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dol became a star writer by writing about himself RAW novel - Chapter 170
제170화
170화
멤버들은 드디어 자기들의 의견을 밝혀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생각하며 그에게 다가갔다.
다섯 사람의 시선이 바쁘게 오고 갔다.
“누가 먼저 말할래?”
우진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재훈에게 향했다.
“나는 다시 무대에 서고 싶어. 팬들을 위해서보다 나를 위해서. 무대에서 노래하고 싶어. 그때만큼 내가 살아 있다는 걸 느끼게 해 주는 순간은 없는 것 같아. 너희랑 같이 다시 무대에 서서 노래하고 싶다.”
재훈이 말하자 멤버들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정확히 그들이 듣고 싶은 말이었던 것이다.
“본부장님한테 말씀드릴까?”
“아니, 형. 저희 의견도 들어 보셔야죠.”
우진이 당장 스케줄을 잡을 기세로 말하자 제레미가 딴지를 걸었다.
그러나 그 말에 호응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제레미조차도 정말 딴지를 걸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라는 걸 전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컴백 무대로 가장 적합한 곳이 어디인지 알아요.”
민이 의미심장하게 눈을 빛내며 말했고 모두의 시선이 이제 그를 향했다.
민의 웃음을 보며 그들은 자기들이 생각한 게 맞는 것 같다고 느끼고 있었다.
* * *
노래를 부르고 난 연리지가 팬들에게 노래에 얽힌 이야기를 해 주고 있었다.
팬들은 연리지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무대 한쪽에서 사람들이 등장했는데 한눈에 봐도 피지컬이 범상치 않았던 것이다.
연리지는 그들이 나올 거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듯했고 팬들은 웅성거렸다.
“……왜 그러세요, 여러분?”
연리지가 웃으며 팬들에게 묻다가 팬들의 고개가 돌아간 쪽을 향해 그녀도 고개를 돌렸다.
“왁!”
갑자기 우진이 걸어와 그녀를 놀라게 하려는 것처럼 하자 연리지가 깜짝 놀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뭐…… 뭐야? 여기에는 어떻게 왔어?”
연리지는 지금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다는 것도 잊을 정도로 놀랐다.
퍼펙트 올킬이 모두 다가와 환한 얼굴로 그녀에게 인사를 했고 그녀 역시 모두와 인사를 나눴다.
팬들은 무대에 나온 사람들이 퍼펙트 올킬이라는 걸 깨닫고 열광하며 함성을 질렀고 퍼펙트 올킬도 그들을 향해 공손하게 인사했다.
“여러분, 이거 연출 아니에요. 정말 갑자기 온 거라서요. 그렇죠? 빨리 맞다고 해 주세요. 아니, 왜 말도 안 하고. 놀랐잖아요.”
뒤늦게 정신이 돌아온 듯 연리지는 이제 퍼펙트 올킬 멤버들을 향해 존대를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이 상황을 오해할 수도 있겠다며 말했지만 퍼펙트 올킬은 장난기가 발동해서 자기들끼리만 빤히 바라보았다.
“그래요? 몰랐어요? 약속된 거 아니었어요?”
우진이 능청스럽게 말하자 연리지가 당황한 얼굴로 관객석을 보았다.
“아니, 이럴 때 장난하면 정말인 줄 알잖아요.”
그러자 재훈이 웃으면서 연리지를 도와주었다.
“회사하고만 얘기가 됐고 리지 씨한테는 말하지 말아 달라고 저희가 부탁했어요. 리지 씨하고 저희 퍼펙트 올킬은 워낙 각별하기도 하고 리지 씨하고 같이 공연을 해 보고 싶기도 해서요. 저희가 아직 이름이 크게 알려지지 않았을 때 리지 씨가 우리를 게스트로 초대해 주겠다고 했었거든요. 그 말 듣고 멤버들이랑 다 같이 얼마나 좋아했었는지 몰라요. ‘세상에! 연리지가 우리를 알아!’ 그러면서.”
재훈의 말에 멤버들이 모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의 일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모습들이었다.
“그걸 기억하고 있었어요? 그냥 한 말이었는데.”
그녀가 농담을 하자 멤버들이 웃으면서 자기들이 속은 거냐며 너스레를 떨었고 연리지는 행복하게 웃었다.
그녀의 팬들은 퍼펙트 올킬의 존재가 그녀에게 얼마나 큰지, 연리지의 표정 변화를 보며 당장 알 수 있었다.
그렇게 행복해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던 것이다.
“여기까지 왔으면 노래도 부를 거라는 뜻인 거죠?”
연리지의 말에 공연장이 떠나갈 듯이 함성이 퍼졌다.
“저희도 부르고 싶지만 리지 씨 팬분들은 그 노래 듣고 싶지 않을까요? ‘퍼펙트 하모니’에서 리지 씨가 우진이랑 부른 노래요.”
재훈이 말하자 함성이 더욱 커졌다.
전설이라고 불리던 무대를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그곳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춤은 저희가 출게요.”
“그 노래에요?”
이빈의 말에 연리지가 놀라며 물었지만 이미 연주가 시작되고 퍼펙트 올킬이 그루브를 타기 시작했다.
꺄악-!!
멤버들의 국보급 춤사위에 관객들의 흥분 지수가 끝을 모르고 높아졌다.
어느새 우진이 그녀의 곁으로 다가와 연리지를 바라보며 자기 파트를 시작했고 퍼펙트 올킬은 그들이 왜 최고의 아이돌이라고 불리는지 그 시간을 통해 완벽하게 증명해 보였다.
황홀한 별들의 향연이었다.
두 사람의 노래가 끝나자 악기들이 곧바로 새로운 노래를 연주했다.
우진은 노래를 시작하며 연리지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그의 눈빛을 보며 그들의 무대가 펼쳐질 거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주 오래전의 약속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무대를 보는 이들 중에는 감격을 감추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이들이 속출했다.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오히려 훨씬 더 성숙한 퍼포먼스를 보면서 사람들은 전율을 느꼈다.
이빈은 고난도의 테크닉을 요구하는 동작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환호성을 이끌어 냈다.
퍼펙트 올킬은 왜 그들이 다섯이어야 하는지를 완벽하게 보여 주고 있었다.
무대 아래에서 그 모습을 보던 강하정과 하석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솔직히 말해 봐. 저렇게까지 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 했지?”
강하정의 말에 하석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 채 고개를 절레절레 젓기만 했다.
“괴물들이네요. 저 녀석들은 인간계에 속하는 녀석들이 아니에요. 인류를 농락하려고 온 게 틀림없어요.”
“내 생각도 비슷해.”
강하정은 아주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웅크려 있던 퍼펙트 올킬이 다시 비상하는 것이 기뻤다.
이렇게 온몸을 전율하게 만들 수 있는 녀석들은 퍼펙트 올킬뿐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하며 그녀는 벅찬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 * *
퍼펙트 올킬의 화려한 복귀 소식은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연리지의 콘서트 직캠 영상이 인터넷에 퍼졌고 사람들은 역시 퍼펙트 올킬이라는 말을 했다.
그때부터 퍼펙트 올킬은 방송 출연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했다.
다른 것 때문이 아니라 무대에 서고 싶다는 열망, 함께 준비한 것을 공개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프로그램에 나갈 때는 공연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중요한 전제가 따랐다.
그냥 토크나 예능만 하는 곳에는 나가지 않아서 퍼펙트 올킬을 섭외하고 싶어 하는 곳들은 어떻게든 공연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야 했다.
그들이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만 하면 시청률은 수직 상승했기에 방송사마다 퍼펙트 올킬을 섭외하고 싶어 안달이었다.
신생이나 시청률이 저조한 방송사와 프로그램들은 퍼펙트 올킬만 섭외할 수 있으면 시청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섭외에 열을 올렸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어느 날 방송을 하고 돌아오면서 퍼펙트 올킬은 그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전에는 방송에 출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부러워하면서 TV를 보기도 했는데 이제는 정반대 입장이 됐다.”
재훈이 먼저 말하자 다른 멤버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어려웠는데.”
“이제는 나가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우리가 말만 하면 되잖아요. 그러면 출연할 사람이 정해져 있어도 저희가 먼저 나갈 수도 있고요.”
제레미의 말에 모두가 웃으며 정말 그렇다고 수긍했다.
“이러다가 인기가 사라지면 다시 전처럼 될지도 모르지. 수많은 사람들이 정상에 올랐다가 그런 식으로 사라졌잖아. 그 사람들은 더 이상 정상을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사라진 건지도 몰라. 그곳에서 대우받던 것에 익숙해졌는데 이제 더 이상 자기들을 그렇게 대우해 주지 않으니까. 어느새 그게 낯설어져서.”
우진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멤버들은 그 상황을 상상하는 것 같았다.
“우리가 팀이라서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관심이 분산되잖아요. 제가 혼자 활동하는 사람인데 스태프들이 저만 애지중지하고 제 기분만 맞춰 주면 저는 제가 뭐라도 된 것 같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그보다는 우리 매니저가 우리를 너무 막 대해서 그러는 것 아닐까?”
제레미의 말을 민이 받았다.
그러자 이빈이 고개를 끄덕이다가 우희의 눈총을 받았다.
이빈은 다른 사람들도 당연히 고개를 끄덕일 거라고 생각했었는지 깜짝 놀라며 우희의 눈치를 봤다.
“이빈아, 맞는 말이지 왜 우희 눈치를 보냐?”
우진이 웃으면서 묻자 이빈이 고개를 저었다.
“형, 저는 이제 우희가 무서워요. 형수님인 거잖아요.”
“에이. 그런 게 어디 있어? 그럼 매니저 바꿔 달라고 할까? 제레미만 솔로로 활동하라고 하고 우희는 제레미 전속 매니저 하라고 하고.”
우진은 장난으로 말한 거였는데 이빈의 얼굴이 환해졌다.
정말 불편했던 모양이었다.
“어! 이빈이 정말 우희 눈치 보나 보다.”
민까지 그렇게 말하자 우희도 진지해졌다.
“이빈 오빠, 제가 불편해요?”
“아, 아니. 아니지…….”
“불편해도 어쩔 수 없는데. 저는 영원히 퍼펙트 올킬의 매니저일 거니까요.”
그러자 이빈은 한 방 먹었다는 표정이 되었다.
“이빈아, 공은 공이고 사는 사지. 우희를 형수라고 생각할 필요 없어. 그러기 전에 네 매니저야.”
제레미가 말했지만 이빈은 이제 반응 자체를 보이지 않았다.
또 속을까 보냐고 생각하는 듯했다.
“이빈이는 나이가 들어도 전이랑 달라진 게 없냐? 막내라서 그런가 봐.”
재훈이 귀엽다면서 말했고 다른 사람들도 전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너희는 언제 결혼하냐?”
재훈이 툭 묻자 제레미가 한숨을 쉬었다.
“우희가 아직은 싫대요.”
우진은 혹시 제레미가 아직 청혼도 안 했는데 재훈이 말실수를 한 건 아닌가 해서 분위기를 살폈는데 그의 생각과 다르게 돌아가고 있는 듯했다.
“왜 싫어?”
“아저씨는 싫대요.”
“아저씨? 결혼하면 아저씨래?”
“네. 유부남은 매력이 없대요.”
우진은 기가 차다는 듯이 우희를 노려보았다.
그러나 우희는 우진의 시선을 기술 좋게 외면했다.
“그래서 넌 어쩔 건데? 우희가 싫다고 하면 결혼 안 하는 거야?”
“당연하죠, 형. 제가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우희뿐인데 우희가 결혼 안 하겠다고 하면 평생 기다려야죠.”
제레미는 당연한 걸 왜 묻냐는 듯한 얼굴을 하고 말했다.
우진은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짓고 재훈을 보았다.
“야, 너는 얘들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냐?”
“몰라. 관심 없어. 제레미 따위도 연애를 하는데 내 짝은 어디 있을지 나는 그게 궁금할 뿐이다.”
“하긴, 그건 그렇다. 나도 궁금해지네.”
그러나 우진은 두 사람에게 향한 관심을 쉽게 거두지 못하고 다시 물었다.
“상견례는 언제 하냐?”
“그것도 우희 때문에 아직이에요.”
“우희가 왜? 상견례도 싫대? 상견례만 해도 아저씨래?”
“부담스럽대요.”
“야, 렘아. 그럴 때는 네가 좀 강하게 나가야지.”
그러자 재훈이 너나 잘하라며 혀를 찼다.
“그러는 너는 리지한테 고백이나 했냐?”
“갑자기 여기서 리지가 왜 나와?”
우진은 헛기침을 하다 말했고 멤버들은 모두 웃어 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