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dol became a star writer by writing about himself RAW novel - Chapter 116
제116화
116화
[그 사람들은 자기들이 왜 떨어졌는지도 모르고 자기들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했을 것 아닌가? 그 생각을 하면 너무 기분이 나빠. 도대체 누가 그런 짓을 저지른 건지도 모르겠고 누가 그럴 권리를 가진 건지도 모르겠어.] [이 일은 절대 그냥 넘어가면 안 돼. 그런 영화는 만들어지면 안 되는 거야. 이렇게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걸 보면 이 사람들은 대가를 약속받고 누군가의 요구를 들어준 거야. 퀸스 워크가 잘되는 걸 싫어하는 어떤 조직이 관여한 거야. 분명해.] [정황상 그 말이 맞는 듯. 나도 불매운동에 동참할 거고 내가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을 전부 다 움직일 거야. 이건 경찰 조사도 받아야 할 문제라고 봐. 이건 불공정하고 부당하잖아. 누가 이렇게 함부로 다른 사람의 기회를 뺏어 버릴 수가 있는 거지?]분노는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리고 상상하지 못한 결집력을 보여 주었고 곳곳에서 퀸스 워크 연기자들의 오디션 탈락 문제가 거론되었다.
며칠이 지났을 때는 그 일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였고 지상파 뉴스에서도 그 일이 다루어졌다.
심층 취재를 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투입되면서 그 일의 실체가 조금씩 밝혀졌다.
투자자의 별것 아닌 요구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대중이 그렇게까지 분노하는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캐스팅 권한은 자기들 고유의 권한이라고 말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대개 그런 일이 있을 때 한두 사람의 분별없는 발언이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것처럼 일을 키우기 마련이었는데 그 경우 역시 마찬가지였다.
“퀸스 워크의 베테랑 연기자가 오디션을 보러 왔다고 해도 그 사람들을 떨어뜨릴 수도 있는 겁니다. 연기력은 조금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영화의 분위기와 맞다고 생각되면 신인을 기용할 수도 있는 문제예요. 이런 문제 제기는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말로 빠져나가려고 시도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결국 사태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영화에 대한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지자 황급히 진화에 나섰다.
“우리는 투자자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번 경우에는 퀸스 워크의 연기자들을 뽑지 말라는 요구가 있었습니다.”
누구도 선뜻 말하려 하지 않던 내용이 결국 누군가의 입을 통해 공개되었다.
그런 일이 실제로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을 때 사람들이 느낀 충격과 공포는 실로 대단했다.
[그럼 역주행 작가는 이런 일이 있을 거라는 걸 미리 알고 있었던 건가? 어떻게? 신내림이라도 받은 거야? 예지력이라도 있어?]그러다가 곧 합리적인 추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문제의 투자자가 VIV 계열사라던데 VIV가 전에도 이런 짓을 한 적이 있었던 것 아니야? 그래서 이번에 퀸스 워크를 대상으로 이런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작가가……. 아니, 나 그만 쓸래. 왠지 무서워졌어. VIV가 무서운 게 아니라 작가가 무서워. 작가가 이런 일까지 예상하고 썼다는 게 정말 말이 되는 거야?] [주미나 작가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 ‘역주행’에 갑자기 생뚱맞게 이런 내용이 나오지 않았으면 퀸스 워크의 배우들이 오디션에서 대거 떨어진 것도 모른 채 지나갔을 거고 VIV가 퀸스 워크 목줄을 움켜쥐고 숨통을 조이는 동안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몰랐을 텐데…….]사람들은 뒤늦게 사건의 실체를 깨닫고 더욱 경악했다.
[그러니까 이 일의 결론은 VIV가 퀸스 워크를 공중분해시키려고 제작사에 압력을 넣었다는 거고 그걸 어떤 코난이 알아냈다는 거고 주미나 작가는 이런 일이 시작도 되기 전에 다 예상하고 소설에 써놨다는 거잖아.]충격은 그들만의 몫이 아니었다.
퀸스 워크의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퍼펙트 올킬의 멤버들조차 우진이 일을 처리한 방식에 놀랐다.
그들은 퀸스 워크가 어떻게 되건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회사에 닥칠 일을 막을 방법은 없다고 생각했다.
‘역주행’을 계속 읽어 오고 있었기에 우진이 ‘역주행’을 통해 사람들에게 뭔가를 미리 말해 주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이런 식으로 VIV에게 한 방 먹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우진아, 너 뭐냐? 너는 일이 이렇게 될 거라는 거 알고 있었던 거야?”
재훈이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묻자 우진이 피식 웃었다.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래도 우선은 그냥 한번 해본 거지. 한번 들어 봤던 적이 있는 멜로디를 다시 들으면 저절로 귀 기울이게 되잖아. 그런 식으로 이 일을 미리 한번 활자로 읽어 두면 나중에 비슷한 일을 봤을 때 눈길이 가게 되지 않을까 했던 거지.”
“아니. 형. 저희는 그런 생각 전혀 못 했거든요. 그런 생각을 했다는 자체가 이상한 거예요. 형은 어느 별에서 왔어요? 지구인이 아닌 게 분명해요.”
제레미의 말에 이빈은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겨우 이 정도로 VIV가 물러설 것 같지는 않고.”
“그렇지. 이걸로 끝낼 수는 없겠지. 어떻게든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려고 애를 쓰겠지.”
우진도 막연하게만 생각할 뿐 그들이 어떤 식으로 대응을 해올지는 알 수 없었다.
솔직히 우진도 일이 이런 식으로 된 것에 상당히 놀라고 있었다.
그는 역주행을 읽은 독자들이 이 일을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 줄 거라고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자주 간과하지만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은 이들 대중이었다.
그런데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사람들은 그 사실을 자주 잊고 그들의 역할과 권력을 가볍게 보아 넘기곤 했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통쾌한 복수를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결국 퀸스 워크의 배우들을 탈락시켰던 영화와 드라마는 촬영이 무산되었다.
그것은 역대급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사건이었다.
* * *
VIV 홍보 팀은 계속해서 걸려 오는 전화에 업무를 정상적으로 해나가는 게 어려울 정도였다.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전화를 받으려니 더욱 답답했다.
정작 그 일과 관계된 사람은 입을 다물었고 사실을 확인해 주지도 않았다.
자기가 그랬다고 나설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가라앉을 거라고 생각했던 일이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더 격화되었고 영화를 제작하려 했던 곳들은 결국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대중의 믿음을 저버린 행동이었다며 무릎까지 꿇는 사람들을 보면서 VIV의 관계자들은 답답했다.
문제의 소지는 있다고 해도 그게 그렇게까지 할 일인가 했던 것이다.
공동으로 문제를 일으켰는데 한 사람이 먼저 납작 엎드려 버리면 옆에서 사과하지 않고 버틴 사람의 죄질은 더욱 크게 부각되게 마련이었다.
이 일로 VIV의 인지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겠지만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강석준은 꼬리 자르기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마땅한 희생양을 내세워 회사를 생각하는 과도한 충성심에 독단적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몰아갈 생각이었다.
그게 먹힐지는 모르지만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강석준은 하찮게만 보였던 퀸스 워크가 그런 반란을 일으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다가 헛웃음만 터뜨렸다.
“사장님, 회장님께서 오늘 들어오라고 하십니다.”
강석준은 비서의 전언을 듣고 당장 얼굴을 구겼다.
이 일의 시발점은 노인네였다.
그러나 노인네는 자기 때문에 일이 이 지경까지 됐다는 것은 생각도 하지 않고 아마도 그에게 책임을 추궁할 터였다.
한두 번 있는 일도 아니어서 머릿속에 그 진행이 훤하게 보이는 듯했다.
오랫동안 그를 괴롭혀 오던 편두통이 다시 도졌다.
노인네 때문이었다.
강석준은 갑자기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전부터 잡혀 있던 약속은…….”
“죽었다고 해!”
강석준은 버럭 소리를 질렀고 비서는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한 채 밖으로 나갔다.
‘되는 게 하나도 없어. 빠릿하게 일을 하는 놈도 없고.’
강석준은 의자에 머리를 기댄 채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허공을 노려보며 그 일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고 있었다.
웹소설을 본 적도, 관심을 가진 적도 없던 그는 이 일의 발단이 한 웹소설에서 시작됐다는 얘기를 듣고도 한동안 그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웹소설 시장이 그렇게 크다는 것도 몰랐고 ‘역주행’이라는 소설이 누리는 인기도 알지 못했다.
‘그 작가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거라는 걸 알았다는 말인 거야. 어떻게.’
굳어 버린 머리로는 아무리 생각을 해봤자 한계가 있었다.
편두통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었다.
약을 털어 넣었지만 어쩐지 이번에는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았다.
* * *
VIV 그룹이 나서서 퀸스 워크 연기자들을 배제하도록 했다는 소문은 널리 퍼졌고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이 보인 반응은 다양했다.
그리고 일부는 퀸스 워크가 VIV의 타깃이 된 이상 이번에 일어난 것과 같은 일이 다음에도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운 좋게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다음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면 그때는 피로감을 느끼고 관심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고 여긴 사람들은 퀸스 워크를 떠났다.
그러나 그로 인해 퀸스 워크가 타격을 입은 것은 많지 않았다.
퍼펙트 올킬과 대표는 갑자기 채널이 막힐 때를 대비해서 퀸스 워크의 독자적인 채널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실력 있는 프로듀서들을 영입하고 촬영감독과 조명 감독, 음향 감독을 기용하면 외부의 통로가 막히더라도 퀸스 워크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해 낼 수 있을 거라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었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 여러 방송에 부지런히 얼굴을 비쳐야 하는 상황이라면 모르지만 퍼펙트 올킬은 이제 그런 처지도 아니었다.
퍼펙트 올킬이 나오는 콘텐츠라고 하면 일부러 찾아서 보는 사람들이 확보되어 있는 상태라서 그들로서는 승산이 있는 대안이었다.
“리지가 그걸 잘 알 테니까 제가 리지를 만나 볼까요?”
우진이 말하자 멤버들이 오오오오 하고 괴상한 소리를 내며 그를 놀리듯이 바라보았다.
“왜……? 다들 리지랑 친하잖아. 안 친해?”
“그렇기는 한데 그래도 리지를 생각했을 때 그런 부탁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쉽게 할 정도로 친한 것 같지는 않은데?”
재훈이 말하자 우진이 그럴 수도 있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같은 팀이었으니까.”
그렇게 해서 결국 그 일은 우진이 맡아서 처리를 하기로 하고 결정이 났다.
연리지는 우진의 전화를 받고 볼멘소리를 한 채 도대체 언제쯤이나 돼야 전화를 하려나 했다고 투덜거렸다.
“내 연락 기다렸어? 왜?”
우진이 묻자 연리지가 한숨을 쉬며 그에게 그런 말을 해서 뭘 하겠냐고 다시 투덜거렸다.
“오늘 바빠? 뭐 해? 스케줄 있어?”
우진이 연달아 묻자 연리지가 아니라며 집에 올 거냐고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