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dol became a star writer by writing about himself RAW novel - Chapter 175
제175화
175화
“애쉬 씨요? 그런데 애쉬 씨가 저희 프로에 나오려고 하실까요? 애쉬 씨는 1티어인데…….”
‘유 올 라이(You all lie)’도 애쉬를 섭외하려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느 정도 급이 돼야 비벼 볼 텐데 너무 차이가 나는 스타에게 방송에 출연해 달라고 부탁할 수가 없었을 터였다.
그리고 ‘유 올 라이(You all lie)’ 정도라면 회사가 알아서 커트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니 퀸스 워크의 대표가 조금만 협조를 하면 애쉬의 몰래카메라를 찍는 건 어렵지 않았다.
“본부장님한테 먼저 말씀드려 봐야겠다. 네가 해, 재훈아. 네가 리더잖아.”
“이럴 때만 리더지.”
그러면서도 재훈은 우진이 시키는 대로 전화를 걸었다.
이효재는 조심스럽게 우진에게 물었다.
“이건 촬영을 하면 안 되겠지요?”
“괜찮은데요? 저희 본부장님은 카메라 없는 곳에서도 인품이 좋은 분이에요. 괜찮습니다.”
“퀸스 워크 본부장님 인성에 대해서는 소문이 자자하죠.”
이효재는 이게 웬 횡재냐고 생각하며 촬영을 계속하도록 신호를 보냈다.
그는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퍼펙트 올킬을 섭외한 것만 해도 아직 믿기지 않을 정도였는데 그들을 섭외했다고 해도 아이템이나 줄거리는 가지고 와야 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은 어떤 대본도 없이 일을 진행해 가고 있었다.
전 국민적인,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글로벌한 관심을 받고 있는 퍼펙트 올킬이라 그들이 어떤 의미 없는 동작을 하고 재미없는 농담을 해도 그걸 보려는 사람들이 있을 테지만 지금 이루어지는 내용은 정말 재미있었다.
그가 퍼펙트 올킬의 안티팬이라고 해도 이 프로를 보고 싶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랬다.
“본부장님, ‘유 올 라이(You all lie)’ 관련해서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재훈은 본부장과 연결이 되자마자 간단히 상황을 설명했고 본부장은 재미있겠다면서 그렇게 해 보자고 말했다.
일단 그 선에서 허락이 떨어지자 재훈은 그대로 애쉬에게 전화를 걸었다.
“애쉬 형, 재훈인데요. 형 혹시 ‘유 올 라이(You all lie)’에 나가 줄 수 없나 해서요. 저희가 나가려고 했는데 다른 스케줄이 있어서요. 그게 먼저 잡힌 거였는데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이제 와서 안 된다고 하기는 죄송해서. 네? 정말요? 고마워요, 형. 나중에 갚을게요.”
재훈이 말하며 카메라를 보고 웃었다.
내용을 듣지 않아도 애쉬가 곧바로 허락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러면 PD님한테 그렇게 말씀드릴게요. 형이 할 거라고요. 네, 고마워요.”
통화가 끝나자 퍼펙트 올킬이 환호성을 질렀다.
사람을 속여 놓고 신나서 그러는 모습이 악동 같아 보였지만 어차피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공범이었다.
“애쉬 오빠 스케줄이 빡빡해서 시간 낼 수 있는 게 내일이래요.”
우희가 본부장에게서 연락을 받고 PD에게 그 내용을 알려 주자 이효재 PD는 스태프들을 보며 신호를 보냈다.
없던 일정이 갑자기 잡힌 거지만 제작진은 힘들어하는 기색을 보이기보다 기대감에 부푼 것 같았다.
만들어 봐야 보는 사람도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하던 때와는 달랐다.
퍼펙트 올킬에 이어 애쉬까지.
퍼펙트 올킬이 먼저 섭외되지 않았다면 애쉬라는 이름의 파급력은 엄청났을 텐데 퍼펙트 올킬 때문에 조금 시들해진 감은 있었다.
그래도 명실상부 1티어에 속한 사람이었다.
스태프들의 얼굴에 연신 웃음이 번졌다.
내일 퍼펙트 올킬과 애쉬를 찍는다고 하면 과연 누가 믿을까.
그들의 얼굴에는 그런 흥분이 묻어나고 있었다.
“그럼 저희도 이제 돌아가서 준비를 좀 해야겠습니다.”
“저희도 배워야 하는데…….”
퍼펙트 올킬은 대단한 의욕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는 그들이 스태프의 역할을 맡아야 했던 것이다.
“정말…… 하려고요?”
이효재 PD는 퍼펙트 올킬이 생각보다 훨씬 적극적이어서 조금 놀라고 있었다.
“그럼요. 못 알아보게 분장을 하고 이것저것 시킬 건데요? 아,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PD님. 스태프 중 한 사람이랑 애쉬 형이 게임을 하는 걸로 하는 거예요. 점심 내기로요. 애쉬 형이 지면 애쉬 형이랑 제작진 모두 굶어야 한다고 하면 형 엄청 열심히 할 거예요.”
우진은 어느 정도 구성까지 짜 놓은 것 같았다.
“맞아. 형은 굶으면서 일하는 건 못 참지.”
“맞아요. 정말 열심히 하겠는데요?”
“우진이 형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요? 형은 정말 천재 같아요. 가만히 있는데 그런 생각이 막 저절로 떠올라요?”
퍼펙트 올킬의 멤버들은 서로 떠들어 대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스태프들은 우진의 말이 그럴듯해서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그래 놓고 분명히 형이 맞았는데 틀렸다고 하는 거예요.”
“아아, 불공정하게 편파 판정을 내리는 거네요?”
이효재 PD가 재미있겠다는 듯이 말하며 눈을 빛냈다.
“네. 형이 먼저 구호를 외쳐도 스태프가 먼저 외쳤다고 하고. 형이 말하면 발음이 안 좋아서 틀렸다고 하고.”
“그러면 아무리 비폭력 평화주의자가 와도 인성질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저도 궁금하네요. 심하면 그건 편집해야죠.”
우진이 웃자 퍼펙트 올킬이야말로 정말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애쉬 형이 어떻게 나올까? 억울해하기는 할 것 같은데. 애쉬 형이 얼마 만에 화내는지 우리 내기할까?”
재훈이 바람을 잡자 퍼펙트 올킬의 다른 멤버들은 정말 어렵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건 정말 어렵네. 내 인생 중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 같다.”
“애쉬 형은 그래도 화 안 낼걸?”
“애쉬 형은 막 혼자 패닉에 빠질 것 같아. 나 때문에 제작진들 밥 못 먹으면 어떡하나 하면서.”
멤버들이 애쉬에 대해 하는 말을 들으면서 제작진은 흥미로워했다.
퍼펙트 올킬이 하는 말을 들으면 그들이 애쉬를 얼마나 믿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저희는 카메라맨으로 분장하고 한 사람은 특수 분장을 하고서 애쉬 형이랑 게임을 하는 걸로 해요. 특수 분장은 VIV 미디어에 지원해 달라고 하겠습니다.”
“특수…… 분장까지 하시려고요? 저는 넥워머에 비니 정도나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러면 자꾸 숨기고 움츠려야 하잖아요. 기왕 속이는 거면 제대로 속여야죠.”
우진은 의욕에 넘쳤고 퍼펙트 올킬의 멤버들은 자기들이 하겠다면서 서로 자원하고 나섰다.
그러나 우진은 냉정하게 재훈을 지목했다.
“우리 재훈이가 발연기이기는 하지만 또 의외의 부분에서는 실수로 잘하기도 하거든요.”
“맞지, 맞지. 재훈이 형이면 믿을 만하지.”
멤버들이 왁자하게 떠들면서, 그 역할은 재훈의 몫으로 돌아갔다.
‘유 올 라이(You all lie)’ 제작진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PD님, 저희가 찍은 영상은 전부 보내 드릴게요.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으면 사용하셔도 돼요. 편집을 잘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우희가 PD에게 말하자 그는 큰 선물을 받은 것처럼 기뻐했다.
“일단은 가서 봐야 알겠지만 느낌이 좋은데요? 정말 고맙습니다. 이거면 특별 편성을 받을지도 몰라요.”
그 말을 들은 ‘유 올 라이(You all lie)’ 스태프들은 꿈꾸는 듯한 얼굴을 했다.
그동안 그들은 어려운 제작 환경에서 힘겹게 버텨 오고 있었다.
시청률도 안 나오고 폐지하는 게 낫다는 프로에 지원이 있을 리가 만무했고 그나마 지금의 PD와 작가 수를 유지하는 것도 감지덕지였다.
그런데 지금처럼 분량이 나온다면 앞으로 몇 주 동안은 촬영 걱정을 하지 않고도 계속 내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마음이 놓였던 것이다.
“조 작가는 어떻게 할 거야? 여기에서 오빠랑 같이 놀다가 내일 나와도 되는데.”
“정말요?”
수빈은 아무리 그래도 안 된다고 생각한 듯 고개를 저었다.
이빈도 그러면 안 된다며 수빈을 보냈다.
“촬영할 때 보면 되니까 가. 할 일도 많을 텐데 네가 빠지면 안 되지. 앞으로도 내 동생이라고 특혜받을 생각 하지 말고 더 열심히 해.”
이빈은 퍼펙트 올킬에서나 막내였지 수빈에게는 든든하고 의젓한 오빠였다.
퍼펙트 올킬에게는 그 모습이 너무 귀엽게 보였고 모두의 얼굴에 웃음이 지어졌다.
‘유 올 라이(You all lie)’의 스태프들은 퍼펙트 올킬의 다른 멤버들이 이빈을 얼마나 귀여워하는지 알 수 있었다.
수빈이 다른 멤버의 동생이 아니라 이빈의 동생이라서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 것도 그 이유였다.
* * *
퀸스 워크는 일단 뭔가를 하기로 마음먹으면 끝을 보았다.
퍼펙트 올킬이 일을 저지르는 데에는 퀸스 워크를 믿는 마음이 컸는데 퀸스 워크는 퍼펙트 올킬을 실망시키는 것을 수치로 생각했다.
그들은 퍼펙트 올킬이 원하는 것 이상을 해 주기 위해 머리를 마주 댔고 ‘유 올 라이(You all lie)’에게 스튜디오와 세트를 제공했다.
그것은 그동안 어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쉽게 구경할 수 없는 세트였다.
이빈이 동생이 방송 작가라는데.
수빈이가 있는 프로라는데.
그것만 해도 퀸스 워크는 힘을 다해서 ‘유 올 라이(You all lie)’를 밀어주고 싶었을 텐데 수빈과 서효섭의 얘기까지 듣게 되자 그때는 의욕이 샘솟았다.
감히! 감히 이빈이 동생을 차?
그 생각에 모두가 의지를 불태웠던 것이다.
그들의 생각은 어느새 ‘유 올 라이(You all lie)’를 지원한다는 것을 넘어 서효섭의 눈에서 피눈물을 뽑아내자는 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 이야기는 퀸스 워크에서 시작해 VIV 미디어로 퍼졌고 어쩌다 그렇게 된 건지는 모르지만 VIV 그룹 전체로까지 퍼져 나갔다.
그 이야기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강석현에게까지 전화를 걸었다.
-야, 석현아. 퍼펙트 올킬이 ‘유 올 라이(You all lie)’에 나간다며. 내가 도울 일 없나 생각해 보고 연락해.
-강석현, 우리가 협찬할 것 없는지 물어보고 네가 알려 줘. 아무래도 준형이가 우리한테 직접 말하기는 어려울 테니까.
-석현아, 우리 이번에 연수원 새로 지은 거 알지? 거기에서 촬영해도 되니까 네가 준형이랑 하정이한테 말 한번 해 봐. 내가 연수원 사진 보내 줄 테니까. 천 명까지 숙박 가능해. 조경도 잘해 놨고.
강석현은 그 이야기를 곧바로 알려 주었고 퀸스 워크는 퍼펙트 올킬에게 내용을 전달했다.
퍼펙트 올킬은 다시 ‘유 올 라이(You all lie)’ 제작진에게 내용을 전했고 ‘유 올 라이(You all lie)’ 제작진은 정신을 수습하느라 애를 써야 했다.
퍼펙트 올킬은 ‘유 올 라이(You all lie)’의 제작비가 갑자기 많이 나갈 것 같다는 걸 예상하고 있었고 지금의 ‘유 올 라이(You all lie)’ 상황에서 담당 PD가 제작비를 얼마나 따낼 수 있을지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다.
CCS가 퍼펙트 올킬 섭외 사실을 알면 대대적으로 지원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어도 일단은 제작진의 부담을 최소로 해 주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않게 VIV 그룹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제안하자 퍼펙트 올킬은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그럼 1박 2일로 가는 건 어떠세요? 연수원에서 하는 거면 조용하니 현장 통제도 잘되고 괜찮을 것 같은데요.”
우진의 말에 이효재 PD는 싱글벙글거리며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