕심이 많은 레기온조차 혀를 내둘렀다.
이게 다 웬 떡이냐.
“그동안 우리 부족에서 모은 보석들이야. 얼마나 값어치가 있는지는 잘 몰라. 아마도 우리보다 너한테 훨씬 요긴하게 쓰이겠지.”
“고마워.”
레기온은 진심으로 활짝 웃었다.
간만에 기분이 좋아진다. 이 정도로 희귀한 보석들이라면 패시브 스킬 10개쯤은 익힐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아차차.
이번에는 무작정 해체시키지 말아야겠다. 좀 더 연구를 한 다음에. 이번에도 이상한 패시브 스킬이 발동하면 미쳐 버릴지도 모르겠다.
평생 뚱뚱한 채로 사시면 무한 마력을 드립니다. 뭐, 이런 거. 젠장, 아주 환상의 스킬 조합이겠구나.
“그럼 갈게.”
“벌써?”
“응, 곧 봄이 와서 할 일이 많아. 방어벽도 설치해야 하고.”
“방어벽?”
“우리는 적이 많아. 다른 오크족들과 전쟁이 끊이지 않는다고. 그래서 우리 인구가 적잖아.”
“아, 맞다. 올해도 꼭 다산했으면 좋겠다.”
“말이라도 고마워. 항상 너한테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것을 잊지 않을게.”
“별말씀을 서로 돕고 사는 거지. 자, 너희들 모두 짐 챙겨. 지금 곧바로 영지를 떠난다.”
레기온이 외치자 멋지게 정장을 입은 서른 명의 용병들이 개인 짐을 찾아서 어깨에 멨다.
“고맙습니다. 영주님.”
“이 은혜 꼭 잊지 않겠습니다.”
“나중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용병들은 완전히 달라진 사람이 되어서 영지를 떠나게 되었다. 그들은 조나스의 뒤를 쫓아서 아마존 오크 여전사들의 마을로 떠났다.
-저들은 어떨 것 같삼?
마크가 담담하게 물었다.
뭘?
-오크 여전사들 말이삼. 만나 보면…… 괜찮을 것 같삼? 조나스에 속은 것 같은데?
뭐가? 다 조나스보다 예쁘잖아.
-……아, 이거…… 큰일 났네.
마크는 오랜만에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