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dol became a star writer by writing about himself RAW novel - Chapter 176
제176화
176화
-아 참, 그리고 퀸스 워크 팀에서 찍어 주신 영상은 정말 신의 한 수라고밖에는 할 말이 없었습니다. 영상을 여러 분이 찍어 주셔서 다양하고 생생하게 현장 분위기를 전하는 것도 가능하겠고요. 참, 저희 방송국 지금 난리가 났습니다. 퍼펙트 올킬을 섭외했다는 게 사실이냐고 하면서 다음에는 자기들 프로에도 나올 수 있게 다리 좀 놔 달래요. ‘유 올 라이(You all lie)’에 나오실 정도면 자기들 프로에는 당연히 나갈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에요.
이 PD는 그게 가당키나 하냐는 듯이 말했고 퍼펙트 올킬은 그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조수빈 보유 팀.
그게 ‘유 올 라이(You all lie)’ 팀의 핵심이었는데 다른 팀이 그걸 알지도 못하고 헛소리를 한다는 것일 터였다.
원래 촬영하려고 했던 장소는 급히 연수원으로 변경되었고 애쉬에게도 그 내용이 전해졌다.
그 때문에 멀리 이동해야 했고 원래의 일정보다 촬영 시간이 늘었지만 애쉬는 반발하지 않았다.
그는 퍼펙트 올킬이 부탁한 일을 확실하게 처리해 주겠다는 마음밖에 없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VIV 화장품이 새로 만든 연수원이었는데 끝도 없이 펼쳐진 광활한 초록의 대지가 장엄한 느낌마저 들게 만들었다.
호수와 나무가 그림같이 배치되어 있고 세련된 디자인의 건물들이 고즈넉하게 세워져 있었는데 아직까지 한 번도 장소를 협찬한 적이 없다고 했다.
‘유 올 라이(You all lie)’의 촬영 현장으로 제공한 것이 처음이었고 그 내용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했는데 그건 ‘유 올 라이(You all lie)’와 VIV 화장품 모두에 유익할 듯했다.
애쉬도 그곳이 처음이었고, 그런 곳에서 촬영을 하게 됐다는 사실에 신이 났는지 재훈에게 톡을 보냈다.
[재훈아, 여기 VIV 화장품 연수원인데 완전 멋있다. 이런 곳이 있다는 거 몰랐어. 임직원들 휴가지랑 교육 장소로 사용된다는데 대표님한테 말씀드려서 우리도 여기 와서 며칠 쉬자. 우리가 조르면 들어주시려나?]재훈은 애쉬에게 온 톡을 퍼펙트 올킬에게 보여 주었고 멤버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지어졌다.
자기들이 가까이에서 같이 가고 있다는 걸 전혀 모른 채 톡을 보내는 애쉬를 보며 점점 재미있었던 것이다.
이효재 PD는 이제 애쉬를 밀착 마크했다.
“애쉬 씨, 아침에 일찍 나오시느라고 식사도 못 하셨겠어요.”
“아뇨. 밥은 든든히 먹었습니다. 혹시 밥을 안 주실 경우를 대비해서요.”
“잘하셨습니다. 안 드릴 수도 있거든요.”
“네? 한국인은 밥심인데 그러시면 안 되죠. 시청자 여러분도 싫어하실걸요? 제 팬들은 제가 굶은 거 보면 정말 마음 아파하실 텐데.”
“그래도 안 됩니다.”
“정말 안 돼요? 제가 평소에는 정말 성격이 좋은데 일단 굶으면 눈에 뵈는 게 없거든요. 그러면 어떻게 될지 저도 몰라요.”
애쉬가 위협적으로 말했지만 이 PD는 인자하게 웃을 뿐이었다.
아기 고양이의 솜방망이 펀치처럼 느껴져서였다.
“그리고 애쉬 씨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 스태프들도 같이 굶을 수도 있습니다.”
“네? 그건 또 무슨 말씀이세요?”
애쉬의 눈이 휘둥그레지자 이 PD가 게임에 대해 설명했다.
애쉬는 그때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집중했다.
“제가 지면 제작진도 다 굶는다고요?”
“네.”
“저는 제작진이랑 게임을 하는 거고요?”
“네.”
“제가 지면 제작진이 이기는 거니까 제작진은 드셔야죠.”
“그러면 애쉬 씨만 굶는 거로 할까요?”
“네. 제가 이길지 질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하는 게 그나마 마음이 편할 것 같은데요? 다른 분들은 드셔야죠. 힘들게 일하시는데요. 장비도 보통 무거운 게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이기셔야겠네요.”
이 PD는 애쉬를 놀리는 게 재미있는 듯했고 애쉬는 그때부터 엄청난 부담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아무래도 안 되겠다고 생각했는지 스태프들에게 가서 자기가 도울 건 없냐고 물었다.
자기 때문에 굶어야 할지도 모르는 판에 힘든 일은 조금이라도 나눠서 하자는 생각인 것 같았다.
아직 촬영이 시작되기 전인데도 그러는 애쉬를 보면서 제작진은 그게 그의 평소 모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면서 퍼펙트 올킬이 왜 그렇게 애쉬를 좋아하는지 이해하게 됐다.
“퍼펙트 올킬하고는 많이 친하신가 봐요.”
스태프 속에 끼어 있던 우진이 목소리를 바꿔서 말하자 애쉬가 웃었다.
“네.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됐네요. 퍼펙트 올킬이 성격이 좋은 사람들은 아니잖아요? 저는 운이 좋았죠.”
애쉬의 말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나왔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퍼펙트 올킬은 멤버들이 하나하나 다 진국이에요. 정말 멋있는 사람들이죠. 나이는 제가 많지만 개인적으로 퍼펙트 올킬은 정말 존경스러워요. 제가 워너비죠.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그래요. 인간적인 면으로나 아티스트로서나.”
“그중에서 특별히 애착이 가는 사람이 있을 것 같은데요.”
메인 작가가 묻자 애쉬가 고개를 저었다.
“처음에는 그랬는데 시간이 가면서 정말 다섯 사람이 다 똑같이 소중해요. 그 정도로 퍼펙트 올킬을 속속들이 알 수 있었다는 게 정말 큰 복이라고 생각하고요.”
“실제로는 성격이 까칠해서 가까이서 어울리는 게 어렵다고 하던데 안 그런가 봐요?”
“퍼펙트 올킬이요? 그런 면이 있죠. 성격이 좋다고 할 수는 없을걸요? 그런데 여기에서 일을 하려면 모두에게 사람 좋다는 말을 듣는 건 포기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럴 수밖에 없잖아요. 여러분도 어떤 일을 할 때 수시로 부딪치고 주위 사람들과 싸우면서 강행해야 하는 일들이 종종 생기잖아요. 우리는 신념을 위해서 싸우는 거지만 다른 사람들은 안 좋게 말할 수도 있겠죠. 이 바닥은 일방적인 소문이 특히나 더 많이 나고 수많은 사람의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까 말이 부풀려지기도 하고요.”
“퍼펙트 올킬을 정말 좋아하시는 모양이에요.”
제레미가 말했지만 애쉬는 그게 제레미라는 사실은 전혀 모른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저에 대해서 아시잖아요. 처음에 퍼펙트 올킬이랑 어떤 식으로 만났는지. 퍼펙트 올킬은 처음부터 그런 사람들이었어요. 남들이 나서고 싶어 하지 않는 일에 나서는 사람들요. 퍼펙트 올킬이 아니었으면 저는 여기에 있지도 못했을 거예요. 어쩌면 살아 있지도 못했을걸요?”
담담하게 말하는 애쉬의 얘기를 들으면서 퍼펙트 올킬도 숙연해졌다.
“이렇게라도 제 도움이 필요한 일이 생겨서 다행이죠.”
“아무리 그래도 갑자기 그런 부탁을 하면 들어주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대단하세요.”
“그런데 퍼펙트 올킬이 평소에 워낙 잘하니까요. 우주 대스타라는 개념이 없어요. 자기들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들인지 모르는 것 같아요.”
정해진 촬영 장소로 가는 동안 애쉬는 계속 주변 사람들과 함께 얘기를 나눴고 때로는 퍼펙트 올킬과 눈이 마주치는 것 같기도 했지만 알아보지 못했다.
설마 퍼펙트 올킬의 멤버들이 전부 자기를 속이면서 몰래카메라를 찍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와, 그런데 여기 정말 대단하네요.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아요. 여기에서 뮤직비디오 찍으면 그림 엄청 예쁘겠는데.”
“그렇겠네요.”
“대표님한테 말씀드려 봐야겠다.”
애쉬는 주위를 둘러보며 꿈꾸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는 동안 호수 옆의 투명한 유리 건물 앞에 이르러 모두가 짐을 풀었고 애쉬에게도 쉬는 시간이 주어졌다.
“산책하면서 쉬고 계시면 됩니다. 촬영 준비가 끝나면 말씀드릴게요. 일찍 일어나느라 피곤하셨을 텐데 방에서 주무셔도 되고요.”
“아닙니다. 오는 길에 많이 잤어요.”
애쉬는 산책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스태프들은 부지런히 움직였다.
이제 곧, 특수 분장을 한 재훈이 애쉬의 앞에 나타날 거였는데 사람들은 애쉬가 그를 알아볼 수 있을지 궁금해했다.
재훈은 긴장이 되는 것 같았고 퍼펙트 올킬은 재훈의 모습에 끊임없이 놀라고 있었다.
막상 작가들은 할 일이 없었다.
상황으로 인해 방향성이 저절로 만들어지고 있었는데 거기에 뭔가 연출을 하면 오히려 재미가 반감될 것 같았다.
시청자들은 재훈과 퍼펙트 올킬이 분장을 한 채 스태프들 사이에 끼어 있는 것을 알 테고 그중에서도 재훈은 특수 분장까지 했다는 것을 안 채 애쉬의 게임을 지켜볼 터였다.
의도했건, 그러지 않았건 이 몰래카메라가 언제까지 성공하게 될지도 볼거리가 되었던 것이다.
작가들은 자기들이 나서면 안 되는 이 상황이 더 재미있는 듯했다.
제작진이 특별히 신경 쓸 것 없는 상황에서 이효재 PD를 신경 쓰게 만드는 게 있었다.
바로 CP와 윗선에서 수시로 걸려 오는 전화였다.
현장 스태프와 출연진을 응원하기 위해 자기들이 오겠다면서 촬영 현장이 어디인지를 자꾸 물어 오고 있었는데 윗사람이 나타난다고 분위기가 좋아지지 않는다는 걸 모르는 건지, 아주 끈질기게 물어 오고 있었다.
결국 이효재 PD는 배터리가 다 돼서 곧 전화가 끊길 것 같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때부터는 메인 작가의 전화기가 불이 나게 울렸는데 그녀 역시 핸드폰을 꺼 버렸다.
지금으로서 그들이 퍼펙트 올킬과 애쉬를 위해서 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것이 그 일일 터였다.
“민폐도 이런 민폐가 따로 없지. 그동안 뭘 했다고 이제 와서 이러는 걸까? 창피하지도 않나? 나 같으면 염치없어서 이런 짓은 하지도 못할 텐데.”
이효재 PD의 말에 다른 스태프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 가며 동조했다.
“CP님이 그러는 게 아닐지도 몰라요. 주위에서 다른 PD들이 자꾸 흔들어 대는 걸 수도 있어요. 퍼펙트 올킬이 촬영한다고 하니까 한번 보고 싶고 어떻게든 눈도장을 찍고 싶을 텐데 갑자기 촬영 장소가 바뀌었다고 하니까 애가 탔겠죠.”
메인 작가가 말하고는 수빈을 보았다.
수빈이 복덩이였다.
수빈을 불러올 때까지만 해도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긴다는 건지.
그녀는 아직도 상상이 되지 않았다.
서효섭도 이 방송을 볼 거라고 생각하자 더 기분이 좋았다.
‘어떻게 몰라볼 수 있었을까.’
지금 퍼펙트 올킬의 조이빈을 보면 수빈과 그렇게 닮았는데 그 얘기를 듣기 전까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는 게 희한했다.
‘남자라서 그랬나?’
메인 작가가 흐뭇한 눈으로 수빈을 바라보는 동안 수빈이 고개를 돌리다가 눈이 마주쳤다.
요즘 수빈은 자신을 바라보는 그런 눈빛을 자주 발견했다.
수빈이 웃자 메인 작가도 웃었다.
곳곳에서 그런 웃음이 오고 갔다.
“자, 그러면 촬영을 시작하겠습니다. 애쉬 씨, 준비되셨나요?”
“네. 된 것 같습니다.”
“네. 편안하게 하세요.”
“예. 감사합니다. 제가 잘 못하면 바로 말씀해 주세요. 편하게 대해 주세요.”
애쉬의 말에 스태프들은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퍼펙트 올킬을 대신해서 나온 만큼 정말 잘하고 가겠다는 마음이 보여서였다.
드디어 카메라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애쉬는 아마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애쉬를 만난 그 순간부터 모든 게 촬영되고 있었지만 그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부터 진행은 신입 PD가 맡겠습니다. 애쉬 씨, 인사는 서로 나누셨죠?”
“네.”
신입 PD로 나선 사람은 제레미였는데 사람들은 애쉬가 제레미를 알아보지 않을까 하면서 긴장한 가운데 애쉬를 지켜보았다.