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School Genius Graduates to Become Lazy RAW novel - Chapter (143)
마법학교 천재는 나태하기 위해 졸업한다-143화(143/354)
#143화. 중간고사(8)
거목에서 뚝 떼어서 만든 듯한 몸체.
나무줄기를 꼬아서 붙인 것 같은 팔은 문어 다리처럼, 또는 채찍처럼 하늘거렸다.
시에나의 두 배는 커다란 그것은 엘런이 자주 꺼내쓰던 골렘과 아주 유사했다.
“이것이 내 전력(全力)이니라.”
“우와아아~!! 시에나 학생의 속성 골렘이라니! 아주 아름다워요옷!”
시에나의 손짓대로 우드 골렘이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 육중한 몸 탓에 무희처럼 가볍진 못했으나, 그 팔 만큼은 바닷속을 유영하는 해파리처럼 우아했다.
슈화아아아아-
팔이 한껏 꼬아지고 또 꼬아진다.
골렘은 채찍 같은 팔을 뒤쪽으로 추욱 늘어뜨리더니, 단숨에 앞으로 후려쳤다.
슈우우우우욱-!!
촤아아아아아아아악-!!
채찍은 인간이 최초로 개발한 음속 돌파 무기.
거기다 마법의 힘이 더해지니, 엘런도 보지 못할 만큼 빠른 공격 속도가 펀치 머신에서 터져 나왔다.
“체감상 마탑에서 봤던 벨라 선배님보다도 빠른데.”
그 풍탄에는 적어도 반응은 할 수 있었다.
헌데 저 우드 골렘을 앞에 둔 자신이 저 나무줄기 채찍에 반응할 수 있을까?
“……모르겠네.”
정말 모르겠다.
엘런은 어깨를 으쓱이며 다시 우드 골렘에게 관심을 껐다.
펀치 머신의 수정구 위로 점수가 무섭게 치솟기 시작한다.
뚜르르르르르-
[8813점]“으아아악!! 나보다 높다니!”
“후우……. 후우…….”
하지만 효율의 차이는 곧장 드러났다.
시에나의 우드 골렘은 금방 소환 해제되어 사라졌고 그녀는 아까부터 숨을 헐떡였다.
세부 특성과 우드 골렘을 동시에 사용하니 마력을 미친 듯이 잡아먹는 탓이다.
물론 그렇게 해서 카르디아보다 높은 공격력을 가져가긴 했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다.
8731점과 8813점은 결국 오십보백보였다.
‘효율까지 따지자면 카르디아의 압승.’
시에나는 그래서 만족스럽지 못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결과가 폄화돼선 아니 됐다.
되려 목속성으로 이 정도 폭력성을 이끌어 냈다는 것에 칭찬해줘야 마땅하다.
그 칭찬은 교수님이 발 벗고 나서서 열심히 해주는 중이다.
“어휴우우! 시에나 학생! 너무 실망하진 않으셔도 돼요! 애초에 골렘 마법 자체가 1학년 초반 수준도 아니고 학생은 더욱 나아질 테니까요오!”
“……감사합니다.”
“게다가 그 공격 속도는 엘런 학생보다 훨씬 빨랐는걸요? 풍속성을 타고난 학생들도 아직 아음속 근처도 가지 못했는데! 시에나 학생은 무척 대단하세욧!”
“감사합니다.”
시에나는 감사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처럼 고개만 꾸벅 숙여댔다.
엘런은 이쪽으로 천천히 걸어오는 그녀에게 말했다.
“잘했어.”
“그래, 인마! 나도 이겼잖냐!”
“아니다. 카르디아여. 난 사실 너에게 진 것이나 다름없다.”
“엥? 그게 뭔 소리여?”
엘런은 뒤에서 뒷머리만 긁적이는 카르디아를 손가락을 찌르듯 가리켰다.
“얘 좀 봐라. 이리 멍청한 놈 이겨 먹어서 뭐하게.”
“뭐, 이 새끼야?”
“그냥 너 자신만 이기면 돼. 언제 이 세상 사람들이랑 다 싸우고 있냐? 귀찮게시리.”
“나 자신만…….”
시에나는 가슴팍에 있는 용기의 반지를 꽈악 쥐었다.
이 반지에 닿을 만큼 힘 있는 말이었다.
엘런 본인이야 코를 후비적거리며 내뱉은 말이지만 결과는 그러했다.
“마지막 엘런 학생! 어서어서 나오세욧!”
“예.”
엘런은 둘을 뒤로하고 펀치 머신에게 걸어 나갔다.
그 모습에 키아의 흥분은 오늘도 최대치를 기록했다.
‘드디어 메인 메뉴가 나왔네요옥!’
사실 이거 하나 보려고 오늘 시험 감독에 자진하여 나섰다.
뭔가 피드백을 주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점수 체크만 하면 되었기에 구태여 교수가 직접 나올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키아는 굳이 이곳까지 발걸음 하여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걸 책임졌다.
오직 이거 하나만을 보기 위해서 말이다.
“흐음…….”
펀치 머신 앞에 선 엘런은 고민했다.
기대감에 찬 관중들의 시선이 뒤통수로 쏟아지는 중이다.
사실 시험이 끝나면 귀가해도 되는데, 마지막 차례인 엘런의 점수를 보고자 모두들 자리를 지켰다.
“엘런 조장! 힘내!”
“힘내.”
“파이팅이오!”
심지어 파티 레이드 10조도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열렬히 팔을 흔들고 있었다.
저 군중들도, 이 미친 교수도, 자신도 만족할 만한 점수를 얻을 만한 마법은 과연 뭐가 있을까.
‘관통 총알을 박아버릴까.’
엘런이 가진 단일 공격 중 최고, 최속의 힘을 가진 공격이지만, 오늘만큼은 딱히 끌리지 않는다.
……순간 엘런의 머릿속으로 재밌는 생각이 떠올랐다.
될진 모르겠지만 한번 해보고 싶다.
엘런은 단순히 손을 뻗었다.
그러자 뒤에선 일순간 놀란 듯한 반응이 흘러나온다.
“저 총을 뽑지 않는 건가?”
“이번 시험에선 마도구 금지란 말도 없었잖아. 왜 안 쓰는 거지?”
“생각이 있겠지. 설마 일부러 자신한테 페널티를 주는 거겠냐.”
“역시 그렇겠지?”
비교적 그를 잘 아는 이들인 시에나와 카르디아도 그가 왜 그림 리퍼를 쓰지 않는지 의문이었다.
“엘런이 저 총을 제외하고 싸운 적은 거의 본 적 없거늘.”
“그러게 말이야. 뭐 어쩔 셈이지? 기대되게시리.”
카르디아의 표정은 흥미 없는 척 평온했지만, 그 입술만큼은 얼른 보고 싶어서 삐죽거렸다.
스아아아아앗-!!
엘런의 마력이 발밑에서부터 급격히 터져 나왔다.
음기 회로와 2차 각성으로 냉기의 전파력 수준은 더욱 높아졌고, 10M까진 눈 깜짝할 사이에 얼릴 수 있었다.
그 반경 안으로 동화 속에서 볼 법한 겨울 나라가 입성한다.
바닥을 비롯해서 그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이 새하얗게 변하고, 눈 결정이 별처럼 반짝였다.
조그마한 눈도 허공에서 하늘하늘 내려왔다.
엘런은 그 마력의 중심에 서서 모든 걸 제어했다.
준비 시간이 있기에 무한정 마력을 모을 수는 없다.
이제는 마법을 발현해야 할 때.
쩌저저저저저적-!!
빙결의 마법진 위로 프로스트 골렘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정처럼 투명하고 깨끗한 순도의 몸체는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아름다웠다.
“대단하다……. 나랑 같은 빙속성 같지가 않아.”
“어떻게 해야 저런 퓨어한 마력이 나오는 거지?”
“진짜 미쳤다…….”
엘런과 같은 빙속성 사용자들은 프로스트 골렘을 경외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키아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에나 학생처럼 프로스트 골렘을 사용해서 공격하려는 건가요? 나쁘진 않지만 조금 평범하네요오?’
프로스트 골렘은 솔직히 카르디아와 시에나의 하위호환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단일 파괴력은 카르디아에게 밀릴 것이고, 공격 속도는 시에나에게 밀린다.
키아가 고개를 갸웃하는 사이, 프로스트 골렘은 자신의 주먹을 내질렀다.
펀치 머신이 아니라, 엘런 이안느에게.
“……!!”
“뭐, 뭐야!”
“미친……!”
학생들은 놀라서 입을 틀어막았지만, 엘런의 이목구비는 평온했다.
뻐어어어억-!!!
뼈가 부서지다 못해 가루가 된 게 아닌가 하는 괴음이 시험장 내부를 똑똑히 울렸다.
그러나 엘런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위커 – 엘런 리메이크]되려 프로스트 골렘의 공격과 맞닿은 팔을 급류처럼 재빨리 움직였다.
이 팔 하나에 가해진 모든 충격량이 프레스에 눌린 것처럼 응집된 지금.
엘런은 주먹을 내질렀다.
꽈아아아아아아아앙-!!!
빠가가가각-!!
전쟁의 한복판에 떨어진 듯한 굉음이 시험장을 쓸어 담는다.
사방을 채웠던 냉기는 주먹의 파동에 휩쓸려 조용히 가라앉았다.
모두가 조용했다.
다만 그 눈동자만큼은 기계의 수정구로 끌어올렸다.
뚜르르르르르-
철컥-
[9714점]이제서야 경악에 찬 목소리들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구, 구천 칠백 점!!”
“거의 만점이잖아!”
“저런 숫자가 가능한 거였어……?”
“그보다 저런 생각을 하다니. 역시 장학생 딱지는 아무나 받는 게 아니었나 보네.”
펀치 머신에 꽂아 넣은 공격, 그걸 펼치기 위해 짜낸 아이디어는 키아 교수도 입을 벌릴 정도였다.
‘혼자서는 반격기를 펼칠 수 없으니까 다른 마법이 자신을 때리도록 해서 반격기가 펼쳐질 수 있는 요소를 갖춘 건가요오……!!’
너무 천재적이야!
전혀 예상치 못했어!
으으, 자존심 상해!
키아는 복합적인 감정의 파도에 자신을 맡기면서 손뼉을 쳤다.
“모두 주목해주세용~! 오늘 전투 마법 중간고사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시험 보신 학생분들 너무 수고하셨고, 좋은 하루 되세요! 그럼 안녕~!”
키아의 끝마무리 인사와 함께 학생들은 모두 저마다의 기숙사로 돌려보내졌다.
이제 그녀 혼자만 남게 된 시험장.
키아는 다시 한번 펀치 머신 수정구 위로 띄워진 점수를 바라봤다.
[9714점]다시 봐도 경이로운 숫자다.
“지금 학생회장이 1학년 때는 몇 점이었더라?”
아마 9천 6백 점 언저리였던 것 같은데.
키아는 기억을 더듬어보다가 문득 시간을 확인했다.
“허억! 교수님들과의 점심 약속에 늦겠어!”
그녀는 다급히 텔레포트 장소를 조정해서 마력을 움직였다.
학식관으로 이동한 키아는 오늘의 점심을 가져와서 미리 와 있던 교수들 틈에 끼었다.
키아의 등장만으로 점심 분위기가 몇 단계나 밝아진 듯하다.
“안녕하세용~ 좋은 점심입니다! 다들 오늘도 수고하셨어요!”
“키아 교수도 수고하셨소.”
“아, 덩컨 교수님! 교수님 얘기는 들었어요! 교수 재량으로 시험 난이도를 올릴 수 있는 특별 학칙을 사용하셨다고요?”
“……아무리 그래도 중간고사인데 장학생에게도 위기를 주고 싶었소.”
“그래서 위기를 주셨나요?”
덩컨은 침묵한 채 묵묵히 고기 스튜만 퍼먹었다.
하지만 이미 대답한 것과 없었기에 키아는 질문의 화살을 다른 교수에게로 돌렸다.
“1학년 담당 교수 중에 엘런 학생이 안 거쳐 간 마지막 시험이 뭐였죠?”
“제 수업입니다만.”
격조 있고 품격 있게 나이프를 움직이던 퍼렐라인이 손을 들어 올린다.
“와아! 진짜 퍼렐라인 교수님도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해야 할걸요?”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있었죠! 완전 있었죠! 제가 중간고사마다 했던 펀치 머신 때리기 아시죠?”
“그 괴상한……. 아니, 신기한 시험 말이군요.”
“네! 그 시험에서 엘런 학생이 9천 7백 점을 쳤어요!”
우뚝-
교수들의 수저가 허공에 멈춰 섰다.
뭔가를 씹고 있던 교수들도 그대로 정지했다.
“제 기억에는 재작년에 키아 교수님이 말했던 학생회장 점수가 9천 6백 점인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만.”
“역시 퍼렐라인 교수님! 정확한 기억력이세요!”
“어떻게, 어떻게 그런 점수가 나온 거죠?”
“좋은 질문이에요! 돌로레스 교수님! 제가 봤을 때는 말이죠?”
덩컨 교수의 기술을 요상하게 변환시킨 리메이크 반격기를 기용해서 펀치 머신에게 사용했다.
하지만 그걸 성공시키려면 대단한 공격력이 필요했기에 마법을 자신에게 쏘았다.
설명을 들은 교수들은, 특히 덩컨 교수는 흐뭇하게 웃었다.
퍼렐라인도 그 독창성과 창의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멈췄던 나이프를 계속 움직이며 말했다.
“그럼 내일 또한 장학생을 기대해봐도 괜찮겠군요.”
“그보다 이번 중간고사는 조금 쉽게 내주셨나용? 퍼렐라인 교수님의 악명은 학교 내에서도 자자하잖아요! 자비 없는 과제량! 자비 없는 난이도!”
“칭찬으로 듣고 있습니다.”
퍼렐라인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티슈로 가볍게 입가를 닦아냈다.
그 무감정함 모습에 키아는 소름이 돋는다는 듯 어깨를 떨었지만, 그도 기대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장학생이 어떤 이론을 보여줄지.
***
중앙성과 가까운 건물 옥상.
중앙성은 이 근처 건물 중에서 가장 높긴 하지만, 이런 곳에라도 올라가지 않으면 목 아프게 고개를 꺾어야 한다.
그곳에 몰래 올라온 두 명의 학생은 어쩐지 익숙한 얼굴들이었다.
“젠장! 우리가 왜 또 여기 있는 거야?”
“내가 말했잖아! 한 번 일 잘하니까 계속 시키는 거라고!”
“그래도 이번에는 더 큰 게 걸려있잖아! 이왕 줄 온 거 한 번에 확 잡자!”
일전에 중앙성을 털어먹은(?) 두 귀족 학생은 이번엔 건물 옥상에서 중앙성 내부를 관찰했다.
이번에는 저곳에 들어가지 않고 처리할 수 있다.
학생 중 하나가 품에서 빌레드가 준 무언가를 꺼냈다.
“그래서 이게 뭐라고?”
“마력 방해 스크롤! 그것도 마탑에서 제조한 특등급 스크롤이야.”
“이걸로 뭘 하려는 건데?”
“이 스크롤을 중앙성 4층에 있는 텔레포트 마법진에 꽂아 넣으면, 마법진은 이후 하루 동안 가동되지 못해.”
“그, 그렇다는 말은……!”
귀족 학생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장학생은 내일 있을 마지막 시험에 가지 못하는 거지.”
마법학교 천재는 나태하기 위해 졸업한다
지은이 : 강창사
발행인 : 손병태
발행처 : ㈜알에스미디어
주소 : 경기도 부천시 부천로 198번길 18 춘의테크노파크 2차 201동 503호
전화 : 032-651-8576
E-mail : [email protected]
ISBN : 979-11-6949-1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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