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Realm Convenience Store Worker RAW novel - Chapter (210)
이세계 편돌이-209화(210/331)
209화. 호랑이에게 물려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4)
* * *
이 서큐버스들 얘기를 딱 네 마디 듣고 느낀 소감. 이게 무슨 저세상 업무 회의냐?
“열여덟 번째? 난 열아홉 번째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24시간도 못 채웠던 그거 얘기하시는 거면. 그건 저한테는 노카운트인데요? 저, 그때 주문했던 커피도 반도 안 마시고 나왔었다고요. 클로에.”
“내가 제대로 기억하는 거 맞네. 그래도 커피는 다 마시고 나오지 그랬어? 비싼 곳 갔다며.”
“커피 향보다 그 인큐버스 짠내가 훨씬 더 독했던 걸 어떻게 해요! 마주 앉자마자 테이블 위에 자기 자동차키 보란 듯이 올려놓고는 내가 이런 인큐버스다, 월에 천 얼마를 번다―”
어딜 어떻게 봐도 업무 회의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으나, 잠자코 들어봤다. 자기 대학 후배 서큐버스가 능력 있고 매력 있는 인큐버스를 소개해 줬고, 호기심에 만나 봤다.
헌데 직접 만나 보니 그 후배의 말이 반도 맞지 않았는데, 그 인큐버스가 능력뿐만이 아니라 매력조차 쥐뿔 없었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자기 돈에 도취되어 떠벌리는 소리들 탓에 매력을 찾을 가치조차 느끼질 못했다고.
“월에 얼마를 벌고 자기가 어디서 살고 있다고 얘기하다, 뜬금없이 자기 뿔에 피어싱을 가리키더라고요? 그러고는 하는 말이, 자기 피어싱 박힌 다이아 개수가 몇 개인지 알아볼 수 있겠냬!”
“몇 개였는데.”
“짜증 나서 세지도 않았죠! 대신 ‘평소에도 피어싱에 공을 많이 들이시나 봐요. 30분 정도?’라고 일부러 이상하게, 또 빤―히 보이게 감탄을 해줬거든요? 지금 남자분 돈 많다는 얘기만 30분째 듣고 있으니 그만 좀 하라고요!”
피어싱이 한번 뚫으면 끝인 작업이니, 30분씩이나 공을 들인다는 말이 맥락에 안 맞기는 하다. 그 인큐버스가 왜 맥락 없는 말을 했는지를 이해했다면, ‘아, 지금 눈앞의 여자가 내가 하는 얘길 별로 좋아하지 않는구나’ 까지도 생각할 수 있었겠지.
하지만 그럴 리 없었고, 라나 양 말에 인큐버스가 더 신이 나서는 사실 내가 공을 들이는 건 전혀 다른 부분이다~ 라며 자기 집 내부 사진을 보여주기 시작했단다. 사진에 찍힌 게 뭐였느냐면, 돈다발이 가득 쌓인 유리 상자.
“여기까지만 봐도 속이 빤히 보이잖아요. 내가 이 정도로 잘나가는 인큐버스니까 나를 안 만나는 건 니가 손해라는 말투… 맞아, 말투조차 건방졌어. 내가 키 작고 귀염상이라고 애 다루듯 하고!”
“직업은 뭐였는데? 나이는.”
“무직이요! 심지어는 저보다 어리고, 물론 제가 연하가 타입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어린 나이에 코인으로 떼돈 번 거더라고요. 이것도 정작 본인은 얘길 안 해줘서, 대학 후배한테 나중에 물어보고 나서야 알게 됐고요!”
“부끄럽게 여기는 거라 느꼈나 보네.”
“맞아요. 근데요, 전 불법만 아니면 직업 전―혀 신경 안 쓰거든요. 돈 자랑? 물론 할 수 있죠. 그것도 능력이니까. 그런데요!”
어떻게 버는지 떳떳하게 말 못 할 돈을 그렇게 자랑스럽다는 듯이, 그게 자기 전부라는 듯 얘기하는 게 너무 질렸단다. 커피 향조차 전혀 안 느껴질 정도로.
“깨달은 거죠. 아, 이 인큐버스는 자존감을 돈으로 채울 남자고, 나도 돈이면 넘어올 거라고 믿고 있구나. 이 생각 들자마자 단칼에, 샥.”
여기까지 말한 라나 양이 두 손을 모아서 목을 검으로 베는 시늉을 한 뒤, 잠깐 정적이 흘렀다. 라나 양은 그때 일이 아직도 짜증 나는지 진저리를 치고 있다.
클로에 양은 팔짱을 낀 채 텅 빈 화이트보드를 바라보기 시작했고, 팀장은 처음 앉은 자세 그대로 미동이 없었다. 엘레나는 막내답게 자기 선배들 눈치를 보고 있고….
그리고 난 집에 가고 싶어졌다. 지금 집에 가스 불 안 끄고 나왔다고 핑계를 대면 날 곱게 집에 보내줄까, 아니면 ‘가스 불 켜고 다니는 반마법사랑은 일 못 하는데’라며 짤라버릴까?
지금도, 앞으로도 발언을 삼가야 할 것 같아서 그렇다. 여기서 내가 ‘그… 그건 아니라 생각해요…’ 하며 소신 발언 해 봐야, ‘모쏠아 그게 무슨 말이니?’ 하면서 결혼식장에 해골 티셔츠 입고 온 놈 취급이나 받을―
“이건 주도권 문제라고 봐야겠네.”
생각하던 중 팀장이 불쑥 화두를 던졌고, 이걸 클로에 양이 바로 받았다.
“동의해요, 올리비에. 책임질 능력이 있다는 걸 과시하고, 상대가 자기한테 의존하길 바라는 전형적인 타입 같은데. 휘두르려는 거요.”
“하지만 상대 쪽도 금전적 능력이 있을 때는 크게 소용없고 말야.”
“성별이 바뀌었을 때도 마찬가지고요. 요새는 많이 희석됐다지만, 남자 쪽에서 여자를 책임지는 걸 사람들 대부분이 당연시 여기고 있잖아요? 반대 경우의 연애는 남자 쪽에서 어디 말도 못 하고 살 거고.”
“그럼 반대 경우에 해당하는 남성 고객들한테 수요가 있다고 봐야 할까?”
“일부 층에 수요가 있긴 하겠죠. 한두 병 마셔서 일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니 장기적으로 꾸준할 거고.”
서로 대화에 열중하는 게, 내 존재는 까맣게 잊은 듯 자기들만의 세계에 들어가 버린 듯하다. 당연히 부연 설명이고 뭐고 없었기에 이해하는 데에 애를 많이 먹었다. 그러니까.
남녀가 서로 연애를 하는데, 남자 쪽이 여자 쪽에 비해 금전적 능력이 모자란 상황. 이 경우, 연애가 지속되려면 어떤 사랑의 묘약이 필요한가?
서큐버스들 왈, 여자 쪽은 크게 문제가 없을 거란다. 알고 사귀는 것일 테고, 자기가 좋아서 사귀는 걸 테니까. 하지만 남자 입장에선 어떨까. 자기가 좋아서 사귀는 걸 머리로는 알겠지만, 마음으로도 온전히 납득할 수 있을까?
이 납득 과정을 두 가지 방향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자의 낙관성을 올려서 철면피로 만들어버리든가, 두뇌를 활성화시켜서 적은 돈으로 최선의 효율을 뽑아내는 연애 고수로 만들든가….
이게 일시적으로 해결을 못 하는 문제인 이유는, 약 먹는다고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는 게 아니니까. 약빨이 떨어지는 순간 현실이 칼을 들고 쫓아오니, 멀어지기 위해 또 약을 먹게 된다는 소리다. 연애할 때 한정으로.
“이 방향으로 개발하면 문제 될 게 있을까? 엘레나?”
“어… 효과가 일시적이라는 전제면, 낙관성을 올리는 쪽은 문제없어요. 두뇌에 영향을 주는 성분은 뇌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끼칠 테니 힘들고….”
도중에 팀장이 던진 질문에 엘레나 양이 대답하는데, 이걸 보고 나서야 깨달았다. 서큐버스들은 회의를 이런 식으로 한다는 것. 어이없는 얘기인 듯하다가도, 거기서 안건을 꺼내서 금방 일 얘기로 전환하는 구조 같다.
역할도 분담되어 있는 듯하고 말야. 라나 양이 물꼬를 트고, 클로에 양이 받아서 상대해주고, 팀장이 대화에서 안건을 뽑아내 이끌고, 엘레나가 전문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찬이 씨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예?”
“들으신 대로예요. 눈 초롱초롱하신 게 잘 이해하신 것 같아서.”
초롱초롱하긴 무슨? 평소처럼 동태눈일 건데….
“어… 글쎄요….”
이해 못 한 척 입을 우물거려 봤는데, 날 바라보는 팀장 얼굴에 기별조차 없었다. 그래, 이해가 안 되진 않았다. 얘기 도중에 떠올려 뒀던 대답도 있었고.
흐름을 깨기 싫어서 입을 안 열었을 뿐이다. 잠깐 더 눈치를 보다, 소신껏 이야기했다.
“지금 말씀하시는 게, 금전적 능력이 모자라고 낙관적이지도 못한 남자의 낙관성을 올리는 묘약…을 얘기하시는 걸로 이해했습니다.”
“네. 맞아요.”
“그런데, 그렇게 낙관성 모자란 남자가 이 묘약을 살 시도를 할까요?”
애초에 전제가 깔려있을 거란 얘기다. 여자 쪽에서 ‘내가 집도 차도 있으니 괜찮아, 원래 그 나이엔 아무것도 없는 거야’라고 몇 번이고 말을 했을 거 아냐.
그걸로도 안 됐으면 그냥 안될 연애 아닌가? 남자 성향 자체가 비관적인 거잖은가. 이 묘약이 개발되고 출시된다 해도, 심리적 장벽 때문에 구매를 꺼릴 것 같다.
“헬스장을 예시로 들면요. 헬스장 안 가는 게 돈 없고 시간 없어서만은 아니잖습니까. 헬스장 가서 운동한다고 내가 뭐가 달라지겠어? 라는 생각에 안 갈 수도 있는 거고….”
내가 남자라서 그런가, 감정이입을 해보니 이렇게밖엔 생각을 못 하겠더라. 말을 마친 뒤 모쏠답게 눈치만 살피고 있자니, 라나 양이 입을 열었다.
“마케팅을 어떻게 어떻게 하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올리비에?”
“나 전에 그 얘기 했다가 한 소리 들었잖아. 우리가 신인 줄 아냐면서.”
“그럼 힘들겠네요. 아우, 김빠지네.”
“그래도 여쭤본 보람이 있네. 의견 고마워요, 이찬 씨.”
“아뇨. 그냥 외부인 의견이니까 무시하셔도….”
“무시하기 힘들어서 못 하는 거예요. 저희가 그런 방향으로 생각하기가 힘들거든요. 서큐버스니까. 알죠?”
서큐버스이기 때문에 사랑 관련된 주제에는 자존감이 넘쳐흐르고, 때문에 자존감이 없는 사람 관점에서 생각하기가 힘들다, 이해해줘라. 이 뜻 같다.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내 옆에 연애 횟수가 나와 똑같은 서큐버스가 한 명 앉아있으니까. 아직 10분도 채 안 지나긴 했지만, 엘레나가 한 말이라곤 일 얘기 잠깐이 전부였다.
처음엔 막내니까 당연히 눈치를 보겠지― 생각했는데, 휘발성 어쩌고 하는 말을 할 때는 또 아무 거리낌이 없었고. 나처럼 연애 경험이 없어서 말을 안 했던 건가?
“이찬 씨 말대로 이건 안될 안건 같으니까 접어두고. 그럼….”
“저 전에 먹었던 묘약 얘기 하겠습니다. 아까 그거 말씀하신다고―”
“아뇨, 그건 마지막에.”
“예?”
“말씀하시는 거 듣고 생각해보니, 모처럼 와주신 덕을 보면 좋을 것 같아서요. 괜찮으실까요?”
자기들 얘기를 좀 거들어 달라는 것 같은데, 그냥 내 할 말 다 하고 집에 가면 안 될까? 나 고양이 우유 사다 줘야 된다.
“아니면, 아예 남자 직원 뽑는 건 어떻겠냐고 안건 올려볼까? 이럴 때 좋잖아.”
“그러게요. 우리 회사도 남자 직원 좀 뽑지. 잘해 줄 자신 있는데!”
“어떻게 잘해 줄 건데, 라나.”
“여기저기 데리고 놀러 다녀야죠! 원하면 머리 쓰다듬는 것 정도는 너그럽게 봐줄 수도 있고!”
“일이 태산인데 잘도 놀러 다니겠다. 회의나 마저 해요, 올리비에. 아까 하다 만 얘기는 끝내야죠.”
“라나가 열아홉 번째로 헤어졌다는 거?”
“열여덟 번째라니까요! 저 그 얘기 마저 할게요. 그 남자가 뭐가 문제였냐면―”
* * *
이 문제가 귀중한 회의 시간의 20분을 잡아먹었고, 한마디로 요약 가능했다. 사귀던 고블린이 술 먹고 말실수를 했고, 열이 확 올라서 걷어찼다.
“첫 만남 때 분명 말을 했다고요, 이찬 씨. 나는 내가 키 작다고 스스로 놀릴 수 있어도, 다른 사람이 내 키가 작다고 놀리는 건 참을 수 없다!”
“허어….”
“뭐예요. 반응이 시큰둥하신데?”
아까부터 하던 반응을 똑같이 보였을 뿐이다. 멀뚱멀뚱 얘기하는 거 듣다가 가끔 고개 끄덕이고, 모르겠거든 딴생각하고.
그러다 클로에 양, 팀장을 거쳐 수순이 내게 돌아왔다. 내가 견학 온 반마법사란 사실조차 까맣게 잊은 건지, 아무 거리낌 없이 말을 늘어놓는 라나 양.
“깐깐하긴 해도 돈 얘길 안 해서 좋게 지내고 있었는데! 술 먹고 한다는 소리가, 뭐? 난 사실 키 큰 여자가 취향이지만 그래도 넌 괜찮아? 그렇게 말하면 로맨틱할 줄 알았나 보지?”
“그…럴 줄 알았으니까 그렇게 얘기를 했던 거 아닐까요?”
“아하! 역시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이찬 씨도 그 고블린 편을 드네요!”
팔이 안으로 굽어서가 아니라, 그 이후 얘기를 안 해줘서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거, 사람이 말실수도 할 수 있고 그런 거 아닌가….
란 생각이었는데, 라나 양이 고개를 홱 돌려버린 걸 보니 오답이었나 보다. 그러게 누가 모쏠한테 의견 물어보래?
“아니면 이찬 씨도 키 큰 여자가 취향이에요? 그래서 그러신 거죠!”
“그래서 그런 건 아니고.”
“그럼 어느 정도가 취향이신데요!”
이야, 겸업하기 참 어렵다. 이런 것도 대답을 해야 돼?
“그….”
근데 내가 여자 취향에 대해 생각해둔 게 한 번도 없다. 오피스룩을 입는 게 정돈되어 보여서 좋다― 란 감상은 가져본 적 있는데, 키 얘기랑은 상관없는 소리 같고.
막막함에 두리번거리다, 여전히 고개를 숙인 엘레나의 뒤통수가 딱 눈에 들어왔다. 이거다.
“엘레나 정도 키가 취향이에요.”
“네?”
“말씀드린 대로인데요?”
미안하다!! 여기서 그나마 면식 있는 사이고, 이름 대면서 말하면 ‘키 큰 여자가 취향이란 거네!’라며 삐지진 않을 것 같아서 이름 대봤다!!
선조치 후사과 할 생각이었는데, 말을 꺼내는 순간 회의실 분위기가 확 이상해졌다. 라나 양은 눈이 동그래졌고, 클로에 양과 팀장도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며 날 바라보고.
엘레나는 숙이고 있던 고개를 팍 들었는데, 자기 이름이 나올 줄은 생각도 못 했는지 어안이 벙벙해져 있었다. 잠시 후, 팀장이 읊조렸다.
“엘레나 정도가 취향이시다.”
“예… 예? 아니. 키요, 키. 저 신장 얘기 하는 건데요?”
뒤이어, 클로에 양이 작게 한숨을 보태고는 툭 던지듯 말해왔다.
“이찬 씨는 나중에 회사 프로그램 한번 참여해 보세요. 보람 있으시겠네.”
“그게 뭡니까.”
“회사 직원 한 명, 외부 인원 한 명 짜서 하는 거 있는데… 그냥 모르셔도 돼요.”
몰라도 되는 거면 애초에 말을 하질 마라. 내용을 묻기 직전에 자기 폰을 힐끗 보고는, 팀장을 향해 묻는 클로에 양.
“우리 회의 시간 끝났어요. 팀장님.”
“어머. 벌써?”
“1시간 예정이었고, 55분 지났으니까 이제 정리해야죠. 마지막에 하려던 얘기는 어떻게 할 거예요.”
회의 이전에 밥 먹느라 25분, 회의 30분 중 대부분이 연애 얘기. 결국 내 얘기는 한마디도 못 했다. 나 여기 뭐 하러 온 거임?
“그러네. 시간이 벌써 이렇게 지나버렸으니 어쩐담….”
팀장도 곤란하다는 듯이 뺨에 손을 대며 중얼거리는데, 내겐 저게 척으로 보였다. 고민하는 티라고는 전혀 없고, 나랑 엘레나 양을 눈으로 한 번씩 바라볼 뿐이다.
그러다 좋은 발상이 떠올랐다는 듯 손과 입을 동시에 뗐다.
“이찬 씨. 저희 카페 커피가 맛있거든요.”
“예. 오면서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시간 괜찮으시면, 거기서 엘레나에게 전달해주실 수 있을까요? 말씀 잘하시니까, 엘레나에게도 말 잘해주실 거고.”
시간이 안 괜찮더라도 말은 다 하고 갈 거다. 할 일은 끝내야지. 알았다고 대답하자, 이번엔 엘레나 양을 바라보며 한마디.
“엘레나. 이찬 씨랑 얘기 잘 마치고 랩실 와. 시간 신경 쓰지 말고. 알았지?”
“어….”
“알았지.”
고개 들어 나랑 팀장을 번갈아 보고는, 애매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네. 잘하고 올게요, 팀장님.”
“좋아, 그럼 우린 일하러 가자. 잘 부탁드려요, 이찬 씨.”
뭘 잘 부탁한다는 건지 모르겠다. 그냥 일 얘기만 하는 건데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