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70)
마법은 괜히 배워서-70화(70/502)
# 70
멋짐 폭발 1
레기온과 드레이져는 약 보름에 걸쳐서 페르시몬 백작가의 영지에 도착했다. 길은 드레이져가 알고 있어서 헤매지 않고 쉽게 찾을 수가 있었다.
드레이져는 힐끔힐끔 레기온을 바라봤다.
과연 이게 인간인가, 라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가 비록 비상식적으로 강하기는 하지만 생각까지 그런 것은 아니다. 밥 먹고 똥 싸고 이빨 닦고 침대에서 자고 해가 뜨면 일어나고. 지극히 상식적인 삶을 산다.
물론 인간으로서 레드 드래곤과 사투를 벌이는 똘아이 짓도 해 봤고, 결국 살아서 돌아왔다.
약간 그 부분이 보통 사람들의 눈에 비상식으로 보일 수도 있긴 하겠지만…… 그런 건 눈앞의 이놈에 비하면 정말 별것도 아니지 않을까?
이 주인 놈의 새끼.
솔직히 정말 모르겠다.
왜 엑스 마스터인 자신이 하인으로 살아야 하는지. 왜 자신은 지금 그 말도 안 되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는지. 자다가도 가슴이 답답해서 벌떡벌떡 일어난다.
아마도 화병인 듯했다.
그 말도 안 되는 영혼의 계약, 폭력으로 얼룩진…… 저주의 계약, 강압과 절망으로 점철된 피의 계약. 주인을 찾아가서 풀어달라고 몇 번이나 말을 하려고 했다.
‘세피아…… 개 같은 오거 놈. 제약만 풀려 봐라.’
생각하니 또 열 받는다.
마몬도 그렇다.
분명히 주인 저놈은 인간인 게 맞는데…… 오거가 형이라고 부르질 않나, 리치를 종으로 부리질 않나……. 저거 혹시 마계에서 온 마왕 아냐? 라고 생각을 했었지만 딱히 그래 보이진 않는다.
하는 짓도 못된 것 같진 않고.
‘아악!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저 새끼가 나한테 한 짓을 생각해!’
드레이져는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에 머릴 감싸 쥐었다. 그 꼴사나운 모습을 보며 레기온이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래?”
“네? 아, 아니유.”
빌어먹을.
그런데 주인 이 새끼, 갑자기 뭔 수를 썼기에 저렇게 잘생겨진 거지? 아니, 키는 어떻게 된 거야? 이거 정말 사람은 맞는 거야? 정말 이해를 할 수 없는 놈이다.
거기다…….
조나스…….
하필 그녀에게 반하게 될 줄이야.
그녀를 본 순간부터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누군가에게 이렇게나 강렬한 끌림을 가져 본 게 언제던가? 그런데 정말 절망스러운 일이다.
저 미친 주인이 그녀의 당숙이라니!
결국 그녀를 얻으려면 이 이상한 놈 곁에서 떠날 수 없다는 말인데…….
생각해 보면, 이건 뭐 나쁘지 않다.
어차피 자신의 모든 능력은 레기온의 의해서 제약이 걸려 있다. 도망도 못 친다. 그렇다면 차라리 그녀라도 만난 게 다행인 일 아닐까? 라며 위안을 해 본다.
‘여하간 재미있는 캐릭터이긴 한데 말이야.’
드레이져는 레기온의 뒤통수를 보며 생각했다.
그 작고 뚱뚱하던 몸으로, 정말이지 한시도 쉬지 않고 수련을 하던 모습이 기억난다. 그건 자신도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분명히 마법사라고 했던 거 같은데.
그 뚱뚱한 몸으로 날렵하게 산을 타던 모습. 더군다나 생각보다 훨씬 빠르고 강했다. 한 방 한 방 정교한 타격과 빠른 회피. 놀라울 정도의 체술이었다. 아니 몽둥이술이었다.
스태프라는 이름을 가진 몽둥이.
대체 왜 스태프를 그따위로 만들어 가지고 다니는 걸까? 정말 변태스러운 취미가 아닐 수 없다. 암만 봐도 마법사라는 말로 상대를 속이고, 몽둥이로 때려잡는 변태스러운 취미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한 번은 진지하게 물은 적이 있다.
“외모는 어떻게 변형시킨 것이냐…… 요.”
아직 존댓말이 익숙하지 않은 드레이져였다.
이것 때문에 PT라는 무시무시한 훈련을 수백 번도 더 받았다. 그럼에도 입에 붙은 반말은 좀처럼 바꾸기가 힘들었다.
“노력의 결과지.”
“노력이라고…… 요?”
“그래, 내가 다이어트 광인 거 몰라?”
“안다…… 요.”
“열심히 했더니 이렇게 됐어.”
헐! 이 새끼가 어디서 약을 팔어? 생각 같아선 일단 죽탱이 몇 대 날리고 말을 다시 시작하고 싶은데…… 그랬다간 자신이 겁네 맞겠다는 생각에 참았다.
“무, 물론 그렇긴 하다…… 요. 하, 하지만 하룻밤에 그게 대체…….”
“이봐, 드레이져.”
“네, 주인님.”
“자네는 너무 세상 경험이 적어.”
헐-! 이건 또 무슨 개소리냐. 이제 처음 영지를 벗어나 보는 영주가 자신에게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세상에는 신기한 일이 무척이나 많아. 그건 경험이 일천한 자네로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일이지. 지저의 세계나, 천공의 섬을 본 적 있나?”
“아니…… 요.”
“봐, 본 사람은 없지만 기록은 확실하게 남아 있어. 사람들은 천공의 섬이 있다고 믿어. 맞지?”
“그거야 그렇습니다만.”
“자, 내 말 끝까지 들어 봐. 천공의 섬 외에도 라플라도의 지옥도, 최강의 인간병기라고 알려진 기간티아, 해저왕국 아틀란티스, 외계종족 사이판, 지저 세계 뮬란……. 본 적 있어?”
“아뇨.”
“그래, 본 적 없지? 그런데 겨우 내가 살이 빠진 이유가 궁금해?”
“…….”
뭐지? 이 희한한 말빨은?
묘하게 중독된다. 하긴 그 말이 틀리진 않다. 말을 듣고 보니 주인의 키가 크고 살이 빠진 것이 급격하게 납득되며 호기심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열심히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온 거야. 본인에게 주어진 일에 집중을 하다보면 원하는 것을 이루는 날이 올 거야.”
내가 이루고 싶은 일은 널 만나기 전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요, 란 말은 입안에서만 맴돌았다.
“저긴가?”
레기온은 멀리서 보이는 성벽을 가리켰다.
저 멀리 엄청나게 높은 성벽이 보였다. 정말이지 놀라울 정도로 위압적인 크기였다. 레기온으로서는 처음 보는 웅장한 성벽이었다.
저기에 비하면 지금 영지에서 건설 중인 성곽은 목책이나 다를 바가 없다. 그런 목책 수준의 성곽조차 앞으로 최소 2년은 걸린 거라는 게 실컷의 의견이었다.
그럼 저 성벽은 대체 얼마만 한 시간이 걸려서 완성되었을까?
자신의 영지보다 수십 배는 넓고 크고 웅장한 저 규모를 어떻게 감당했을까. 얼마나 많은 인력과 자금이 들어갔을지 감히 짐작도 가지 않았다.
그제야 아버지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
“레기온, 우리 영지는 굉장히 넓단다. 하지만 깊지는 않지. 나는 네가 이곳에 머물지 않고 좀 더 넓은 세상을 봤으면 한다. 세상은 네가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넓고 끔찍할 정도로 깊으니까 말이다.”
그때는 무슨 말인지 몰랐다.
하지만 이제는 알 것 같았다. 자신은 우물 속에 개구리였다. 상식이 깨지고 눈꺼풀에 씌었던 뭔가가 벗겨 나간 것만 같았다.
머릿속이 시원한 느낌이었다.
작은 둑이 무너지고 방대한 양의 정보와 아이디어가 한꺼번에 뇌리를 채우고 있었다.
레기온은 다른 의미로 각성을 했다.
레기온과 드레이져는 성벽 근처까지 다가갔다.
상당한 숫자의 기사가 늘어서 있었다. 그 중앙의 키가 매우 큰 여자. 그 여자와 레기온의 눈이 마주쳤다. 날카로운 눈매의 그녀가 공손히 다가오더니 물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블루 드래곤 기사단의 퀸즈라고 합니다.”
뒤쪽에 있던 부하들은 그녀의 행동에 매우 놀랐다.
지금까지 어린 귀족들을 비아냥거렸던 그녀였다. 저렇게 나서서 말을 건 적도 없었다. 누가 와서 물어보면 이름만 덜렁 얘기하곤 대충 어디로 가라, 라고 설명을 하는 게 다였다.
그런 도도한 그녀가 갑자기 간과 쓸개라도 빼놓을 것처럼 행동한다.
뭔가 있다.
부하들은 잔뜩 긴장한 채 둘을 바라봤다.
저 철녀가 갑작스럽게 바뀔 정도로, 저 어린 녀석은 엄청 귀한 집 자식일 것이다.
“레기온이라고 하오. 알렉산더 가문이오.”
레기온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아아아~
퀸즈는 무릎이 풀리면서 휘청거렸다.
그녀뿐만 아니었다. 성벽 앞으로 줄을 서고 있는 여성들도 똑같이 휘청거렸다. 할머니도, 애가 둘인 아줌마도, 젊은 혈기로 무장한 당찬 소녀도.
모두의 시선은 레기온에서 떨어질지 몰랐다.
퀸즈는 심장이 심하게 두근두근 거렸다.
어찌 남정네의 목소리가 이토록 아름다울 수가 있단 말인가. 옥구슬이 쟁반을 굴러간다는 말은 여자에게만 사용하는 줄 알았다.
아니다.
남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
“알렉산더 가문입니까.”
퀸즈의 목소리는 덜덜 떨렸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아서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렇습니다.”
레기온은 부드럽게 대답했다.
아아, 님이시여! 어찌 그런 목소리로 저를 현혹시키나이까.
퀸즈는 마력을 이용해서 간신히 다리를 붙잡았다.
이대로 있다가는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
“이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퀸즈는 레기온이 어디로 가서, 어디에서 묶어야 하는지 상세히 가르쳐 주었다. 다시 말하지만 다른 어린 귀족들에게는 결코 보여 주지 않았던 친절과 서비스였다.
“친절에 감사드립니다.”
설명을 모두 들은 레기온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걸음을 옮겨서 성문으로 향했다.
퀸즈는 레기온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점점 그가 멀어졌다. 이내 그녀는 정신을 차렸다. 이대로 그를 보낼 수는 없다. 최소한 자신이 누구인지 확실하게 각인을 시켜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저 님에게 자신의 이름만이라도 기억시킬 수 있다면 당장 죽어도 행복할 것이다.
“제가! 제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퀸즈는 이곳에 임무를 내팽개치고 레기온에게 달려갔다. 부하들이 급히 퀸즈를 잡았다.
“퀸즈 님, 자리를 비우시면 어떡합니까?”
“나 없어도 되잖아.”
“퀸즈 님이 책임자이지 않습니까.”
“곧 루크가 올 거야. 그러니까 그때까지 너희들이 대신 봐 줘. 나 간다.”
퀸즈를 그렇게 레기온을 쫓아서 가 버렸다.
부하들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그런 퀸즈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굉장히 냉정한 여기사로 여겼는데…… 오늘은 어쩐지 뭔가 하나가 빠진 것 같았다.
* * *
성인식에 참석하는 귀족들이 묵는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는 주점.
각 영지를 대표하는 젊은 귀족들이다.
페르시몬 백작은 나름대로 그들의 편의를 봐 줬다.
그들이 자신의 힘을 지탱해 줄 새로운 인재들이라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었다.
그들과 굳이 척을 질 이유는 없다.
자신의 힘을 과시할 필요도 없다. 힘을 과시하는 것은 약한 놈들이 으르렁대는 것에 불과한 것. 강한 자는 아량을 보여 주면 되는 것이다. 힘을 보여 주는 것은 너희들도 나와 함께다, 라는 의미로 아주 일부, 조금만 보여 주면 된다.
그러면 저 젊은 후계자들은 자신의 눈에 들기 위해 앞다퉈 노력을 할 것이다. 그들도 자신들의 영지에서 스스로의 영향력을 키우고 싶을 테니 말이다.
그는 마음에 드는 놈들의 손을 들어 주고, 조금 이득을 챙기면 된다. 물론 알렉산더 가문이 소유한 미스릴 광산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받아 내야겠지만.
해서 가장 손쉬운 방법을 선택했다.
레기온 남작은 이곳에서 의문의 사고로 죽는다.
페르시몬 백작은 젊은 귀족의 죽음을 매우 슬퍼한다. 자신이 도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돕겠다고 공표한다. 사람들은 그런 페르시몬 백작을 칭송한다.
레기온 남작의 죽음에 대한 진실은 유아무야 사라진다.
끝이다.
간단한 시나리오이고, 조금의 오차도 없을, 확실하게 들어맞을 시나리오이기도 했다.
“조금의 실수도 있어선 안 된다.”
“완벽하게 준비했습니다.”
페르시몬은 고개를 끄덕였다.
적어도 눈앞의 이놈은 충분히 믿을 만한 녀석이다.
다섯 명의 남녀가 뷰가 좋은 주점 2층에 자리를 잡았다.
창문은 활짝 열어 놨다. 날씨가 포근해서 햇살을 맞기에 아주 좋았다.
중앙에 있는 젊은 사내는 비치 자작 가문의 론스타였다.
젊지만 3성급 기사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페르시몬 백작을 제외하고는 가장 막강한 세력을 형성한 가문이기도 했다.
좌측에 있는 사내는 레몬 자작 가문의 마트였다. 그도 3성급 기사의 실력을 갖춘 자였다.
왼쪽 끝에 있는 여인은 카일 자작 가문의 레일라.
3서클 마법사로 알려져 있다.
우측 첫 번째 여인은 매우 아름답다. 누가 봐도 눈이 휘둥그렇게 변할 정도의 미모였다. 그녀가 미모로는 백작령에서 가장 유명하다. 제력으로나 권력으로도 그녀를 넘을 수 있는 가문은 없었다.
페르시몬 백작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고 여기는 막내딸 뷰티였다. 검술을 익혔지만 몸매 관리용이다. 그래도 2성급 기사에 준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사람들은 과연이라면서 뷰티를 칭송했다.
우측 끝에 있는 사내는 나디져 자작 가문의 장자인 슈켄이었다. 그는 말이 없이 팔짱을 낀 채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그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그들이 대낮부터 이곳에 앉아서 술을 마시는 이유는 별게 아니었다.
성인식에 참석할 귀족들이 모두 모일 때까지 아직 반나절 하고도 하루나 더 남았다.
할 일이 없다.
주변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고, 사람들은 이미 축제 분위기다. 이런 곳에서 수련을 하겠다고 검을 휘두르면 그게 더 미친놈이다.
그들은 젊다.
젊은 그들이 할 것은 간만에 맞는 해방감을 마음껏 맛보는 일이었다.
해서 오늘은 마음껏 술을 마시고 놀 생각이다.
하지만 대낮부터 술을 마시려니 흥이 나지 않았다. 그들은 그다지 의미 없는 대화를 하면서 홀짝홀짝 술을 마셨다.
론스타와 마트는 뷰티의 비위를 맞추느라 바쁘다. 슈켄은 입에 재갈을 물리고 혼자서 술을 마셨다.
뷰티는 굉장한 따분함을 느꼈다.
이런 들뜬 분위기가 처음이라 재미는 있었지만 신선한 무엇인가가 2퍼센트 부족했다.
옆에서 이렇게 자신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꼬리를 흔드는 사람들은 쌔고 넘쳤다.
하도 듣다 보니 이젠 칭찬도 지겹다.
뭐 좀 다를 게 있을까 싶어 나왔는데, 이놈들도 별다를 게 없는 그저 그런 놈들이었다. 역시 괜찮은 남자를 만나려면 수도로 가 봐야 할 모양이다.
‘남자가 우리 아빠처럼 박력이라도 좀 있어야지.’
하지만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은 그녀가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때였다.
삐걱삐걱-
나무 계단을 밟고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2층에는 그들이 전세를 놨다. 다른 손님들이 이곳에 올라올 수 없다. 주점의 주인도 그들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었다. 간이 붓지 않는 이상 그들의 부탁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2층에 올라오는 사람은 음식과 술을 나르는 종업원이여야 한다.
하지만 종업원이란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일단 발자국소리가 여러 개였다.
종업원의 발자국소리는 가벼운 면이 있었지만 지금은 묵직하다.
“에이 씨, 아무도 오지 말라고 했더니.”
마트가 인상을 쓰면서 계단 쪽을 바라봤다.
삐걱삐걱-
계단을 밟는 소리는 계속된다. 재미있게도 전원의 고개가 돌아갔다.
삐걱삐걱-
나무를 밟는 소리는 점점 커졌다.
이윽고 발자국소리의 주인공이 모습을 보였다. 모두 세 명이었다.
레기온과 드레이져와 퀸즈.
퀸즈는 하녀처럼 허리를 굽실거리면서 레기온을 안내했다.
레기온은 당연하다는 듯이 그녀의 호의를 받아들였다. 레기온과 젊은 귀족들의 눈이 마주쳤다.
레기온은 그들을 향해서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마트와 슈켄, 론스타도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뷰티와 레일라는 귀신에 홀린 것처럼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얼굴을 붉히는 것이 아닌가.
그녀들의 영혼은 순식간에 어디론가 빠져나간 것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