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dol became a star writer by writing about himself RAW novel - Chapter 163
제163화
163화
[리와쳐블이 퍼펙트 올킬이랑 너무 비슷하게 나와서 그렇지 이건 어디까지나 허구잖음. 작가가 이번에는 선을 세게 넘었네. 자기가 퍼펙트 올킬이랑 아무리 자주 얘기를 나누고 친하다고 해도 그렇지 이번 편은 용납할 수 없어. 퍼펙트 올킬이 그런 말을 했을 리도 없을 거고 그런 생각을 하지도 않았을 거야. 만약 그랬다면 말도 안 되는 거지. 어떻게 팬을 차별해?] [솔직히 우리가 한 짓이 있는데 한주미나랑 똑같이 대해 달라고 하면 양아치 같기는 하지. 퍼펙트 올킬도 사람인데 그럼 자기들을 공격한 사람들한테 계속 웃을 수 있겠냐?] [무슨 소리임? 공인이 괜히 공인임? 그리고 그때 사람들이 괜히 난리 친 거임? 지금도 학교 폭력이 밝혀지면 큰일을 치르는 판인데 이런 결과는 당연한 거지. 딥 페이크를 탓하고 영상을 조작한 사람을 잡아서 탓해야지 이게 우리 잘못은 아니지.]역주행의 독자들은 갑론을박을 벌였고 대부분은 작가가 월권을 했다는 식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꼭 그렇게만 볼 수 없는 이유가 있어. 퍼펙트 올킬 군대 가기 전에 차우진이 한 일 생각 안 남? 고깃집 앞에서 민이 등에 돌 던진 사람들 지금 거의 다 실형 살고 있잖아. 불기소처분이나 집행유예 그런 것도 거의 없었음. 선처 전혀 안 해 줬고 다 처넣었거든. 한다면 하는 사람들이라 나는 어느 정도 일리 있다고 봐. 콘서트만 봐도 그렇잖아. 공지도 안 올리고 그냥 자기들끼리 축제하듯이 하고. 퍼펙트 올킬은 변할 수 있어.]누군가 올린 그 댓글에 다른 사람들은 왠지 쉽게 반박 글을 달지 못했다.
구구절절 다 맞는 내용이라 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
* * *
퍼펙트 올킬을 향한 방송가의 러브 콜은 광풍처럼 불어닥쳤다.
그러나 퍼펙트 올킬은 두 달이 지나도록 어떤 방송에도 나가지 않았다.
그나마 광고계는 신중한 자세를 취하면서 기다려 왔던 터라 광고 촬영 등의 활동만 간간이 이어 나가는 실정이었다.
대중의 요구가 거셌을 때도 광고를 내리고 모델을 교체하기는 했지만 새로운 모델과의 광고 계약은 초단기로 하면서 기다려 주었던 것이다.
만약 그때 그들이 퍼펙트 올킬에게 책임을 묻고 위약금을 청구했다면 지금 수많은 광고주들이 큰 곤경에 처했을 텐데 신중하게 행동한 것이 결과적으로는 큰 이익을 안겨 주었다.
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 퍼펙트 올킬이 광고를 하면서 그 효과가 훨씬 더 증폭되어서였다.
대중은 퍼펙트 올킬의 행동을 아쉬워하면서도 그들을 기다렸고 그리워했다.
시간이 지나면서도 채워지지 않는 갈급함은 점점 견디기 힘든 갈증으로 변해 갔다.
이제는 퍼펙트 올킬이 잘했네 못했네 하는 말들은 쏙 들어가고 퍼펙트 올킬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갔고 그들이 돌아와 주기를 간절히 바라며 기다렸다.
타타타타탓-.
키보드 소리가 거실에서 경쾌하게 들려왔다.
“이 키보드 진짜 좋은 것 같아. 이게 없었을 때 내 손가락이 고생한 걸 생각하면. 흑.”
우진이 말하며 글을 쓰자 멤버들이 신기하다는 듯 그를 보았다.
“아니, 진짜 어떻게 저게 가능하지? 글을 쓰면서 대화를 하는 거잖아요.”
“그러게 말이야. 나는 하나도 제대로 못 하겠던데.”
민과 재훈이 그 옆에서 팔짱을 끼고 우진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런데 형, ‘역주행’은 이제 완결 내실 거예요? 저희한테는 속 시원하게 알려 주시죠? 엔딩 플래그는 확실하게 선 것 같은데…….”
“조만간 끝내기는 해야지.”
제레미의 말에 우진이 대답하자 다들 그럴 것 같다고 생각한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끝내려고 한다면 나는 우리가 전역하고 나서 한줌들만 초대하고 콘서트를 연 그 시점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데. 메시지도 강렬하고 ‘역주행’이 끝나는 당위성도 있고.”
재훈이 말하자 우진이 타이핑을 멈추고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동안 우진이 써 오던 글이기는 했지만 퍼펙트 올킬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었던 만큼 다른 멤버들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생각은 있었다.
“나도 이 타이밍이 좋다고 생각은 했는데 아직 영상을 조작한 놈이 안 잡혔잖아. 지금까지 안 잡혔다는 건 정말 신중하다는 의미야. 나는 그놈을 잡고 싶어. 그걸 위해서 ‘역주행’을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하긴. ‘역주행’이 여론 몰이용으로는 확실히 효과가 크니까.”
고깃집 앞에서 민에게 돌을 던진 사람들이 선처를 얻지 못하고 혹독한 판결을 받은 것에도 ‘역주행’에 그 일이 생생하게 고발된 영향이 컸다.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정확하게 알았다.
언론사의 입맛과 방향에 따라 논조가 정해지는 기사와 달리, 현장에 있던 우진이 직접 쓴 거라서 그때의 분위기가 생생하게 전해졌고 우진이 노리는 대로 공분을 느꼈던 것이다.
“이 일은 우리 손으로 끝내자.”
우진이 말했지만 멤버들은 어떻게 하자는 건지 의문을 품었다.
잡고 싶지 않아서 안 잡은 게 아니라 지금껏 수많은 인력이 동원됐는데도 단서를 찾지 못해서 놓친 거였다.
“강석희 사장을 감시해 주셨던 분들이 계신데 그분들에게 일을 한번 맡겨 볼까 봐. 우리한테는 그쪽 분야가 생소하지만 그분들을 통하면 누구에게 일을 맡겨야 할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그런 방법이 있었어? 루트가 있으면 연락해 봐. 어떤 인간이 그런 건지 반드시 알고 싶어.”
재훈은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 그럼 그 일부터 처리하자.”
우진은 말이 나온 김에 김강현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런 일을 같은 사람에게 여러 번 맡기는 건 좋지 않다고 하면서도 김강현은 다음에 자기들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연락을 하라며 번호 하나를 알려 주었었다.
다시 그들에게 연락할 일이 있을까 했지만 우진은 지금 전화를 걸고 있었다.
곧 저쪽에서 반가워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게 누구십니까.
좋은 일로는 만날 이유가 없는 사람.
그런 사람에게 연락을 했는데 뜻밖의 환대를 받게 되자 우진은 어리둥절했다.
“잘 지냈습니까.”
-덕분에요. 그놈 아직 못 잡았죠?
“예. 그래서 연락드렸습니다.”
-잘하셨습니다. 나도 호기심이 생겨서 시간 날 때마다 계속 그 일에 매달리고 있었습니다. 경찰이 못 찾으면 나한테 일이 배당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해서 미리 착수하자 했죠.
우진은 웃음을 지었다.
“그래서 성과는 좀 있었습니까?”
-만나서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어떠십니까?
“좋죠.”
둘은 약속 장소를 잡았다.
퍼펙트 올킬의 다른 멤버들은 자기들도 가겠다고 했고 우진은 그런 일에 멤버들까지 낄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퍼펙트 올킬은 강경했고 결국 우진은 그들이 자기를 뒤따라 올 거라는 것을 깨달았다.
“멀리서 지켜보고 있어. 가까이 오지는 말고.”
멤버들은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잘해야 돼. 안 그러면 다음부터는 안 데리고 다닌다.”
“저희는 믿으셔도 돼요. 잘할 수 있어요.”
어느새 퍼펙트 올킬은 탐정 놀이를 하는 것처럼 눈을 빛내고 있었다.
김강현은 이진우 없이 혼자만 나와 있었다.
커피숍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강현은 우진이 들어가 그의 앞을 지나가자 일어나서 우진을 따라 나왔다.
그렇게 나와서 각자 차를 타고 얼마쯤 가다가 유료 주차장으로 들어가 김강현이 우진의 차로 옮겨 탔다.
“오랜만입니다. 말씀하신 건 성과가 좀 있었나요?”
우진이 묻자 김강현이 웃었다.
“마음이 급하셨나 봅니다.”
“당연하죠. 누가 그런 걸까 하는 생각을 안 하고 지나간 날이 없었습니다.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였고요. 누가 내 머리에 짱돌을 던졌고 거기에 맞았는데 그 짓을 저지른 놈이 누구인지 알지 못한 채로 이만큼 시간이 흐른 거나 마찬가지인 겁니다.”
“이해합니다. 짱돌에 맞은 것보다 더 억울한 일일 수도 있죠. 그래도 잘 해결이 돼서 다행입니다. 나는 퍼펙트 올킬이 영영 결백을 밝힐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군대에 가는 걸 보면서 이대로 끝이라고 생각했죠.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사람들 머릿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잊힐 테고 그러면 퍼펙트 올킬도 은퇴의 수순을 밟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되기가 쉬웠겠죠. 저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VIV 테크에서 그렇게 열심히 해 줄 거라고는 상상을 못 했거든요.”
“궁금한 게 있는데 하나만 물어봐도 되나요?”
우진은 김강현이 뭘 묻고 싶은 건지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
“VIV 테크에서 공개한 영상들 있지 않습니까. 그 계획을 VIV 테크에서 세운 건가요?”
그러자 우진이 웃었다.
“역시 차우진 씨군요.”
“저는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만.”
“예. 말 안 하셔도 알 것 같습니다. 차우진 씨 아니면 그런 생각을 못 할 것 같았거든요. 그런 복수는 아무나 생각하지 못하죠. 그 사람들 정말 영혼까지 탈탈 털리는 기분이었을 겁니다. 무슨 말을 해도 믿어 주지 않는 상황을 직접 겪고 자살하고 싶었을지도 몰라요.”
“나도 그런 사람이 한둘은 나올 줄 알았는데 다들 버티더군요.”
우진의 말을 들어 보면 아쉽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했다.
김강현이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도 이미지 관리를 하셔야 하지 않습니까? 너무 솔직하게 구시는 것 같아서 당황스럽네요.”
“이제 얘기해 주시죠. 찾았습니까?”
“검증 작업 중입니다. 누가 했는지 찾아내는 건 어려워서 소거법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용의선상에 올려놓은 사람들의 행적을 조사하면서 그 일을 벌였을 가능성이 없는 사람들은 빼고 있었죠.”
“용의자는 어떻게 정하셨습니까?”
우진이 묻자 김강현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퍼펙트 올킬과 좋지 않은 일로 얽혔던 사람들을 정해 봤죠. 어떤 사람은 별것 아닌 일에도 집요하게 분노를 품죠. 그래서 어떤 사람들을 용의선상에 올려야 할지 애를 먹었습니다. 누구라도 그런 짓을 할 수 있는 거니까요. 자기는 고생하는데 퍼펙트 올킬은 인기를 누린다는 것이 이유가 될 수도 있었을 겁니다. 퍼펙트 올킬이 전혀 만난 적 없는 사람도 그 일을 저지를 수 있었던 거죠.”
우진도 수긍하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저는 범의가 그것보다 훨씬 더 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충동적으로 영상을 조작하고 조작된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고 하더라도 사회적인 반향이 그렇게 큰 것을 보면 웬만한 사람들은 겁을 먹기 마련이죠. 자기가 올린 영상을 지우거나 계정 자체를 삭제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재훈 씨의 영상을 올린 사람은 꽤 오래 버텼죠. 그리고 한재훈 씨를 목표로 삼은 것도 이상합니다.”
“왜죠? 재훈이는 퍼펙트 올킬의 리더잖아요. 그럴 만하지 않았습니까?”
“한재훈 씨가 퍼펙트 올킬의 리더라고 해도 사람들은 퍼펙트 올킬의 핵이 우진 씨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이미 많은 언론에서도 다뤄진 내용이에요. 범인은 퍼펙트 올킬에 타격을 입히고 싶었을 거고 그러려면 누구를 노리는 게 가장 효과적일지 알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진 씨죠.”
우진은 그 말을 듣고 생각에 잠겼다.
단순히 얼굴을 바꾸는 일이었다.
영상을 조작한 사람에게는 퍼펙트 올킬의 다섯 멤버 사진이 다 있었을 것이고 그들 중 누구의 얼굴을 넣어서 영상을 합성할지의 문제만 남아 있었다.
각자의 개성이나 힘에 따라서 성공 여부가 달라지는 일이 전혀 아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