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ing money is an art RAW novel - Chapter 182
182화. 25살, 가요제에서 얻어진 영감
[시청률 19%대 진입에 성공한 무한도전, 가요제 개막 동시에 23%를 뚫어 주말을 책임지다!] [90년대 이후 20%가 넘는 시청률을 달성한 프로가 탄생했다. 왕좌의 자리에 오른 무한도전에서 유한강 한리버 그룹 회장이 소속된 오리발 아이(Y.Y.I)가 1위를 하였다.] [음반 순위 상위권 등극!]가요제가 끝나기 무섭게 시청률과 가요제에 나온 노래들이 음반 판매 상위권을 차지했다.
엄청난 파급력을 낳고, 무한도전 가요제를 새로운 시점으로 바라보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참 좋았어. 사람들의 함성에 혼이 이탈하는 그 기분……”
다시 빠져나올 수 없는 쾌락이 정신을 지배했었다.
몸에 스며든 영혼을 태우며 손끝에 인생의 모든 걸 바쳤다.
함성은 거세지고 열기는 뜨거워 태양마저 접근하지 못하게끔 혼을 폭사했다.
“그걸 그림에 담을 수 있다면…… 어떨까?”
가수들의 정열, 관객들의 혼을 그림에 담을 수 있다면 정말 멋진 그림이 탄생할 거 같았다.
“이래서 사람은 많은 경험을 해봐야 해.”
설마 그곳에서 아주 좋은 영감을 찾게 될 줄 몰랐다. 진한 흥분이 심장을 주물렀다.
똑똑.
시선이 움직여 문을 직시했다.
“여! 호경이!”
안으로 들어온 이는 박호경.
한강은 생각을 잠시 뒤로 밀고 호경을 반겼다.
“이곳에 왔다는 건, 모두 해결했다는 거겠지?”
끄덕.
호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얼굴이 꽤나 후련해 보인다.
“덕분에.”
“짜식. 줘봐.”
가볍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손 위에 준비한 봉투가 올려졌다.
『목적: 음식 주문 및 배달 불가 지역 해소.』
『기회 활용:
1.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점주-고객이 만족하는 배달 서비스 운영.
2. 가게 가입률을 높여 다양한 음식을 배달할 수 있도록 지원(예시-아웃백, 삼겹살, 1인분 배달 등).』
『위험회피:
1. 배달 기사 부족 증상을 없애기 위하여 꾸준한 홍보로 배달 기사 가입 유도.
2. 적극적으로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해 한 분야의 강자로 도약 시도.』
“음……”
한강의 눈은 빠르게 종이를 훑고 지나갔다.
스와트(SWOT) 분석, 시장성, 사업의 발전성 등이 종이에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친절하게 차트까지 있어 이해하기 편하게끔 계획서를 작성했다.
‘나름 잘 정리했네. 그리고 배달업체의 이점과 장단점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어.’
자신이야 미래에서 온 덕에 앞으로 시장이 발전할 방향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반면, 호경은 ‘NO’. 아니었다.
그걸 감안해 계획서를 보자면 제법 훌륭한 안목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어때?”
자신 있게 내밀던 모습과 달리 얼굴은 긴장으로 가득하다. 눈동자가 이리저리 왔다 갔다 정신이 없었다.
‘후후, 뭐 당연한 거지. 20대에 사업을 하겠다는 발상도 대단한 일인데. 부족한 건 알아서 잘 채워 놓겠지.’
처음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실패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바는 클 것이다.
성공한 사업가보다 실패가 많은 사업가가 많은 걸 배운다. 시작이 어려워 그렇지 위기 극복은 실패로 무너졌던 경험에서 나온다.
처음부터 승승장구하던 기업은 위기가 올 시 대처에 소극적이거나 느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경험이 무척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런 점에서 한강은 호경을 높게 평가를 하였다.
“나쁘지 않아. 이대로 진행을 해도 될 거 같아. 그리고 어플 개발은 알아서 해봐. 우리 회사에 맡기면 편하겠지만, 직접 해보는 게 더 재밌고 배울 게 많을 거야.”
시간과 돈이 더 들어가겠지만, 직접 움직여 하나씩 만들어 발전시켜 가는 게 호경에게 좋았다.
야생으로 던져 스스로 터득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깨우치게 해주고 싶었다.
“당연하지. 이만큼 도움을 받았는데, 밥까지 먹여 달라고 할 수 없지. 이건 누가 뭐라 해도 내 회사인데.”
“짜식, 많이 컸네. 좋아 상이다. 이 정도는 지원해 줘도 되겠지.”
“……?!”
“각 지역마다 내가 보유한 건물이 있어. 그중에 신림도 있고 구로도 있고. 네가 원하는 장소를 말해 주면 당분간 세를 받지 않고 쓸 수 있도록 해줄게.”
“한강아……”
이 이상 무언가 더 받는다면 양아치라 생각했다.
한데, 한강은 더 나아가 살아갈 터전까지 제공을 해주니 고맙지 않을 수 없었다.
‘반드시 배로 갚을게. 꼭.’
세상에 다시 없을 아주 멋지고 좋은 친구다.
호경은 반드시 한강에게 보답하리라 몇 번이고 다짐을 하였다.
***
“예전엔 몰랐는데, 건물이 너무 좁지 않나 싶네. 직원도 많아지면서 사무실도 좁아지고.”
한리버 지원팀 김학수는 비좁게 다닥다닥 붙어있는 책상들을 바라봤다.
초기에는 분명 책상과 책상 폭이 넓어 이동하기 수월했는데, 회사 규모가 빠르게 확장되면서 인원이 짧은 시간에 급증한 걸 이유로 뽑을 수 있었다.
처음엔 공실이 많아 괜찮다 생각을 하였는데.
“기획팀까지 여기로 몰리니…… 어휴……”
문서조차 보관할 공간이 부족한 아주 X같은 상황에 처했다.
『제목: 수납공관 부족의 건.』
“하아……”
공간이 부족해 하다하다 높은 수납장을 원하는 부서가 늘고 있었다.
“공든 탑이 무너진다. 무너져……”
학수의 시선에 책상에 쌓인 A4용지가 후드득 바닥으로 떨어지는 장면이 보였다.
남자는 ‘으악’ 소리를 내며 황급히 종이를 주워 책상 위로 올려놓기 급급했다.
절레절레.
고개가 자동으로 좌우로 움직였다.
“팀장님, 사무실을 늘리든가. 아니면 옮겨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때 저만치에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바닥으로 떨구던 시선이 앞으로 이동했다.
“기획팀은 또 난리구나.”
좁은 사무실에 불만이 많은 김 과장의 모습에 한숨이 밖으로 나왔다.
하루 이틀이 아닌 탓에 그러려니 넘길 만도 하지만, 오늘은 정도가 심했다.
“보관해야 할 3년 치 문서를 놓아둘 자리가 없어요. 일을 하다가도 뒤로 돌아다니는 사람들 탓에 집중이 깨져 일을 할 수 없습니다.”
작정했다는 듯, 불만만 표시를 하던 김 과장은 그간 쌓인 화를 팀장에게 쏟아냈다.
“우리 팀장은……”
타다닥, 타다닥.
군말 없이 일만 잘하고 있다. 다른 팀원들도 마찬가지.
그저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만을 끄덕여 수긍하고 넘어갔다.
“나라도 나서는 게…… 낫겠지.”
고민 끝에 자리에서 일어나 김 과장에게 다가갔다.
“과장님. 잠시 차 한잔 어때요.”
팀장에게 화를 내는 그를 달래며 사근한 목소리로 차를 마실 것을 권했다.
“아, 정말!! 저 이대로 계속 일하면 제가 직접 위에 올라가 보고할 겁니다.”
같은 과장의 말에 무언가 더 말할 거 같던 김 과장은 화를 삭이며 학수를 따라 올라갔다.
“오늘 김과장이 스트레스가 심했나 봅니다.”
두 과장이 나가고 나서야, 지원팀장이 일어나 기획부로 향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오늘따라 유독 김과장 자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저도 할 말이 없어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오픈 때만 하더라도 지금의 문제는 생각도 못 했는데. 일이 이렇게 되었군요.”
“아무래도 이번 문제를 위에 보고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그동안 참아왔던 문제를 너무 모른 척하고 지나쳐 왔다. 둘은 이내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이번 일에 대해 확실하게 어필을 하기로 하였다.
***
며칠이 지난 한리버 그룹 회장실.
“…… 문제로 회사를 이전해야 할 거 같습니다.”
아래에서 올라온 일들을 한강에게 보고를 하였다.
동진의 얼굴이 제법 심각했다.
“이거 몰랐네요. 자주 사무실에 들르면 민폐라 자제하고 있었는데, 그런 일이……”
동진의 보고에 인상이 팍 써졌다.
자신이 너무 회사에 무심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회장님 탓은 아닙니다. 회장님 탓이 아니라, 밑에 일하고 있는 임원진과 간부들 탓이 큽니다. 이런 일이 있다면 회의에 안건으로 내놓았어야 하는데.”
한강이 미안한 표정을 짓자, 김동진은 즉시 변호를 하고 나섰다.
한리버 그룹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 일개 직원도 아닌 회사의 총책을 맡고 있는 한강이었다.
“아닙니다. 직원의 잘못 또한 저의 잘못이에요.”
“……”
한강의 말에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한강은 늘 저런 모습을 유지했다.
절대 잘못을 타인에게 전과를 시키지 않고 혼자 짊어졌다.
그의 등이 얼마나 무거울지 짐작도 되지 않았다.
“이 문제는 제가 생각해 보고 회의 시간에 통보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임원직, 간부들에게 그리 전달해주세요.”
“알겠습니다.”
확실하게 정하지 않은 문제를 직원들에게까지 공개를 하는 건 좋지 못하다.
모든 건 확실하게 정해졌을 때 말해 두는 게 좋았다.
대신 실무 책임자에게까진 자신의 뜻을 공개하기로 하였다.
“정말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는걸. 어쩐다.”
회사를 이전하는 일이야, 그리 힘들지 않았다. 위치를 찾고 이전하라 지시를 내리면 끝이었다.
하지만, 한강은 단순한 이전 문제로 치부하지 않고 신중하게 생각을 하였다.
“단순히 이사를 가는 건 당기지 않아. 이참에 조금 색다른 도전을 하고 싶어.”
신중하게 생각을 하는 차, 또 다른 호기심이 똬리를 틀기 시작했다.
“내가 건물을 디자인해도 될까? 할 수 있을까?”
호기심은 욕심으로 변해, ‘도전’이란 두 글자를 새기게 만들었다.
“음……”
한 번씩 이런 생각을 가진다.
‘내가 디자인한 회사, 집을 가지고 싶다’.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한강은 집이 아닌, 회사에 욕심을 부렸다.
“좋아 내가 해본다. 까짓, 별거 있어?”
그림에 모든 인생을 쏟고 있는 만큼, 이번엔 건물에 열과 성을 다해보기로 하였다.
아주 멋진 도전이 될 터다.
“작품은 잠시 뒤로 미루자. 이게 급한 만큼, 여기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자.”
가능할지 그건 아직 모른다. 그렇다고 자신감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세계에서 가장 멋진 사옥을 만들어 보리라 각오를 다졌다.
***
2009년 8월, 여름휴가 기간이 찾아왔다.
뜨거운 태양이 사람들의 몸을 태울 때.
한리버 그룹 사옥 회의실로 계열사 임직원들이 모여들었다.
“말하기에 앞서 여러분께 진심으로 미안한 말씀 올립니다.”
상석에 자리한 한강은 자리에서 일어나 90도로 고개를 아래로 바싹 숙였다.
“아니, 회장님…… 갑자기 왜……”
“……무슨 일이십니까.”
갑작스러운 행동에 임원진은 크게 당황했다.
예고도 없이 숙인 고개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제가 말입니다.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여러분에게 너무 소홀했습니다. 이는 회사 사정을 등한시하는 나쁜 리더가 되었습니다. 깊이 반성합니다.”
숙였던 고개를 올려 멍한 시선으로 자신을 응시하는 사람들을 응시했다. 모두 벙찐 표정으로 표정 관리를 못 하는 모습들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책임을 통감한 저는 한가지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한강의 두 눈에 굳은 의지가 밖으로 표출됐다.
누군가 ‘꿀꺽’ 마른침을 삼키기도 하였다. 사람들의 눈에는 어떤 기대가 실리며 ‘미안’이란 말을 계속 되새겼다.
“제가 직접 나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멋진,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로 군림할 수 있는 사옥을 디자인하도록 하겠습니다.”
두운!
한강의 폭탄 발언이 회의장을 강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