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School Genius Graduates to Become Lazy RAW novel - Chapter (274)
마법학교 천재는 나태하기 위해 졸업한다-275화(274/354)
#275화. 파견 임무(12)
마탑이 구축된 도시 마지아.
모든 마도구와 마법, 마법서의 성전으로 취급받는 곳이며 마법사들의 신전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마법사들의 집합을 보고 싶다면 마지아를 보아라.
-이런 말이 자연스럽게 떠돌 만큼, 마탑은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애초에 공격할 마음을 품으려는 자도 절대 존재치 않았다.
그런 마지아가, 오늘 공격당했다.
완전히 부서져 잔해가 대지로 고르게 섞여들었다.
푸쉬이이이이이이-
잔해 위로 흐린 연기가 곳곳에 피어오른다.
“……피해 보고.”
[피해를 보고 합니다.] [마탑 자체 마법: 앱솔루트 쉴드(잔여 쉴드량: 13%)] [마법 도시 마지아 파손 상태: 99.99%] [빅 프리즈 전개에 문제 발생]“쯧…….”
탑주는 폭발, 굉음, 진동으로 쓰러졌던 몸을 다시 일으켰다.
상황은 농담으로도 좋다고 말할 수 없었다.
마탑 보호 쉴드는 빠그러지기 직전.
초거대 마법 전개에는 문제가 생겨 본래 위력보다 절반은 더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저 백익으로 만든 원은 사라질 생각 없이 굳건했다.
“앞으로 저런 폭발이 한 번 더 오면, 마탑이 무너지겠어.”
왕홀을 짚고 일어선 그는 외벽에 손짓했다.
허공을 젓듯이 팔을 움직이자, 서책으로 가득 차 있던 책장에 굴곡이 생겼다.
입체감이 일어나면서 계단과 같은 모양새를 취한다.
계단은 어딘가로 올라가기 위해 있는 것.
―옥상의 문이 열렸다.
“당장 저 문을 부숴버린다. 초거대 마법 메테오 준비.”
[초거대 마법: 메테오를 준비합니다.] [직전의 충격으로 마탑의 연산 능력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준비 시간이 30분으로 늘어납니다.]“너무 느려. 마법 통제권을 나한테 넘겨라.”
[주의. 초거대 마법을 개인이 펼치게 되면 몸에 굉장한 과부하가 올 수 있습니다. 운이 좋아도 식물인간, 최악의 경우에는 뇌가 녹아내려 코와 입으로…….]“언제부터 그렇게 말이 많았어. 규칙이니 주의사항 같은 건 던져버려.”
쿵-
마탑 정상하고도 옥상에 올라선 마탑주는 왕홀 끝으로 지면을 찧었다.
그걸 쥐고 있는 탑주에게만 보이는 것이 있었다.
“어지럽군.”
초거대 마법 메테오의 마법진과 전개식.
아무리 마탑의 자체 마법이라 하더라도 결국은 남의 마법이다.
당장 마음대로 하려면 이쪽에서 마법진을 파훼해줘야 했다.
“나 혼자만으로는 무리겠어.”
조수가 한 명 필요하다.
“보주. 지금 당장 이사벨을…….”
[10대 학파장. 이사벨 폰 크레센티아를 이곳으로 텔레포트 시키시겠습니까?]“잠시만.”
보주를 멈춘 마탑주는 무언가 살짝 걸리는 게 있음을 깨달았다.
10대 학파장은 마탑을 지탱하는 10개의 기둥이다.
건물의 기둥은 하나만 빠져도 위험한 법.
당장 이사벨은 조금 전의 폭발과 함께 사람들을 수습하느라 정신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사벨 학파장은 많은 마법사들이 믿고 따르는 존재였다.
그런 존재를 함부로 빼가면 중심을 잃은 젠가마냥 마법사들은 무너져 내릴 거다.
정신적 지주란 그만큼 중요한 역할이었다.
“어디 놀고 있는 천재 놈 없으려나.”
그 질문 아닌 질문에 머리로 누군가 퍼뜩 지나간다.
자신을 꼬맹이라 부른 꼬맹이놈.
이사벨과 같이, 인식 불가 마법을 뚫고 자신의 본모습을 본 몇 안 되는 놈이다.
이것만으로도 천재성과 마법 파훼 능력은 증명되었다고 봐야 했다.
“지금 당장 엘런 이안느를 이곳으로 텔레포트 시켜.”
[제국 아카데미의 장학생. 엘런 이안느를 이곳으로 텔레포트 시킵니다.]옥상에서 다시 한번 푸른 빛이 일어났다.
그러니 살짝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엘런이 옥상에 발을 디뎠다.
“……마탑주님?”
“그래. 나다. 상황은 설명 안 해도 알겠지.”
“마지아가 전부 초토화됐더군요. 보아하니 마탑도 정상은 아닌 듯하고.”
“그보다 춥지 않나.”
아무리 위력이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해도, 여긴 빅 프리즈가 휩쓴 영역의 정중앙이다.
일반인이라면 뼈의 골수가 다 얼어붙을 정도의 추위인데.
엘런은 약간의 입김이 나오는 것 말고는 멀쩡해 보였다.
“괜찮습니다, 이 정도는. 되려 힘이 나는데요.”
엘리스의 세부 특성, 무채색 속에 있는 느낌이다.
그때도 기술의 위력이 상승하며 음기와 빙속성 마법을 쓰는 것이 한결 편해졌었다.
지금도 당시와 같았다.
마탑주는 그런 거야 아무래도 좋다는 듯 고개를 대충 주억이며 왕홀을 내밀었다.
“이게 뭡니까?”
“설명할 여유는 없다. 얼른 왕홀 위에 있는 보주에 손을 올려.”
“알겠습니다.”
엘런은 그의 말대로 보주 위에 손을 가져다 댔다.
그와 함께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창공을 가득 뒤덮은 메테오의 마법진과 전개식.
그리고 마탑을 감싸고 있는 앱솔루트 쉴드.
반쯤 망가진 빅 프리즈의 영향력.
모든 게 시각화되어 눈에 들어왔다.
“……탑주님은 항상 이런 풍경을 보고 계셨군요.”
“그런 편이지. 어찌 됐든 너도 이제 하늘 위에 있는 마법진이 보일 거다.”
“네. 보입니다.”
“저 마법진은 초거대 마법, 메테오를 시전할 수 있게 해주는 마법진이다. 저걸 우리가 파훼해서 수동으로 쓸 수 있게끔 해야 한다.”
“그게 가능한 겁니까? 전 아직 1학년인데요.”
“학년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제한하지 마. 그리고 하늘을 봐라.”
마탑주는 손가락으로 마법진의 이곳저곳을 가리켰다.
그 모습은 꼭 별자리를 가르쳐주는 것 같았고, 그만큼 마법진은 온 하늘에 퍼져 있었다.
“중앙에 있는 것 말고는 전부 보조 마법진이다. 너도 알다시피, 보조 마법진은 저급이든 고급이든 쓸 수 있는 전개식이 한정적이지. 그것들은 1학년 때 전부 배운다. 그 말인즉슨, 보조 마법진 정도야 너 혼자서 파훼할 수 있단 거야.”
“메인은 탑주님께서 맡아주시는 겁니까.”
“그래. 메인은 네 말대로 1학년이 건들 수 없는 거다.”
“보조 마법진은 총 20개 정도네요.”
“하나당 30초 안에 끝내라. 그럼 10분이 걸리겠군. 나도 10분 안에 끝낼 테니 서둘러야 한다.”
10분?
엘런은 귀를 의심했으나 이미 탑주는 무언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초거대 마법의 메인 마법진을 암산만으로 풀어나가는 중인 것이다.
“젠장.”
엘런은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자신도 풀이에 들어갔다.
다만 마탑주처럼 맨몸으로 할 생각은 없었다.
“레드. 도와줘.”
완드를 손에 쥔 그는 허공에 손짓했다.
“마법진의 패턴이 내 눈에 보이길.”
보조 마법진이 20개나 되면 그 모양이 제각각일 수 없었다.
분명 정형화된 패턴이 있고, 약간의 변화를 주어 개별적 존재로 만든 것일 터.
그렇다면 마법진의 패턴을 찾는 순간 일은 아주 쉬워진다.
10분짜리 잔업으로 만들 수 있었다.
“보인다.”
엘런은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마법진에서도 더 굵은 선으로 나타난 수식들은 과연 같았다.
“그럼 이 패턴에 들러붙은 잔가지만 정리해주면 돼.”
나아가 자신은 기억력 천재지, 암산 천재는 아닌지라.
손에 마력 분필을 들고 허공에 수식을 정리해나간다.
이 수식 정리는 자신이 어지럽혀둔 중앙성 만큼이나 손댈 엄두가 안 났다.
패턴을 파악하고 굵은 가지는 쳐냈음에도 그랬다.
“후우…….”
그럼에도 엘런의 분필은 멈추지 않았다.
퍼렐라인에게 인정받은 이론 능력은, 여기서 무릎 꿇을 만큼 나약하지 않았다.
당장 3학년 난이도도 풀어냈던 전적은 마탑 옥상에서도 화려하게 빛을 발했다.
“이 마법진은 여기로 빼주고……. 수식은 한꺼번에 정리. 이건 그때 배운 공식으로 처리하고…….”
탑주는 메인 마법진을 정리하다가도, 그 중얼거림에 눈을 힐긋 돌렸다.
마력 분필을 손에 쥔 채 쉼 없이 움직인다.
보조 마법진 풀이식은 그 단편만 보더라도 정답인 걸 알 수 있었다.
또한 엘런 이안느를 여기 데려온 게 정답이란 것도 알 수 있었다.
―처음 말했던 10분이 지났다.
“하아……. 하아…….”
엘런은 몸 하나 움직이지 않았으면서 거칠어진 숨을 몰아쉬었다.
머리 쓰는 것도 체력을 요구하는 일이다.
“수고했다.”
“예……. 수고 엄청 했습니다.”
엘런은 그 한 마디와 함께 털썩 주저앉았다.
그가 남긴 수식은 탑주의 컨트롤 안에 들어왔다.
메인 마법진과 보조 마법진, 두 개의 풀이가 완벽히 끝낸 전개식이 손에 쥐어진다.
[메테오 풀이식 검산 중…….] [오류가 없습니다.] [마탑 코어가 풀이식을 기반으로 메테오를 전개합니다.]엘런은 바닥에 앉은 채 탑주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왕홀을 손에 든 그는 가만히 원형 문을 뚫어져라 보는 중이었다.
“놈들의 목적이 뭔지 아십니까?”
“모른다.”
“그럼 예상가는 건 있으십니까?”
“선전포고, 대량 학살, 인간계 최고의 무기 파괴. 떠오르는 건 많다.”
“인간계 최고의 무기 파괴라면, 이 마탑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보면 알 텐데.”
마탑주의 손이 바닥부터 곧게 세운 왕홀을 매만졌다.
저걸 만져본 건 잠깐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엘런은 알 수 있었다.
저건 이 마탑을 움직이는 열쇠이자 두뇌다.
왕홀을 쥔 자가 마탑을 움직일 수 있었다.
엘런은 지면을 짚고 일어섰다.
“……아직 일어나지 않는 게 좋을 텐데.”
“괜찮습니다. 거의 다 회복됐어요.”
“역시 그 가문의 몸인가. 보조 마법진이라곤 해도 초거대 마법진의 연산량은 뇌쯤이야 손쉽게 녹이는데.”
“네?”
“아니다. 안 녹았으면 됐어. 그리고 준비해라. 적은 아직 물러나지 않았다.”
애초에 문은 살짝 놀란 것처럼 보인다.
설마 그 폭발을 맞고도 견딜 게 있을 줄은 몰랐던 걸까.
아니면 이쪽을 얕본 걸까.
스으으윽-
거대한 원형 문 안에서 무언가 또 튀어나왔다.
그건 옥상에서 볼 때는 콩알만 한 점이었다.
허나 마력으로 시력을 집중하면 안 보일 것도 없다.
“……눈?”
금색 눈이었다.
동시에 그의 기억력은 저것과 아주 유사한 게, 아니 똑같은 게 자신의 아공간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앱솔루트 쉴드를 전…….”
“엎드리는 게 먼저입니다!!”
엘런은 탑주의 허리를 잡고 테이크다운 하듯이 그를 바닥에 쓰러뜨렸다.
허리까지 왔던 옥상 담장으로 몸을 숨기니.
번쩍-!!
엘런에겐 익숙하디 익숙한 금색 광휘가 주변을 집어삼켰다.
빛답게 어떠한 소음이나 전조도 없었다.
허나 이후에 이어졌던 소음은 있었다.
후두둑- 투둑-
후두두둑- 투둑-
하늘을 비행하던 새 떼.
눈이 쏜 금색 섬광을 맞은 새 떼는 돌이 되어 바닥으로 우수수 떨어졌다.
엘런은 입술을 꽈악 깨물며 놈들의 목적을 깨달았다.
“접니다.”
“뭐가 말이냐.”
“놈들의 목적 말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갖고 있는 어떤 물건 같습니다.”
“그건 나중에 얘기하고 일단 내 위에서 나오지.”
엘런이 꼬맹이라 지칭했던 몸은 바닥에 엎어지고 그 위에 엘런이 쓰러진 상태였다.
워낙 상황이 급박했던지라 누가 바닥이고 위고는 따질 수 없었다.
“죄송합니다.”
엘런이 위에서 비키자, 탑주는 다시 한번 그에게 물었다.
“그래서? 네가 가진 물건 중에 뭘 원하는 거냐. 설마 그 완드?”
“그것도 그거지만, 진짜는 따로 있는 것 같군요. 저 문에서 튀어나온 눈을 보고 느꼈습니다.”
엘런은 아공간에서 금안을 꺼냈다.
직전에 그와 탑주가 마주쳤던 동공이 엘런의 손안에 있었다.
“눈은 본래 양쪽이죠. 제가 하나를 아누비샨에게서 얻어냈고, 그 순간 눈들은 서로를 끌어당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나머지 한쪽이 마경에게 있었단 뜻인가.”
“맞습니다. 그 끌어당김을 기반으로 절 찾아온 것 같습니다.”
“학교로 금방 돌아가지 않은 건 잘한 선택이었군. 너의 게으름이 학살을 막아냈다.”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하지만, 마지아는 손 쓸 수 없이 부서져 버렸습니다.”
“이딴 도시. 마탑은 몇십 개나 지을 수 있다. 하지만 몇십 명의 목숨, 아니 단 하나의 목숨도 마탑은 되돌릴 수 없어.”
마탑주가 소문에는 네크로맨서라서 그럴까.
죽음을 다루는 말들과 표정에서 형용할 수 없는 무게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말이다.”
“예.”
“우리가 아까 준비한 초거대 마법진, 메테오는 하늘에서 운석을 떨어뜨리는 게 아니다.”
“그럼 뭡니까?”
마탑주는 비릿하게 웃으며 왕홀을 들어 올렸다.
그 끝이 하늘을 찌르니…….
“운석만큼이나 거대한 파괴력을 지닌 존재를 호출하는 것이지.”
쿠우우우우우우웅-!!
초거대 마법진이 완성되었다.
그 등장만으로 하늘은 노을 진 듯이 붉게 물들고, 빅 프리즈의 한기는 열기에 밀려 존재마저 말소당했다.
숨쉬기 어려울 정도의 열이 마법진의 수식 하나하나에서 흘러나왔다.
그 사이로 뜬금없이 무언가 끼어든다.
“이놈이고, 저놈이고.”
무수히 만개한 꽃들보다 더 아리따운 목소리.
무수히 만개한 꽃들처럼 번쩍번쩍 빛나는 보석들.
아름다움이란 개념을 온몸에 바른 듯한 어지러운 머리색의 여자.
“아주 그냥 제멋대로 사람 오라 가라냐?”
제국 아카데미 총장, 알렉산드라 반 드라코어가 마법진에서 걸어 나왔다.
마법학교 천재는 나태하기 위해 졸업한다
지은이 : 강창사
발행인 : 손병태
발행처 : ㈜알에스미디어
주소 : 경기도 부천시 부천로 198번길 18 춘의테크노파크 2차 201동 503호
전화 : 032-651-8576
E-mail : [email protected]
ISBN : 979-11-6949-1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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