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Realm Convenience Store Worker RAW novel - Chapter (232)
이세계 편돌이-231화(232/331)
231. 편돌이도 밟으면 꿈틀한다 (11)
* * *
“사후조치, 까지 말씀하셨어요.”
“그래. 뭐, 사후조치라도 해도 어렵지는 않고.”
이 시험을 합격하고 나면 어떻게 되는가를 교수에게 들었던 대로 말하고, 간단하게 면담 나누는 게 끝이다. 합격한 이 녀석의 미래가 어떻게 되느냐.
일단, 초급 마법사 자격증이 나온다. 당장은 아니고, 2~3일 내에 거주지 배송. 이것만 있으면 웬만한 곳에는 전부 지원서를 쓸 수 있다. 취업 프리패스까진 아니고 딱 취업 최소 요건만 충족될 뿐이지만, 어쨌든.
효력이 발휘되는 건 자격증을 배송받은 당일. 고등학교 3학년 과정이 다 끝나지 않은 지금도 조기 취업이 가능하다. 아직 미성년인 마법사를 어느 직장에서 원할지는 별개의 문제고.
“너 취직은 어디로 할 생각이냐?”
“저는요. 그… 공무원, 쪽을 생각 중이었어요.”
“공무원?”
“네. 이번 학기 끝나기 전까지 정하고, 졸업할 때까지 그 분야로 공부를 해보려고….”
미처 묻기도 전에 이유까지 말해오기를, 청년 고용률이 불안정한 시대이니만큼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동시에 어머니와도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이어서란다. 아니, 이 녀석 말하는 게 왜 이렇게 똑 부러졌냐…?
얼굴도 아까보다는 확연히 밝아져 있다. 여전히 눈물로 범벅이 되어있긴 하지만, 그 다섯 놈과 같이 있지 않다는 사실에 마음이 편해진 걸 수도 있겠다.
아니면 합격해서 편한 걸 수도 있겠고. 이 똑 부러진 게 본래 성격이 아닐까. 생각하며 마저 말했다.
“나 아는 분들 중에도 공무원 엘프 한 분 계셔. 경찰.”
“와. 경찰요?”
“그래, 경찰. 그분도 일에 채여 살기는 해도 잘하고 계시니까, 너도 공무원 어떤 걸 하든 잘할 수 있을 거야. 여튼, 취직 얘기 꺼낸 게 말야.”
교수 왈, 마법사 자격증을 땄다고 해서 다 사회에 자리 잡는 것도 아니란다. ‘이건 내가 원하던 직장이 아니야!’ 하면서 빚던 도자기 집어 던지는 장인마냥 때려치우는 경우가 잦다나 뭐라나.
“하지만… 그래 버리면 나중에 불이익이 생기지 않나요?”
“그건 걔네 사정이고, 걔네 채용한 회사들이 피해를 보잖냐. 공채 다시 해야 되니까.”
“아… 그렇겠네요. 확실히.”
“마음에 안 든다고 때려치지는 마라, 이 의도로 이것저것 지원을 해 준다고. 나라에서 정해주는 일을 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기는 한데….”
마력 과사용으로 퍼지는 걸 대비해 병원비도 지원해 주고, 보다 적성에 맞는 마법을 배우고자 하거든 교육비도 지원해 주고, 마법을 쓸 때 도구가 필요하거든 그 도구 비용도 지원해 주고….
이 지원들을 받으려면 나라에서 추천해 주는 일을 해야 한다길래, 정해둔 일이 없거든 추천받은 목록을 전해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본인이 미리 정해둔 게 있다면야….
“저기, 목록 보내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아. 생각해보게?”
“네. 듣고 나서 생각해보니, 수입 활동이랑 공무원 준비를 병행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서, 요.”
말을 해오는 도중에 얼굴에 또다시 그늘이 드리워졌다. 지금이 6월 초. 고등학교 3학년 과정이 끝나기까지는 아직 한참이 남았다.
헌데 벌써부터 수입 활동에 대해 운운해오고 있다. 이 말도 그렇고 정문 밖을 힐끔거리는 것도 그렇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알 것 같다.
“학교 말야. 장학금… 같은 거 받고 지내왔어?”
“네. 교외 장학금뿐이지만요.”
“생활은 기숙사 생활 해온 거고.”
“어… 네?”
“앞으로도 그럴 거고?”
“그럴… 그러고, 싶어요.”
중간까지 듣고 나서야 내 말을 이해한 모양이다. 명확한 계획이 아닌 바람을 이야기해 오는 게, 본인도 나름대로 자기가 어떻게 될지 짐작은 하고 있는 듯하다.
여태까지처럼 학교를 다닐 수는 없다. 오늘로 끝이다.
자기만 혼자 합격했다, 이걸 알게 된 다섯이 곱게 보지는 않을 테니까. 아까도 서큐버스 녀석이 마지막으로 나중에 보자고 말 남기고 나가 버리기도 했고….
얻어맞고 욕 듣는 걸 참는 수준에서 어떻게든 유지되어 온 관계가, 그마저도 파탄이 나버렸다. 푹 고개 숙인 여자애를 가만 바라보다, 조심스레 물어봤다.
“내가, 방금 나간 놈들에 대해서도 보고를 올려야 돼. 시험 과정이 어땠는지, 어떤 사유로 불합격을 시켰는지 같은 거. 그런데… 솔직히, 과정이 깔끔하진 않았잖냐?”
“네.”
“응시자들이 타 응시자에게 포기 종용을 했었다, 이것도 보고를 해야 한단 말야. 같은 일 다시 안 일어나게 해야 하니까. 이걸 보고하고 나면, 그런 일이 일어난 이유에 대해서도 말을 하게 될 텐데….”
“…네.”
“내가 목격한 것만 놓고 봤을 땐, 이 이유가 너희들 관계에 문제가 있어서였던 것처럼 보인다. 너가 말을 안 해주면 내가 그 이유를 지어내야 한다는 거지. 허위 보고가 될 테고.”
“허위 보고를 하시면, 어떻게 되시는 건가요?”
아무 일 안 일어난다. 그냥 열등감이 폭발해서 폭언을 한 것 같다, 이런 일 안 일어나도록 강제하는 조항이 필요할 것 같다, 합리적으로 보일 의견 적으면 그만이야. 단지.
“나도 잘 모르겠다. 해본 적이 없어서.”
내가 밤에 잠을 쉽게 못 잘 것 같아서 그렇다. 이 엘프 여자애가 소심하고 자기주장 못 하는 녀석이 아니다. 똑부러진 말 해올 언변도 있고, 능력도 있고, 소신도 있다.
이런 애가 어쩌다 가정교육 낙제생들과 어울려 고통받게 된 것인가, 이게 궁금했다. 이 세상 사람으로서 지극히 개인적으로, 무책임하게.
“…아니. 그냥 없던 질문으로 하자.”
나도 철들려면 멀었다. 어떤 이유로 맞고 살게 됐는지를 내가 미쳤다고 묻고 있다. 이 생각으로 말 돌렸는데, 이 녀석이 주저하듯 대답해왔다.
“1학년. 첫 시험 때요.”
“…어. 첫 시험 때.”
“제가… 성적이 잘 나왔어요.”
“저 뱀파이어보다 더?”
“네. 시험 결과 받고 쉬는 시간에요. 바아란이 와서는 말을 걸었었어요. 너 마법 잘 쓰나 보다, 혹시 이번에 연산식 어떻게 썼는지 물어봐도 될까?”
엘프인 자신에게 처음으로 말을 걸어준 게 그 녀석이었고, 첫 친구가 생긴다는 반가움에 얼마든지 괜찮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러자 그 뱀파이어 놈 왈, ‘그래? 그럼 학교 끝나고 도서관에서 보자.’ 그렇게 따라간 곳이 독서 공간이 아닌, 도서관 건물 뒤편의 으슥한 곳.
거기서 처음으로 걷어차였단다. 너 한 번만 더 깝치면 죽여버린다. 어디에 꼰질러도 마찬가지로 죽여버린다. 너 우리 아빠 누군지 알아?
“무서웠어요. 많이. 그래서, 다음 시험을 일부러 두어 문제 틀리게 작성했는데….”
“그래도 계속 그러든?”
“…네.”
전에 깝치지 말라고 분명 말했는데, 무려 내 뒷순위나 되네?
이러면서 방학 기간에도, 종업식 당일에도, 어제까지도 부르는 대로 나가서 욕 듣고, 얻어맞았다고 한다. 안 그러면 그놈이 직접 자신을 찾아왔기 때문에.
여기까지 듣고 나서야 짐작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열등감으로 시작된 관계가 존재 부정까지 발전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거다. 애써 뒷순위 맞춰 줘도 계속 팼다잖은가.
자기보다 잘난 놈이 있단 사실 자체를 인정할 수가 없었던 거지. 때문에 되도 않은 종족차별을 해대고, 깎아내리고….
정리만 한 뒤, 결론만 남기고 전부 털어냈다. 어떤 이유가 있었든 간에 이놈은 씹새끼가 맞고, 더는 이해할 생각 없다.
이후로도 계속 말을 해오려 하길래, 내가 끊었다.
“그쯤이면 됐다. 싫을 얘기 해준다고 고생했다.”
“그… 네?”
“고생 많았다고. 그리고, 축하한다.”
“아….”
“너 이제 마법사잖냐.”
“…….”
“앞으로 다 잘될 거야.”
앞으로 다 잘될 거다. 최소한, 이 녀석 앞길에 저 녀석들은 못 나타날 거다. 오늘부로 다 치워질 테니까. 가만히 바라보자, 또다시 눈이 망울져서는 중얼거렸다.
“…저는, 죄송해요….”
“그거 말인데, 어제 엘린 너도 애들이 뭐 훔치라고 시켰을 거 아니냐. 억지로. 너는 뭐 훔쳤냐?”
“막대사탕요….”
“사탕 1+1 행사 중이니까 나중에 하나 더 가져가. 점장님이랑 알바생 찾아가서 꼭 사과하고, 누구 말하는지는 너도 알 테고. 그리고―”
마저 말하려 했는데, 강당 스피커에서 수업 종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게 한 번 더 울리면 시험도 끝이다. 슬슬 마무리 지어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도 된다. 아는 선에서 대답해줄게.”
“…궁금한 거라면 그, 이런 것도 괜찮을까요?”
“들어봐야 괜찮은지 아닌지 알지.”
“저… 어떤 마법을 쓰셨는지가 궁금해요.”
선 지켜가며 대답해 줬다. 따로 마법을 쓴 건 아니다. 내가 체질이 특수해서 마법이 잘 통하질 않고, 그 수준은 내가 조절 가능하다.
이걸 나름 전문가스럽게 대답해줬는데, 이걸로는 만족을 못 했는지 고개를 갸우뚱하며 재차 물어 왔다.
“그럼 반마법 외에 다른 마법은 안 쓰시는 건가요?”
“어. 왜?”
“지금도 마법을 쓰신 줄 알았어요. 제가 전혀 눈치 못 채도록요.”
“어떤 마법.”
“그… 편하게 말하도록 돕는 마법?”
생판 처음 듣는 분류의 마법이다. 대답하자, 종소리가 멎은 강당 스피커를 슬쩍 올려다보고는 말을 이어왔다.
“이 얘기 말씀드린 거, 심사관 님이 처음이거든요.”
“왜?”
“아무도 안 들어줄 줄 알았어요. 담임 선생님도요. 제 몸의 자국을 분명 보셨을 텐데도, 별 말씀 없으셨고….”
지나가듯 두어 번 정도 ‘무슨 일 있니?’ 물어보긴 했으나, 아무 일 없다는 대답만 하고 말았다고 한다. 목이 막힌 듯 말이 도저히 나오질 않아서.
“그런데, 지금 심사관님께는 편하게, 자연스럽게 말이 나와서요. 지금 돌이켜 보니 의아하네요….”
이건 나도 의아하다. 이 녀석이고 내 지인들이고, 왜 죄다 똑같은 얘기들을 해오는 건지 모르겠다. 나랑 있으면 편하다, 안 하던 말도 하게 된다, 친구 같다. 어쩌고….
내가 특별히 마법을 쓰는 게 아닌데 말이다. 이왕 말 나온 김에 이유를 떠올려보려 했는데, 팔짱 낀 채로 잠깐 생각해봐도 답이 안 나오더라. 적당히 둘러댔다.
“들켰네.”
“아. 역시! 저기, 심사관님. 혹시….”
“연산식은 못 알려준다. 영업 비밀이거든.”
“…역시….”
“농담이고, 폰 줘봐.”
곧바로 폰을 내밀어왔고, 내 전화번호 적어 통화버튼 누르고 껐다. 이 녀석과는 언젠가 또 마주칠 기회가 있을 거다. 이젠 학생이 아닌 마법사니까.
아니면 뭐, 매장에 사과하러 올 때 만날 수도 있을 거고. 폰을 돌려준 뒤, 정문 방향으로 눈짓하며 말했다.
“시간 잡아먹은 거 미안하다. 조심히 들어가.”
내 말에 주춤주춤 일어나서는 90도 인사, 정문 밖으로 향하던 도중에 멈춰서서는 다시 90도 인사, 정문 손잡이 붙잡은채로 90도 인사.
마지막으로 정문 열고 밖으로 나가며 인사. 도합 360도로 머리를 숙이고 나서야 사라졌고, 동시에 한 번 더 종소리가 울려왔다.
오전 11시 반. 나도 이제 일 하나만 더 마치면 업무 끝이다. 오래는 안 걸린다.
* * *
앉은 자리에서 일을 마무리 지은 뒤, 집으로 돌아가 로브 벗어 던지고 잤다. 난 이 거적때기는 두 번은 못 입을 것 같다.
자고 일어나니 9시 20분이었는데, 내던져 뒀던 로브가 내 머리맡에 곱게 포개어져 있었다. 그 위의 빨간 리본에서는 작게 골골 소리가 들려오고 있고.
털뭉치 놈이 깔개 대용으로 써먹었나 보다. 심심함에 손가락으로 툭 건드리자, 부드러운 뭔가가 내 손가락을 탁 후려쳤다. 깼나 보다.
가만 보고 있자니, 어젯밤 일이 떠올라 말해봤다.
“야. 당분간은 기특한 짓 하지 말어.”
“…우냥?”
“니가 어젯밤에 우유팩 버린 거 보고, 내 머리에 운석이라도 떨어지나― 이 생각이었는데 말야. 아침에 진짜로 내 머리통에 운석이 떨어졌거든?”
그게 다 니 잘못이다. 마저 말하자, 붉은 리본이 대뜸 허공으로 떠올라서는 내 얼굴에 내던져졌다. 이어서는 울음소리.
“캬아옹.”
“뭐, 인마. 뭘 어쩌라는 거냐고?”
“냐앙.”
“그냥 기분 좋아서 말해본 거야. 나 씻는다.”
씻고 옷 갈아입고, 밖에 나와서는 간간이 휘파람도 불며 매장으로 향했다. 정문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니 손님이 있지는 않았고, 점장이 카운터에 앉아 계산대 구석을 바라보고 있었다.
들어가서 귀기울여 보니, 한창 아나운서 목소리가 들려오는 중이더라. 벨소리에 몸을 벌떡 일으켜 내쪽을 보고는 해맑게 웃는 점장.
“하이, 찬아. 잠 잘 잤어?”
“저는 잘 잤는데, 점장님께서는 어떠셨습니까. 깜지 잘 쓰셨어요?”
“어… 아! 이거 봐봐, 찬아. 빨리!”
말하며 내게 손가락을 내보이는데, 손가락이 새카맣다 못해 타다 만 듯 변색되어 있다. 아니….
“손에 묻은 거 뭡니까. 흑연이에요?”
“이게 보통 흑연이 아니야, 찬아. 마법청 분들의 분노라구. 비누칠해도 지워지지도 않구!”
이게 뭔 소린가 생각하면서도 점장 손가락을 매만지고 봤는데, 건드리자마자 손가락 가득했던 검댕이 가루가 되어 우수수 흩어져 내렸다.
멀쩡해진 자기 손가락을 이리저리 뒤집어 보다, 해맑게 웃어 오는 점장.
“내가 직원 복은 참 좋단 말야.”
“예. 복 받으신 줄 아십쇼. 근데 이 흑연이 왜 마법청 양반들의 분노인 겁니까?”
“그게, 어제 내가 큰소리쳤던 거 있잖아. 마법청 분들 뭐라구 한 거. 그러구 찬이랑 통화 끝난 후에도 계속 깜지 쓰다가, 연필이 부러져서 달라고 했는데….”
연필 갖다주는 직원이 점장 앞담화를 마음에 담아두기라도 한 건지, 이상한 연필을 쥐여주는 복수를 했다는 것이다. 자동필기 마법 사용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말이다.
하여 매―직 펜슬의 흑연이 손가락에 다 묻어버렸고, 비누칠을 아무리 해도 지워지질 않아 이 상태로 계속 근무해왔다는 것이다. 다 듣고, 잠깐 생각하다 물었다.
“뉴스 보면서 마저 얘기하시죠.”
“찬이, 이젠 나 힘든 거 관심도 없나 보네!”
“거 아시잖습니까. 저 지금 뉴스 안 보면 큰일 나요.”
“큰일은 안 날걸? 자.”
장난스레 내밀었던 입술을 쏙 집어넣고는 패드를 내게 내밀어오는 점장. 아까부터 계속해서 들려오던 아나운서의 음성이 연이어 재생되고 있었다.
화면에는 딱 내가 기대했던 내용이 나오고 있다.
[ 루슬란 바이어스 의원,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드님께서 일으켰다는 학교 폭력 사건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다는 말씀이신가요? ] [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습니다. ] [ 녹취 내역으로만 들어도 상황이 심각합니다. 오후에는 여당에서의 지적에 근거 없는 소리라고 일축하셨었는데, 지금도 같은 의견이신지…. ] [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습니다. ]양복 옷깃에 의원 배지를 단 뱀파이어 양반 한 명이, 고슴도치라도 된 양 마이크에 둘러싸인 채 앵무새마냥 똑같은 대답만 반복하고 있다.
마저 지켜보던 중, 점장이 내게 물었다.
“근데, 찬아. 찬이가 보낸 메일, 국회 분들이 하루 만에 읽구 바로 답신을 줬어?”
“그러게 말입니다. 제목을 나름 고심해서 보내기는 했었는데….”
“어떻게?”
“우리 아빠가 국회의원인데 니가 어쩔 건데? 국회의원 아들 충격 발언. #루슬란의원, #루슬란의원아들, #야당의원자리비워드립니다, #폭탄받아라….”
“샾을 엄청 많이 썼네.”
“어그로 끄는 데엔 이게 최고예요, 점장님. 저 이거 쫌만 더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