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dol became a star writer by writing about himself RAW novel - Chapter 154
제154화
154화
“리지야, 오래 얘기는 못 해. 그런데 재훈이는 아니야. 상황 정리되면 연락할게.”
-그래. 너희 모두 힘내라고 전화했어. 내가 도울 일 있으면 전화해. 바로 갈게.
“그래. 고맙다.”
애쉬는 전화도 하지 않고 찾아왔고 강하정이 하석과 함께 도착했다.
우희는 너무 놀라서 그런 건지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반박문을 작성했다.
“오빠, 초안 만들어 봤는데 괜찮겠는지 봐.”
재훈이 써야 하는 거였지만 재훈은 손이 덜덜 떨려 정신을 차리지도 못했다.
그를 믿고 그로 인해 환호하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무섭게 돌변한 상황이 그를 궁지로 내모는 것 같았다.
민이 그의 옆에 앉아서 재훈을 계속 다독였다.
“아…….”
이빈이 작게 탄성을 지르더니 멤버들을 바라보았다.
“웬 영상 전문가라는 인간이 유X브에 올린 게 퍼지고 있는데 이건 조작된 영상이 아니래요. 뭔 헛소리를 잔뜩 씨불여 놓고 그런 이유로 이게 원본 영상일 거래요.”
이빈이 말하는 동안 다른 사람들도 관련 영상을 찾아보았다.
“미치겠네. 이때다 싶은가 보다. 트래픽 증가를 노리고 말 같지도 않은 걸 올리는 인간들이 쏟아지고 있어.”
하석이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일을 해야 돼요. 당분간은 그 일에 가장 우선적으로 집중해 주세요, 본부장님.”
우진이 말하자 강하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재훈이에게 그런 영상이 없었다면 큰일 날 뻔했어.”
강하정과 하석도 우진의 말을 듣고 어느 정도 방향을 찾은 듯했다.
지금은 이렇게 들끓고 있지만 결국에는 사실을 밝힐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우진은 그렇게 낙관적으로만 생각하지는 못했다.
한번 실추된 이미지는 회복하기 어려운 법이었다.
재훈의 영상을 보고 사람들의 싸움에 끼지 않은 채 그냥 그것을 사실로 인식하는 사람들도 많을 터였다.
오히려 그런 사람들이 더 문제였다.
다른 사람들과 한재훈에 대한 얘기를 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그가 가진 잘못된 믿음을 교정받을 기회가 없기도 했다.
그것이야말로 페이크 앱의 폐해였다.
잘못된 정보를 주고 그것을 진실로 알게 하는 것.
이제 그것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기본적인 전제가 될 것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그들은 퍼펙트 올킬이나 퀸스 워크, 그리고 VIV 미디어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나가게 될 것이다.
멤버가 잘못했을 때 그저 끌어안고 변명하기 급급했던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며 지지를 조용히 철회하는 사람들.
그들이야말로 조작된 영상으로 인해 얻게 되는 가장 큰 손실이었던 것이다.
재훈은 다른 사람들이 옆에서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 일이 곧 해결될 거라는 것도 어느 정도는 짐작했다.
그러니 자기는 마음만 다잡으면 될 텐데 그게 쉽지 않았다.
아무 잘못을 하지 않아도 그런 일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 그는 그저 무서웠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앞으로는 모니터를 강화해야겠어요, 본부장님.”
그 말을 한 사람은 제레미였다.
그가 그 얘기를 했을 때 그 의미를 바로 알아들은 사람은 없었다.
그러다 우진이 우희를 보았다.
지금은 재훈이 타깃이 되어 무자비한 폭행 영상에 합성이 됐지만 얼굴을 바꿔 합성할 수 있는 영상은 무궁무진했던 것이다.
누가 저지른 일인지 알기가 어렵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였다.
“수사 먼저 의뢰해 주세요. 가장 먼저 유포한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야 돼요. 최초 업로더가 잡히지 않으면 그 영상을 퍼 나르고 유포한 사람이라도 잡아서 먼저 본을 보여 줘야 하고요.”
“그래. 그건 이미 하고 있을 거야.”
강하정과 하석은 자기들이 거기에 있으면서 할 수 있는 일은 더 이상 없겠다고 생각한 듯 재훈을 다독이고 돌아갔다.
“다른 건 넘어갈 것 같은데 전문가라면서 설치는 유X버들이 문제야. 언론들이 관심을 갖고 인용을 해 주니까 계속 비슷한 내용의 영상을 만들어서 올리는 것 같아. 팬들이 이런 영상 올리면서 양심의 가책을 안 느끼냐고 하니까 자기들이야말로 진실을 수호하는 사람들이라고 하고 있어.”
애쉬가 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며 말했다.
“이 사람들은 진실이 뭔지 알면서 이 기회에 유명해지고 싶어서 이러는 걸까요? 아니면 정말 자기들이 하는 말이 맞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민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그 의문은 모두가 비슷하게 갖고 있었다.
재훈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피폐해지는 것 같았다.
멤버들이 그에게 계속해서 말을 걸어 주고 괜찮다고 하고 상황이 곧 진정될 거라고 안심을 시켜 주었지만 그는 갑자기 쏟아진 공격에 어지간히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우진아, 내가 방송을 하고 팬들에게 먼저 말을 하는 게 어떨까? 글만 올리는 것보다는 그게 나을 것 같은데…….”
“그래. 그러는 게 낫겠다.”
“그리고 너희는 당분간 나에 대해서 말하지 마. 멤버라고 무턱대고 싸고돈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잖아.”
“그게 대수냐?”
“대수지, 그럼. 나 때문에 너희까지 잘못되는 건 보고 싶지 않아.”
“우리가 왜 잘못돼?”
“아무튼. 고집부리지 말고 그냥 내 말 들어줘.”
우진도 재훈이 뭘 걱정하는지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물의를 빚은 동료를 싸고돌았다가 함께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을 재훈도 많이 봐 왔고 그 걱정을 하고 있는 거였다.
“알았으니까 일단 방송 준비나 하자.”
우진은 우희가 만들어 놓은 초고를 바탕으로 재훈에게 원고를 주었다.
재훈은 그것을 읽어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것을 챙기지는 않았다.
그것은 우희와 우진이 쓴 거였고 방송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담아 자기가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우진도 그것을 이해하고 카메라 뒤쪽에서 재훈을 지켜봐 주었다.
애쉬와 다른 멤버들도 우진의 옆에 섰다.
방송이 시작되자 수백 명이 들어왔고 그 수가 수만 명이 되는 데까지 몇 분이 걸리지도 않았다.
재훈은 늘어나는 숫자를 보면서 긴장했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자신의 방송을 보러 와 주면 기뻤던 시간도 있었지만 그날은 그렇지 못했다.
들어오자마자 욕을 퍼붓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전문가라고 떠드는 유X버와 그 말을 옮겨 실은 기자들에게 선동된 사람들이었다.
[네가 사람이냐? 어떻게 어린애를 그렇게 만들어 놔? 그러고도 방송을 해? 내가 원래 이런 방송 어떻게 보는지도 모르는 사람인데 너무 열이 받아서 구독해 놨다. 그 면상으로 무슨 말 지껄이는지 보자!] [이건 빼박 은퇴 각인데. 그동안 퍼펙트 올킬이 인기 좀 있다고 어지간히 설쳤어야지. 이런 일이 있는데도 계속 실드 치는 것들이랑 함께 그냥 자살해 버릴 의향은 없고?]그들 중에는 순수하게 영상을 보고 화가 난 사람도 있었겠지만 퍼펙트 올킬이 이 기회에 넘어져 회복하지 못하기를 바라는 경쟁사의 손길도 끼어 있었고 뱀심을 가진 외국인도 있었다.
그러나 익명의 힘은 대단했고 사람들은 그것을 여론이라고 받아들이기가 쉬웠다.
해명을 하려고 하던 재훈은 채팅 창에 쏟아지는 막말을 보며 저도 모르게 긴장했고 말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보다 못한 우진이 재훈에게 다가가려 하자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자기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 듯 꾸벅 인사를 했다.
“퍼펙트……. 한재훈입니다.”
퍼펙트 올킬의 한재훈입니다라고 말을 하려다가 뒤늦게 자신의 이름만 말하고 있었다.
자기 때문에 퍼펙트 올킬이 피해를 입을까 봐 거리를 두려고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멤버들은 울컥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먼저 제가 나온 영상을 보고 놀라셨을 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영상 속의 인물은 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그 말이 나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채팅 창이 폭발해 버릴 것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채팅을 쏟아 냈다.
믿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도 많았지만 이런 식으로 나올 거라는 것을 미리 알았다는 말도 있었다.
[하긴, 쉽게 물러나지 않겠지. 이보다 더한 증거가 나와도 한주미나인지 뭔지 하는 것들 앞세우고 이번 일만 피하면 다시 수백억씩 벌면서 호의호식할 수 있을 텐데 잘못했다고 인정할 리가 없지. 맞은 사람만 불쌍하지.] [저런 말 신경 쓰지 마세요. 한국인도 아닐 거예요. 한국에 오빠들이 있는 거 부러워서 저러고 있는 거예요.]그 말은 많은 사람들의 반발을 샀다.
퍼펙트 올킬의 방송을 보는 사람은 한국인만이 아니었는데 재훈이 뭐라고 말하는지 들으려고 왔던 외국 팬들 중에 그 말을 취소하고 사과하라는 이들이 있었던 것이다.
거기에 대해서는 재훈이 먼저 사과했다.
재훈은 점점 지쳤지만 자기가 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지려고 했다.
“지금 회사에서 영상이 조작된 거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사도 의뢰한 상태고 제가 찍힌 수많은 영상이 있어서 그 영상과 비교해서 밝힐 수 있을 거라고 하셨습니다. 팔 길이와 손 같은 신체적인 특징도 다르다는 걸 증명할 수 있을 거라고 하셨어요. 정리하는 대로 공개를 하겠지만 그 전에 여러분께서도 두 영상을 비교해서 확인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재훈이 말했지만 그가 하는 말을 변명으로 일축하는 사람들은 비웃기에 여념이 없었다.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그럼 저 사람한테는 뭐라고 말할 건데? 저 사람한테도 너를 때린 게 내가 아니라고 말을 할 건가?]당연한 이야기였는데 본질을 호도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나타났다.
재훈은 방송이 그렇게 어렵게 진행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하다가 충격을 받았다.
[전문가들이 이미 그 영상이 조작된 게 아니라고 했는데도 뻔뻔하게 계속 잡아떼네. 대형 기획사에 대기업을 등에 업고 있으니까 이거 이대로 묻히겠지? 정말 역겹다.] [퍼펙트 올킬은 왜 같이 안 나서는 거지? 리더가 한 행동에 같이 책임져야 되는 것 아닌가? 그동안 그렇게 의로운 척하고 잘난 척하더니 이런 일 생기니까 손절하는 모양이네. 그게 나을지도 모르지. 그래도 퍼펙트 올킬 전부 같이 책임져야 할걸?]우진이 다시 한번 나서려 했지만 재훈이 그를 노려보았다.
자기 말을 무시하고 멋대로 굴면 그때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듯한 눈빛이었다.
우진은 화가 나는 것을 억지로 참는 수밖에 없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저를 걱정하시는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것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피해자입니다. 물의를 빚을 만한 행동을 한 적이 없고 제가 피해자인 것으로 인해서 사과하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그건 저와 같은 일을 당하고 피해를 입은 분들 때문에라도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재훈이 한마디를 할 때마다 채팅 창에 원색적인 비난이 들끓었지만 재훈은 자기가 준비한 말을 전부 다 끝마쳤다.
“이 영상에 나온 분은 이 영상이 조작된 거라는 것을 알고 계십니다. 만약 저에게 연락을 해 주실 수 있다면 VIV 미디어나 퀸스 워크에 연락을 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고 해도 이해합니다. 이런 고통을 당하신 것에 대해 위로드립니다.”
재훈은 자기가 빠뜨린 말이 없는지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다시 한번 사과하며 방송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