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s learned for nothing RAW novel - Chapter (98)
마법은 괜히 배워서-98화(98/502)
# 98
요양이 필요해 1
-빨리 좀 낳으삼!
역시 폭력을 동반해야 일이 잘 풀린다. 마몬은 결국 갓트 결정을 먹었고, 먹은 뒤에야 엄청나게 놀랐다.
“주, 주, 주인님! 제 신성 저항력이 엄청 높아졌습니다! 어, 어떻게 이럴 수가…….”
“또 주면 또 먹을래?”
“무, 물론입니다. 주인님. 주인님이 주시는 것이라면, 이 마몬, 앞으로 눈곱만큼의 의심도 없이 행하겠사옵나이다.”
마몬이 춤을 추며 떠나갔다.
빌어먹을 ‘밥만 잘 먹더라’ 스킬.
-너님이 잊고 있는 게 있삼.
마크 이놈이 갑자기 밝아진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놈은 점점 더 발전을 이상한 쪽으로 하는 모양이다.
“그게 뭔데?”
-‘헬리코 박터 균은 가라’ 패시브 스킬임.
“…….”
마크 이놈이 밝아졌을 때부터 불안하더라니, 정말 불안이 현실화되었다.
그래 기억난다.
‘헬리코 박터 균은 가라’ 패시브 스킬.
내가 원할 때, 원하는 순간 배설을 할 수 있는 스킬이지? 이게 그러니까…… ‘밥만 잘 먹더라’와 결합하면? 매일 알을 낳듯이 하루에 수십, 혹은 수백 개씩 결정을 낳을 수 있다는 말이냐?
-바로 그렇삼!
마크 놈의 꼬드김 스킬도 점점 더 그럴싸해진다.
-백작에게 훔친 보석, 가지고 있어 봐야 문제만 생기지 않겠음? 그냥 결정으로 가지고 있는 게 훨씬 나음.
그래서 결정을 낳기로 결정했는데…….
일곱 개쯤 낳으니, 정말 죽을 것 같다. 이거 정말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한꺼번에 많이 먹었더니, 놔두는 것도 고역이다. 결국 다 분해는 해야 하긴 하는데…….
-힘 주삼, 힘! 그래, 지금! 보인다, 보여…….
‘마크, 이 개쉐!’
-바보야, 힘주라고! 이번 게 제일 큰 거 아님! 이번만 힘쓰면 됨! 어서 힘주라고!
“끄으으윽!”
-나온다, 나온다, 나온다!
지금 나오는 오팔의 결정, 이거 정말 큰 실수라고 레기온은 생각했다. 무려 서른 개가 있기에 한꺼번에 먹었다. 당연히 작은 결정 서른 개가 나올 줄 알았는데, 뱃속에서 합쳐져서 한 개로 나오는 것이다.
빌어먹을 이렇게 될 줄이야.
똥꼬가 찢어질 것 같다.
“으아아아아악!”
레기온은 마지막 밀어내기를 위해 강력한 힘을 아랫배에 주었다. 항문 끄트머리로 확실히 큰 덩어리가 느껴지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사장님, 사장님. 계십니까?”
하이모의 목소리가 들렸다. 용병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야, 방금 리치 아니었어?”
“에이, 설마. 무슨 리치가 머리를 길러. 리치는 해골이잖아.”
“이상하다. 분명 얼굴은 해골이었는데.”
“잘못 봤어. 소문 못 들었어? 리치 때문에 백작가 뒤집힌 거? 리치가 이곳에 있었다면 우린 벌써 끝장났지. 저봐. 우리 사장님도 멀쩡하네.”
“그렇군. 내가 잘못 봤나 봐. 그냥 해골을 닮은 사람이었나 본데?”
레기온은 피식 웃었다.
세상에 해골을 닮은 사람이 어디 있나. 한 번 데리고 와 봐라. 100골드 준다. 그건 그렇고 겨우 낳을 뻔했던 오팔이 쏙 들어가고 말았다.
영 기분이 안 좋다.
“좋은 소식이라도 가지고 왔나?”
레기온은 하이모를 보면서 물었다.
“큰일이 난 듯합니다.”
“큰일? 무슨 큰일?”
레기온은 의아해하면서 물었다. 그에게 큰일이란 재산이 누군가에게 몽땅 털렸을 때뿐이다. 그 외에는 그다지 큰일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페르시몬 백작이…….”
“백작이 뭐? 죽기라고 했어?”
아주 신날 일이긴 한데, 아마 그럴 일은 없겠지. 6성 마스터급 기사가 자기 영지에서 급사할 일이 뭐가 있겠는가?
“아뇨.”
“당연히 아니겠지. 여하튼 뭐 그럼 큰일은 아닐 것 같은데?”
“그게 아니고.”
“그게 아니고 뭐.”
“치매에 걸렸답니다.”
“에에엥?”
이건 또 무슨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냐. 백작 나이가 몇 인데 치매에 걸려?
“저도 정보원 역할을 하는 병사에게 들은 얘기입니다. 지하실 벽에 똥칠을 하고 있던 백작을 발견한 모양입니다.”
“헐~.”
레기온은 참 안 됐다는 생각을 아주 잠깐 했다.
자식들이 다 자라긴 했지만 일찍 결혼해서 아직 젊다. 그런데 벌써 치매라니.
자신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꿈에도 모르는 레기온이었다.
“좋아. 좋은 소식이네. 100골드를 주도록 하지.”
“배, 백 골드나요?”
하이모의 얼굴이 활짝 피었다. 월급도 받고 보너스도 두둑이 받는다. 어찌 즐겁지 않을까.
“거기다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해 줬으니, 이것도 주지.”
레기온은 100골드를 꺼내 내밀고, 그 옆에 조금 전에 낳은 결정 네 개를 내밀었다.
“황금색 두 개는 신성력 증진, 하얀색은 마력 증진 효과가 있을 거야. 너희들끼리 상의해서 저거 가지고 가서 먹어.”
“헐! 대, 대체…… 이게 뭐기에?”
“그건 알 거 없고. 먹으면 바로 효과를 보게 될 거야.”
하이모는 한참이나 결정과 레기온을 바라보다가 재빨리 품에 숨겼다. 먹어서 마력과 신성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물건이라니…….
이런 것을 받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정말 마음으로 레 사장님을 모셔야겠다고 하이모는 생각했다.
-저님 상당히 감격한 표정인데, 엉덩이에서 나온 것을 알아도 저럴지 정말 궁금함.
마크가 흡족한 레기온의 기분에 초를 쳤다.
* * *
“남작님…… 얼굴이 정말 안 좋아 보이십니다.”
하인츠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럴 일이 있었어. 그건 됐고…… 그래서 어쩌자고?”
“백작님을 알렉산더 영지에서 좀 모셨으면 한다는 뜻입니다.”
하인츠가 담담하게 말했다.
레기온은 그를 바라봤고, 그런 레기온의 결정을 드레이져도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레기온은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싫어.”
레기온의 말투는 단호했다.
“남작님. 제가 당신과 함께 하기로 맹세를 했지만…… 백작이 벽에 똥칠 하는 것은 도저히 보지 못하겠소. 남작이 조금만 마음을 넓게 가져 주시구려.”
“나도 내 사제가 저 꼴인 걸 보니, 마음이 영 개운치 못한데…… 사정 좀 봐주슈.”
“싫다니까! 내가 왜 그를 돌봐야 돼?”
“주인이. 아니. 큼큼. 당숙이 돌보는 것이 아니유. 어차피 수행원들이 모두 따라붙을 거유. 당숙은 눈곱만큼도 신경 쓸 거 없다니까!”
내막인즉 이러했다.
레기온은 페르시몬 백작의 치매 사실을 드레이져에게 얘기를 해 주었다. 놀란 드레이져는 곧장 페르시몬 백작 저택으로 달려갔다.
한참 후에 나타난 드레이져는 꽤 풀이 죽어 있었다.
평소에 푸닥거리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사제가 저렇게 됐다는 사실에 마음이 편치 않은 모양이다.
“암만 그래도 내가 왜 백작을 데리고 가야 돼? 안 그래? 자기 자식들도 있잖아. 그놈들에게 데리고 살라고 그래.”
“신관들이 공기 좋은 곳에서, 약초 좋은 거 쓰면서 요양하면 괜찮아질 거라고 합니다. 지금 뭔가 큰 충격을 받아서 그렇다는데……. 아시다시피, 북방에서 남작님의 영지가 질 좋은 약초는 가장 많이 나지 않습니까?”
“젠장! 그러니까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냐고.”
“아따! 나도 이렇게 부탁하잖수! 그렇게 합시다. 더군다나 이번에 빚을 지워 두면 백작이 깨어났을 때 빚 갚음 톡톡히 하지 않겠수?”
-저 말은 맞삼.
둘만으로도 충분히 괴로운데 마크가 껴들었다.
이 자식이 껴들어서 뭐가 잘 해결된 적이 없었는데…….
-통계적으로 볼 때 페르시몬 백작은 자기가 믿는 사람에게 상당히 큰 보답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음. 잘 해 주면 분명히 보답이 올 거임.
젠장, 그래서? 내 거 빼먹으려던 놈을 데려다가 도와주자고?
-사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백작이 치매 걸린 게 아닌 것 같삼.
그게 뭔 소리야?
-뇌를 스캔해 봤는데…….
스캔해 봤는데?
-겁네 단단함.
…….
-아무래도 아이언 헤드 스킬을 익힌 게 아닌가 싶음. 즉, 백작이 저렇게 된 건 전부 님 탓이란 거임.
그게 왜 내 탓이야! 네 탓이지!
“남작님…….”
“안 돼. 미안하지만 나는 이미 결론을 내렸어.”
레기온은 입술을 굳건히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돈 한 푼 안 받고 그렇게 할 순 없어.”
“네? 돈이라면…….”
“남에 영지에 머무는데 돈 한 푼 안 받을 순 없다고. 그러니까 한 달에 3천 골드. 그러면 인정해 주지. 먹을 건 알아서, 입을 것도 알아서. 필요한 거 알아서 구하는 조건. 당연히 살 곳도 알아서 해야지.”
“그, 그건 좀 비싼 것 같긴 한데요?”
“백작이 머무는데 그게 뭐가 비싸? 그 정도는 껌값이지. 거기에 조건 하나 더 있어!”
하인츠가 당황해서 레기온을 쳐다봤다.
“내가 만약에 백작의 병을 고치면? 그땐 어떻게 해 줄 거야?”
레기온의 머릿속엔 미스릴을 분해해서 결정을 만들어 백작에게 먹이는 생각이 잔뜩 떠오르고 있었다.
‘떨어진 지능은 올리면 그만이지! 돼지가 되든 말든.’
-와! 너님 정말 천재인듯!
마크가 새삼 감탄했다.
* * *
-띠링띠링.
당신에겐 ‘노력보다 중요한 것은 재수’ 스킬이 활성화됩니다. 5년간 열심히 노력해도 못 넘은 한 걸음, 4서클의 벽이 지금 먹은 레기온 마력의 결정으로 인해 허물어졌습니다.
당신은 오늘부터 4서클 마법사입니다.
미즈셋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조금 전 하이모가 건네준 마력을 올린다는 결정을 먹고, 그녀는 3서클의 벽을 깼다.
미묘하게 3서클의 마스터, 그 벽을 두드리고 있던 그녀는, 수막현상처럼 찰랑거리던 마나의 샘이 그 결정으로 인해 넘쳤고, 단숨에 4서클이 되어 버렸다.
“엉엉엉……. 나 너무 행복해. 나 평생 레 사장님 따라다닐래.”
동료들이 모두 그녀를 축하해 주었다.
세 명은 두 번째로 먹을 하이모를 바라보았다.
하이모는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자신의 눈앞에 놓인 결정을 바라보았다.
하이모는 다시 눈을 떴다.
“지금 먹는다.”
그리고 결정 하나를 입으로 가져갔다. 혀에 닿는 이 감미로운 구수함. 깊은 향기. 놀라운 감칠맛을 지나 결정은 목 안 깊숙이 파고들었다.
“괜찮아? 대장?”
궁수 헤일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다음 먹을 사람은 바로 그였기에, 그도 하이모에게 어떤 효과가 있을지 너무도 큰 기대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하이모가 가만히 눈을 떴다.
“응, 괜찮은 거 같아. 아무 일도 없는데?”
하이모가 이상하다는 듯 미즈셋을 바라봤다. 미즈셋이 당연히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기다려 봐. 곧 알게 돼.”
“응.”
그때였다.
-띠링띠링.
“뭐, 뭐야?”
하이모는 망막에서 이상한 문자가 생기고 귓가에서 소리가 들리자 까무러치게 놀랐다.
“왜? 뭐?”
동료들이 하이모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오오오오! 이거구나, 이거야! 너희들은 안 보이지?”
“뭐가?”
“눈앞에 무슨 글자가 뜨잖아.”
“눈앞에?”
동료들은 눈을 비볐다. 손을 펴서 휘휘 젓기도 했다. 하지만 하이모가 말한 글자는 보이지 않았다. 미즈셋만 키득거리며 웃었다.
-하이모! 당신에게 커다란 행운이 찾아왔습니다.
“히이익, 뭐야. 글자 뜨네.”
“무슨 글자가 뜬다고 그래?”
“정말이야. 나한테 커다란 행운이 찾아왔다고 말을 한다고.”
“무슨 소리야. 대체.”
“이거구나, 그렇지 미즈셋?”
“맞아. 그게 레 사장님이 주신 결정이 준 효과야.”
“오오오오오! 오오오오오!”
하이모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이걸 도대체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하는 거지…….”
-당신은 ‘신뢰에 대한 보답’ 스킬을 얻었습니다. 당신은 레기온 님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고, 그를 신뢰하고 있음으로, 그에 대해 기도를 하면 신성력이 오릅니다. 그 신성력은 당신을 성기사의 길로 인도할 것입니다. 언데드에 대한 내성과 공격력이 20퍼센트 증가합니다. 신성력이 20퍼센트 증가합니다. 상처에 대한 내성과 자체 치유 능력이 20퍼센트 증가합니다.
기도에 따른 신성 치유 스킬과 신성 방어 스킬이 생깁니다.
“헐! 내가 성기사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